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D+108] in 라다크 레 : 특명! 일행을 구하라.

8/22


매주 토,일 판공초가는 로컬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미리 퍼미션을 받아야한다.

레 진입기에서도 언급했지만 판공초, 츠모리리, 누브라밸리, 다하누 등의 지역에 외국인이 방문하려면 퍼밋이 필요하다.


방문 전날 신청하면 다음날부터 통행가능한 퍼밋이 발급된다. 1일부터 최대 일주일까지 원하는 일수만큼 신청할 수 있다.


개별로 신청할수 있는 방법은... 없진 않으나 힘든것같다. 최소 2인 이상이 신청해야 하고 발급기관도 시내에서 꽤나 먼거리라 한다.


일단 시아는 당장 동행이 없으니 여행사를 통해 신청하는 수밖에 없다.

이 일대 다 돌아본 결과 일주일짜리 퍼밋은 650-700루피선이다.
실제 발급비용은 540루피.

나머지는 여행사가 먹는 수수료라 보면된다. 이 퍼밋비용 안에 환경부담금이 포함되어있으므로 이미 300루를 납부했다면 영수증을 여권과 함께 첨부해서 그만큼의 비용은 지불하지 않으면 된다.

사진이나 여권 사본 등은 필요없으니 챙기지 마시라 ㅋ


라다크 지역 퍼밋에 대한 건 대략 이정도인데... 조금 더 싸게 수수료 먹는 여행사를 찾아보겠다고 발품을 팔았더랬다.


그러다 포트 로드의 한 여행사에서 500루피에 퍼밋을 해주겠다는 곳을 발견! 그런데 지금 신청자가 없으니 한명을 더 구해오란다 ㅠ

아오 난 혼잔데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보다야 쉽겠지만... 아오 여행와서 이게 무슨 영업질의 시작이란 말인가 ㅠㅠ


그나마 보이던 여행자들은 막상 찾으려 하니 씨가 말랐니? 영업할줄 알고 다 날 피해다니나?

그나마 아직 숙소에 남아있던 일본인들에게 물어보고 다녔지만... 이미 퍼밋 다 받았단다 ㅋㅋ


혹시나 싶어 여행정보센터를 찾아가본다.

와 대박 ㅋ

마침 한국인 한명이 뙇.

심지어 아직 퍼밋발급 안받았단다. 올레 ㅋ

근데 내일 같이 움직일수도 있는 분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 답변받고 움직여야 할 상황이다.

것보다 이친구는 고산병 증세때문에 여기서 산소를 마시고 나왔다 한다. 오미~ 확실히 얼굴이 새하얀게 좋은 컨디션은 아닌것 같다.


암튼 덕분에 알게된 정보.

메인바자르 바로 밑에 있는 여행자정보센터 2층 산소바에서 10루피에 산소측정을 할수 있다.

원하면 50루피에 30분 동안 산소를 마실 수 있다.



일단 시아도 별도리 없기에 기적처럼 만난 한국인! 정훈씨에게 기대볼 수 밖에 없다.

일단 창스파로드에 있는 아미고 한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연락을 기다려본다.


정훈씨는 방학을 맞아 2주간 스리나가르-라다크 여행을 나왔다는 대학생.

벤쿠버에서 2년 유학생활을 했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치고라도 영어가 어마어마하다. 네이티브 뺨치는 수준. 부럽다 ㅠㅠ


유학생활 제외하면 배낭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스리나가르에서 지프타고 레로 넘어오자마자 고산병 증세로 다음날 하루종일 숙소에 누워만 있다 오늘 산소마시러 나온거란다.


에고... 원래 내일 판공초 갈 생각이었다는데 아무래도 저 상태로 갈수 있을까?

마음은 급한데 이친구한텐 내일 같이 가자 선뜻 못말하겠고 연락오기로 한 사람한텐 답장이 없단다. 허허허

그러다 동익오빠에게 드디어 연락이 온다.

바라나시에서 길을 달리했지만 레에서 다시 만나기로 기약했더랬다.

알치에서 1박하고 이제 레에 돌아왔다고.

