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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시도 안돼서 꼴까따 호우라(HOWRAH)역에 떨어져버렸다.
부바네스와르에서 7시간 반정도 소요됐다.
아이고 막막하여라.
심카드 하나 사서 다니면 편할일을 미련하게도 고생이다 ㅋ
5년전만해도 스마트폰은 커녕 일반 전화없이도 2달 여행에 전혀 지장이 없었다.
심지어 동행했던 서주와 일주일동안 떨어졌다 재회하는데도 핸드폰의 도움을 빌리지 않았었더랬다.
충분히 한국에서 문명의 편리에 의해 바보가 되었고 그 편의는 누릴만큼 누렸다.
지금껏 유심한번 사지 않았던건 단순히 경비를 아껴보자는 거지근성 때문만은 아니다.
폰은 스마트해지지만 그걸 사용하는 사람이 점점 바보가되고 있는 아니러니를 서울살이하면서도 절감했던바다. 나와서까지 그러고 싶진 않다.
사실 이렇게 말하지만... 와이파이의 노예라는건 함정.
아자이집에서도 잦은 와이파이 고장으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진 못한상황이었다.
그나마도 가능했을땐 여행기 업로드하느라 바빴다능;ㅁ;
뿌리에 가면 숙소에서 와이파이 잡을 심산이었지.
그런데 뿌리는 가지도 못했고 나름 도시인 부바네스와르에서 조차 와이파이 구경을 못했네 ㅋ
내가 인도 무시했구나 ㅋㅋ
쫓기듯 무작정 산티니케탄(Santi Niketan)으로 향하는 중이다.
마을 전체가 대학교라는 것 말고는 전혀 정보가 없다.
심지어 여행동안 적잖이 의지했던 지도 어플조차 내가 찾아가려는 이동네 정보는 없다 ㅋㅋ
그만큼 외국인 여행자가 뜸한곳이란 반증.
나... 어디로 가고 있는거니?
일단 표부터 끊자고 한참을 돌았다.
시아가 내린곳은 신청사.
산티니케탄 행 기차는 구청사에서 타야하는 거였다.
입구지키는 경찰에게 물어물어 겨우 구청사에 진입하는 데 성공.
아직 어둡지만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무섭진 않다.
구청사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면 매표소인데 거기서 다시 왼쪽으로 돌아가면 여성 전용창구가 있다.
이 시간에도 표를 끊으려는 인파가 만만찮다.
웃긴건 여성전용창구에 남자들이 기웃거리며 흥정을 한다.
눈치가 어느정도 커미션 받고 티켓팅을 도와주는것 같다.
중간중간 직원들이 돌아가니며 제재를 하지만 빈틈을 노리는 불법티켓팅은 멈출줄 모른다.
이번엔 아예 일부러 일반열차를 끊었다.
6시5분에 출발하는 볼퍼 산티니케탄행 열차. 65루피.
13017 GANADEVATA EXPRESS
벌써 세번째 기차탑승이지만 일반표엔 절대 기차번호와 시간이 적혀있지 않다.
돈없는 사람 무시하나.
어처구니 없는 시스템이다.
심지어 여지껏 매번 매표소 가득 매운 인파에 뭘 물어볼수조차 없었다. 덕분에 벌써 두번이나 웃돈주고 슬리퍼 클래스표를 사질않나 ㅜ 그돈이면 벌써 이틀치 경비다 ㅠ
미리 못알아본 내 불찰니다 ㅜ
매표소까지 안내해준 경찰아저씨는 이런 사정을 아시는지 열차이름과 시간을 몇번이고 재차 알려주셨다.
그래도 꼴까따정도엔 한국인은 없더라도 외국여행자는 좀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지만 시간이 시간이어서일까 ㅋ 눈씻고 찾아봐도 현지인 ㅋ
근데 사실 옷만아님 내가바로 현지인ㅋ
남은 두시간여 동안 플랫폼 벤치에 앉아 잠을 청한다.
눈을 번쩍떴을땐 이미 동이텄다.
기차는 이미 대기중. 서둘러 올라타니 우연찮게도 여성전용칸.
티켓박스에만 여성전용창구가 있는줄 알았는데!
