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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불가리아

[세계일주 D+151-152] in 불가리아 - 마케도니아 : 난생 첫 나홀로 히치하이킹 도전기 part.2

by 시아-★ 2015. 10. 23.
이어서 10/4


이게 처음 시작이 어려웠지 막상 한번 하고나니 적극성이 붙는다.
하지만 첫 도전은 실패. 차가 이미 만석이라 태울수 없단다.

주차장을 서성이며 다음 타겟을 노려본다.
이윽고 나타난 ST차량의 두 아저씨.
조심스레 다가가 어디가시느냐 물어보는데... 아놔 영어를 못한단다.
급한맘에 마케도니아 갈거라 하니 그 단어는 알아들으시고 흔쾌히 태워주시겠단다.
올레 ㅠㅠ
다행이며 불행인건 이들은 국경넘어 얼마지나지 않은 마을에 산다는것.
어차피 한번에 뛰어넘을 행운까지 바라지도 않았다. 태워준다는데 감사해야한다.

심지어 불가리아에 있다는 영어가되는 누군가와 통화연결까지 시켜주며 의사소통을 시도하신다.
러시아 출신이라는 마리오와 조르단 아저씨.
덕분에 무사히 국경을 넘는다. 국경이 무슨 톨게이트 지나가는것마냥 쉽냐 ㅋㅋ
마케도니아도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세관때문에 트렁크는 꼬박꼬박 확인하더라 ㅋㅋ
시아에게는 세관품목을 구두로만 확인하고 만다.
딱봐도... 뭐 없을 비주얼이긴하지.

이윽고 마을에 들어서고 아저씨들은 뭐 먹이고 보내려는 심산인가보다. 전화통역ㅋ을 통해 아직 환전해논 돈이 없다니 신경쓰지 말란다.
그렇게 들어선 바에서 쥬스와 샌드위치를 시켜주시는데 종업원과 얘기하는 뉘앙스가 여기 샌드위치 안판다고 저기 가라고 하는거 같다 ㅋㅋ
저 쥬스도 충분해요~ㅋ

아무래도 히치하이킹은 위험하니 여기서 하루 머물고 내일 아침 스코페까는 버스를 타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이미 오늘 언젠가는 히치로 스코페가겠다 거기 카우치 호스트에게 약속했던지라 마음만 받기로 한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버스가 없다는거~ 마케도니아는 버스도 일요일에 쉬는 아주 적절하 나라로구나.
물론 계속 히치하이킹으로 갈 작정이지만 말이다.

조르단 아저씨는 문제가 생기면 전화하라며 연락처까지 메모해주시고는 가까운 주유소 주인에게 직접 인솔까지.

짧지만 깊은정을 나눌수 있다는걸 깨닫는 소중한 경험이다.
전화통역은 물론 바에서 만난 청년까지 앉혀 의사소통을 하려는 아저씨들의 노력을 보면서도
마음만 있다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것도 깨닫는다. 내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그런데... 너는 걱정말고 그냥 기다리기만 하라고 호언장담한 주유소 아저씨의 기백과는 달리 스코페가는 차는 한오백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오늘이 일요일이기 때문이란다. 내일 아침만 돼도 거가는 차가 넘치는데 오늘은 그쪽으로 유동인구가 없는편이라고.
아마 있다 스코페가는 큰 트럭들이 올테니 더 기다려보란다.
네 괜찮아요!

주유소 아저씨는 그 와중에 먹던 포도와 과자도 챙겨주시니 배는 고파도 마음은 부르다.

그렇게 기다리기만하면 올거라던 트럭은 잠 10시까지 오지않았다.
지금 히치에 성공해도 도착하면 자정이 넘는다. 오늘 움직이는건 여러가지로 무모하다.
모든걸 포기하고 오늘은 걍 노숙하기로 한다.
ㅋㅋㅋ 첫 도전부터 실패라니 ㅋ
역시 시아의 여행은 뭔가 순탄하지 않아 ㅋㅋ

침낭하나없는 시아는 스카프에 담요하나 둘러메고 마케도니아의 밤추위를 견뎌내야한다.
우하하 그동안 공항노숙은 몇차례 거쳤지만 길거리 노숙은 첨이다. 시아의 여행사에 길이길이 남을 첫 도전을 오늘 하루만 몇 번씩이나 ㅋ 역시 가난한 여행자 시아에게 유럽은 새로운 어드벤처의 시작이었어 ㅋ

주유소 주인 아저씨는 야속하게도 퇴근한단다. 잘가유 ㅠ
이미 노숙할 마음을 먹으니 맘은 편하다 ㅋㅋ
문제는 스코페 카우치 호스트와 연락이 닿아야 하는데 와이파이고 뭐고 안된다는 것.
주유소 직원 아저씨에게 부탁해보는데 국가번호 빼고 걸면된다고 설명해도 영어가 안통하니 이건 뭐... 실패다 ㅜ

그래도 여간 불쌍했는지 커피에 초콜렛에 막 쥐어주시는데 어찌나 고마운지 ㅜ 안그래도 저녁도 못먹고 이러고 있다 ㅋㅋ
도시는 나가야 환전을 하든 돈을 뽑든 대책을 세울텐데... 시아는 지금 시골동네 주유소 한켠에 고립중이다.

