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역시나 오늘도 구름이 쫙깔렸다.
다르질링에서 설산 보는건 포기.
어제 아침 맑았을적에 설산을 보았다는 쵸키네에서 만난 한국청년들의 이야기에 어찌나 배가 아팠던지. 새벽 6시쯤엔 보통 개어서 심심치 않게 히말라야를 볼수 있단다.
이 집 뷰엔 설산이 없다구 ㅠ 난 전생에 나라를 구하진 않았던 모양. 하하
괜찮아 ㅋ 나에겐 펠링과 갱톡이 있으니께 ㅋㅋ
오늘 아침 싸이러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일정을 확정했다.
25일에 펠링에서 1박, 26일에 갱톡에서 1박.
27일 실리구리로 내려가 바로 카카르비타 국경을 통해 네팔 카트만두로 넘어갈 계획이다.
커피와 함께 한가로운 오전을 보낸다. 보태니컬 가든과 재패니즈 사원정도만 가면 굳이 여기서 뭘 더 보고 가고할 것도 없다 ㅋ 300루피를 호가하는 비싼 토이트레인도 흥미없고 동물원도 굳이 안가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때울겸 비벡과의 약속시간도 다가오니 이젠 나가야겠다.
오늘도 쵸우래스타 근처 쵸키네 식당으로 출근도장을 찍는다.
날씨탓인지 며칠내내 아침마다 목이 잠기잘 않나 내내 칼칼하다. 그래서 인지 거들떠도 안보던 국물음식을 찾게된다.
이래서 인도 고지대에서 그렇게 뚝바와 뗌뚝을 찾나보다.
어제 한국 청년들이 극찬한 치킨뚝바(40루피)에 도전한다. 이미 여기 국물맛은 여러번 맛봤기에 믿고 주문해본다.
뚝바는 뭐 시키자마자 뚝딱이다.
하긴 이미 육수는 항상 펄펄 끓고있으니 ㅋ
국물은 익히알던 그맛. 그런데 면발이 에러다. 찰기없이 뚝뚝 끊어진다. 5년만의 뚝바라 원래 이런건지 여기가 그런건지 마침 오늘 면을 막삶은건지 알순없다 ㅋ
그래도 워낙 국물이 끝내주는데다 치킨고명도 정갈해서 맛있게 해치운다. 밥을 시켜서 말아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가면서 또 베지파라타나 하나 집어먹기로 결정한다.
근데 국물을 다 비울쯤 들어온 네팔리들이 시킨 치킨 빅모모에 눈이 돌아간다.
30루피래서 안중에도 없었는데 막상 앞에서 맛나게 먹는 그 실물을 보니 그냥 나갈수가 없다!
언니 저도 저거 하나 주세요 ㅋㅋ
우리네 야채 호빵을 생각하면 비슷한데 반죽은 예의 그것들보다 뻑뻑하다고 해야하나?
그래도 같이 내주는 육수를 곁들이니 술술 넘어간다.
속은 치킨과 양파의 믹스. 삶은 계란도 들어가있네 ㅋㅋㅋ
진정한 다르질링 공식 맛집 ㅋㅋ
이렇게 먹고도 노점에 켜켜히 쌓인 사팔라이를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엄청 맛있는건 아닌데 이상하게 자꾸 찾게된다.
식사로 치킨치킨 했으니 이번엔 베지 사팔라이를 하나 주문한다. 치킨파라타의 절반가 단돈 10루피다 ㅋㅋ
결코 칠리를 빼지 않는다. 칠리소스조차 없음 지극히 밍밍한 맛 ㅋ
솔까 치킨이나 베지나 맛차이가 없다. 가성비로 베지를 먹는게 개이득.
이렇게 80루피로 간식까지 챙겨먹고 ㅋㅋㅋ
광장앞까지 나간다.
오미 그런데 빅스크린에서 EBS다큐가 송출되고 있다!!
오호라 '신의 아이들'이라는 바라나시의 하층 아이들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거 한국에서도 꽤나 반향을 일으킨 영상인데 시아는 아직 제대로 본적이 없다.
비록 중간부터지만 무대앞에 앉아 다큐를 지켜본다.
네팔 다음으로 바라나시에 갈 예정인 시아에겐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한글자막 ㅋㅋ
잘만든 다큐다. 바라나시의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르고 온전히 그네들의 얘기를 그대로 전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시아도 저런 울림있는 메세지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보겠노라 방송계에 뛰어들었었지만 열정페이라는 착취의 희생양 이상이하가 아니었다 ㅋ 하하하
돌아가면 다시 영상일을 하게 될지 다른 무언갈 찾을지는 모르겠지만 미련이 있긴한 모양이다 ㅋㅋ
약속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비벡을 만난다.
어디가 가고싶어?
음... 보태니컬 가든이랑 재패니즈템플을 생각하고 있었어.
보태니컬 가든은 걍 꽃이 잘 가꿔진 공원이라 비추고 재패니즈템플은 가볼만해. 안내할게.
재패니즈템플(Japanese Temple)은 그제 만났던 아쉬에게 추천받은 명소다.
사원 양식이 독특해서 볼만하단다.
