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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내내 숙소의 열악한 와이파이를 붙들고 최후의 사투를 벌인다.
마침 잠못들던 고국의 동생에게 SOS까지 쳐가며 파키스탄에서 타국으로 넘어가는 제일 싼표를 수소문한 결과 역시 두바이로 넘어가는게 지금으로써는 최선이다.
그나마도 중동 저가항공사 에어블루의 이달 24일 150불이 가장 저렴한표. 이제까지 구한 비행기 티켓 중에서도 가장 비싸지만... 싼표 나오길 기다리겠다고 언제까지 인도에 머무를텐가 ㅠ 심지어 보장도 없다. 느린 인도의 와이파이와 씨름하며 프로모션 알아본다고 각개격파하기도 힘든 여건이다.
네팔제외하고 한달만 있다 이란으로 넘어갈 계획은 우여곡절끝에 수정과 수정을 거듭해 결국 두바이로 귀결짓는다.
물가비싸기로 악명높은 두바이 ㅋㅋ 과연 잘 견뎌낼수 있을것인지!
그리고서는 다음 입국지가 문제인데... 어차피 또 비행기를 타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 역시나 150불에 헬싱키로 가는 표가 그나마 러시아 세인트피터버그를 찍어야 하는 루트상 가장 나아보이지만 후아... 보름사이에 항공권으로 300불을 지출해야 한다니 ㅎㄷㄷ이다.
일단 두바이행 티켓부터 예약해둔다. 하루안에 결제하면 되므로 뱅기 티켓과의 사투는 여기까지로 매듭짓고 늦게서야 잠이든다.
오늘의 계획은 바쉬쉿 온천욕과 어제 만났던 인도친구를 다시 만나는 것.
그런데 늦은취침의 최후는 늦은 기상 ㅋ
레 마지막 밤에 기어이 싸구려 보조가방의 어깨끈이 뚝 끊어졌더랬다.
반짇고리가 없는지라 일단 끊어진 채로 들고다니다 임시방편을 생각해 낸다.
방수팩의 탈부착이 가능한 어깨끈을 보조가방에 잇는것. 최대한 짧게 조여매지만 좀 긴감이 있다. 이게 어디야 ㅋ
여행하면서 이 아니면 잇몸을 활용하는 법을 터득해간다.
황급히 짐을싸서 체크아웃부터 한다.
하도 사흘사이 너무 짐을 널부러났더니 정리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
후다닥 뉴마날리 버스스탠드까지 달려간다.
오늘 밤 9시반에 출발하는 쉼라행 버스 예매가 더 급하니까.
아니근데 이게 왠 날벼락 ㅋㅋ 오늘은 스트라이크라 버스 운행이 전면 중지란다. 스트라이크면 파업이란건가? 근데 내일은 버스가 다닌데 ㅋㅋ 이것참 황당그자체 ㅋ
어제 진즉에 확인했어야하는데 방수팩에다 간단히 짐챙긴다고 쓸돈만 챙겨나오는 바람에 티켓예매를 미뤘던게 화근. 진짜 정신을 한국에 두고나왔다니까 ㅜ
어쩌겠는가. 여행사에 물어봐도 아침 8시반차밖에 없다는데 심지어 155루피 더 비싼데 이럴바엔 그냥 하루 더 자고 내일 밤차타는게 낫지싶다.
괜시리 버스문제로 시간을 더 낭비해버리는 바람에 약속시간에 더 늦게생겼다.
역시나 ㅋㅋ 이번엔 지름길로 다급히 올라갔지만 약속장소엔 아무도 없다.
거진 한시간이나 지났는데 기다리다 돌아갔겠지. 연락처라도 받아놀걸 너무 자신을 과신했어 ㅜ 엄청시리 미안한 마음이 밀려온다.
일단 원래의 목표였던 온천욕부터 즐긴다.
역시 이시간은 한산하구나. 오늘은 외국인도 한명 보이는데 대야와 바가지에 솔까지 챙겨서 빨래를 해결하는걸 보면 보통내기가 아니다. 오래 여기 머무르고 있는 포스?
시아도 애초에 급한대로 금방 마를법한 스카프와 가디건 정도는 여기서 빨아가지고 갈 요량이었는데 뭔가 자신감이 생기네 ㅋ
별다른 도구없이 물을 적시기 시작하니 옆에있던 그 친구가 세제와 솔을 기꺼히 빌려준다.
