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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대학 후배에게 문자가 왔다. 5-6년전쯤? 유라시아를 횡단하고 책까지 냈던 친구다.
졸업후 연락없이 지내다 세계일주 하겠답시고 필요에 의해 연락하는 몰염치한 선배가 되고싶진 않았다. 여행이나 마치면 사무실에 격려차 방문해볼까 하는 정도는 생각했었지.
ㅋㅋㅋ 근데 주저말고 연락해보라는 신의 계시였는지 여행 준비겸 찾아본 세계테마기행 베트남편에 이친구가 뙇!!!! 허걱 너는 누구냐!!!!
놀랍기도 반갑기도한 맘에 염치고뭐고 당장 연락을 시도했다.
본인사업으로 바쁠것도 충분히 예상되는 바 서면 조언도 충분하겠다며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남겼는데 고맙게도 흔쾌히 만나러 오란다.
아 진짜 니가 나보다 낫구나 ㅋㅋ
그렇게 거진 5년만에 만난 이친구는 대학시절 알고 있던 똘끼충만하던 그 아이가 아니었다.
우리도 나이를 먹긴 먹어서일까 아님 자기 사업을 하면서 단련된탓일까 것도 아니면 고생스런 여행을 한차례 겪고 난 뒤의 성숙함일까.
5년 간의 공백은 어쩌면 그 모든걸 함축했으리라.
나보다도 어른스러워진 이 친구와의 만남은 여행준비도중에도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떠나기전 한번 더 보자는 약속은 각자의 바쁜 사정탓에 지켜지지 못했다.
그랬던 이후배 아니 여행 선배ㅋㅋ 에게 여행기 잘보고있다는 문자가 뙇.
내가 알기로 이친구도 유라시아 횡단 당시 실시간 여행기로 화제가 됐던것으로 안다. 아님 말구 ㅋㅋㅋ
지금이야 세상이 좋아져서 세계일주도, 현지에서 업로드 되는 여행이야기도 그닥 특별한 일은 아니게됐지만 말이다.
암튼 그런고로 선배님(!)께 되먹잖은 앙탈을 좀 부려본다.
여행기 매일 올리는거 이거 보통일이 아니라고 ㅋㅋㅋ
생각해보면 6일간의 여행기 중 절반 이상은 매일 써내려가는 일이 빡세다고 하소연했던것 같다 ㅋㅋㅋ
누가 시켰냐고 ㅋㅋㅋㅋ
걍 넘 솔직한 영혼의 땡깡이라 받아 넘기시길 (__)
암튼 후배 왈 남는건 여행기 뿐이니 꾸준히 쓰란다.
맞어 ㅎ 일주일동안 내사진 딱 2장인데 그나마 글로 남긴 내 흔적이 턱없이 모자란 추억을 대신해 주겠지.
아무튼 지인들을 비롯해 격려와 조언 아끼지 않는 생면부지 누리꾼들의 애정어린 관심에 힘도나고 내 나름대로의 여행을 이어갈 자신감도 솟아난다.
첨부터 뭐가 이리 장황하냐면...
오늘은 사파(Sa Pa)에서의 마지막날.
함종산 등반에 도전할 요량으로 처음으로 맞춘 새벽 6시 알람이 무색하게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오늘도 내 발목을 잡는다.
하... 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는 우를 범했다.
6월부터 우기라더만 좀 일찍 시작된 모양이다. 뒤늦게 확인한 사파의 주간날씨는 무려 일주일 내내 비!비!비!
좀 기다리면 그칠까? 아니 왠걸 ㅋㅋ 이제 아주 폭우가 쏟아진다.
우비쓰고라도 나갈까하는 마음을 넣어둔 건 사파에서 한 중 가장 현명한 판단이 되었다.
하하하 휴식이라면 어제도 충분히 취했는데 ㅎㅎ
사파에 쉬어가자는 의미로다가 부러 3박 4일 있자했더만 말 그대로 방구석에서 푹 쉬는 일정이 됐다 ㅋ
그나저나 이정도 폭우면 오늘 하노이엔 제대로 떨어질수 있으려나? ㅠㅠ
무리하게 모든일정 변경해서라도 하루 일찍떠날걸그랬나?