그러다 택시기사의 호객에 탑승거절했더니 경찰을 불러낸모양이다.
경찰 둘이 와서 시아의 신상을 묻는다. 여권까지 내보이며 신분조회까지 해서야 내가 난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한 아저씨는 제법 영어를 하신다.
덕분에 전화를 빌려 스코페에 내 안부를 전한다. 내일 아침에나 다시 움직이겠노라고. 다행히 화난 눈치는 아니다.

두바이 시몬 아저씨에게 내추럴 리퍼런스를 받은 이후로 카우치 서핑이 조금 껄끄러워졌다.
평소면 가볍게 넘길 호스트 거절답변도 리퍼런스 때문인것만 같고 ㅜ 나 왤케 소심하니.
카우치 서핑에 있어 리퍼런스 관리는 생명이다.
배드 리퍼런스 하나에 다음 거취는 영영 요원할 수도 있기때문이다. 주홍글씨같은 치명적인 족쇄랄까?
물론 그에 대한 해명 리퍼런스가 타당하다면 크게 문제삼지 않는 호스트도 많다. 단지 같은 일정으로 두명의 리퀘스트가 들어왔다고 가정했을때 배드리퍼런스를 가진 서퍼를 배제할 가능성이 더 큰 법이라 중요하지 않다고 할수 없다.
하... 리퍼런스관리까지 해야하는 치열한 카우치 여행자의 세계라니 ㅜ
그래도 단점보다 장점이 많기에 시아는 계속 카우치서핑을 하고 있다.

암튼 이제 경각심을 안고 더욱더 호스트와 소통하기위해 노력하게 되었으니 ㅋㅋ 그동안의 안일함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하자.

새로운 호스트에게 내 거취를 알렸으니 이제 맘놓고 노숙모드다.
경찰아저씨는 있다 내 안위를 확인하러 다시 오시겠단다. 하하 국제적 요주의 인물 나셨네 ㅋㅋ

주변에 있는 박스를 주워 자리를 깐다.
여행도중 침낭을 잃어버린건 크나큰 실수중 하나.
10월의 유럽은 꽤나 춥다.

갖은 덮을만한 것들을 쓸어모아 칭칭 둘러맨다. 그래도 추워 ㅜ
그때 다시 나타난 경찰님들이 권한 따신 차한잔에 얼었던 몸이 확 풀린다.

거기다 주유소 직원하저씨의 배려로 내부공간을 제공받아 이 추운 밤을 따시게 견딜수 있게됐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말은 안통해도 손짓발짓으로 대화를 한다.
어쩌면 이게 발칸의 또다른 매력.

의자에 앉아 쪽잠을 시전한다. 한두시간 잤을까?
이내 경찰아저씨가 시아의 야식까지 사가지고 주유소 사무실 문을 두들긴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고기가 들어간 여기식 빵인데 이름은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맛있다.
한달전에도 나같은 이스라엘 여행자가 여기서 노숙을 했었단다. 가여워서 같은 빵을 사줬는데 그는 채식주의자였다는 웃픈사연 ㅋㅋ 그래서 미리 시아의 식성을 체크하셨더랬다 ㅋ

현지경찰 둘과 주유소 직원 그리고 시아까지 넷이 협소한 주유소 사무실을 점거하고 함께 야식을 즐기는 이 풍경. 주유소 아저씨가 제공한 음료수까지 더해져 한없이 풍성한 테이블이다.
잠이 덜깨서 그런가 꿈만같네.

밖에서 오들오들떨면서 주인아저씨말만 철썩같이 믿고 넋놓고 기다리던 스스로를 원망했더랬다. 그냥 내가 도로로 나가서 차를 잡았으면 벌써 스코페 떨어졌을거인데... 라고 말이다.

그런데 덕분에 잊지못할 진귀한 추억거리를 만들었으니 이또한 즐겁다.

