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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볼리비아

[세계일주 D+207] in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 첫번째 주말은 이렇게 흘러간다

by 시아-★ 2015. 12. 21.
11/29

아 이제 좀 현실같다. 어제 난 그토록 고대하던 서와 재회했고 지금은 그녀의 보금자리에 있다.

귀국하면 제일 먼저 할일을 정해놨었다.
그건 바로... 밀린 무도 시청 하하하.
시아의 초반 여행기부터 봐온 이들이라면 안다. 난 무도빠다 ㅋㅋ
태국에서까진 그나마 챙겨봤지만 인도네시아 이후부턴 열악한 인터넷 사정으로 시청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ㅜ

그런데 이 집은 무한도전 지난회를 보유하고 있었어!
그렇게 어제 저녁부터 귀국 후 할일로 미루고 있던 무한도전 정주행을 시작한다.
나 한국온거같어 ㅋㅋ

일요일 아침.
우리는 아침장을 보러 나간다.
버스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승합차를 개조한 듯한 인도네시아가 떠오르는 버스(2볼)를 타고 찾아간 곳은 아바스토(abasto) 시장.
농산물을 마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마침 아침내 내린 비로 사람이 적은편이라는데도... 엄청 복작하다. 핸드폰, 귀중품은 단디 조심해야한다. 서의 남친은 버스에서도 핸드폰을 날치기당할뻔한 적이 있단다.
볼리비아... 그렇게 위험해보이진 않지만 소매치기, 날치기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세계 어딜가도 시장구경은 항상 흥미롭다. 신기하게 안질린다는 말씀.
심지어 규모도 제법 된다.
가격이 붙어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물어야 하고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무는 경우도 많아 흥정은 기본이다.
시아는 커플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분위기 파악이나 해본다.
어제부터 느꼈지만 스페인어 참 잘해. 2년 살면 원래 이정도 하는건가요? 든든하다. 난 그대들만 믿어요 ㅋㅋ

볼리비아 물가싸다고 익히 들었지만 장본거 보니 정말 싸다 ㅋㅋ
고기도 싸다. 고기가 싸다!! 이게 정말 중요 ㅋㅋ
한국의 이마트 에브리데이 급 마트에서 마무리 장을 보고 바로 점심준비에 들어간다.

한국가면 떡볶이와 바삭한 양념치킨이 먹고 싶다는 시아를 위해 오늘 점심메뉴는 무려 떡볶이. 정확히는 소고기가 들어간 라볶이!! 소고기가 싸니까 이렇게 막 넣어먹는다. 여기가 파라다이스? 육식주의자 시아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볼리비아가 막 좋아진다 ㅋㅋ

이 떡볶이에 맥주까지 곁들인다. 맥주는 솔까 유럽에서 워낙 싸게 먹어서인지 싸다는 느낌은 없다.
서의 패보릿이라는 Ducal이 그나마 6볼로 시아가 생각하는 평타치.
볼리비아에서 맛으로 단연 유명하다는 빠세냐 맥주는 9볼. 싸지 않다.

그동안 돈아끼느냐 세미 금욕생활을 해왔던지라 어제부터 모히또에 반주에 아주 호사를 누린다.
그래! 남미까지 왔는데 즐겨야지. 믿어지니? 내가 지금 남미에 있다고!ㅋㅋ

안그래도 어디 내놓기 민망한 주량의 소유자라 고거 한잔 먹고도 혼자 다마신마냥 얼굴이 터진다.
참 경제적인 애주가야 ㅋㅋ

자 그러면 이제 다시 무한도전 시청 모드.
이미 어제 새벽까지 민폐를 무릅쓰고 가요제까지 정주행을 마쳤다.