오메 이길은 ㅋ 첫날 버드아이 게스트하우스 찾다 잘못들었던 길 ㅋㅋ 그때 이길로 가면 유명한 사원이 있다더니 그게 여기였구나 ㅋㅋ
워낙 고지대라 올라가는 길 자체도 큰 나무가 우거져 눈이 즐겁다. 어차피 차가 다닐수 있게 정리된 길이라 그리 험하지도 않다.
재패니즈 사원은 그 양식도 독특하지만 사원을 빙 둘러 부처의 일생을 불상과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 흥미롭다.
아래로 내려다보는 경관도 일품이다.
이러니 다르질링을 안좋아할수가 있나 ㅋ
물가만 싸면 참 좋을텐데 ㅋ 하하하
어제 싸고 맛있는 로컬식당을 찾는다 물었더랬다.
이번엔 약속한대로 즐겨찾는 식당을 안내해준다.
이길은 정말 지나다니면서 보기만했지 직접 내려가본적은 없는 로컬 오브 로컬.
원래 데려가려던 식당은 문을 닫아 부득불 다시 위로 올라간다. 지나가면서 자주 본 낡은 건물.
인터넷카페가 모여있는 곳이다.
2층에 NIRMALA RESTAURANT라는 테이블 두개짜리 아주 작은 식당이 있다.
이미 자리는 꽉차있고 미리 치킨커리와 라이스를 주문해놓고 대기를 탄다.
거의 최초에 가까운 이 식당의 외국인인지라 여기저기서 나에대한 질문공세를 받는 모양이다.
역시 서빙까지의 시간은 한참이 걸린다 ㅋ
어마어마한 양의 밥과 묽은 치킨커리에 달이 제공된다.
심지어 커리와 밥은 리필이 가능한듯하지만 늦은 아침을 이미 배불리 먹은 뒤기도 하고 기본양이 많아서 올만에 밥을 조금 남기고야 말았다 ㅋㅋ
이게 60루피라니. 진정한 로컬이다.
일렉트로닉 디제이가 꿈이라는 비벡.
어제부로 한껏 친해진 탓인지 집으로 초대해서 직접 초대해서 그동안 작곡했던 곡들을 들려준다.
오. 2년동안 혼자 독학했다는 이 친구의 음악은 생각보다도 세련되고 기승전결이 탁월했다.
너 진짜 음악좋아하는구나.
멜로리라인 부분만 좀더 다듬으면 될성푸른 나무네.
즉석에서 같이 음악작업도 해본다.
사실 난 딱히 한게 없는데 슥슥 툴을 만지더니 금새 곡을 만들어낸다.
스스로도 오늘은 금새 스케치가 나왔다며 즐거워하는 비벡.
나와 함께 만든곡이라며 곡제목을 시아라 붙여도 될는지 묻는다.
으아 영광이지. 글고 이건 온전히 니가 만든곡이야 ㅋㅋ
내가 누군가의 창작에 영감과 도움이 됐다는 사실조차 영광스럽다 ㅋ
비벡은 시아와 닮은 구석이 많은 친구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을런지도 모르겠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환경이지만 돈보다는 꿈을 쫓는 쪽을 택했다는게 가장 큰 공통점이랄까.
솔까 이친구의 환경이 시아보다 훨씬 더 열악하다면 열악하다. 그럼에도 열정을 쫓는 순수한 이 친구를 보니 자극도 되고 날 이토록이나 좋게 봐주는 게 쬐까 부끄럽기도하고.
얘길들어보니 여기 대학은 한국처럼 널널하지 않은모양 ㅋ 결석은 용납이 안된단다. 엄청난 패널티가 있다는거 같음.
지각과 결석을 밥먹듯하고도 빛나는 졸업장을 따낸 시아가 여기있는데 ㅋㅋ
심지어 비벡네 학교는 교복을 입는다 ㅋ 두발도 제한이 있단다. ㅎㄷㄷ
그렇게 우린 내일 다시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진다.
하도 걸어다녔더니 왤케 힘이드냐.
집으로 돌아가면서 촉바자르 튀김노점에서 2루피짜리 알루튀김 두개와 5루피짜리 사모사를 집어먹는다.
인도에선 이래저래 군것질도 참 많이한다 ㅋ
이미 싸이러스는 퇴근하고 집에 와있다.
오늘은 이상한일 없었냔다 ㅋㅋ
ㅇㅇ 아주 깔끔한 하루였어 ㅎㅎ
아이녹스가서 영화볼 계획이라니 영어자막으로 다운받아논 발리우드가 있으니 여기서 공짜로 보란다 ㅋ
덕분에 오늘 저녁은 공짜영화 한편 땡긴다.
싸이러스가 직접 다르질링차도 내어준다.
영화 제목은 '안자나 안자니'
번역하면 이상한남자 이상한여자?ㅋㅋ
각자 다른 이유로 자살하려다 다리위에서 만난 두 남녀에게 벌어지는 러브스토리다.
여배우가 상당히 매력적인데 미스월드 출신이란다 ㅎㄷㄷ
웰메이드 영화다. 좋은영화 잘 봤수다 ㅋ
내일도 한편 땡기기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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