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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네팔

[세계일주 D+93-94] in 네팔 포카라 - 인도 바라나시 : 국경이동보다 고난이도의 바라나시 신고식

by 시아-★ 2015. 8. 14.


8/7-8

생각보다 빡세고 길었던 사랑꼿 트레킹 ㅋㅋ 으로 급히 저녁만 때우고 바로 짐챙겨 버스 스탠드로 향한다.

소나울리까지 가는 로컬버스는 레이크사이드에서 2-3키로 떨어진 Prithivi chowk의 올드버스파크에서 탈 수 있다.

야간버스는 7시, 7시반에 운영하는 듯 하다. 버스 요금은 525네팔루피. 매표소에서 구입해도 되고 버스탑승해서 내도 동일한 이상한 시스템.
지정좌석이 아니므로 먼저 타서 자리잡는게 장땡이다. 갠적으로 네팔 버스는 앞좌석이 갑인것 같다. 짐 놓기도 그나마 수월하고 멀미의 피해가 덜하며 쉬는타임에 드나들기가 편하다.

7시반 버스는 승객을 더 태우려는 의도였는지 15분 정도 늦게 출발했다.
초장부터 원심력을 최대한 이용하려는듯 무섭게 내달리더만 10시간은 걸린다는 거리를 9시간만에 주파. Bhairahawa(바이라하와) 버스스탠드에 도착한다. 
소나울리간다는 버스는 사실 소나울리까지 가지 않는다. 종점인 바이라하와에서 4키로 정도 이동해야 보더가 나온다.
보통 여기서 릭샤나 지프를 이용한다. 
시아는 원래 이구간을 도보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버려서 아직 칠흑같은 어둠.
바로 앞에선 소나울리를 외치는 호객이 보이는데 다들 작은 버스로 갈아타는 분위기다.
따라가서 물어보니 20네팔루피에 국경가는 차란다.
오미 지금 딱 35루피가 남았으니 탈수있어! 언능 들어가 구겨 앉자 승객을 모두태운 버스가 출발한다. 요금을 다 걷는 타이밍에 버스가 정차할만큼 차로는 금방인 거리 ㅋㅋ 이 차 없었음 어둠속에서 한시간을 걸을뻔.
이미 어제 20키로를 걸으면서 지금까지 여행중에 최장 도보기록을 새로 썼다.

그렇게 도착한 소나울리의 국경은 생각보다 평화롭다. 이동네가 그리 험악하다고 악명높은 구간이다. 아마도 시간탓이겠지.
환전해가라는 호객들이 있지만 남은 돈이 있어야 환전을 하지 ㅋㅋㅋㅋ 심지어 인도루피 이미 있다니 엄지 치켜들며 굿잡을 외친다 ㅋ 칭찬듣고 묘한기분. 아니었다면 난 당신들의 호갱님이 되었겠죠 ㅋㅋ 알고 날린 윙크였을까?ㅋ

인도 네팔인들은 서로의 국경을 절차없이 넘나들수 있다.
지금 시간 네팔을 떠나려는 외국인은 시아 혼자.
소나울리 네팔 이미그레이션은 오전6시-오후10시까지 운영된단다.
아직 4시반인데... ㅋㅋ

다행히 이시간에 문연 노점이 상당히 많다. 간단한 요깃거리를 판다.

"15루피로 먹을 수 있는게 뭐 있나요?"
시간도 보낼겸 네팔돈도 털어버릴겸ㅋ

이렇게 남은 마지막 돈을 털어 새벽짜이를 들이킨다. 꿀맛!!
여지껏 국가이동하면서 이토록 깔끔하게 돈을 털어낸건 처음. 속이다 후련하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싹비워내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조금만 걸어가면 왼쪽에 분홍색건물이 보인다. 사실... 어두워서 분홍색인지 보이지도 않는다. 이미그레이션이라는 표지판을 보고서 그리로 향한다.
역시나 아직 문은 닫혀있고 네팔 입국하려는 두 청년이 대기중이다.
이대로 한시간을 기다린다. 한시간은 기다리는 축에도 못낀다. 이번 여정에서 배운 또 한가지는 기다림에 조급해하지 않는것.
어차피 될일은 되고 안될일은 안된다.
그 시간을 어떤식으로 때우느냐의 문제다. 멍때리는 것도 나쁜건 아니다. 꼭 무언가 해야한다는 현대병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시아는 네팔 국경사무소 앞에서 네팔경비 정산을 한다.

