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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파키스탄

[세계일주 D+126] in 파키스탄 라호르 : 시내 관광

by 시아-★ 2015. 9. 12.
9/9

어제까지만해도 생각보다 파키스탄 안덥다며 안심했더랬다.
하지만 새벽사이 그것이 착각이었단걸 깨달았다.

여긴 정확한 시간대에 한시간씩 수시로 정전된다. 전력이 딸려서 자주 정전되는 인도나 여타 동남아 국가와는 또 다른 얘기다.
정책적으로 전기를 끊어먹는데 밤낮구분도 없다. 새벽 2-3시 사이 멈춘 팬땜에 더워서 잠을 설친뒤 아침 6-7시 사이에 정전으로 또 깬다.

그렇게 더위와 싸우며 수면을 망친뒤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일어날수 있었다.

라호르 지금 엄청 덥다 ㅠ 최고기온 40도에 육박하는 불볕이다.
무시해서 미안하오.

남의집와서 늦게까지 퍼질러자는거 꼴불견이려나?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시아 입장에선 좀 민망하다 ㅋ 그런데 ㅋㅋ 소냐가 시아보다 더 늦게 일어났다는거 ㅋㅋ
그래서 서로 봐주는 걸로 ㅋ

늦잠자고 씻고 밍기적대니 벌써 정오시간이다.
아점은 플레인 파라타에 스크램블 에그. 음식만큼은 여전히 인도다 ㅋ
짜이도 빠지지 않는데 인도에서의 맛과 좀 다르다. 여긴 짜이에 설탕을 덜 타는 분위기다 ㅋ 달디단 짜이를 연일 흡입하다 당이 떨어지니 좀 심심한 느낌.


오늘은 소냐가 시내 구경을 시켜준다고 했다.
밥먹고 나갈채비를 서두른다.
이집에 같이 머물고 있는 그녀의 사촌 임란과 셋이하는 마실.

파키스탄의 골목은 인도와 달리 깨끗한편이다. 힌두문화가 없으니 당연히 길거리에 소도 없다.
대신 염소를 엄청 마주친다. 귀 등에 브릿지한 염소를 보노라면 이 민족이 얼마나 화려한걸 좋아하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다 ㅋ

집 앞 골목을 빠져나와 시장 골목에서 가스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초록색 릭샤에 오른다. 성인 세명이 간신히 구겨타는 작은크기. 혼자다니면 이용하지도 않았을 파키스탄의 서민 택시.

메트로버스라는 라호르의 특수 대중교통을 이용하러 근처 Kalma Chowk Station까지 이동한다.
메트로버스인고 하니 토큰 끊고 플랫폼으로 들어가는것까진 메트로와 같은데 막상 트레인이 아닌 버스가 운행하더라는 희한한 시스템이다.
신기해서 사진찍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제지당한다. 역시 쉽지않은 나라야 ㅋ

1, 2번 탑승구까지 여성전용이다.
교도 수로만 세계 2번째 이슬람 국가. 비율로 따지면 1위인 인도네시아를 제친다. 무려 97%에 육박한다.
그래서인가... 남녀칠세부동석의 유교사상을 일찌기 주입당했던 옛날사람 시아가 보기에도 여기가 훠얼씬 엄격.
일단 중동만큼 전체를 가리지는 않지만 현지여성들은 모두 차도르를 쓰고 바깥출입을 하며 대중교통 모두 여/남의 공간이 분리되어있는데다 이를 철저히 지키는 편.
물론 인도보다도 헬이라는 더더욱 열악한 버스에서는 어찌 적용하고 있는지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그렇게 메트로버스 전용 고가를 한참 달려 내린 곳은 Azadi Chowk Station.

라호르 성(Lahor Port)파키스탄 탑(Minare Pakistan)이 이 근처에 있단다.
성이 꽤 크다보니 출입구 찾아 가는데도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한창 더운시간이라 소냐는 이번에도 릭샤를 택한다.
가이드 받는 입장에서 걍 따라가는 수 밖에 ㅋㅋ 이러니 살이 빠질새가 없는건가도 싶고 ㅋ

라호르성은 무굴제국시대에 실제로 왕이 지냈던 곳. 유네스코에 등재돼있다. 마침 오늘 성문이 닫혀 들어가 볼수가 없네.
맞은편 바드샤히 모스크(Badshahi Mosque)도 전형적인 이슬람 스타일의 건축물인데 규모가 꽤 크고 아름답다.
안에는 금실로 한땀한땀 새긴 거대한 홀리북도 전시되어있다. 입장료는 기부형식이다.

모스크를 도는 동안 임란이 좋은 가이드가 되어준다. 그런데 솔직히 임란의 영어발음이 시아에겐 어려운편 ㅠ 그래서 거진 반은 안들린다. 그래도 현지인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니 이보다 든든하고 안전할 수가 없다.

