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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볼리비아

[세계일주 D+206] in 브라질 과률루스 -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 격한 환대

by 시아-★ 2015. 12. 12.
저장해논 여행기 날려먹는건 이제 뭐 서프라이즈 옵션 ;ㅁ;
그럴적마다 멘붕도 따라오지만 도리없다. 다시 쓰는 수 밖에 ㅜ
여행기는 너무 밀렸고 날림이나마 볼리비아로 타임워프해 이야기를 이어간다.
남미 인터넷 사정이야 예상대로 녹록치 않고 그리하여 당분간 사진도 없을 예정 ㅋ
막나가는 시아의 여행기라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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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타릭에게 협찬받은 침낭을 공항노숙길에 요긴하게 쓴다 ㅋ
거의 배낭사이즈만한 거대한 침낭은 수화물로 부칠수 없다기에 배낭만 보내버리고 달랑달랑 들고 다닌게 이렇게 빛을 발한다.
제아무리 여름을 맞는 브라질이라도 밤의 공항은 제법 쌀쌀하다.

아침 7시 40분 비행기마저 놓칠수 없으니 게이트 앞 벤치에 자리잡고 알람을 맞췄다.
긴장해서인지 서서히 몰려드는 탑승객들의 인기척 때문인지 예정한 시간보다 일찍 눈을 뜬다
새벽에 체크했던 게이트가 변경돼있지만 아직 한참 여유있다.

여행기가 밀려 누락된 전후사정을 살짝 브리핑한다.
원래 시아가 예약했던 비행기는 어제 밤 상파울루 과률루스(GRU)를 출발해 - 파라과이 아순시온(ASU)에서 오전에 비행기를 갈아타 -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비루비루(VVI)에 도착하는 TAM Ariline 경유편이다.

그런데... 어제밤 갑작스럽게 찾아온 복통으로 화장실을 전전하다 겨우겨우 몸을 추스리고 보딩게이트를 찾았지만... 출발 20분전 탑승마감이라는 규정으로 인해 기어이 비행기를 놓치고 만것이다.
티켓에 인쇄된 그 규정은 영어가 아니라 눈여겨 확인하지 못했고 그간의 비행 경험에 비추어 이런일이 생길거라곤 탑승거부당하기 직전까지 예상도 못했던지라 충격과 공포.
몸은 정상이 아니고 비행까지 아직 15분이 남았는데 비행기를 탈 수 없다니...

하... 비행 이동이 제일 싫다. 변수가 제일 많고 신경쓸 것도 너무 많다.

그렇게 어제 밤 시아는 다음 항공편 이용을 위한 수속을 위해 공항 뺑뺑이를 돌았다. 그사이 오바이트를 세번은 더 한 것 같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정신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사무실과 체크인 카운터를 오가며 몇 번이고 몸을 추스려 상황을 설명하고 기다리다 구역질이 올라오면 화장실 민폐녀가 되기를 몇 번 반복한다. 기어이 자정을 조금 넘겨 아순시온으로 가는 다음 비행기표를 추가비용없이 받을 수 있었다.

사실 아직까지도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인데... 아팠던건 내 사정이고 비행기를 놓친건 전반적으로 시아의 과실이다. 그럼에도 다음 연결편을 무료로 티켓팅해주다니.
사무실에선 내 수화물이 이미 비행기와 함께 떠났느냐 미리 꺼내졌느냐에 따라 연결편 비용이 달라진다고 얘기 했었다.
우선 내 수화물부터 찾아와야 다음 수속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한참을 기다려 확인한 결과, 내 수화물은 놓친 비행기와 함께 이미 파라과이로 날아가는 중이었고 확인과 동시에 체크인 카운터에서 추가 비용없이 바로 티켓팅을 진행해 준 것.

비행기를 놓쳤지만 결과적으로 아순시온 공항에서 노숙할걸 과률루스 공항에서 노숙하게 된것만 달라졌을뿐 최종목적지까지는 애초 계획과 같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었으니 이걸 불운이라 할수도 없다. 아니, 럭키다. 하하.


참~ 말많다.
암튼 그래서 이번엔 탑승시간 사수해서 당당히 비행기에 오른다.
심지어 어제 수속을 도와준 직원분의 센스로 맨앞 좌석이다.
환승 비행기 시간이 바트지만 덕분에 몇 분이나마 이동시간을 벌었다.

