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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에스토니아

[세계일주 D+180] in 에스토니아 탈린 : 내겐 너무 사랑스런 올드타운

by 시아-★ 2015. 11. 11.

11/2

탈린도 아침해가 참 늦게뜬다.
아니... 해보는것 자체가 힘들다. 온통 구름구름.
우리나라와 참 멀리도 떨어져있는데다 높은 위도를 자랑하기 때문인가. 참으로 우리와 다른 환경을 지녔다.
북쪽으로 올라올수록 외려 비는 잦아든 편이지만 비만큼이나 싫은건 온통 구름으로 뒤덮인 어두운 하늘이다.

아무리 서울이 극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린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푸르른 하늘과 적당한 햇빛을 유지하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된다.
한국은 안좋아하지만(나 또 욕먹겠네 ㅋㅋ) 내가 살아가는, 살아야하는 터전이다.
단지 한국사회 돌아가는 모습이 싫을 뿐이지 무조건적인 네거티브 시티즌은 아니라굽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고국의 친구를 통해 전해들은 비통한 뉴스에 한 번 더 마음이 찢어진다.
국정화 교과서 추진이 왠말이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라며. 이거 특정 정권에 의해 역사 교과서를 편집한다는건 명백한 날조의 의도 다름 아니잖아.

무정부주의자는 아니지만 항상 자기네 이해집단을 위해 일방적인 정책을 펼치는 그동안의 무수한 정권과 여당을 겪으며 극서민 시아는 정부의 존재가치부터 그 의미성을 못찾겠다. 아... 네거티브 시티즌 같어 ㅋㅋㅋ

암튼 밖에 나온지 반년이 다돼가는지라 어찌 돌아가고 있는줄은 자세히 모르겠지만... 대략 수많은 반대 시위가 있었다고는 들었지만... 야권과 교육부는 이를 그냥 지켜만보고 있는건 아니겠지?

흐아... 씁쓸하다...


출근시간이 이른 칼주는 이미 새벽같이 일어나 집을 떠났다.
하지만 출근시간이 널널한 헬리나는 아직 꿈나라 ㅋ
나 요즘 디게 부지런한척 ㅋ
먼저 일어나서 이미 머리도 감고 나갈준비를 마친다.

주섬주섬 일어난 헬리나는 샌드위치와 에스토니아 전통 음료인 꼬모를 만들어 준다.
요거트에 가까운 여기 스타일의 우유에 통곡류를 거칠게 간듯한 밀가루에 설탕을 조금 섞어만든다.
굉장히 특별한 맛이다. 요거트에 거부감이 없어진 시아는 이 맛이 퍽 맘에 든다. 설탕의 단맛이 시큼함을 잡고 밀가루의 고소한 풍미까지 더해진 완벽한 건강식 ㅋ

든든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헬리나의 출근시간에 맞춰 함께 시티센터로 가는 버스를 타러 집을 나선다.
헬리나의 집엔 여분의 키가 없는 관계로 집주인의 스케쥴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탈린 시민들은 무료로 대중교통을 이용할수 있다. 불과 몇년전부터 급격히 늘어난 차량억제를 위해 이런 정책을 취했단다.
부럽구나.
외국인인 시아는 1.60유로 주고 버스를 탄다. 아... 유럽이다. 대중교통 비싼거 보소 ㅜㅜ
탑승시 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지불하고 바로 영수증을 출력받는 시스템.
회수권을 따로 살수가 없다.
교통카드를 사서 이용할수 있는데 시아같은 단기여행자에게는 크게 메리트가 없다.
카드가 2유로. 1일(24시간)권 충전에 3유로.

Viru 건물을 위시한 큰 사거리가 시티센터.
비루센터 지하에서 시내버스를 탈 수 있다.
헬리나는 이 근처에서 일한단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질 시간.

시아는 우선 탈린의 하이라이트인 올드타운(구시가지) 구경에 나선다.

글루미한 하늘좀 보소 ㅜ 광합성이 하고싶소 ㅜ

올드타운을 성이 둘러싸고 있는데 곳곳에 출입구가 있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성벽아래에선 핸드메이드 뜨게 스웨터와 소품들을 판매한다.


상점 끝자락 CITY WALL 전망대 입구가 있다. 입장료가 있어서 시아는 패쓰~

그대로 좌회전. 동굴같은 작은 통로를 지난다.

며칠전 할로윈데이의 잔해. 시아는 유럽와서도 할로윈데이를 즐기지 못했다.
어느 파티든 코스튬이 필수. 각설이 코드라면 분장이 필요없었을텐데 ㅋㅋㅋㅋ
암튼 저 호박을 보노라니 뭔가 아련하고 묘하다.