그렇게 저렇게 시간이 흘러 6시를 15분이나 앞두고 검문소 문이 열린다. 직원이 슥 둘러보더니 너 인도갈거냔다. 
맞아요!
드루와.

출국카드 작성만 하면 네팔출국 끝 ㅋ
출국은 비자문제만 아니면 어렵지가 않다.

참고로 체류기간 초과시 1일당 3불의 벌금이 부과된단다. 2불로 들었었는데 그새 올랐나봉가.
글고 소나울리 국경은 네팔 도착비자 발급시 달러만 받는단다. 

도장받고 나오니 완전 동이텄다.

인도 소나울리 국경검문소는 정말 어 하면 놓칠 비쥬얼.
표지판도 못보고 지나가는걸 본 현지인이 붙잡고 여기가 보더라고 직접 알려준다.
따로 건물없고 상점이랑 섞여있다. 정신바짝차리고 왼쪽을 주시하시라.

인도측 소나울리 국경검문소는 네팔과 달리 24시간 운영이란다.
만약 문이잠겨있다면 노크를 하세요 ㅋㅋ
주섬주섬 일어나 문을 열어주신다.

여기도 뭐 물어보지도 않는다. 입국카드쓰고 여권만 주면 한참 뒤적거리고 살포시 도장찍어주신다.
입국심사때 입에 거미줄친거 처음 ㅋㅋ
도장받고 버스정류장 물어본게 직원과 시아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화 ㅋㅋㅋ

보더에서 200미터만 걸어가면 바라나시까지 바로가는 로컬버스가 있는 정류장이 나온다.
요금 275인도루피. 요금은 버스가 출발하면 차장이 걷는다. 영수증도 주심. 기사말로는 바라나시까지 11-12시간 정도 걸린단다.

사실 소나울리에서 바라나시까지 이동할때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소나울리에서 버스(80루피 안짝)나 지프로 고락뿌르까지 이동한 뒤 고락뿌르에서 바라나시가는 기차를 타는 루트다. 

아래 링크는 인도 주요 기차역을 운행하는 열차 시간과 운임 예약가능 좌석의 유무를 확인할수 있는 사이트다. 안타깝게도 예매 서비스는 안된다.
http://www.indianrail.gov.in/dont_Know_Station_Code.html

시아도 두가지 루트를 두고 적잖이 고민했다.
미리 고락뿌르 기차 시간과 좌석상황을 알아보지 못하는 바람에 거까지 갔다가 표를 못구하거나 열차시간이 맞지 않아 밤에도착할 상황이 두려워 남들이 추천하지 않는다는 바라나시행 버스 탑승을 결정하게된다.
행여 12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가 지기 전이니 이 편이 불편해도 더 안전할거란 판단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하필이면 이번달 매주 월요일마다 바라나시에서 시바축제가 열린다더니. 그 때문이었는지는 정확히 알수 없지만 정체를 거듭, 결국 13시간만인 7시가 넘어서야 바라나시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다.
여기서 4키로는 가야 숙소가 밀집돼있는 뱅갈리톨라다. 해가지면 릭샤는 바가지를 덮어씌우려하겠지. 아주 늦은시간은 아니니 걸어가기로 맘먹는다.

그런데 마침 호객하러 따라붙은 아저씨말에 훅 흔들려버린다.
그렇다. 시아는 바라나시 처음이다.
새벽도착은 많이 해봤지만 애프터 선셋 도착은 처음이다.
인도여행 혼자도 괜찮다 호기롭게 떠들어도 해진 뒤는 장담할 수 없다.

