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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베트남

[세계일주 D+11-12] in 베트남 닌빈-라오스 비엔티안 : 육로 국경이동

by 시아-★ 2015. 5. 24.

이어서 5/17

 

11일간의 베트남 북부 여행도 오늘로 마침표를 찍는다.

어쩌다 보니 두 번째 행선지는 수차례 예고한 대로 요즘 한국 여행객들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로 꼽히는 라오스다.

여행자 시아는 라오스의 존재를 잘 알지 못했었다.

 

곧 소개하겠지만 라오스는 거기서 만나게 될 여행자 시아가 사랑해 마지않는 친동생 슬아의 워너비였다.

덕분에 여행 전에 ‘꽃보다 청춘’을 대충 정주행 하고 그것도 모자라 웬간한 여행 프로그램의 라오스 편은 섭렵하다시피 한다.

그렇게 동생 내외와 라오스에서의 합류가 성사되고 그 디데이가 바로 18일.

아무튼 그런 고로 라오스 비엔티안으로의 이동을 위해 11일 동안 더 내려갈 생각조차 안하고 여유롭게 베트남 북부만 떠돌아다니다 차질 없이 비엔티안으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베트남에서의 국경이동 사기담은 이미 몇 차례 들었던 바라 사실 출발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물론 그 대부분이 악덕 여행사들의 문제다. 그 불운이 나에게 닥칠 확률은 희박하다.

아마도 이 불안은 처음 경험하는 육로 국경이동에 대한 낯섦 때문이리라.

 

가장 잘 알려진 하노이-비엔티안 육로 구간은 대략 30$ 정도의 가격의 슬리핑 버스다.

하지만 닌빈에서 비엔티안으로 향하는 국경이동 정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다행히 카우치 서핑을 통해 연락이 닿았던 베트남 현지 친구를 통해 닌빈에서 비엔티안으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쉽게 예약 할 수 있었다.

버스가격은 50만동(한화 약 25,000원)

닌빈 소재의 여행사를 통해서도 라오스 국경버스 부킹이 가능하나 요금은 확인하지 못했다.

 

 

출발 전 여유시간동안 하루가 꼬박 걸릴 여정 동안의 간식거리를 준비 한다.

그러고도 남은 베트남 동으로 닌빈시장에서 2만동짜리 쪼리를 구입한다.

참 빨리도 샀구나 ㅋㅋ

이제 슬슬 출발해 보자.

 

버스를 예약해준 윈드카나가 소개해준 현지 아줌마를 따라나선다.

예상과 달리 버스를 기다리는 장소는 터미널이 아니라 대로변 어디께 쯤이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출발해 여기서 나를 실어 나르는 모양이다.

저녁 7시쯤 나와서 이제나 저제나 저차가 내차일까 설레임으로 보낸 슬리핑 버스만 5대째 ㅋㅋ

30분 이상을 기다리고 나서야 라오스행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한다.

드.디.어!! 도착한 이 버스가 무자게 반갑기만 하다.

이제 가는구나.

 

 

 

 

처음 타보는 베트남의 슬리핑 버스.

악명과는 다르게 신형버스라 그런지 기대 이상으로 깔끔하고 쾌적하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라며 봉다리를 건네주신다.

침대칸으로 올라가니 너댓명 정도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좌석은 널널하다~

자리 안내를 받고 높다란 위치의 침대식 좌석에 오른다.

담요와 방석은 버스에서 제공받을 수 있다.

 

국경버스 역시 요금을 이동 중에 받아간다. 예약이라는 개념도 좌석확인 정도인 셈이다.

예상대로 이 버스에 외국인은 나 하나다.

모두 베트남 아니면 라오스인니다.

 

비엔티안까지 스무 시간은 족히 걸린다니 거진 하루를 이 자리에서 보내야 한다.

승객이 많지 않아 옆 좌석까지 내 차지다>_<

 

우선 그동안 베트남에서 쓴 경비를 결산해 본다.