마침 퍼밋 신청전인데다 내일 판공초도 흔쾌히 같이 갈수있다하니 드디어 한숨 돌렸다.


이렇게 셋은 아미고에서 뭉쳤다.

시아 혼자였을땐 긴가민가하던 종훈씨도 동익오빠가 합류하자 내일 함께 판공초에 가기로 결정한다.
으허허 내가 그렇게 약팔이 같았나 ㅠ 씁쓸하구만.

그렇게 셋이 퍼밋을 받으러 갔지만 아차!
500루피 부른 여행사는 2틀짜리 퍼밋기준 가격이란다. 내가 잘못들은거란 말이여?

퍼밋땜에 본의아니게 삽질하느라 아침도 못먹고 이제 점심시간도 지났는데 ㅠ 무소득이다.
몇 군데 더 알아보다 결국 하얀히말라야 여행사로 간다.
여기 이상 싸게 퍼밋해주는 여행사가 없다.
이미 한국인들에게 믿을만한 여행사로 알려진 두 곳이 있는데 잔스티로드 초입의 하얀히말라야와 창스파로드의 강용해(정확한 상호명보다 밖에 붙어있는 이 한글 이름으로 더 알려진 곳)다.

일단 두군데 모두 일주일 퍼밋은 650루피.


이미 두군데에서 지프투어 가격을 확인했지만 당연히 가난한 여행자 시아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ㅋ


참고로 현재 판공초 지프는 인당 천루피 중후반대.

누브라밸리 지프는 인당 2천루피 초반에서 중반대 정도 선이었다. 물론 6-7인 좌석을 가득 채웠을때의 기준이다 ㅋ

지프렌탈 투어는 정해진 가격에 엔빠 개념이므로 인원이 많을수록 가격은 저렴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여행사 앞에 구인메모를 남겨놓고 인원을 모으는게 보통이다.



암튼간 대낮에 신청을 하니 오후 5시쯤 받을 수 있단다. 휴~ 한숨돌렸다. 오늘 퍼밋못받으면 판공초는 포기할 생각이었다능 ㅋ


다들 공복이라 점심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여기 물가 비싼데다 로컬식당이라고 아는데는 바자르 골목 치킨커리 집뿐이다.

오늘은 어제 먹은집 맞은편 달라이스와 치킨커리를 파는 카시미르 다바로 데려간다.


치킨커리라이스 90루피. 달라이스 60루피.

밥과 커리국물은 역시나 원하는 만큼 리필해 준다.

치킨커리는 어제먹은 맞은편 식당이 나은듯한데 달은 맛있는 편이다.


정훈씨는 이런 로컬이 처음이라 영 신기한가봉가.

이런저런 얘기로 수다삼매경에 빠지다보니 테이블 두개짜리 식당 영업에 방해될 정도로 시간을 뺏어버렸네 ㅋㅋ 아이고 이 눈치없는 영혼들이여. 셋이 동시에 아차싶어 일어난다.


판공초 가는 로컬버스는 워낙 인기노선이다보니 하루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내자리에서 앉아갈수있다. 뉴버스스탠드까지 갔는데 여기 직원들은 매표소에 붙어있질 않아 항상 찾아다녀야 한다.

좀만 기다리라고 해도 세월아 네월아~

그려 ㅋ 나 시간많아 ㅋ

전날 3시 예약인데도 좌석번호 25번. 앞에 앉으려면 더 서둘렀어야 ㅠ 어쩔수가 없다.


동익오빠는 이제야 숙소를 구하러 창스파로드로 향한다. 정훈씨와 시아는 레팔라스로 향한다. 메인바자르 뒷길로 가다보면 곳곳에 레팔라스 가는 길이 표시되어 찾아가기 어렵지 않다. 단지 좀 가파를 뿐 ㅋ 헥헥거리며 급경사를 오르다보니 왕궁 입구다.


우와~ 레 시내에만 박혀있을땐 몰랐던 신세계.

매일 올라와서 멍때려도 좋을만치 한적한데다 저 멀리 민둥산과 시내뷰가 랑데뷰로 한눈에 들어온다.