그런데 이번 비행기는 30분이나 출발이 지연된다. 탑승은 20분전에 칼같이 자르더만 출발은 엿가락이구만_- 나도 사람이라 이런 사사로운 뒤끝은 남는다 ㅋㅋㅋ

아침이라고 기내식도 고작 머핀 ㅜ 아 지긋지긋한 빵 ㅜㅜ
그래도 맛있다.
어제 그렇게 아프던 속도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졌다. 아니... 미친 식욕이라고 해두자 ㅋㅋㅋ 삶에 대한 의지가 과하게 강해졌어 ㅋㅋ

30분 늦게 출발한 비행기는 역시나 30분이 지체된다.
근데 착륙에 성공하자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나온다 ㅋ
탐에어가 비행사고로 악명높긴하다. 거기다 비까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안전히 도착했으니ㅋ

어제 첫 체크인부터 뭔가 꼬이긴 했었다.
난 분명 아순시온을 경유해 산타크루즈로 가는 비행편을 예약했으니 미리 다음 티켓을 함께 발권받고 수화물 역시 최종 목적지로 부치고 싶다 했지만 직원은 수화물을 각각 따로 부쳐야하며 다음티켓 역시 여기서 발권해 줄 수 없다고 했던것.
그래서 시아는 이 바튼 환승시간동안 수화물을 찾아 다시 수화물을 부쳐야한다.
이거 무슨 미션임파서블도 아니고 ㅋㅋ
경주마라도 된 양 비행기문이 열리자마자 뛰쳐나간다. 입국카드는 뱅기안에서 완벽하게 작성했다. 이제부터 중요한건 스피드!

이미 어제밤 시아보다 먼저 도착한 배낭은 한켠에 따로 보관되어 있었다. 급히 찾아 입국심사(참고, 파라과이는 무비자 협정으로 30일간 비자 없이 여행이 가능하다)와 보안검색을 마치고 나가니 왼쪽이 바로 체크인 카운터.
으허허 생각보다 아순시온 공항은 미니어처 수준이다. 덕분에 이동동선이 짧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이내들 규정인 보딩마감시간을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수화물을 처리해주는걸 보니 이번엔 태워주려는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행 비행기는 아직 탑승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과 어제일에 대한 억울함이 교차한다. 하하 ㅋㅋ

그래도 어제 그 난리를 겪고 무사히 볼리비아에 가게됐다는 사실이 꿈만같네. 사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자서 아직 비몽사몽이긴 해. 그래서 아직 현실감각이 없다 ㅋㅋ

또 기내식으로 머핀이 나온다 ㅜㅜ 으아 ㅜ
한국가면 당분간 빵은 입에도 안댈듯.

볼리비아는 입국카드와 세관신고서를 각각 작성해야 한다.
쓸게 많긴 하지만... 이제 이런 서류 작성하는건 껌이지 ㅋㅋ

두시간은 짧은 비행을 마치고 드뎌 볼리비아 입성.

오늘의 두번째 난관.

볼리비아 도착비자 받기!!

남미 대부분의 국가가 한국과 무비자 협정으로 여행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런데 이 볼리비아라는 나라는 아직 비자가 필요하다.
시간 텀때문에 시아는 한국에서 미리 비자를 받아 올수가 없었지만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할 건덕지도 없었다.

미리 볼리비아 비자를 받은 상태라면 바로 입국심사를 받으면 된다.
시아처럼 도착비자를 받아야 한다면 왼편에 따로 마련된 비자창구에서 비자부터 신청해야 한다.

근데... 내가 볼리비아(남미)를 물로 봤다.
이미그레이션 직원들이 영어를 못한다 ㅋㅋ
서류는 그렇다치고 비자비용부터 내가 알던것과 너무 차이가 난다.

그렇게 시작된 얘기치 못한 사투.
미리 확인했던 정보에 의하면 볼리비아 한달짜리 단수 도착비자는 51-53달러(환율에 따라 약간의 변동).
그런데 직원이 계산기 두드려 제시한 비자피가 91불이다. ㅎㄷㄷ
이건 뭔가 잘못됐어-ㅁ-

왜 내가 알던것과 비용이 다른지 설명해달라고 한것뿐인데... 이 질문하나가 해독이 안돼서 저기서 직원하나 와서 돈내라하고 저기서 또 직원하나 와서 돈내라한다.
1:4의 대치. 이미 같은 뱅기를 탄 승객들은 수속을 모두 마쳤다. 그렇게 나 혼자 아직도 이러고 있네 ㅋㅋ 그래도 난 쫄지 않아. 이 의문이 풀릴때까지 물러설수 없어. 나도 참 고집있다_-

이들은 내가 돈이 없거나 내기 싫어서 버틴다고 오해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한참을 동문서답 ㅜ 나도 답답해져서 돈 낼건데 제발 설명만 해달라 애걸을 하니 그제서야 영어되는 직원을 불러줄테니 기다리란다.

