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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0 인도에는 사이다가 없었다

[india 2010/02/27-28] 인천-도쿄-델리, 내 생애 첫 배낭여행의 서막

by 시아-★ 2015. 4. 9.

프롤로그.

 

2010년, 배낭메고 맘 잘 맞는 동갑내기 친구 서와 함께 떠났던 두 달간의 인도여정.

그렇게 5년이 흘러 세계일주를 한 달 남겨놓고 까맣게 잊고만 있던 인도에서의 일기장을 꺼내보았다.

매일같이 기록을 남겨놓겠다던 다짐은 일주일을 못 간 모양.

뜨문뜨문 심경의 변화와 함께 펜을 들었다 놨다가 역력한 분량이었지만

알츠하이머 초기까지 의심될만치 꺼져가는 기억력에 심폐소생이라도 감행한 듯

그때의 기억이 생생히 떠올랐다.

미화시켰거나 자의에 의해 살짝 왜곡했던 흐릿한 기억들도 기록을 통해 선명해졌다.

 

그리하여 몇 안남은 기록의 조각들을 모아 미쳐 정리하지 못했던

내 생애 첫 배낭여행의 단편을 모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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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7

 

 

in 인천국제공항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인도여행 그 역사적인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아직 해외여행 한번 못가본 촌년인지라 인천공항 역시 처음.

그래도 몇 년 전에 제주도 가면서 비행기는 함 타봤다>_<[꺄오]

 

어쨌든,

터질듯한 가슴을 안고, 역시나 터질듯한 배낭을 매고 ㅋ

들어선 인천공항.

규모에 압도당하고 첫 출국절차에 정신못차렸다ㅋ

 

자자. 그럼 이제 인도를 향해 Let's go!!!!!

 

 

아, 굳이 이번 인도여행에 타이틀을 달아본다면

'주희와 다예의 다이어트 여행!!' [쫌;ㅁ;]

 

 

 

 in 도쿄 _ 그저 환승 하기 위해 머물렀을 뿐이고.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이미 수개월 전부터 수소문한 결과

JAL 일본항공기의 가격이 가장 친절했다.

자연스럽게 일본이 우리의 일정에 포함되었다.

일단 가는 길은 환승, 돌아오는 길은 stopover하기로 했다.

 

 

우하하

우리는 일부러 환승시간이 애매한 항공편을 예약해 무료 숙박을 해결키로 했다.

Hotel Nikko Narita. 무려 호텔, 호텔, 호텔!!!!

 

이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럭셔리한 이벤트가 될거라는건 이미 빡시게 사전조사를 마친 우린 예상하는 바였다.

ㅋㅋㅋ 욕조목욕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는 후문.

 

 

 

조식은 가비얍게!!

 

 

 

첫 아침이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뭐라고?-_]

일단 먹어야...ㅎㅎ

 

일본, 특히나 도쿄의 살인적인 물가는 익히 들어왔던지라

우리는 알뜰하게 편의점 음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그러나... 편의점도 생각보다 알뜰하진 않더라아아아아;ㅁ;

 

이렇게 도쿄에서의 단촐한 아침식단이 완성되었다.

밀크티, 삼각김밥, 슈크림빵. 거기에 호텔에서 제공되던 녹차는 데코ㅋ

참고로 저것은 2인분ㅋ

워낙 밀크티를 좋아했던 나는

그 유명하다는 오후의 홍차만으로도 충만했다뇨.

[stopover할때도 오지게 달고 다녔더랬지...ㅋ]

 

 

 

2010/02/28

 

in Delhi(델리)

 

 

 

불법 아닌가-_

비행기에서 사진찍고 공항사진찍고ㅋ

암튼 난 모르겠고 ㅋㅋㅋ

 

장장 10시간의 비행.

난 그동안 단 한번도 엉덩이를 떼지 앉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도 보고 주는대로 밥먹고ㅋ

사육당하는 느낌.