걍 골목길 가로질렀을 뿐인데 이런 유적이 전시된 벽이 뙇.
뭐냐 이 기계적인 셔터질은 ㅋㅋ

확실히 중세유럽을 간직한 도시라는 명성답게 아기자기하고 엔틱한 건물들의 향연이다.
유럽 구시가지의 전매특허인 돌길은 탈린에서도 예외없이 시아의 발을 괴롭히지만 ㅜ
그냥 계획없이 골목 구석구석 헤집고 돌아다니기만해도 즐거운 거리다.
날씨가 음산한건 함정 ㅜ

여기가 올드타운의 중심이랄 수 있는 시청광장.
광장인데... 작다 ㅋㅋㅋ

광장 근처 여행자 인포메이션 센터.

대책없는 무계획 여행자인 시아는 인포메이션 센터를 사랑한다.
요런 하이라이트가 체크된 무료지도를 얻고나면 시내 구경이 조금 더 수월해진다.

각종 투어와 문화행사 관련 전단이 잘 정리돼있다.
투어카드를 구입하면 웬간한 박물관은 무료입장에 대중교통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행 스타일에 따라 탈린투어카드 구입이 개이득일 수도 있다.
시아는 박물관 안다니는 닥치고 뚜벅이라 패쓰. 가난한 여행자에겐 사치다.
아직 발이 불편한 시아는 혼자 여유롭게 돌아다니려고 직접 문의해 보진 않았지만 탈린도 무료 워킹투어가 운영되는것 같다.

이제 지도까지 얻었으니 잠깐 쉴겸 동선을 짜본다.
무료로 시내전망을 즐길 수 있는 툼페아(Toompea)지역부터 돌아보는게 좋겠다.

툼페아로 올라가는 가장 만만한 길.
가는 길에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과 툼페아 대저택을 지르는 최적의 루트 ㅋㅋ

먼저 Vabadussõja võidusammas 기념물이 세워져있는 광장의 계단을 오른다.

오른편에 요로코롬 이쁜 성벽이 보인다.
궁금하니 들어가보기로.

돌벽길 사이로 조금만 둘러가니 정원 입구.
아마 AED는 정원이라는 뜻인것 같다.

시간나면 보려고 찍어는 놓지만 게으른 시아는 아마 영영 읽지 않을지도 ㅋㅋ

내부는 요런 모양새.
은근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모양이다.
탈린의 명물이라는 볶은아몬드 노점이 보이는데 3.9유로라 포기. 길거리 간식이 이리 비싸도 되는거임? ㅠ

2층은 카페같은데 올라가보지 않았다.
내 발은 소중하니까 ㅜ

정원을 나오면 정면에 바로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Aleksander Nevski katedraal).

유지보수가 한창이구려.

내부는 무료입장 가능하지만 사진금지다. 불가리아 소피아의 대성당 내부에 비하면 조촐한 편이다.
시아는 여행 반년동안 눈만 높아졌다 ㅋㅋ

바로 맞은편이 툼페아 대저택(TOOMPEA LOSS).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에만 무료가이드 투어를 개방한단다. 그래서 내부진입은 실패 ㅜ

정말이지 명소들이 거진 다닥다닥 붙아있어 뚜벅이 여행자에게 부담없는 탈린의 올드타운.
바로 금방 Tallinna Neitsi Maarja Piiskoplik Toomkirik에 다다른다.

이 교회를 중심으로 세군데 갈림길에 각각 전망대가 있다.
시아는 세 전망대를 모두 찍는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두번째 전망대는 이 건물을 통과하면 나오는데

저 너머 바다도 힐끔 볼 수 있다.


마지막 전망대의 뷰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데 사람 눈은 다 같은지 관광객도 가장많다. 동양인 여행자들도 많이 보이지만 한국인은 없습니다 없구요.
나 디게 특별해보여 ㅋㅋ

하... 내게는 너무나 과분한 아몬드 ㅜ

바로 옆에 거리의 악사는 한국어로 아리랑을 부르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팬서비스? 유럽에서 만난 너무나도 반가운 가락.

암튼 돈안드는 사진이나 열심히 찍는 시아였다 ㅋㅋㅋㅋ

흡족한 전망구경을 마치고 다시 교회를 지나 올드타운의 유명한 거리중 하나인 Pikk jalg를 지난다.

오른쪽 샛길에 정체모를 타악기를 연주하는 청년이.
저거 러시아에서도 봤고 레에서도 봤다.
저런 거리의 악사들보면 참 멋있고 부럽다.
기타메고 세계를 유랑하고 싶은 꿈도 있었다. 손이 굳었다는 건 함정 ㅜ

이 거리가 유명한건 이쁜 돌담길과 거리의 화가들 때문이리라.
이젠 서울의 곳곳에서도 거리의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으니 우리도 나름 문화의 도시렸다 ㅋㅋ

정오가 한참지나니 배가고프다. 마침 헬리나가 알려준 부담스럽지 않은 맛집이 바로 Pikk jalg 부근에 있다.

