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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불가리아

[세계일주 D+149] in 불가리아 소피아 : 비토샤 산 정복

by 시아-★ 2015. 10. 22.
10/2

조지가 준비해준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맞는다.
미리아는 이미 출근한 뒤다.

오늘 우리는 비토샤에 오르기로 했다.
하루면 시내구경이 끝나는 소피아에서 딱히 할 일이 없기도 했고 워낙 산을 좋아하니 ㅋㅋ
오늘 산타고 내일은 소피아의 또하나의 명물인 미네랄 온천욕을 하면 딱 좋겠다는 심산이다.
시설 좋은 곳은 돈 만원정도 줘야하지만 대중목욕탕같은 시설을 지닌 한 곳이 5레프에 이용가능하다는 정보를 찾고는 쾌재를 불렀지.
확실히 불가리아 물가는 한국보다도 싸다.

거의 1년만에 비토샤를 찾는다는 조지는 물까지 두통이나 챙기는 만반의 준비를 한다.
요즘 소피아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다가 산에 올라가면 더 추우리라는 예상에 바람막이가지고는 못견딜거라며 두툼한 후드자켓 하나를 빌려준다.
세심한 구석이 있는 친구나. 사실 내가 무심한 스타일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걸지도 ㅋㅋ

5번 트램 종점이 비토샤 입구다. 트램을 타기위해 2키로 정도 걸어간듯 하다.
우리처럼 환승시스템이라는게 없는지라 단 1레프라도 아끼려면 걷는게 최고.

근데 여기 버스, 트램이 한번 타는데 단돈 1레프다 ㅋㅋ 메트로는 안타봐서 모르겠지만 똑같이 1레프라고 했던것 같다. 우리돈으로 700원이 안됨 ㅋ

음식좋고 물좋고 물가까지 싸니 하나같이 불가리아를 추천하는 이유를 이제사 알겠다.

길거리에 채이는 로컬 피자집에서는 큼지막한 조각피자를 천원정도면 먹는다.
맥주도 직접사면 천원도 안한다는거. 물론 수입맥주는 비싼것도 많지만 한국에 비하면 훨 싸다. 아니 한국이랑 비할게 아니라 여지껏 돌아다녔던 나라중에 젤 싸다.

의식하지 않아도 체감할수밖에 없을 정도로 흡연인구가 어마어마하다. 남녀노소 불문으로 여기저기서 피워댄다. 애 손잡고 길빵하는 아줌마를 보고도 놀랍지 않은건 이미 호주에서 유모차 끌면서 담배피는 엄마들을 경험했기 때문이리라.
확실히 아시아권에 비하면 이런 부분은 개방적인게 서양은 서양이구나 싶다.
한갑에 4-5레프 한다니 역시나 한국보다 싸다.
서유럽, 북유럽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여기서 그렇게 담배를 사재기해간단다. 거긴 워낙 비싸니까 ㅋㅋ
예컨데 여기서 담배값 인상한다고 발표하면 민족 봉기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만큼 흡연인구가 많다 ㅋㅋ
그리고 그걸 기호로 인정하는 문화다.

대중교통 요금얘기하다가 많이 샜는데 ㅋㅋ
소피아에서 버스나 트램을 이용하려면 탑승할때 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내서 표를 받거나 미리 정류장 근처 가판대같은 곳에서 미리 표를 구입하면 된다.

여기는 메트로 정도나 교통카드가 도입됐지 지상수단은 걍 현금이다.

탑승하면 곳곳에 개찰기가 달려있는데 표를 넣고 펀치 뚫듯이 직접 체킹을 한다.
뭔가 디게 희한한 시스템이다.

그렇게 시내에서 20여분을 달려 비토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바로 입구에 약수터인지 미네랄 온천수인지 받아가려고 대기타는 시민들 구경도 할수 있다.

주말에는 정상까지 가는 리프트가 다닌다는 것 같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운행도 안할뿐더러 시아는 어차피 직접 오를 생각이라 아쉽지도 않다 ㅋㅋ

파키스탄의 길조차 만들어 올라야가는 험한 산을 경험한 뒤라 그런가. 이건 너무 쉽잖아 ㅋㅋ
이미 물통만 두개는 이고진 조지는 가쁜 숨을 내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아를 위해 쉼없이 이런 저런 가이드를 해준다고 말을 아끼지 않는다.

비토샤는 흡사 한국 유수의 산들과 비슷한 경관을 지니고 있다. 경사도 그리 가파르지 않아 쉬엄쉬엄 오를 수 있다.
물론 코스 선정의 문제이기도 한게 워낙 넓게 펼쳐진 산이다보니 어느 등산로를 택하느냐에 따라 난이도나 뷰가 다를 것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2290m라니 사실 만만한 산은 아니다. 정상을 찍으려면 호락호락하지가 않단다.
하지만 그쪽은 딱히 볼게 없다는 조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우리가 택한 코스는 골든브릿지로 향하는 길이다.
하산하는 길에는 폭포수를 볼 수 있단다.

타국의 여행자에게는 불행한 사실이지만 이정표는 모두 카릴문자로 적혀있다.
미리 익혀놓고 가는것도 하나의 방법.

것도 여의치 않다면 중간중간 나무에 칠해진 사인을 확인하면서 길을 찾을 수도 있다. 각 등산로마다 칠해진 색깔과 패턴이 다르다. '흰노흰' 요 표식을 따라가면 골든브릿지를 볼 수 있다.