근데... 자리가 없다. 아니 처음부터 염치불구하고 비집고 앉았어야했는데 여유부리다 빈틈이라곤 찾아볼수 없는 만원여성칸.
옆칸으로 옮기자니 어차피 상황은 비슷할거고 곧 출발시간이고 ㅠ 여기가 젤 안전하겠거니 그냥 통로에 자리잡는다.
이것도 그나마 이 기차가 여기서 출발하는 차라 가능했을지 모른다.
인도열차는 정말 아비규환의 현장이다.
왜 다른 여행자들이 웨이팅기다리면서 슬리퍼클래스를 찾는지 몸소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ㅋ
그래도 150키로 아침구간이라 그럭저럭 참을만 ㅋ
왔다갔다 인파에 채이고 끼이고 그런것만 빼면말이지 ㅋㅋ
정각에 출발한 기차는 3시간이 조금 안돼서 목적지인 볼푸 산티니케탄에 도착.
으아... 엎친데 덮친격으로 비까지 내린다.
호객하는 릭샤왈라말로는 4키로정도 가야한다는데 걍 걸어갑니다.
비도 우비쓰고 맞을만하고 아직 죽을정도의 컨디션도 아니다. 잠이 좀 부족할뿐.
아놔 뭔가 허전하다했는데 기차에서 내릴때 인파에 밀리다 물병을 흘린모양이다.
생명과도 같은 물병을 ㅠㅠ 커피타마시기도 좋았는데 아오
일단 언능 숙소잡고 씻고 밥먹고 낮잠자야지... 는 개뿔
샛길 다 무시하고 무조건 직진하면 산티니케탄.
이동네 지도는 전무하니 무조건 물어물어간다.
드디어 산티니테탄에 다다른거 같다.
숙소를 찾는데 어쩜 다들 프로바빌리티 게하인지 거기 위칠 알려준다.
막상찾아가니 거긴 공무원이나 학생 등 관계자만 묵는곳이란다.
으아 처음부터 좌절.
다른 숙박시설을 물으니 메인로드로 나가서 왔던길을 되돌아가면 있을거란다.
비가와서 내 눈이 삐꾸가됐었나보다.
이제사 돌아가는 길에 속속 보이는 숙소들.
여긴 게스트하우스보다 로지가 더 많다. 그리고 몇몇 호텔.
그런데 어쩜 들르는 곳마다 방이없단다.
지금이 하이시즌이라고? 아놔 믿을수가 없다 ㅋㅋ
외국인이 없다뿐이지 인도인들 엄청 몰려왔나봉가.
그나마 방이 있다는데는 650루피를 부르질 않나 ㅎㄷㄷ
갈림길 표시가 보이는곳에서 투어리스트 로지가 있다는 길로 좌회전을 해서 들어가본다.
그나마 양반이 400루피.
배낭여행자들이 잘 찾지 않는 동네여서인지 도미토리자체가 없다.
어렵게 찾은 NIRALA LODGE의 300루피짜리 싱글룸은... 이제까지 묵었던 숙소 중 최악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5년전에 델리에서 찾은 나브랑 게하와 밀리지않아 ㅋ 거긴 둘이서 200루피에 묵었다고!!
근데 나보고 혼자 300루피주고 여기 묵으라고?ㅋㅋㅋ 정말 전의상실이다.
방컨디션을 어필하며 빌고빌어 250루피에 하룻밤 낙첨.
70여일간의 여정중 가장최악의 숙소에서 가장 큰 돈을 치르게 된것 ㅋㅋ
여긴 여권사본을 요구한다. 마침 시아는 비자발급용으로 여러장 복사해왔던 터라 바로제출.
동네 곳곳에 복사할 곳은 많다.
만일 산티니케탄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Sun Lodge를 추천한다.
400루피에 훨씬 좋은컨디션의 더블룸에 묵을 수 있고 쥔장이 아주 친절하다.
그린칠리 레스토랑 근처에 있음.
이쯤에서 애초 2박 예정했던 산티니케탄 일정을 1박으로 급 조정.