정훈씨왈... 제가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온건데...
고산병에 시달릴줄이야 ㅋㅋㅋ


애초에 시아는 입장료 100루피 주고 왕궁안까지 들어갈 마음이 없었다능. 하지만... 정훈씨는 다르다. 이미 시아의 얄팍한 지갑사정을 아는 그는 덩달아 입장을 포기한다.

난 여기서 멍때리며 기다려도 괜찮다는데도 담에 다시 올라올거라는데... 마음이 영 불편하다. 내가 이래서 동행을 못만든다고 ㅜㅜ



그렇게 퍼밋을 받으러 하얀히말라야에서 다시 뭉친 셋.

판공초 가는 길이 그렇게 험했다는 다른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하지만 엄청시리 아름답다니 다시 안심이 된다.

아침부터 판공초 가겠다고 퍼밋땜에 생쇼를 벌였지만 사실 그다지 당기는 여행지도 아니고... 덕분에 일장이 빡빡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미리부터 실망할까 걱정부터 하게되는 여정은 또 처음이다.

그래도 덕분에 새로운 동행을 길위에서 헌팅하게도 되고 남들 여기와서 다 가본다는 라다크 최고의 관광지를 저렴하게 찍고 온다는데 의의를 두자.


사실 아직 배도 안고픈데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는 이 다급한 일정 ㅋ 지금 시간에 딱히 할게없으니 밥이나 먹어야지.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포트로드의 라마유르식당까지 갔다가 가격선때문에 돌아선다. 이렇게 멀쩡한 사람 하나더 국제거지 만드네;; 일명 시아효과라고 ㅋㅋ 넌 이미 경비가 줄고 있다 ㅋㅋ


점심을 해결했던 바자르 골목을 주욱 더 파고들어가면 여행자식당이라고 대놓고 써논 로컬포스의 다바(식당) 셋이 나란히 보인다.

여긴 베지탈리만 파는 모양이다. 베지탈리 80루피면... 싼것도 비싼것도 아닌 그냥 그런 가격.
도대체 진짜 로컬 식당은 어디 숨어있는거냐고 ㅠ
대안이 없으니 저녁은 여기서 해결하기로.
맨 왼쪽 RAJA PUNJABI DHABA.

물컵 청결상태는 정말 에러. 물을 따르니 뭐가 둥실둥실 떠다니네 ㅋ 물은 먹지 말아야지 ㅋ

그래도 탈리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여기도 짜파티며 밥이며 원하는 만큼 리필해주니 배채우긴 좋다.

덮어놓고 덤으로 받은 짜파티를 우걱우걱 마무리하니 배가 터질지경. 무식하게도 먹어대는 요즘이다 ㅋ



정훈씨는 어디서 캠프파이어하면서 닭구워먹는단 얘기를 들었는지 해보고 싶다며 내 눈치를 본다. 아놔 다시금 난감한 선택의 순간 ㅜ 모닥불 피우는것도 다 돈인데... 여긴 닭도 비싼데...

곧 한국 돌아가는 젊은 청춘의 낭만을 꺾을순 없기에... 일단 시아도 오케이한다 ㅎㄷㄷ

몇 번 상의끝에 만일을 대비해 상할 가능성이 있는 닭은 포기하고 감자 1키로(40루피)만 사가는걸로 합의를 본다.


내일 판공초가는 버스는 오전 6시반.

아침 먹을 겨를도 없을테니 빵이나좀 싸가기로 한다. 메인바자르 뒷골목에 전통빵을 굽는 가게가 모여있다. 개당 5루피. 바로 먹어도 맛있을까 말까한 비주얼이지만... 그런거 따질 주제나 되야지 ㅋ 인당 2개씩 6개를 싸서 챙긴다.


하얀히말라야 맞은편 DZOMSA에서 물병을 가득채우는 것으로 내일의 준비 완료. 여기는 물 1리터 채우는데 7루피. 물병이 없다면 상점에 마련된 페트병을 쓰면 되는데 이럴경우 10루피다.


자자자. 드뎌 우리는 내일 판공초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