정말 깨알같이도 아꼈구나.

베트남 여정에 할애한 경비를 기어이 약간 남겼다.

그래 아직까진 분위기 좋아~

부디 무사히 국경을 통과하길 기원하며 이른 잠에 든다.

 

 

5/18

 

6시쯤 되니 저절로 눈이 떠진다.

여긴 어디냐.

 

 

 

 

 아마도 여기가 베트남 국경 앞인가봉가.

 

국경은 아침 7시에 열린다.

슬슬 정신 차릴 때쯤 되니 여권가지고 나오란다.

버스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우루루 내려 인솔자를 따른다.

분명 침대칸에서 본 승객은 6명 정도 뿐이었던 거 같은데 지금 보이는 인원만 적어도 10명은 돼 보이다.

1층 칸에 탑승한 승객들인가? 암튼 도착할 때까지도 밝혀내지 못한 슬리핑 버스의 미스터리.

 

 

 

 

검문소 들어가기 전 통제입구에서 직원이 여권확인부터 한다.

하나하나 확인이 끝나면 입구는 통과.

 

 

 

 

저 앞에 보이는 검문소로 들어가야 한다.

 

 

 

여기는 CHA LO 국경.

이미 우리버스 말고도 많은 이들이 아침부터 국경을 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인솔자가 여권을 한데 모아 오른쪽 EXIT PASSPORT CHECK 창구에 올려놓는다.

7시 정각 즈음 직원들이 자리에 앉아 여권을 체크하기 시작한다.

얘네들 엄청 꼼꼼하게, 천천히 여권을 확인한다.

그때까지 우리는 무한대기 ㅋ

몇 십분을 기다린 것 같다.

 

이제사 한명씩 호명하며 불러낸다. 얼굴확인하고 출국도장을 받으면 끝.

나는 외국인이고 그러는지 맨 마지막에야 이름을 부른다.

직원이 너 영어할 줄 아냐고 물어보는 것 같은데 발음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가 없다.

갸우뚱거리다가 당당하게 “아임 잉글리시 낫 웰”이라 외치니 그냥 가란다ㅋ

 

 

도장 잘 받았나 확인하고~ 이상무!

 

 

 

 

 

 

 

검문소를 나와 뒤쪽으로 빙 둘러가니 우리가 탔던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뒤로 가는 중간에도 직원이 여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요놈이 출국도장을 제대로 받았나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버스는 다시 이 황량한 길을 덜덜거리며 이동하기 시작한다.

 

5-10분정도 가면 이번엔 라오스 국경검문소다.

 

 

 

 

 

 

 

 

 

 

 

 

여기는 NA PHAO 국경.

이번엔 나 혼자 내린다. 인솔자가 동행해준다.

베트남 국경보다 더 허름한 이곳에서 입국도장을 받아야한다.

 

 

 

 

ARRIVAL 창구에 여권을 내고 기다린다.

옆에서 기다리던 베트남인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다.

뭐라뭐라 물어보는데 이게 영어는 아닌 거 같고 베트남 말인가?

 

오메~ 자세히 들어보니 띄엄띄엄한 한국말이다.

“와~ 한국말 디게 잘하시네요!!”

여행하러 왔냐고 물어보는 거였다.

이 아저씨는 한국에 자동차부품을 거래하고 있단다.

어쩐지 한국말을 꽤 하신다.

신기방기해서 몇 마디 더 나누다 라오스 입국도장을 받고 작별인사를 나눈다.

 

 

라오스는 15일동안 무비자로 여행이 가능하다.

5월 18일 입국날짜로부터 정확히 15일 뒤인 6월 1일에 나가야 한다.

초과시 하루에 10$ 상당의 벌금을 물어야 한단다.

 

 

 

 

정말 생각보다도 너무 쉽게 국경을 통과했다.

이거 내가 겁을 너무 먹어서 그렇지 별거 아니구만 ㅋ

다시 대기 중인 버스로 이동한다.