아서자. 불과 하루전에 조바심 던져버리자 스스로 다짐하지 않았던가.
여긴 서울이 아니고 난 지금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
마인드컨드롤을 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다면 문명의 혜택을 좀 누려볼까?
고백컨데 시아는 무도빠다.
방영이래 단 한편도 빼놓지 않은 열혈 애청자다.
지인들에게 구원의 sos를 쳐본다.
생각보다 빨리 친구 예림이에게서 비보가 전해진다.
웹디스크에 이미 무도 이번하가 올라가 있으니 접속해서 보면 된단다.
여기 숙소 와이파이 속도가 빨라서 스트리밍 시청도 된다.
왕 일주일만에 맛보는 한국의 문화.
이번화는 작정하고 저급한 몸개그ㅋㅋ 딱 불쾌하기전까지의 수위조절 이런거 조으다 ㅋ
역시 유느님이야 ㅋㅋㅋ
미친듯이 웃고나니 날씨는 저지경이지만 기분만큼는 상쾌하다.
미리 짐이나 좀 싸자.
자~ 그제 했던 것처럼 꼼꼼히 하나씩 잊지말고~
참 손이 많이가는 친구다 ㅋㅋㅋㅋㅋ
그새 소모성 비품을 많이 떨궈낸탓인지 배낭 싸는 요령이 는건지 배낭 두께가 첨에 비해 많이 홀쭉하다.
역시 내 분신. 나도 일주일세 약간 홀쭉해졌다 ㅋㅋ
밤새 내릴것마냥 쏟아지던 비도 낮시간으로 접어들수록 조금씩 잦아들어간다.
이대로면 오늘 하노이로 돌아갈 수 있겠어!
이제 밥을 먹자. 출발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배낭 맨 밑에 쳐박었던 우비 개봉.
사파는 진짜 맛집이 없다 ㅜ 어제 먹은 맛없는 쌀국수가 떠올라 더욱 신중해진다.
맛있는게 먹고 싶어 찾아간 리틀사파.
여긴 왤캐 좀만 때를 놓치면 브레이크 타임이냐 ㅠㅠ
힝 다음으로 유명한 맛집이 있긴하다.
알려진 맛집 찾는게 물론 여행자시아의 스타일은 아니다. 근데 진짜 여기 음식점들 맛이 심각함 ㅜ
* 사파에서 찾은 식당
- Viet Emotion Restaurant
27 Cau May st.
서양식 메뉴를 즐길수 있는 곳 스파게티, 피자를 비롯한 다양한 메뉴를 갖춘곳
가격대는 6~20만동
인테리어 한번 이모셔널하시고 ㅋ
그 유명하다는 항아리치즈뭐시기는 175,000동.
난 안먹을란다.
걍 가볍게 비프갈아서 치즈와 함께 뎁힌 샌드위치를 주문한다.
이것도 무려 85,000동(한화 약 4,250원)
데코만큼은 인상적이다.
바게트 하나 통째로 내어 양은 확실히 많음. 내용물 찔끔인건 어쩔거 ㅜ
맛은 좋았다.
절반먹고나니 배불러서 싸가지고 나옴.
나머지는 하노이가는 버스에서 저녁으로 때워야겠다.
이럴줄 몰르고 길거리에서 만동짜리 바게트빵 하나 사놨는데 그건 내일 하이퐁 가면서 먹어야겠다.
여전히 알뜰살뜰한 시아였다.
밥굶고 다니지 말쟀지 검소함을 버릴생각은 없다능 ㅋㅋㅋ
요건 물싫어하는 시아가 대신 사파에서 애음했던 음료. 기린이면 일본회사긴한테 메이딘 재팬은 아니겠지 ㅋㅋ
청포도맛 복숭아맛 둘다 맛있는데 엄청 달다 ㅋㅋ 입에서 단내가 가시질 않는다 ㅋㅋㅋ
달아서 계속 마시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
가격은 15,000동.