땡큐 소 머치 ㅎ
이 스카프로 말할것 같으면 네달동안 한차례도 물을 뭏히지 않은 인도친화적 더러움의 극치 ㅋ
이 가디건으로 말할것 같으면 네달동안 모진 풍파 겪으며 군데군데 구멍나고 본연의 연한 핑크빛 대신 각종 대기오염물질과 동화되어 잿빛화 되고 있는 누더기.
이제 손빨래로는 원상복구되기 어려운 상태다.
그래도 솔까지 동원해서 열심히 문대보지만 하하하
목욕마치고 나오니 몸은 개운한데 약속을 못지킨 이내 마음은 불편하구나.
혹시몰라 약속장소도 서성대보고 숙소가 있다던 골목도 돌아보지만 이 좁은 바쉬쉿에서 그림자조차 찾을수가 없네.
걍 포기하고 돌아가기로. 체크인도 다시해야하고 쉼라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들과도 다시 연락해야하니 와이파이가 필요하다.
아니 근데 조앞에 배낭싸들고 나온 정훈씨 발견.
달려가서 인사를 한다. 이친구도 놀란모양.
패러는 했어요?
아녀 저것들이 택시비뺀 요금을 알려줬던거라 걍 안하기로 했어요.
마날리에 유명한게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패러글라이딩.
시아도 5년전에 여기서 한차례 경험했던지라 어제 고민고민하길래 강력추천했더랬다.
택시비 빼고 25,000루피면 비싸네. 요즘 철이 아니라 그런건지 바가지를 씌운건지는 애초에 할생각이 없어 알아보지 않은 시아도 모르는일.
저 어제 그 인도친구랑 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었거든요. 엇갈렸나 싶어서 찾고있던 중이었는데...
아 걔요? 걔 늦잠잤어요 ㅋㅋ
퐈 ㅋ 이제야 홀가분하네 ㅋ 다행이다 정훈씨만나서 죄책감을 씻었네 ㅋ 어제오늘 시아의 지원군이다.
한국 조심히 들어가요~
저는 오늘 버스 파업이래서 내일가요 ㅋㅋ
이렇게 또 어정쩡하게 진짜 작별인사를 나누고 가벼운 마음으로 올드마날리를 향한다.
급한마음에 아침도 거르고 목욕까지 마치니 출출하긴하다.
마침 지름길을 가로질러 내려가 큰도로 주유소까지 걸어가니 그동안 못봤던 노점이 보인다. 이런거 그냥 못지나치는 시아.
이게 뭐에요?
쥔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는 고로 마침 포장주문중이던 손님이 대신 알려준다. 로컬음식 찾아먹다 보면 이런일 허다하다. 마침 영어되는 손님이라도 있어서 대신 대답해주면야 손짓발짓에 지폐꺼내서 확인하는 수고는 좀 덜수 있다 ㅋ
이건 꿀짜야.
얼마에요?
두장에 짜나까지 20루피.
오메 괜찮은데? 심지어 안먹어봤던 음식이라 더 땡긴다.
우리도 이거 먹을라고 5km떨어진데서 오토바이타고 왔어. 엄청 맛있어 ㅋ
ㅋㅋ 저도 3km떨어진데서 왔어요 ㅋ 이거먹을라고 온건 아니지만 ㅋ
암튼 한접시 주문이요~
미리 만들어논 로띠를 꺼내 팬에 슥슥 뎁혀준다. 걍 뎁히는건데도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짜나(콩커리)를 작은 접시에 한국자 떠주고 거기에 생양파를 얹어준다.
고국에선 생양파도 안먹었었는데 집떠나니 음식이면 다 먹게되는 경지 ㅋㅋ
우리 시아가 달라졌어요.
여기에 반찬처럼 고춧가루에 무친 당근과 무를 곁들여 주는데 같이 먹으니 또 매콤한게 꽤 맛나다.
인도 맛판에 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군. 값진 하루야 ㅋㅋ
확실히 여기 로컬사이에서 좀 알아주나봉가.
지나가던 차들도 잠시서서 포장해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인다.
베지버거도 파는데 맛나보임.
저건 내일와서 먹어야지 ㅋㅋ 20루피 가격만확인하고 돌아선다.
오늘 밥값을 아꼈으니 사과주스를 질러볼까나?
마날리에 유명한게 또 있으니 바로 사과. 요즘이 철이라 히마찰주 도로에는 사과트럭도 한창이다.