긴장이 풀리니 배가 고파온다.

 

 

 

 

어제 닌빈에서 사온 파인애플 하나를 꺼내들고 우적우적 하나 해치워버린다.

요렇게 세 개들이 만동.

먹을 땐 달지만 요게 또 산이라 공복에 흡수할라니 속이 약간 쓰린 감이 있다.

미처 거기까진 미리 생각을 못했다뇨.

 

 

 

 

과자라도 먹어야겠다ㅋ

얼마 안되는 양이니 이것도 금방 흡입.

 

 

 

 

한국에서 먹던 과자 맛이나 비슷하니 맛있다.

 

 

이제 겨우 국경을 넘었을뿐 비엔티안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런 기나긴 이동 땐 언제나 그랬듯이 영어공부에 진득하게 전념한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영어가 점점 늘고 있다뇨 ㅋ

그렇다. 그냥 내 생각 ㅋ

 

몇 번을 휴게소에서 내려주지만 밥 대신 또 파인애플.

도시락을 파는 아주머니가 버스에 오르기도 하지만, 그 밥향에 아찔하긴 하지만 그래도 걍 물.

이거슨 진정한 다이어트 여행...은 무슨. 그냥 궁상이다 ㅋ

 

영어공부하다가 좀 자다가 영어공부하다가를 반복.

 

20시간 걸린다는 이동은 그 시간을 훌쩍 넘겨서 이제 23시간을 향해 달려간다.

슬슬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게 아마도 도착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역시. 차장이 나를 부른다. 이제 내려야 된다는 것 같다.

짐을 챙겨서 내리라는 데서 내린다.

 

물론 난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고.

미리 다운받아놓은 라오스지도를 활성화해서 GPS를 잡아본다.

 

정류장에서 대기 중인 뚝뚝 기사가 호객을 시도한다.

시티센터 방향만 물어보고 탑승은 거절한다.

뚝뚝기사가 거까지 10키로 가야된단다.

에이 설마~

 

나는 내갈길 가련다하고 열걸음 걷다보니 GPS가 잡히기 시작한다.

아뿔싸. 정말 10키로 가까이 가야하는 거리.

이게 왠 날벼락인가.

이 정도면 뚝뚝을 탈 수밖에 없다.

 

다행이 승객하나를 태우고 출발하던 아까 그 뚝뚝이 다시 날 부른다.

“난 낍(라오스 화폐)이 없어! 베트남 돈밖에 없어~”

뚝뚝기사가 그럼 달러는 없냔다.

100달러짜리 지폐뿐이 없는데 이걸 어떻게 내냐고 ㅋ

고민하더니 동으로 받겠단다.

지금 남아있는 돈이 100만동 정도.

그런데 200만동을 달란다.

허걱, 나 그만큼은 돈이 없기도 하거니와 그렇게 비싸면 타고 싶지도 않다.

이렇게 약 5분여동안 뚝뚝비 실랑이가 벌어진다.

나랑 얘기하다가 안통하고 그냥 갈라하면 뒤에 승객이랑 막 얘기하다가 또 기다리라고 흥정하고 결국 이 친구 포기하듯이 50만동 받을 테니 타란다.

그래. 이미 올라 타있는 아저씨한테 미안해서라도 50만동에 낙찰보기로 하고 뚝뚝에 올라탄다.

 

한 2km쯤 왔을까?

뚝뚝이 서고 아저씨는 내린다. 기사가 시티센터까지 갈 거면 돈을 더 내라고 으름장이다.

와~ 이게 도대체 무슨상황이여. 나는 분명 시티센터까지 가는 걸로 이 친구와 요금협상을 한 건데 얘는 이 아저씨 숙소까지만 그 가격에 태워준 거라고 하는 거 같다.

이건 말이 안 통하니 도대체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는 없고 나도 나름대로 내 의사를 표명한다.

얘도 안 되겠는지 영어되는 사람을 찾는다.

마침 여기 묵고 있는 한 친구가 온다.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기사에게 내 얘기를 설명한다.