그사이 겨우 와이파이를 잡아 다시 검색을 해보고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서에게 카톡을 날린다.

아무리 검색해도 51불이 맞는데 ㅜ 뭐냐이거 ㅜ 서는 비자피가 얼만지는 몰라도 얘네들이 사기칠리는 없단다.

드뎌 세관파트 직원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원사격을 나왔다.
얘기는 간단했다. 불과 두달전에 비자피가 올랐단다. 정부방침이라 이유를 설명할 순 없단다.

오.케.바.리
의문은 이렇게 맥없이 풀렸다.
이제 수속은 일사천리.

* 볼리비아 도착비자 발급 서류

비자신청서(그 자리에서 작성)
사진1매
리턴 티켓
호텔예약증 or 초청장
비자 발급 비용 91-93불(환율에 따라 변동, 627볼리비아노)

참고로 100불짜리 내도 잔돈은 달러로 거슬러 준다.

황열병 예방접종증은 확인하지 않았다. 필수는 아닌듯 하지만 간혹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리턴티켓이 없던 시아는 버스로 페루에 갈거고 한달 뒤 버스라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설명했다. 그간의 여행동안 육로로 수차례 국경이동했던 여권의 기록을 보여주고 통과.
숙소 예약증은 마침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서의 볼리비아 거주증을 직접 섭외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럭키!

이렇게 지난한 비자발급과의 사투를 마치고 드디어 입국 스탬프를 받아낸다.
끝까지 남아준ㅋ 직원들에게 일일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잠깐사이 정든 한 입국관리 직원은 친구먹자며 전번까지 따가려한다 ㅋㅋ
나 여기 심카드 없어 ㅋㅋ
그럼 같이 파티가겠냔다 ㅋㅋ 이게 남미의 흔한 작업남인가?
친구가 기다리고 있는거 봤잖아~ 아쉽지만 사양할게 ㅋㅋ 안녕~

시작은 답답했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드디어 입국장을 향한다.

친구 신분 확인하겠다고 도중에 나가는 바람에 아까 감격의 상봉을 하고도 그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다 ㅜ 아놔
이번엔 마치 처음 마주친거마냥 다시 제대로 인사를 나눈다.

서로 말할것 같으면 내 인생에 이번 여행이 있게한 결정적 인물.
알바로 만나서 동네주민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동갑내기이자 내 첫 배낭여행을 끌고나가준 동반자. 이 여행이 아니었다면 지금 난 여기 없었다. 왜냐하면 그 전까지 내 인생에 해외여행은 없다 단정하는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우린 이미 두달동안 인도와 일본을 함께 여행한 전적이 있다.
이후 서는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코이카 단원으로 이미 한차례 우즈벡에서 봉사활동을 했었고 이번엔 볼리비아에서 봉사중이다.
정말 멋진 뇨자여.

시아는 당분간 서의 보금자리에서 머물다 임기가 끝나는 동시에 볼리비아와 페루까지 함께 여행할 예정이다.

꾸준히 시아의 좌충우돌 여행을 지지해주고 응원해 준 서는 남친과 함께 공항까지 마중나와주었다. 감개무량 ;ㅁ; 심지어 사인카드까지 만들어서 말이다. 이런 환대 눈물이 난다.

수속이 더 길어져 한참 배고플 시간.
우리는 일단 밥부터 먹기로 한다.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는 6볼리비아노(이하 '볼').

도착 첫날이라고 과감하게 스시를 쏜다.
아마 이번 여행에서 처음맛보는 일식이 아닐까 싶네 ㅋㅋ 일식은 어딜가나 비싸거든.

여기서 끝이 아니다.
드디어 도착한 서의 보금자리. 모든것이 갖춰진... 음... 와이파이는 없지만 ㅋㅋ
암튼 도착하자마자 벌이는 낮술파티.
무려 모히또!! 한국에서도 못먹어본 모히또!!

이거 맛있다고 한잔 두잔 먹다보니 얼굴 또 터진다 ㅋㅋㅋ
난 좀 자야겠다~

뭐지? 벌써 집에 돌아온 이 아리송한 기분은 ㅋㅋ
어서와서 힐링하라던 서의 말대로 난 벌써 휴식모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