으하하. 맨날 빵만 집어먹던 시아. 오랜만에 유럽에서 식당소개질이다. 눈물겹네.

* 탈린 올드타운 맛집

- KOMPRESSOR

주소 : Rataskaeve 3

팬케이크 전문점이다. 디저트용 달달한 팬케이크부터 식사용인 에스토니아식 팬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와이파이 가능.
주문은 계산대에서 선불. 음식은 직접 서빙해 준다.
이런식당이 좋은건 팁걱정이 없죠 ㅋㅋㅋ

모든 팬케이크가 4유로대.

이것도 시아에겐 비싸지만 ㅜ 곧죽어도 맥도날드 같은덴 가기 싫다. 이제 아무리 돈없어도 웬간하면 빵조가리는 먹지 말기로 결심한지라 큰맘먹고 주문을 시전한다 ㅋ

주문하고 나서 잡은 자리에 서랍이 있길래 무심코 열어보니 이런 메모가 뙇.
뭔가 디게 낭만적이다 ㅋㅋ

연어 & 훈제치즈 팬케이크(4.90유로)

고기들어간걸 먹을까하다 이돈으로 언제 연어먹겠냐 싶어 주문했다 ㅋ 메뉴고르는게 젤 힘들어 ㅜ
맛도 맛이지만 양이 만족스럽다. 대식가가된 시아도 이거 하나로 종일 든든했다는 후문 ㅋ

열량 충전해서 골목 마지막 파트까지 돌아보는데 김빠지게 금방 끝났다 하하.

올드타운 마지막 관문까지 다다랐다.

아쉬운대로 바로 옆 벤치에서 오래된 마을의 가을 운치를 만끽해본다.

칼주 퇴근할때까진 아직 시간이 남으니 시내쪽으로 나가본다.

마지막 성곽 맞은편에 바로 발전소가 보인다.

지나가는 공원길의 공중화장실도 동전 넣고 써야한다는.
한국이 얼마나 좋은나라인지 이럴때 느낌 하하.

시내를 향해 걷다보니 비루센터쪽 올드타운입구에 수공예품 시장이 열었다.

그런데 시아는 언제부턴가 이런거 구경이 재미없어졌다.
쇼핑을 안하니께 ㅜ

시내중심 코카콜라 프라자에 있는 탈린 3대 영화관 FORUM CINEMAS.
곧 007이 개봉하는구나. 아 보고싶다 ;ㅁ;

괜히 한번 들어가보기 ㅋㅋ

관람표는 6.50유로. 생각보다 안비싸다. 한국이랑 비슷한 수준.

별거 없는 시내구경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버스을 타기위해 처음장소로 돌아간다.
지하 1층이 정류장이다.

여기가 종점이라 친절하게 출발시간이 전광판에 안내된다.
탈린은 시아같은 와이파이족에게 친절한 도시. 여기서도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니 칼주도 조금전에 도착했단다 ㅋㅋ
사실 어제 칼주가 아시아 음식을 요청했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이 커플은 처음에 나베를 할 줄 아냐 물어봤었지만 할줄 알아도 한국음식을 맛보여주는게 맞을것 같다.

고민고민하다 닭볶음탕을 해주기로 ㅋ 사실 몇가지 보여줬는데 칼주도 나랑 식성이 비슷한지 닭요리를 대번에 고른다 ㅋㅋ

근처 마트까지 가서 장을 보는데 역시나 내가 찾는 고춧가루와 간장은 없다.
수입 조미료를 팔긴하는데 외국스타일 ㅜ

없는대로 맛을 창조해야지 ㅋ 난 요리천재니까.

한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여긴 우리처럼 볶음용으로 닭을 잘라 팔지 않는다. 통 생닭아님 부위별로 패킹한게 다다.
결국 부위별로 주워들어 한마리 반정도 분량을 맞춘다.

역시 외국에서 한국요리를 한다는건 쉽지가 않다.

그렇게 완성한 닭볶음탕 ㅋㅋ
한국에서 먹던 딱 그맛은 아니지만 제법 먹을만하다. 내가 만들어서 그런건 아니고 ㅋㅋㅋ

헬리나 커플이 맛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으니 오늘 하루도 뭔가 디게 뿌듯하다 ㅋ
호스트를 위해 직접 요리해본건 여지껏 단 4번뿐이지만 그때마다 행복감은 만땅.
뭔갈 줄 수 있다는건 기쁜일이다.

그렇게 시아는 여행하면서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닌 따뜻한 기브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버뜨... 고국의 친구에게 날아온 비보.
국정교과서 확정고시가 발표됐단다. 아오ㅜ
나... 한국가기 점점 싫어진다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