 

언제도착하나 고사라도 지낼참이었는데

드디어 착륙!!

시차덕분에 도쿄에서 am11시쯤 출발해 델리에 pm7시경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델리공항의 느낌은 적막 그 자체.

 

 

 

내가 그렇게 나부랭이를 달고 살았지...

운명의 장난인가. 인도 첫 숙소이름이 '나브랑(Nabrang)'ㅋ

 

늦은 저녁이었고 배낭은 무거웠고 돈은 아끼고 싶었고

비싼 숙소 몇몇을 지나치고 포기하는 심정으로 찾은곳.

요금하나는 저렴하다만, 기타 모든 제반사항은...

이것이 인도구나!! 이제 시작이구나!! 절로 기합이 들어간다.

 

 

그날 자기 전 가이드북을 펼쳐보고서야 알았다.

'인도의 더러움에 익숙해진 여행자라면 묵을만 함.', '감옥'...

그렇다. 아마도 인도 전역을 통틀어 가장 더러운 숙소라 해도 과언이 아닐 그런곳. 이곳이 바로 나브랑~

그래도 덕분에 어딜가도 여기보단 낫겠구나하는 여행의 자신감을 얻었달까ㅋ

아닌게 아니라 처음부터 나브랑에서 묵었다는 사실은 가끔씩 훈장처럼 거들먹거릴 일이 되기도 했었다뇨.

 

 

 

 

 

 

 

사진은 우리가 묵은 방 벽 무수한 낙서들 중 몇 컷.

마침 출국 며칠전 영화 <포스카인드>를 같이 본 주희와 나는

순간 올빼미 그림에 공포를 경험했다.

주인아저씨 그림인것도 같은데 좀 더 젊었을때 모습이려나?

 

주인아저씨는 참 친절했는데, 가끔 열심히 (영어로)떠들었는데 보청기를 주섬주섬 꺼내는 모습을 보며 더러 좌절했다는거-_;;

 

 

 

 

Diary

 

2月 28日 (2일째)

 

 

 

8시에 일어나 어제 호텔 편의점에서 구입한 음식으로 간에 기별만 고하고

9시 15분 셔틀로 다시 나리타 ㄱㄱㅆ

 

일본 입국은 참으로 험난했으나 출국은 금방이었다.

 

남는 시간동안 면세점 아이쇼핑.

역시나 일본물가는 오지게 비싸다는 게 결론ㅋ

 

10시간 비행은 지루함의 끝!

 

 영화 두 편을 때렸다.

<킹콩을 들다>를 보고 펑펑울고 <슬픔보다 더 슬픈이야기>는 좀 안습이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이범수 출연작이네 ㅋㅋㅋ)

 

화장실 한 번을 안가고 앉아있는 진기록도 세움 ㅋ

(훗날 쉼라-맥간 이동 장거리 로컬버스에서도 같은 진기록을 세웠다는 후문) 

 

(인도) 서울식당의 픽업서비스로 편안하게 공항을 나섰다.

저녁까지 얻어먹고 이런저런 여행안내도 받고

뭐 이때까진 인도에 왔다는 실감이 안났달까ㅋ

그러나 but, 빠하르간지에 도착하지마자

호객꾼에 밑도끝도없이 손벌리는 아이들,

홀리를 앞두고 물 세례를 선사하는 사람까지...

초장부터 아주 정신이 쏙 빠졌다ㅠ

 

(흥정 실패로) 세번째로 찾은 나브랑에 머물기로 했다.

하루에 무려 200Rs! 싸지만 시설은 Shit이다 ㅋㅋ

 

내일은 또 어떤일들이 벌어질지 겁도 나지만 즐길준비도 돼가는 것 같다. (슬슬 발동 걸리나요~)

영어 참 안되는데 인도영어도 참 못알아먹겠다 ㅋ

 

그야말로 인크레더블 인디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