인자한 인상의 이 아저씨는 20루피에 릭샤를 태워주겠다신다. 현지인 가격이다. 외국인에게는 100-150루피는 부르는게 여기 정설이다. 
자기 딸같아서 걱정된다며 이 시간에 걸어갈 생각하지 말란다. 가방 다 털릴거라며. 게다가 지금 축제시즌이라 방값도 무자게 올랐다며 500루피는 줘야 방 구할수 있다며 겁을 준다.
적당한 게스트하우스 250이면 방 구한다고 바로 얼마전에 들었고 한달전에 150에 싱글룸에서 지냈단 얘기도 들었다. 
왜 이놈의 인도축제들은 내 앞길을 항상 막는것이냐고. 미리 숙소를 알아보고 왔어야 했나 오만가지 생각과 걱정에 휩싸인다. 
확실히 지금 오렌지색 옷을 입은 축제인파가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축제기분에 날 따라오며 인사하는걸지도 모른다. 이 아저씨말이 뻥일거라 생각하기 어려울 만치 아다리가 맞아주니 멘붕사태. 평소에 이런 호객은 거들떠도 안보고 내갈길가자는 주의였지만 사랑꼿에서 칸찬의 걱정을 무시하고 무작정 하산하다 조난당할뻔한게 바로 어제일이다. 
"근데 어떻게 제가 아저씨를 믿죠?"
신이 우릴 내려다보고 있다며 장황하게 썰을 푸시는데 백날 얘기해봐야 믿고안믿고는 내문제고 당하고 말고도 결과다. 

아저씨는 일단 위험하지 않은 동네로 릭샤타고 들어가서 방 구하고 담날 아침에 싼 숙소를 구해보라 조근조근 설득하신다.
결국 걸어가려던 의지를 꺾고 릭샤에 오른다. 
이 아저씨 재차 릭샤왈라에게 이친구 안전하게 싼 숙소가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가라 당부하신다.
나에겐 다른 사람 믿지말고 이친구만 따라다니면서 숙소를 구하라 신신당부한다.

여기까진... 비교적 아름다운 스토리.
문제는 릭샤위에서 벌어진 해프닝.
처음엔 국적 이름 물어보며 반갑다고 훈훈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결혼은 했냐느니(하도 당한게 많아 이제 낯선이에겐 아예 결혼했다 말하고 다닌다) 남편은 어딨냐느니 물어본다. 
이쯤되면 결혼여부만 물어봐도 쎄하다. 여기에 넌 좋은 여자야란 말이 나오면 이자리를 뜨고 싶어진다.
이자식이 악수하는 척 손을 잡고 주무르더니 급기야는 키스해도 되냐는 되먹지 않은 말을 한다.
아... 잘못걸렸다. 첨부터 인상좋은 아저씨의 의도가 불순했는지 순전히 이놈이 나쁜건지 알도리 없다.
싸게 릭샤탄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었어.

차세우라고 내리겠다고 정색하니 아직 1키로 더 가야한단다.
GPS확인해보니 강가쪽으로 가고있는 건 맞다.
일단 내리지 않고 이넘이 안내하는 게스트하우스까지 도착.
일단 릭샤왈라에 대한 신뢰는 깨졌다. 할인해서 400루피라는 방을 보러 갔다가 경악한다.
더 낮은층은 없냐 물어도 전망이 좋다며 5층까지 끌고가더만 직원쓰던 방 같은델 보여준다.
화가나서 방 마음에 안든다 말하고 바로 내려간다. 지금 몹시 심신이 지쳐 조금만 부당해도 날카로운 상태. 
사태파악한 직원은 다른방 보여준다 따라오지만 필요없다 말하고 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릭샤왈라에게 20루피 쥐어주고 나와버린다.
이럴땐 길눈 밝은게 그나마 천운이다. 큰 길 나오는 방향을 확인했기에 골목 빠져나오는건 어렵지 않았다.
이제 알아서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어딜가야 할런지조차 모르겠다. 포카라 산촌 다람쥐에서 바라나시 도착하면 뱅갈리토라에서 숙소를 잡으라는 메모가 떠오른다.
아직 열려있는 슈퍼에 가서 길을 물으니 엄한 사람이 와서 거기 지금가면 위험하다니 우선 이 근처에서 방을 잡고 내일 아침에 원하는 숙소를 구하란다.
아니 진짜 다들 똑같은 말들이야. 바라나시가 이토록이나 위험한 동네였단 말임?
그러면서 자기가 깨끗하고 저렴한 숙소를 아니 안내해 주겠단다. 따라오라니 도리없이 따라가는데 골목길로 빙돌아 나와 다시 큰길의 숙소를 안내한다.
골목들어갈땐 불안하다가 큰길빠져나오니 황당하다. 이게 누굴 바보로아나. 처음 물어봤던 큰길에서 바로 직진하면 나올길을 골목돌아 안내해준것. 이자식도 못믿을 놈이네.
그렇게 들어간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가 없다. 남은 방은 더블룸뿐이란다. 