가난한 여행자 시아는 그나마도 생과일 사먹을 엄두는 못내고 사과쥬스로나마 아쉬운을 달래기로.
마날리 다녀온 동익오빠에게 보틀로 60루피에 사과쥬스를 사먹었는데 그렇게 꿀맛이더라는 얘길 들었더랬다. 물싫어하는 시아에겐 희소식.
기어코 버스스탠드 근처 쥬스가게를 뒤져가며 PICK이라는 브랜드 쥬스가게에서 60루피짜리 1.2리터 사과쥬스를 찾아낸다.
작은병이 20루피니 보틀로 사는게 개이득. 낼 이동할때까지도 먹겠네 ㅋ
다른데는 좀더 작은병에 70-80루피하는데 여기가 젤 싼게 맞다.
원액도 파는데 190루피랬나? 그래도 한잔에 두세스푼이면 충분하니 가성비 짱이다. 저거 들고다닐 자신이 없어서 구입포기 ㅋ
그동안 알루파라타와 달 짜파티로 연명하던 시아는 간만에 먹는 행복을 즐긴다.
돌아가는 길 처음으로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 직원과 마주한다.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9시-5시까지라는 운영시간을 항상 피해다녔던거같다.
10루피 아끼려 매연과 먼지가 흩날리는 도로로 우회한다.
그래도 사과쥬스까지 달랑달랑 들고 룰루랄라 기분이 좋네.
그렇게 올드 마날리의 가장 급격한 경사길을 오르는데 오마나 라주를 딱 마주친다!
투어가이드인 라주. 여행자 셋을 데리고 일땜에 오늘 아침에 마날리에 왔단다.
이렇게 우연히 보니 대박 반갑네 ㅋ 불과 며칠전만에 쉼라에서 다시 보기로 연락했었는데 ㅋ
암튼 일하고 있는 친구 영업방해할수 없으니 오며가며 다시 보기로 하고 일단 보낸다.
그렇게 숙소로 향하다 이번엔 라이온하트 사장아저씨 디누와 마주친다. 오늘도 그냥보내지 않고 달라이스에 카푸치노까지 내주신다.
왜 그제 저녁에 오지 않았느냐며 기다렸다고 하니 괜시리 죄송하네. 사주실게 분명하니 민폐끼치기 싫기도 하고 뱅기티켓 알아보느라 시간이 늦기도해서 안갔던건데...
안그래도 어제 저녁 숙소들어가면서 인사나 하려고 했는데 못찾고 그냥 돌아갔더랬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오늘은 꼭 술먹으러 오란다 ㅋㅋ
두번은 거절 못하겠네.
시간약속까지 정하고 일단 좀 쉬러 숙소로 가려는데 아놔 ㅜ 어제의 그 불편한 티베탄과 여기서 다시 마주친다.
이걸또 못쌩까고 받아주니 내 숙소를 소개해 달란다. 그래 이건 어제 받아먹은 사과값이다 생각하고 숙소까지 안내한다.
근데 대뜸 니방 크냐고 묻네. 크면 어쩔건데_-
아니! 딱 싱글룸이야!
어쨌든 내 할도리까지 했으니 어젯밤 예약했던 두바이행 티켓도 결제해야하고 정원 테이블에서 좀 쉬려고 하니 앞에 앉아서 차마시자며 대뜸 짜이 두잔을 시킨다.
이건 뭐 동의하고 말 새가 없다.
그래 일단은 잘 받아 마시마.
근데 또 얘가 지금 술사러 갈건데 너도 마실거냐느니 저기 가면 경치가 좋은데 같이가자느니 자꾸 추근덕.
호의와 추근덕의 차이를 조금씩 알게되는데 일단 어제 딱 첫인상부터 여자면 쫓아다니는걸 봐논대다가 분명히 난 지금 할일이 있고 피곤해서 쉬고 싶다고 말하는데도 날 자꾸 어딘가로 데려가려고 하고 저녁약속을 잡을라고 하고_- 이건 좀 아니다.
나는 지금 못가니 너라도 가서 경치 즐기라는데도 결국 안가고 끝까지 옆을 안떠난다.
진짜 이런 거머리들 인도에서 자주 만났지만 티베탄은 처음이네.
처음엔 여기가 신선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서 좋다며 여기서 밥먹자고 하다가 조 아래 경치좋은 라이브 식당이 있는데 거길 가자고 하다가 반응없으니 또 여기서 먹자고 하다가.