내가 알아들은 바대로 뚝뚝기사는 돈을 더 안내면 못가겠다 하는데 자기 생각에는 돈을 더 주고 가야 할 것 같단다.

내가 생각할 땐 기사가 너무 비싼 요금을 부르는 것 같다고 하니, 그건 맞는데 저녁시간이라 할증을 더 받는 거라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한다.

 

이렇게 된 이상 그냥 약속한 50만동만 주고 뚝뚝에서 내린다.

통역을 해주던 친구는 괜찮겠느냐고 걱정 어린 눈초리로 물어본다.

“어쩔 수 없지. 난 괜찮아.”

서로를 다독이며 작별인사를 하고 호기롭게 메콩강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뚝뚝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이미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한다.

8키로 남았으니 두 시간만 부지런히 걸어보자. 이를 앙다문다.

 

하... 두 번째 악연은 또 여기서 시작된다.

1키로도 채 못가 오토바이를 탄 한 남자아해가 날 부른다. 난 또 쎄옴인 줄 알고 걍 무시한다.

그랬더니 쫓아와서 뭐라 뭐라 한다.

이 친구는 아예 영어를 못하는 거 같은데 뉘앙스가 자기 오토바이에 타라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라오스엔 쎄옴이 없다. 호객은 아닌것 같다.

낯선 이에게 대가없는 호의는 기대하지 말자고 이미 베트남에서 충분히 깨닫고 결심하 터라 정중히 거절하고 가려는데 지도를 보여 달라며 목적지를 자꾸 묻는다.

호텔위치를 보더니 근처의 다른 위치를 가리킨다. 자기 집이라는 것 같다.

가는 길에 거기까지 가준다는 것 같은데 확실치 않으니 선뜻 내키지 않는다.

게다가 뭔가 점점 얘기하다보니 자기네 집에서 자라는 거 같기도 하고 점점 더 이상한 느낌이 온다.

 

난 이미 호텔을 예약했고 거기에서 일행을 만나야 되니 거기서 잘 순 없다고 몇 번을 설명한다.

이내 알았다는 듯 근처까지만 타고 가라고 하는 것 같다.

이게 정말 호의라면 난 의인을 만난 것이고 아니라면 봉변을 당하겠지.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 만 더 믿어보지 싶다.

혹시 몰라 지도 어플 내비를 켜고 오토바이에 올라탄다.

 

한 2키로 정도는 제대로 가다가 약간 방향을 튼다.

얘가 방향을 틀면서 하는 말이 자기 집 방향이 이쪽이라서 이리로 돌아서 가다가 내려주겠다는 것 같다.

그래 아까 말한 방향이 이쪽이 맞긴 하니 일단 더 믿어보자.

그런데 이제는 10키로나 떨어진 외곽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게 얘 말대로 우회로인지 날 속이는 건지는 알 길이 없다.

말이 통하는 상대였더라도 이건 정말 모르는 거다.

끝을 보기엔 이미 해가 졌고 난 여기서 최악의 경우를 피하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Stop!!! 나 그냥 내릴 거야 여기서 세워. 빨리!!"

 

저 오토바이에 타는 게 아니었다.

 

 

목적지와는 다시 10키로. 버스에서 내린지 한 시간이 지난 지금 난 다시 제자리다.

마음 단디 먹고 다시 걷는다.

그래도 나름 이 외곽 도로에도 띄엄띄엄 상점들이 불을 켜고 있어 그렇게까지 위험하리란 생각은 안 든다.

다만 터덜터덜 거리는 발자국소리에 뛰쳐나오는 개들이 날 놀래킬 뿐이다.

짖으면서 달려오는 개들을 겨우겨우 피해서 한참을 걸으니 다시 처음의 그 대로변이다.

 

이 길을 또 한 시간 반 정도 걸어가면 메콩강변 시티센터다.

10시나 돼야 도착하겠구만.