어느 선택을 하든 그 한편엔 늘 느끼고 배우게 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점점 후회하지 않는 법을 체득하는 중이다. 놓친 선택을 아쉬워하는건 시간낭비 정신낭비다.
아시아 여행에서 욕심을 비우는 법을 배웠다면 유럽에선 후회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 확실히 유럽부턴 뭔가 파트2의 느낌이야 ㅋ

아침일찍 일어나 이번엔 직접 히치하이킹을 시도한다.

주유소를 살짝 벗어난 갓길. 차가 히치하이커를 보고 안전히 차를 세울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히치하이킹이 가능하다.
나는야 초보 히치하이커. 하지만 사인카드 든지 5분도 채 안돼서 차가 한대 멈춰선다.
애석하게도 그는 중간 마을까지만 간단다.
발칸반도는 장거리보단 마을간 이동 운전자가 더 많다. 몇시간이고 기다리다보면 스코페 간다는 운전자가 없겠냐만은 이미 하루 늘어진 일정이라 조금이라도 전진하는편이 나을 것 같다.

일하러 가는 중이라는 듯한 운전자 크리스티앙은 영어를 못하지만 우린 정말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화를 시도한다.

여기가 원래 그의 목적지.
급히 볼일을 보고 나와 히치하이킹하기 더 좋은 장소까지 나와준다.

페북친구까지 맺으며 격하게 내 행보에 관심가져준 크리스티앙.
나는 하루 노숙했다고 저모양이고 ㅋㅋ

자기먹을라고 산 초코우유까지 덤으로 안겨주며 작별인사를 한다.
이것이 마케도니아의 흥한 인심과 정이다.


네버엔딩 히치하이킹.
이번에 잡은차는 하필 오흐리드로 간단다.
일단 갈림길까지만 같이 가는걸로 ㅎ
두명의 젊은 뮤지션은 그곳의 한 바에서 공연을 할거란다.
원하면 같이가도 된다는데 살짝 흔들린다.
사실... 스코페보단 오흐리드가 더 매력적인 여행지긴하다. 불가리아에서 멀다는 이유로 마케도니아의 거점을 스코페로 잡았는데 이렇게 떡 오흐리드가는 차를 잡아탈 줄이야 ㅠ
카우치서핑만 아니었음 이대로 갔을것을... 시아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다시금 오흐리드행을 포기한다ㅜ

차안에서 즐기는 마케도니아의 풍광.
이거슨 포도밭인가??
인도노래와 너무나도 흡사한 마케도니아의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운 여행길 ㅋㅋ
이맛에 고생시러워도 많은 여행자들이 히치하이킹을 택하는가보다.

드디어 갈림길... 으아니 근데 고속도로 한복판이다 ㅜ 여긴 근처에 주유소도 인보인다.
일단 갓길이라도 찾기위해 걸어나가보기로 한다.

가도가도 끝없는 고속도로. 한참 구불구불한 산길이라 마땅한 히치하이킹 장소가 나오지 않는다. 하... 시아는 초보중의 초보.
그렇게 하염없이 걷고 걷는다.

마케도니아 인심은 역시 살아있다.
마침 스코페로 간다는 한 부부가 정처없이 도로 위를 걷고있는 시아를 보고 그냥 차를 세워준 것.
각종 패션잡화 무역일을 한다는 이 중년부부의 차안은 보따리로 가득하다.
턱턱 봉다리를 뒤로 옮기며 사람하나 앉을자리를 만들어주시는 아줌마.
감사합니다 ㅜㅜ

발칸은 정말 영어소통되는 운전자 만나기가 어렵다. 이 부부도 마찬가지.
이미 차를 몇대나 갈아타며 느꼈지만... 사실 언어는 거들뿐. 관심과 진심만 있다면 어떤방식으로든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이 부부도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통역을 맡기며 한국에서 온 여행자 시아에게 온정을 베푼다.

아줌마의 친구가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선 그냥 여행자라는 이유로 공짜커피를 대접받는다.

마케도니아 모든 운전자들이 시아에게 차나 음료를 나누어 주었다. 한번도 빠짐없이 말이다.
발칸반도의 모든 국가가 한국에 못미치는 경제수준의 사실상 가난한 나라들이다.
히치하이킹으로 본 시아의 마케도니아는 따뜻한 정을 지닌 사람들로 가득한 마음만은 부자인 나라.

하... 사실 시아는 먹을것만 주면 다 천사로 보이는 심미안을 가졌다능 ㅋㅋ

그리하여 5번의 시도끝에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입성하는데 성공한다. 24시간만의 쾌거!

확실히 생각만큼 쉽지도 않고 예상밖인 유럽 히치하이킹 여행.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