뭐 이런게 다있지? 니가 아무리 좋은식당에서 맛난밥을 사준다고 해도 아니올시다.
난 있다 7시에 약속이 있다고 얘길하는데도 그럼 거기 들렀다가 가면된다고 끈질기게 달라붙는다.
에혀_- 안그래도 오늘따라 와이파이 상태는 더 극악이라 두시간동안 결제도 못하고 검색도 안되는 마당에 내가 왜 이넘을 여기까지 안내했을까 후회막심이다 ㅜ 애초에 내가 묵는데가 비싸다고 떨궜어야 했는데. 처세가 늦었다.
여기서 결제하기는 글러먹은것 같고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또다시 SOS를 친다.
카톡조차 오고가는게 힘든 최악의 와이파이 컨디션.
그렇게 두바이행 티켓부터 동생 도움으로 결제를 마치고 힘겹게 찾아낸 Wizz air의 56불짜리 두바이발 불가리아 소피아행 티켓까지 내친김에 결제를 부탁한다. 헬싱키행 티켓의 반값도 안되니 놓칠수가 없다. 이가격이면 현재로썬 아주 럭키.
어차피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얘는 나가자고 보채니 어쩔수없이 같이 길을 나선다.
라이언하트에 도착해서 난 여기 있을테니 너도 같이 있고싶음 있고 아님 가도 된다고 좋게 얘길하니 5분10분 있다 나오면 되지 않냐고 설득질_-
이건 내 선약이고 5분 10분은 단지 니생각이지 난 여기 있을거라고 충분히 거절하는데도 같은얘길한다. 진짜 뭐 이런게 다 있지? 한참을 같은 얘기로 실랑이하다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 난 여기 있을거니까 알아서 하라고 얘기하고 그냥 여행사에 들어와 버렸다.
말로 좋게 풀려다가는 밤을 새겠다는_-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 찰거머리 티베탄을 어렵게 떨궈낸다.
여행사 와이파이 상태는 괜찮은 편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지막 결제까지 성공한다.
드디어 유럽가는 루트가 정해졌다.
이달 24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두바이로, 30일 두바이에서 불가리아 소피아로 들어가 러시아까지 쭉 올라간다.
싼표를 구하려다보니 유럽을 돌수 있는 기간이 아주 타이트해지긴 했다. 미리 준비하지 못한 내탓이니 쉬엄쉬엄 파키스탄 여행하면서 잔뜩 충전하고 유럽을 빡시게 도는 수 밖에.
어차피 유럽엔 크게 흥미가 없고 애초에 동유럽 중심으로 다니려 했던지라 큰 타격은 아니다. 다만 이란, 이집트, 터키, 그리스를 비싼 뱅기값과 짧은 일정탓에 패쓰할 수 밖에 없다는게 적잖이 아쉽다.
역시 9개월만에 세계일주는 전혀 충분하지가 않다. 특히나 비행기를 최대한 배재하고 움직이려면 그만큼 이동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으니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드는게 당연할밖에.
그걸 4달만에야 몸소 깨닫는다. 돈없지만 시간많던 여행자에서 돈도없고 시간도 빠듯한 여행자가 됐다.
그래도 마음만큼은 여유로워야지. 이런데서 지치면 한도 끝도 없지.
디누아저씨와 여행사 바로 옆에 있는 THE BEES KNEES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난 당연히 디누아저씨네 식당에서 한잔하는줄 알고 부담 덜 느끼려했건만 자리를 옮긴다니 살짝 주춤.
아저씨왈 거기가 더 분위기가 괜찮으니 가보고 맘에 안들면 다시 와도 된단다.
네 그래요 ㅋㅋ
근데 ㅋㅋ 왜 여기가 더 낫다는지 알겠다. 사과나무가 둘러싼 야외정원으로 꾸며진 이 식당 분위기가 술마시기에 와따네 ㅋ
또 술이름 기억못하는데 뭐시기 프라이드라는 인도 위스키에 소다수와 물을 섞어마신다. 뚜르뚝에서 마신 올드몽크 이후에 이번여행 두번째 인도 위스키. 확실히 가성비 면에서 인도 위스키가 갑이다. 맥주는 물가에 비해 넘 비싸니까 ㅜ
안주는 간단히 감자튀김. 이게 얼마만의 감자튀김이냐 ㅋ
내가 베트남에가 숙소 쥔장할아버지 한테도 맥주는 얻어먹어봤다만 진짜 이 아저씨는 40루피짜리 파라타 한번 사먹은게 고작인데 어찌 이리 잘해주실까. 사업에 도움이 못되는데 꼭 빈대가된 기분이라 가뜩이나 미안했는데... 이게 또 술이 들어가니 그동안 감잃었던 영어도 술술나오네 ㅋㅋ
인도에는 진짜 돈밖에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 또 좋은 사람들도 많은거 같아요.
