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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자도 늦게 일어나는 헌나라의 여행자 시아.
아침 식사를 위해 부비적부비적 몸을 일으킨다.
감기는 차도가 없고 멈추지 않는 콧물에 여전히 운신이 불편하다.
라주는 아주 제대로 홈스테이를 시켜주려는 듯 첫째에게 부탁해 전통의상을 빌려준다.
오. 우리로 치면 개량한복 정도의 의복이다. 보기만 디립다 봤지 직접 입어보긴 처음.
생각보다도 더 편하다. 근데 살이 좀 찌긴 쪘는지 상의가 타이트하게 맞네 ㅋㅋ 아놔 ㅋ 님 다이어트좀 ㅋㅋ
이라고 생각만 하면 뭐해 ㅋ 아니 이게 왠 빵인가.
뭘로 만들었는지 모를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갈색의 이 심플한 홈메이드 빵은 생각보다도 맛있다.
짜이와 함께하니 훌륭한 블랙퍼스트의 완성.
오늘도 콩밭메러 ㅋㅋㅋㅋ 사하라를 따라나선다. 일단 쉼라로 돌아가는 라주는 이때까지도 미주알 고주알 뭘 그리도 당부하는지 건성건성 알겠어를 외치고 후딱 사하라를 따라나선다.
잔소리 영감쟁이 같으니라고 ㅋㅋㅋ 잔소리꾼을 세상에서 젤 싫어하는 시아였다 ㅋㅋ
산길을 내려가 어제의 콩밭에서 콩도 뽑고 노래도 뽑고 ㅋㅋ 말은 잘 안통해도 동심은 전해진다.
어머니는 이미 아침을 정리하고 소와 양을 이끌고 나가셨다. 넷째와 막내가 이끄는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따라나서니 소와 양이 풀을 뜯고 있는 평원이다. 우와. 이것도 영화의 한장면. 폰을 안가져왔으니... 눈에담는것으로 만족한다.
이토록 가까이에서 소가 잔디 뜯어먹는건 처음 목격한다. 사운드마저 생생해서 내가 지금 현실을 보는 건지 극장에 있는건지 조차 구분이 안가는 현장 ㅋ
인도에선 소가 쓰레기통 뒤지는게 시아에겐 더 현실적이고 익숙한 풍경 ㅋㅋ
이리하여 오늘의 화두는 스마트폰.
어제도 그렇고 오늘의 이 아름다운 장면을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바람에... 욕심내서 핸드폰을 지니고 다녔더니 이 아이들이 스마트폰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
여행사진을 쭉 훑어보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을 시작으로 카트만두에서 고아원 아이들이 찍어놓은 동영상까지 죄다 감상하더니 어느순간부터 내 폰은 내것이 아니게 된다.
이리저리 돌려가며 사진찍고 동영상 찍고 ㅋㅋ
난리들이 났다. 아ㅠ 이 우유부단한 사람아 ㅜ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맡기는게 아니었다. 내가 폰을 쓰지 못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미 스마트폰 중독자로써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기계가 아니라는걸 알기때문이다. 이미 한명이 가지고 놀면 다른 한명이 울상이고... 첫째의 부탁으로 창문뒤에 숨겨놓았더니 찾아서 꺼내려하니 이거참 ㅋㅋㅋ 본의아니게 애들 망쳐놨구나.
깨끗한 만큼 쉽게 물드는게 동심이려니.
카트만두의 아이들고 그러하지 않았던가.
몇번은 그만하라고 타일러도 봤지만... 포기다 ㅋㅋ 오늘만 맘껏가지고 놀거라~
오늘 아침에 먹은 빵의 제조과정을 확인할수 있었으니 역시나 식구가 많아 뭘 만들어 먹어도 한대야다 ㅎㄷㄷ
이미 반죽을 해가지고 오셔서 뭘로 만드는진 알수없지만 다들 둘러앉아 손에 기름 묻혀가며 반죽을 떼고 양쪽에선 밀대로 짜파티 밀듯이 펴서 전용 장판에 쭉 깔아놓는다. 어머니는 아궁이에 붙어서 펴논 반죽을 끊임없이 튀긴다. 그렇게 완성되는 순수 홈메이드 튀김빵 ㅋ
시아도 손에 기름 범벅해가며 열심히 돕는다.
식구가 많으니 이 엄청난 양도 금방거덜난다 ㅋㅋ
갓 튀겨낸 빵은 아침에 먹는 그것보다도 별미다.
여기에 밥과 달까지 흡입하고는 낮잠을 즐겼다.
원래 다들 낮잠을 즐기는건지 피곤할거라 생각하고 방으로 보내버린건지 알수는 없지만 사하라와 넷째가 따라들어와 함께 누우니 그대로 잠이 전염된다 ㅋ
그렇게 식후 잠을 즐기고 더욱 더 돼지가 되어가는 시아 ㅋㅋ
아이들과 배트민턴을 즐기고 나니 그거 좀 움직였다고 엄청 피곤하다 ㅋㅋ
한국어로 일기쓰는 모습을 지켜본 첫째가 노트를 가져와 그동안 그린 그림과 일기를 보여준다. 대부분이 힌디어라 알아볼 순 없지만 간혹 보이는 영어문장을 보니 이 어리지만은 않은 소녀의 화두는 사랑인가봉가. 남친있냐고 물어나볼걸 ㅋㅋㅋ
암튼 딱 그때 하는 고민은 인도나 한국이나 비슷한것도 같다 ㅋ
이렇게 이집 아이들과 휩쓸려다니며 이것저것 공유하다보니 벌써 저녁 먹을 시간이다.
현지 저녁식사 시간이 보통 9시경이라는건 이미 바이작에서 카우치서핑을 하면서 체득했던바 ㅋ 신기한건 어쩜들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금방 취침에 드는데도 살들이 안찔까?? 시아만 살찌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일단 내일모레 아침에 떠나기로 기약을 했다만
맘같아선 라다크 안가고 걍 이 마을 눌러지내고 싶다 ㅋ
시종일관 옆에서 과하게 놀리고 장난치고 사사건건 미주알 고주알 잔소리하는 라주는 밉상이지만 ㅋㅋ 그가 아니었음 어찌 이런 생활을 경험했겠는가.
그런데... 쉼라 집 열쇠를 두고 갔다며 생각지도 않게 본가에 돌아온 라주.
헉 왜왔어??
자기집에 온 집주인 아들내미한테 왜왔냐니 나도 참 ㅋㅋㅋㅋ
기쁜소식은 디노부부가 여행에서 돌아와서 시아를 초대했다는 것.
나쁜소식은 그래서 낼 아침에 라주와 함께 쉼라로 가야한다는 것.
오늘따라 라주가 더 저승사자같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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