먼저 짐 풀고 멀지 않은 공항에 동생내외를 마중 가려던 포부는 이미 남의 얘기.

목표는 동생네보다 먼저 숙소에 도착하는 것뿐이다.

이제 6키로 정도 남았다.

 

 

호텔에 한 번 도움을 요청해 볼까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사실 말이 호텔이지 게스트 하우스 수준의 저렴한 숙소기는 하다.

되든 말든 일단 시도라도 해봐야지 싶다.

전화기를 빌릴만한 사람을 물색한다.

 

저 앞에 건물 경비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전화 한통만 빌릴 수 있을까요?”

정말 어렵게 어렵게 호텔에 전화를 해야 한다는 내 의사를 전하고 나니 둘이 한참을 얘기하고 나서야 핸드폰을 꺼내온다.

그런데 전화 연결이 안 된다. 아무래도 국가번호까지 그대로 누르고 연결한 것 같다.

다시 연결을 부탁하려는데 저쪽에서 뚝뚝 기사 한 명이 무슨 일이냐며 내 쪽으로 온다.

 

경비원들과 뭐라뭐라 얘기하더니 호텔이 어디냐 묻는다.

오마나 이 아저씨는 영어를 할 줄 아신다 ㅠㅠ

주소를 보시더니 어딘지 잘 모르겠다는 눈치다.

라오스는 자기네만의 문자가 따로 있어서 영어로 된 주소를 주면 보통들 못 알아본다.

내가 캡쳐해간 숙소예약정보는 당연히 영어로 되어있으니 이들이 알 리가 만무하다.

기사 아저씨는 일단 뚝뚝타고 가자고 하신다.

“아저씨 제가 돈이 없어요. 뚝뚝은 못 타요.”

비엔티안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뚝뚝 기사가 2키로 달리고 돈 받아 가버린 상황이며, 이상한 남자를 만나서 외곽까지 나갔다가 여기까지 걸어 나온 자초지종을 얘기한다.

 

이래서 내가 낼 돈도 없으니 당신 차는 못 타겠소를 구구절절 설명한 건데 이걸 도움요청으로 받아들이신 모양이다.

돈 낼 필요 없으니 뚝뚝에 태워주시겠다고 한다.

세상에. 라오스 도착하자마자 멘붕 상황에 봉착한 여행자 시아는 이내 최악의 상황에서 진짜 의인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것도 무려 뚝뚝 기사.

아저씨는 일본 대사관까지 찾아가 숙소 위치를 확인해주시고 정확히 그 앞까지 나를 에스코트해주셨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건 작지만 선물로 받아주세요.”

 

카우치 호스트들을 위해 준비했던 기념품하나를 꺼내 아저씨에게 선물한다.

이런 것 밖에 못 드려 맘이 불편한데 외려 고맙다고 하신다.

 

 

 

 

이렇게 마음을 주고받고 사진도 한 장 찍는다.

내 몰골이 험해 잘라내는 센스 ㅋㅋㅋ

 

비엔티안 돌아다니다 한 번은 꼭 다시 만나길 바라며.

정말 고맙습니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푼다.

이제 좀 한숨 돌리려 티비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쾅쾅쾅. “언니!”

 

너무나도 반가운 저 앙칼진 목소리.

저녁비행기를 타고 들어온 동생부부와 조카도 금방 숙소를 찾아왔다.

동생아~ 내가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면~ 블라블라

 

 

그리하여 오늘의 교훈.

1. 생각보다 육로 국경이동은 어렵지 않다.

어디로든 길만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하다.

2. 버스에서 내릴 때 가능하다면 내가 갈 곳을 전하고 최대한 가까운 지점에 떨어지자.

맘 놓고 내리라는 데서 내렸다가 큰 코 다치는 수가 있다.

3. 역시나 낯선 이의 호의를 무조건 받아들여선 안된다. 최소한의 믿을 만한 근거는 있어야 한다.

4.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다음 여행국의 화폐를 소액이라도 환전하여 확보해 놓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