이제 배달의 무도로 넘어간다. 마치 무도를 보기위해 볼리비아에 온것마냥 그렇게 무도를 달린다. 하하
정신놓고 웃다쓰러지는 맛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가 있어 더 좋다.
특히나 일본 하시마 섬 에피소드에선 먹먹함을 넘어 분개할 수 밖에 없었는데... 난 민족주의자도 애국자도 아니지만 일본의 약삭빠른 외교정책은 정말 화가난다.
마치 이탈리아노가 프랑스는 가지고 있는것보다 마케팅을 더 잘한다느니 하는 자격지심 비슷한 투정과는 다르다.
이미 라다크 레에서도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
종전이후 몫 좋은 곳곳에 자기네가 전쟁의 피해자인 마냥 세워놓은 평화의 사원, 샨티스투파를 보면서도 참 가증스럽다 싶었다.
피폭은 애도할 일이지만 그렇다고 가해자가 오롯이 피해자가 될 순 없는 노릇이다. 이거 아주 전형적인 결과론이구만.
그렇게 일본은 세계 곳곳에 거짓이미지를 만들었고 서방세계는 그렇게 일본을 이해하고 있다.
알린다는게 어떤 효과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아는 영리한 민족이다.

그래서 나는 평화주의자다. 뭐래니.

그리고 내안에 한바탕 인 폭풍과는 달리 오늘 하루는 참 평화롭기만 하다.

점심 먹고 조금 쉬니 벌써 저녁준비다.
특별히 태국 치앙마이에서 리에게 협찬받은 비상식량이었던 라이스페이퍼를 여기서 푼다.
역사 깊은 라이스페이퍼라며ㅋㅋㅋ 역사만큼이나 눌리고 치여 많이도 찢기고 부서지긴 했지만 셋이 먹긴 충분한 양.
그간 정말 비상식량으로 대충 식자재 털어서 먹다 오늘에야 진짜배기 월남쌈을 해먹는다.
서와 같이 다이어트하기로 했는데 초반부터 너무 잘먹는거지 ㅋㅋ

저녁까지 먹고 우리가 향한 곳은 산타크루즈의 중앙 광장격인 Plaza 24 de Septiembre.
소화도 시킬겸 산책가기 좋은 거리.
산타크루즈가 볼리비아 넘버 원, 투를 다투는 대도시라는데... 높은 빌딩이 안보여서인가 걍 근교 도시같기만 하다. 그래 내가 아직 다른델 안가봐서 이런 망언을 하는거겠지?

한가지 눈에 띄게 특이한점은 도심의 건물들이 하나같이 지붕과 기둥을 두르고 있다.
밤에 보니 더더욱이 다 똑같아 보여 ㅋㅋ
이유를 듣고나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여름엔 40도를 웃도는 더위에 이렇게 그늘이라도 없으면 나다닐수가 없단다.
이런게 지혜아니겠는가.

드뎌 광장에 도착한다. 유일하게 으리으리한 이 건물은 바로 교회. 조명발을 받아 한껏 광채를 뽐낸다.
일요일마다 선다는 장은 아직도 한창이다.
각종 먹거리를 파는데 마침 식후라 딱히 땡기진 않는다.
서의 남친 흥수씨는 여행자 시아를 위해 여기 전통음료라는 모꼬친치를 한잔 건넨다.
말린 복숭아를 베이스로 했다는데 수정과와 맛이 비슷하다고. 근데 난 왜 대추맛이 느껴지는 것이냐. 내 스탈은 아니지만 못먹을 맛은 아니다. 안에 담긴 복숭아는 먹어도 된다고 하는데 한입무니 이 물컹한 식감에 단번에 뱉어낸다.
쇠도 씹어먹을것 같았던 페이스를 상기하면 난 지금 아주 배가 부른게지 ㅋㅋ
사람이 참 간사해?!

아주 아마추어틱한 난타비슷한 공연을 잠깐 구경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집에만 있을땐 생각보다 볼리비아 정적이라며 브라질과 비교했더랬다. 근데 또 나와보니 다르네.

볼리비아에서의 첫 주말은 이렇듯 한가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