차를 이용해서도 중턱까지 쉽게 찾을 수 있는 주민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중간에 바베큐 피크닉을 벌일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있다.
오늘이 평일이라 그렇지 주말엔 바글바글 하단다.

세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골든브릿지에 다다른다.
자연이 만들어낸 특별한 비토샤 산의 경관중 하나.
일부러 모아논것 마냥 제법 큰 규모로 큰 바위들이 한데 뭉쳐 볼거리를 형성한다.
바위에 끼인 노란 이끼 덕분에 황금다리라는 애칭을 붙여논것 같다.


눈도장만 찍고 이제 폭포방면으로 하산하기 위해 조금 되돌아간다.

오면서 봤던 작은 산장느낌의 식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겸 스프하나씩 시켜서 점심을 대신한다.
아니 스프 하나가 단돈 2.5레프라니. 것도 산 중턱의 레스토랑에서 말이다.
불가리아는 물가조차 사랑스러워 ㅜ 가난한 여행자에겐 특히나 그렇다.
하지만 메뉴선정은 실패했다능. 무난하게 치킨 스프를 시킬것을 한번 도전해 보겠다며 평소엔 먹지도 않는 버섯스프를 주문했는데...

못먹을 맛은 아니지만 맛있지도 않다.
조지는 내장스프?를 시켜먹는데 훠얼씬 맛있어보인다.
그래도 여기에 빵을 곁들여먹으니 제법 든든하게 요기가 된다.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해 운동장이 있던 지역을 되돌아가 폭포를 만날수 있는 하산길을 찾는다.

운동장을 지나니 이제 딱 반왔단다 ㅋ
음 할만혀 ㅋㅋ
근데 뜬금없이 조지가 묻는다.
"한국에서 따로 운동같은거 했었어? 어떻게 숨 한번 안차고 산을 오를 수 있어?"
아마도 그동안의 여행중에 트레이닝 된게 아닐까 싶다 ㅋ

거기다 산을 오르는 내내 불평 불만 없는 내가 신기한가보다.
마리아와 비교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묻는데ㅋ 이게 한국에서 살아온 문화때문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답변할 수 밖에 없었다. 영어가 약해서 ㅋㅋ

솔직히 연애시절에 이런 시아의 성향때문에 전 남친들이 몹시 답답해했던걸 떠올리면 넌 직설적인 마리아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ㅋ

사실 보통의 한국인들은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걸 꺼리는 편이지 않은가. 시아도 그렇고 ㅋ 물론 기호와 의견이 확실한 한국인들도 많으니 다 그렇다고 말할수는 없다만.
결정장애가 있는 성향은 스스로도 몹시도 고치고 싶은 성격 중 하나다. 다른 의미에서 여행을 이어가며 긍정적으로 나와 다른것을 이해하려고 하는 열린 마인드가 강해진 것엔 감사하다.


여긴 또다른 운동장.
러시아 애들이 그렇게 많이온단다ㅋㅋ
왜 넓은땅 놔두고 운동하러 여기까지 오는지는 모르겠다 ㅋㅋ

아마도 요 흰초흰노흰이 폭포가는 길 표식인듯 하다.

내려가는 길은 갈림길도 많고 조금더 험한 편이다.

(포스팅을 패쓰했던) 파키스탄 훈자 울타 메도우 재도전때 제대로 빡신길을 경험했던지라 사실 이정도는 시아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음... 여담이지만 생각해보니 이글네스트, 울타메도우 도전기는 귀국후에라도 포스팅 해야할듯 하다. 아름답기도 아름답고 즐거웠던 기억중 하난데 패쓰해버림 ㅜ

암튼 오히려 조지가 내려가는 길에 엄청 애를 먹는다 ㅋㅋ
이러니 나보고 운동했냐 물어보지 ㅋㅋ

어렵게 여러갈림길을 거쳐 닿은 폭포.
여기야말로 정말 한국의 산을 빼다박았다.
수많은 여행자들을 거치며 보고 느낌이 상대적이란걸 간접적으로마나 경험했지만 확실히 이보다 어마어마한 풍경을 그동안 수없이 겪은터라 음~ 이정도의 반응밖엔 안나온다ㅋ 이래서 사람마음이 간사하다고 ㅋ

폭포구경을 마치고 다시 하산길을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이정도 암것도 아니라며 자만했더니 슬슬 무릎팍이 시려온다. 내려가는 길이 진정 빡세다. 딱히 닦아놓지 않은 가파른 내리막이라 관절 무리가 상당하다.

그래도 요런 귀요미도 발견하고 중간에 싼딸기 같은 것도 따먹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네ㅋ

내려오는데 두시간정도 걸린것 같다.
쉬운듯 쉽지않은 산행길이었어 ㅎ
내일 온천욕만 하면 퍼펙트한 소피아 일정이 되겠군.

역시나 막판에 배터리가 나가버려서 후반사진은 없다 ㅜ 갈수록 맛이가는 핸드폰 상태 ㅜ 이러다 핸드폰이 여행완주 못할지도 ㅋㅋ

보너스 비토샤에서 바라본 도심뷰 샷... 이 이거밖에 없는건 ㅜ 배터리가 조기 퇴근해버린탓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