아저씨는 젊은 시절 스키선수로 활동하느라 운동밖에 몰랐었다고. 지금은 은퇴하고 이렇게 사업을 하고 있지만 돈을 버는 게 인생의 목적은 아니라고 하신다.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는게 인생의 즐거움 아니겠냐는데 ㅋ
저도 그리 생각해요 ㅋㅋ
아저씨가 인연을 맺었던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며 인생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다보니 어느새 술병이 비어간다.
사실 시아는 간만의 술이라 충분한데 그새 또 한병을 주문했나봉가. 어차피 곧 아저씨의 친구들이 올거라 나머진 그들과 마셔도 되니 걱정말란다. 그럼 다행 ㅋ
바이작 토사건 이후로 적정량 이상의 음주는 사양이올시다.
아니 근데 뜻밖에 불청객 등장.
길가에서 안이 보일턱이 없는데 어찌알고 문제의 티베탄이 여까지 온것.
그렇게 어색한 합석이 이루어진다.
진짜 이 티베탄은 어제부터 사람 소름끼치게 하는구만. 서스펜스가 따로없네 ㄷㄷ
이 티베탄은 원래 레에 살고 있단다. 포트로드에서 작은샵을 한다는 것 같다. 그게 아버지 소유라는 것 같은데... 이것도 디누아저씨가 물어봐서 대답하는거 언뜻 들은거지 궁금하지도 않아서 대충 들었다능.
분위기도 영 그런데다 곧 디누아저씨 친구들이 온다니 일단 우리는 마날리 커피 하우스로 자리를 옮기기로 하는데 티베탄은 거기갔다가 숙소 갈거냐고 재차 묻는다.
아니 그럼 당연히 숙소가야지 왜 자꾸 묻는지도 이해가 안간다_-
원래 이런 성격 못되는데 식사를 덜마친 티베탄을 버려두고 시아도 자리를 빠져나온다.
디누아저씨 식당에서 2차 술자리가 이어지고 아저씨의 친구들 2명이 늘어 분위기는 화기애애. 한명은 엄청 과묵하고 한명은 엄청 까불까불 재밌는 스탈이다.
난 또 장난치면 다 받아주는 편이니 그게 더 재밌나보다. 이씨 내가 영어만 좀 더 됐음 니들 다 죽었어. 개그본능 못지않은데 여행다니면서 언어의 한계로 감 잃었다 ㅜ
모처럼 재미난 타국인들과의 술자리였지만 이미 시아는 술이 오를대로 올라 더 이상은 무리다. 내일 새벽 온천길을 위해서라도 더 무리하지 않기로.
오. 자리에서 일어나니 생각보다 더 띵하네. 그래도 숙소는 잘 찾아갑니다. 고국에서도 그 많은 술자리 극한의 컨디션에서도 필름 끊긴적이 없는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라기 보단 걍 한계치 이상은 잘 안마시다보니 ㅋㅋ
그렇게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다이빙.
아고 나죽네.
두시간쯤 지났을까? 속이 미친듯이 메스껍다. 진짜 술 약해졌네. 이젠 안마셔야할까보다 ㅜ
급히 방을 뛰쳐나가는데 으아 또 소름. 마침 시아방 바로 맞은편 공동욕실에 있던 티베탄과 마주친다. 인사를 하던말던 일단 바로 배수로로 향한다. 이 와중에도 수습이 용이한 장소부터 확보하는 순간판단력이라니. 아니 이건 본능일지도.
무쟈게 뿜어댔다. 오늘 별로 먹은게 없는걸 감안하면 어제것까지 뽑아낸듯하다. 내 위가 이정도 크기란 말인가_- 본의아니게 위대함을 확인하고 힘겹게 방으로 돌아간다. 양치가 넘 하고싶지만 아직 티베탄이 욕실에 있을것만 같아 포기하고 방문 꼭 걸어잠그고 쓰러져버린다.
이놈의 술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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