마지막으로 애증의 사파와 작별인사를 해야겠다.
아침내 쏟아진 비로 촉촉해진 사파의 모습.
그동안 사파를 싸돌아다니며 찾은 몇가지 정보다. 대방출까진 아니고 ㅋ
1. 일요 박하시장 가는 방법
수많은 여행자들이 사파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박하시장을 찾는다.
여행자 시아는 아다리가 안맞아서 못갔지만은 웬간하면 맞춰서 움직이는 듯 하다.
박하를 가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하노이에서 사파행 고속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라오까이까지 슬리핑 버스나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다.
만약 이 루트를 이용해 일요일에 라오까이까지 왔다면 바로 버스나 택시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바로 박하로 이동할수 있다. 일요 박하시장은 낮시간정도까지 열린다하니 일찍가서 충분히 구경하는게 이득.
두번째 방법.
사파행 고속도로가 뚫린이후에는 사파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됐다.
사파익스프레스(조식과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함)나 여행자 시아처럼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조금 더 싼 미니버스나 벤을 이용할 수도 있다.
사파에서 박하시장을 가는 투어(대략 12불)를 이용할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버스로 라오까이까지 이동한 뒤 다시한번 박하로가는 버스를 갈아타서 갈 수도 있다.
라오까이로 가는 버스를 여행사에서 예약하면 5만동,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28,000동이다.
라오까이행 버스정류장은 운동장에서 사파 로수로 가는 길목 오른편에 있다.
아래에 정거장에서 찍은 라오까이행 버스 시간표와 요금을 첨부하니 참고해서 이용하면 되겠다.
2. 사파시장에 대한 정보다.
사파시장은 매일 운영되지만 주말엔 소수민족들이 각자의 물건을 가지고 내려와 더욱 활기차진다 한다.
일요일 오후에 도착한 시아는 미리 가이드북에 명시된 위치를 찾다가 함종산 입구 밑으로 이어진 상점들을 시장으로 착각하고 적잖이 실망하고 돌아갔더랬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종전의 시장은 주변공사로 자리를 이동한것 같다.
아래 옮겨진 위치를 첨부한다.
너무 늦게 알게된 바람에 실제로 찾아가진 못했다능 ㅠ
3. 오토바이 대여는 호텔이나 렌탈샵 등에서 대략 4-5달러로 형성되어있다. 길이 험하니 초심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파중심에서 떨어진 명소들을 찾아다니기에 오토바이 렌탈은 좋은 방법이다. 주유비를 감안해도 쎄옴보다 저렴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닐수 있다.
본론으로 돌아와 하노이로 돌아가는 버스 출발 시간은 3시.
약간 서둘러 30분 전에 미리움직인다.
바깥은 언제그랬냐는 듯이 화창하다. 이것이 동남아의 우기라는 건가 허허
신기하게도 사파에서 처음 가격흥정에 실패한 그레이스풀 호텔앞에서 탑승을 기다려야 한다.
얘네들 시간 맞춰오는거 아니까 15분정도 먼저 도착했는데 3시가 다돼도 오질않는다.
이게 그 악명 높은 베트남 여행사 사기인가 싶다.
설마 내가 무슨 베트남 사기 전담반도 아니고 ㅜ
호텔로 들아가 버스 컨펌 메일을 보여주면서 여기에 버스오는게 맞는지 물어본다.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직원왈 버스는 이미 사람들태우고 떠났단다.
허걱
지금이 세신데 벌써갔다굽쇼? 허허 가슴이 철컹 내려않네.
여행사에 전화걸겠다고 부탁하려는 찰나 직접 확인해주신단다.
버스가 다시 이리로 돌아오기로 했으니 40분 더 기다리란다.
뭐 돌아갈수야 있다면 한시간도 기다릴수 있지 ㅋ
이제야 좀 안도가 된다.
그런데 40분뒤 도착한 버스는 사파올때 탔던 버스와 마이 달라~
타래서 타긴했는데 나중에 어찌될지 모르니 확인을 해봐야겠다. 예전의 속편한 시아가 아님.