요즘 핫하다는 기타페잉 게스트하우스 근처로 저렴한 게하가 좀 있단 얘길 들은적이 있다. 게하 쥔장은 기타페잉은 모른단다. 와이파이접속해서 확인해보라며 흔쾌히 비번을 적어주신다.
그래도 이 아저씨는 뼛속까지 장사치는 아닌것 같다. 

느린 와이파이 헤집고 경로를 찍어보니 여기서 20분 거리. 
여기 쥔장아저씨 더블룸 200에 주겠다며 지금 거길 혼자가긴 위험하니 일단 여기서 묵고 맘에안들면 내일 바로 체크아웃해도 괜찮다 제안하신다. 
200치고 나쁘지 않은 컨디션이다. 아주 깨끗하다 할수도 없지만 전혀 더럽지 않은. 이정도면 인도에서 깔끔한 숙소라 말할수 있는 ㅋㅋ
결국 여기서 체크인하기로 하고 짐을 푼다.
그런데... 리셉션에 내려가니 날 여기로 안내했던 넘이 돈을 요구한다. 도움에 대한 성의표시를 하라는 것. 무조건 고마워하기엔 길을 돌아온걸 알기에 덮어놓고 감사하다 사례할 맘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도움에 사례가 따른다면 그게 왜 도움이야? 비지니스지. 
미안한데 난 너에게 돈을 줄수 없다하는데 이친구 일행인지 한명이 더 끼어서 블라블라하니 돈을 달란다.

진심으로 빡이쳐서 진짜 너네 왜 나한테 이러냐고 얘기하다 울음이 터진다. 나도 모르게 쏟아진 눈물이지만 이리된거 얘네들 떼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더 짜낸다. 한국에서도 절대 써먹은적 없는 비밀병기를 여기서 꺼내들다니. 진짜 나도 석달간 많이 변했구나.
호텔 쥔장도 놀라 왜 우냐 물어보는데 릭샤에서 벌어진 상황을 얘기하면서 난 여기가 넘 무섭다고 뻥!을 친다. 내가 인도를 진짜 좋아했는데 더이상 실망하기 싫다고. 
돈을 요구하던 애들은 돈안받겠다고 날 달래기 시작한다. 직원들은 여긴 안전하다고 오너 아버지가 전직 군인이니 걱정하지 말라 안심시킨다. 
의도치 않게 모두를 걱정시키는 상황이 되었다. 난 괜찮다고 이 상황을 수습한다. 쥔장은 올라가서 쉬라며 날 올려보내고 드디어 상황종료.
심지어 물 한통을 안겨주신다.

* SEVEN SEAS GUEST HOUSE

아씨가트에서 멀지않은 위치 Bhadani Rd.에 위치한 흰색 게스트하우스.
룸도 화장실도 에이급은 아니지만 가격대비 깔끔한 편이다.
쥔장아저씨가 아주 젠틀하시다.

팬 싱글룸 200루피.
와이파이, 개인욕실, 온수 사용 가능.


오늘 끼니는 모닝짜이와 버스안에서의 빵튀김이 전부.
물을 받자마자 그대로 반통을 비웠다. 그나마 살것같다. 밥먹으로 나갈 생각따윈 안드로메다로.

그래도 무사히 도착해서 핫샤워를 하고 있는 지금에 감사해야 하겠지.
침대에 쓰러져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네팔에서 맘편히 지냈더니 인도 감떨어졌구나.
바라나시는 못믿을 동네구나.
사기라고 하기엔 너무 싸게 강가까지 왔고 숙소도 이정도면 바가지는 커녕 싸게 구한 셈.
인도 사기 알만큼 알고 그래서 난 안당할줄 알았지.
그런데 어둠이 무서워 곧이곧대로 얘네말을 믿어버렸다. 무서우면 지는건데 ㅠ 내가 졌소.

국경이동보다도 하드코어했던 바라나시 신고식을 제대로 치뤘다. 지금으로썬 바라나시 진절머리가 난다. 도대체 여기가 왜 좋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