내일 당장 밤차타고 여길 떠야겠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추천하나에 이끌려 여까지왔을까 ㅋㅋ
이동네 숙소들은 호텔급 외에는 와이파이가 없다 ㅋㅋ
심지어... 와이파이도 불통이라 ㅋ
한명 누우면 꽉차는 싱글베드의 블랑켓은 언제가 마지막빨래였을지 가늠조차하기 힘들다. 이럴때 쓰려고 침낭을 챙겨왔건만 쓰지도 못하고 잃어버리질 않나. 아쉬운대로 우비라도 깐다. 혹시있을지 모를 빈대로부터 내몸하나 보호하려면 갖은 수단을 다 써야한다.
성인한명 서면 거진 차는 샤워공간에서 어렵게 몸에 물이나 끼얹고나니 12시-_
이제사 밥을 먹으러 나간다.
숙소 쥔장에게 와이파이되는 식당을 물어본다.
근처에 9×9 레스토랑이 아마 될거란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ㅋㅋ 마침 와이파이 고장 ㅋ 내일은 아마될거라고 ㅋ
식당 쥔장 말에 의하면 이구역에 와이파이 가능한 식당은 여기 뿐이란다.
나와서 방황하다가 약국발견.
출국할때부터 끌고왔던 얼굴의 아토피가 점점 심해진다.
도저히 자가치유는 어려울것 같다.
스테로이드연고를 찾는데 마침 약사 한명이 영어를 할줄 알아서 어렵지 않게 약을 구한다.
27루피. 엄청싸구나 ㄷㄷ
식당을 찾아 나서는데 다시 쏟아지는 비에 근처 다른 식당으로 쫓기듯 들어간다.
* 산티니케탄 식당
정보
GREEN CHILLI 그린 칠리
무려 에어컨을 틀어주는 근방 몇 안되는 식당이어서인지 릭샤타고들 많이 찾아온다
.
하지만
와이파이는 안됩니다ㅜ
나름 내부 쾌적.
테이블에 있는 물은... 언제떠놨는지 확인할길이 없음. 한모금마셨다가 포기 ㅋ
손씻는 용인가봉가.
다들 물은 사먹는 분위기다 ㅋ
메뉴는 대략 50-150루피 선.
인디안, 차이니즈 정도메뉴이고 블랙퍼스트 메뉴도 따로있다.
짜파티, 난은 디너에만 가능하다고 ㅜ
알루 파니르 커리 55루피
플레인 라이스 20루피
스트라이트 작은병 15루피
밥은 고봉 ㅋ 커리도 적당하니 맛도 깔끔한편이다.
도합 90루피. 배터지는 양이긴 한데...
비만아니었어도 이런 사치 부리지 않았을텐데 ㅋㅋ
배가 부르니 본격적으로 잠이 몰려온다.
잠좀 자고 저녁에 다시 대책회의를 세워봐야겠다.
5시가 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무릎아픈건 좀 나졌다.
비도 그친것 같다.
그래도 캠퍼스 구경은 내일로 미룬다.
먹구름때문에 충분히 어둑어둑하다.
대신 조금더 나가 로컬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숙소에서 메인로드까지 나가서 우회전.
저쪽께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사모사 등의 튀김류를 파는 로컬가게다.
사모사, 양파튀김, 그리고 뭔지 모르지만 큰 튀김하나 골라서 포장한다.
아~ 싸다! 13루피. 근데 잔돈없다고 15루피 가져가버린다.
이래서 인도는 항상 잔돈을 챙겨다녀야 이런봉변을 안당함 ㅋㅋ
탄산음료를 사려는데 작은페트를 35루피달래. 헉 배보다 배꼽이 더큰 이 얼토당토않은 인도물가 ㅋㅋ
걍 1리터짜리 물을 산다. 18루피.
돈주고 물사먹는거 젤 싫어하지만... 물이 젤싸니 ㅜ 물통도 필요했고 겸사겸사.
이렇게 방으로 돌아가 저렴한 디너를 해치운다.
여기 사모사는 생강맛이 강해서 별론데 이름모를 빵이 아주 맛있다. 감자 간것과 야채을 섞어 속을 채웠는데 입맛에 맛는다. 내일 저녁에 이 빵을 간식으로 싸가야겠구만.
남은 시간이 아까울겨를도 없게 피곤하다.
미뤄왔던 그간의 경비를 정산하고나서
이른 취침에 든다.
고달픈 하루였어 휴_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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