5시간을 불안감 속에서 달리지 않을거라면 최소한 이런건 짚고 넘어가야지 싶다.
여행사에서 받은 영수증 보여주며 여기 올때버스랑 이버스가 다른데 문제없냐고 물어도 기사아저씨는 영어를 못한대요~ 아오 답답해.
근데 기사아저씨도 답답했는지 직접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주신다.
블라블라 베트남어가 오가더니 받으랜다.
내 예약을 맡았던 직원 맞는거 같다. 위에 했던 질문 고대로 했더니 이버스타는거 맞단다. 문제없이 추가지불 안하고 하노이 가는 거 맞냐 재차 확인해도 문제 없단다. 이젠 진짜 안심이다.
ㅋㅋㅋ 사람맘은 다 똑같나보다 나중에 온 다른 여행자들도 바뀐버스가 불안했는지 뭐라뭐라 물어본다. 이구역에 영어되는 사람 나 혼자니? 앞에 기사도 직원인듯보이는 언니도 동시에 나를 쳐다본다.
아놔 ㅋㅋㅋ
나도 똑같이 걱정돼서 여행사에 확인전화 해봤는데 문제 없대. 이 버스 하노이 가는거 맞어.
밝아진 표정이 보인다. 내가 다 뿌듯하다.
돌아가는 버스 역시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한다.
어제 잘잤으니 잠은 안오고 잠시 미뤄놓았던 영어공부에 매진한다.
사파올라올땐 자느라 못봤던 풍경들이 이제사 눈에 들어온다. 내가 이런걸 놓쳤었구나.
여행사 사파행 미니버스는 올때나 갈때나 딱 한번 휴게소에서 정차한다. 밥시간은 따로 주지 않으니 미리 요기거리를 챙기거나 휴게소에 잠시정차하는 동안 뭔갈 사가지고 타거나 아님 쫄쫄굶거나 ㅜ 그러니 미리 준비해가시길.
노이바이공항까지 지나고 어딘지 모를 하노이 시내 어딘가 우릴 한꺼번에 떨궈놓는다. 출발할땐 픽업해주고 도착할땐 버려놓는게 여기 스타일인가봉가.
길은 잘찾아가니 좀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수안의 집에 무사히 도착한다.
며칠전에 하루 더 묵는 것을 허락받았더랬다.
복대도 찾으러 올겸 ㅎ
내 복대는 무사했다 ㅠㅠ
근데 오늘도 수안은 이집에 없구나.
스티브도 하노이에서 영어강사직을 구해 이미 그쪽으로 옮겼단다.
진짜 부럽다. 돈벌면서 여행다니고~
나보다 늦게 항의 아버지가 도착했다.
생각보다 반가워해주셔서 감사할 따름.
피곤하겠다고 배는 안고프냐고 챙겨주신다.
어차피 드실 저녁이라면 저도 좀만 먹을게요~
쌀국수와 베트남식 스프링롤에 후식으로 준비하신 과일까지...
이거 내가 받아먹고 있어도 되나싶고 안먹어도 예의가 아닌거 같고.
오늘은 피곤해서 먼저들어간 항대신 항의 친구가 합세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사파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파인애플도 먹고 잭(jack)이라는 베트남 열대과일도 먹어보고(이건 내스탈 아님).
뭔가 드릴건 없고 야심한 밤에 커피를 권하는 센스.
한참전에 선물받았던 다람쥐똥커피. 집에선 잘 내려먹지 않게되어 굳이 챙겨왔는데 알고 보니 이거 베트남 커피다 ㅋㅋㅋ
넉넉하게 내려서 물통에도 챙겨놓는다. 아무래도 난 물보단 연하게 내린 커피가 더 날거같어.
항의 아버지에게 커피와 함께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건넨다.
저는 내일 낮에 하이퐁으로 떠나요.
깟바섬에도 갈거니?
아마두요^^
그래 즐거운 여행하렴.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방으로 돌아가 수안에게 포지티브 리퍼런스를 남긴다.
이런 코멘트들이 안전한 카우치서핑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자료들이기 때문이다.
내일도 일찍일어나서 항과도 작별인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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