모스크에 입장하려면 신발을 벗고 가방검색도 마쳐야 한다.
입장료는 없다.
그런데 요즘 라호르 날씨가 어느정도냐면 모스크에서 나올때 호기롭게 질러오겠다고 카펫길을 벗어났다가 발바닥이 디일뻔.

그렇게 모스크 구경을 마친 우리는 맞은편 미나르 파키스탄을 보러간다.
미나르는 타워의 울드어. 우리말로 치면 파키스탄 탑이라 부를수 있을텐데 파키스탄 독립을 기념하여 세워졌단다.
피지배의 역사을 가진 모든나라가 이런 기념물을 가지고 있다는걸 여행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자체도 볼거리지만 주변으로 공원이 조성되어있어 쉬어가기도 좋다.

가히 라호르 최고 최대의 유적군이라할만하네. 쭉 돌아만 봤는데도 시간이 꽤 소요됐다.
덕분에 메트로정거잘 앞에서 봉고버스 타고 라호르 뮤지엄까지 이동하니 벌써 4시반이다. 9-5시까지 운영한다는 박물관은 곧 문을 닫을테니 입장을 포기하고 소냐와 임란이 안내하는대로 그냥 몰로드를 따라걷는다.

몰로드를 걷다보면 아직도 깨끗하게 보존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 많이 보인다.
메인 우체국 GPO부터 일반 상가들도 기본 100년 전 건물들이란다.
옛것을 잘 지켜낸 덕에 관광객들은 보는 즐거움이 더하다.
부수고 짓고가 익숙한 우리네가 배워야 할 자세아닌가?
남아있는거라도 잘 지켜져야 할텐데.

이윽고 소냐가 이 일대 최고의 후르트짯을 소개해주겠단다.
몰로드의 리갈촉에서 골목을 따라 돌아 들어가면 로컬 식당이 많이 보이는데 걔중에 과일이 막 진열돼있는 빨간간판의 가게가 보인다.
울드어로만 적혀있다는게 함정.

마침 회사가 근처인 나임도 나와서 함께 간식을 즐긴다.
셋은 믹스짯을 주문하고 시아만 스윗후르트짯을 추천받아 맛을보는데.
이거 바라나시에서 먹었던 과일라씨같다.
인도에서 먹던 후르트짯과 아주 다르단 말씀.
커드(요거트) 듬뿍에 각종 과일을 먹기좋은 크기로 담아 시럽을 뿌려낸 간식인데 정말 맛있게 흡입했다.
믹스짯도 한입 맛봤는데 썩 괜찮다.

아직 파키스탄 음식 많이 먹어보지 않았지만 인도음식과 비슷하면서도 못지않게 맛있다.

소냐에게 인도에서 먹은 후르트짯보다 훨씬맛있다니 그렇게 좋아한다 ㅋ
내가 거짓말은 못해요 ㅎㅎ

간식으로 충전완료한 우리는 마지막으로 라호르 동물원(Lahor Zoo)을 찾아가기로 한다.
몰로드를 따라 쭉 걸어가다보니 어느새 동물원.
입장료는 단돈 15루피.

내부가 꽤 넓어서 저녁시간이 다가오는데도 한바뀌 돌아보고나니 꽤나 육수가 빠진다.
그래도 즐거운 동물원 구경.
역시나 혼자였음 안왔을 곳인데 좋은친구들과 함께여서인지 막상 제일 신난건 시아 ㅋ

소냐와 임란 덕분에 라호르 구경 아주 제대로 했다.
생각보다 꽤나 걸어서 시아도 조금 지치는 감이 있는데 평소에 더욱이 걸을일 없었을 소냐는 무쟈게 힘들어보인다 ㅋ
동물원 나가기전에 잠시 앉아서 쉬는데 낯모를 파키스탄 현지여인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온다.
어머 이 분도 한국에서 이년동안 지냈었단다. 오메 파키스탄에 한국말 잘하는 현지인 웰케 많은겨. 나가기만하면 한명씩 만나는 수준이여 ㅋ
그녀는 너무 반갑다며 시아를 초대하고 싶다고 번호까지 남겨주지만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고로 만날기약은 요원하다.
그래도 짧지만 반가운 만남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 유명한 대우버스를 이용한다. 에어컨 바람이 나름 시원하고 쾌적한 도시의 고급버스 ㅋ
여기도 여/남의 공간이 확실하게 분리돼있다.

라호르의 지독한 트래픽까지 거치고 나니 어느새 깜깜한 저녁시간이다.
집 근처 시장에서 미니사모사와 베지버거를 사가지고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심지어 베지버거도 인도에서 먹은것보다 맛있어 ㅋㅋㅋ

파키스탄 너무 좋아>_<
남들 걍 스쳐지나가는 도시 라호르부터 이토록 좋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