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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두번째 카우치 호스트를 소개한다.
그의 이름은 하이더.
부모님은 지금 일때문에 타국에 거주중이란다. 아버지가 의사라네.
덕분에 그는 방 세개짜리 넓은 집을 혼자 쓰고 있는 행운을 누리는 중이다.
시아의 카우치 서핑 계정에 이슬라마바드행 일정을 올리자마자 무수히 많은 이들의 카우치 제공 메시지를 받았더랬다.
두바이행 비행기를 위해 어차피 마지막엔 이슬라마드로 돌아와야 하는 시아는 일단 여기서 하루만 자고 다음날 바로 훈자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므로 하룻밤 카우치를 구하는데는 좀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엄밀히 카우치 서핑은 무료숙박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간의 만남이 카우치서핑의 본질이랄수도 있기에 하룻밤 잠을 청하는 일이 자칫 얌체족으로 보일수도 있고 실제로 누군가를 이해하기엔 짧은 시간인게 사실이다.
그런데 하이더에게는 이미 스위스에서 온 다른 카우치서퍼가 훈자갈 준비를 하고 있다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게다가 먼저 나서서 자기집에 묵으라 물어주니 이건 진정 행운이다.
그렇게 우리 셋은 이슬라마바드 G9정거장에서 조인한다.
하이더의 또다른 게스트는 스위스에서 살고있다는 프랜치 타릭.
이미 차안에서부터 얘네들 얼마나 똘끼있는지 알겠다 ㅋ 엄청 유쾌하고 재밌는 친구들이다 ㅋ
영어가 현저히 딸리는 시아는 이들의 농담따먹기에 적극적으로 껴들수 없지만 이 분위기만큼은 놓치지 않는다.
더릭은 하이더가 특급호스트라 귀띔해준다. 이제 이슬라마바드도 마음이 놓인다 ㅋ
아직 저녁식사 전인 시아를 위해 근처 차이니즈 레스토랑까지 안내받는다.
블루 에어리어에 위치한 Wang Fu.
식사가격이 400루피 이상부터 시작이다.
메뉴판 보고 어찌나 ㅎㄷㄷ한지.
소심한 시아는 그나마 가장 저렴한 비프칠리라이스(410루피)를 주문한다.
거기에 초우멘 하나 추가.
역시나 서빙 시간은 여기도 한오백년이다.
배는 고프지만 수다 삼매경에 지루할틈이 없다.
마침내 주문한 음식이 제공되는데ㅋㅋ 이거 비싼게 이니구만 ㅋㅋ 볶음밥이 3인분이 나왔어 ㅋ
초우멘도 만만찮게 많다.
하나만 시켰어도 배불리 먹었을 양이다.
볶음밥은... 그야말로 싼맛에 먹는 음식 이상이하 아니다. 인도나 파키스탄이나 프라이드 라이스는 케찹맛으로 먹는다 ㅋㅋ
그런데 여기 초우멘이 괜찮다. 기름진게 약간 짜장면 비슷한 풍미다.
칠리볶음밥에 도전해보는 타릭. 이것도 맵단다 ㅋㅋ
이걸 셋이 반 이상을 남겼네 ㄷㄷ
내가볼때 남자둘이 시아보다 더 못먹는다 ㅋ
메뉴판을 보다 아몬드 커피에 호기심을 느낀 더릭.
궁금하면 먹어보자며 3 아몬드 카피를 주문하는 하이더 ㅋㅋ
뭐지 이 과감함은 ㅋㅋ
이거슨 아주아주 고소한 커피!
다들 마음에 든단다. 이제 하이더는 여기서 아몬드 커피를 볼때마다 더릭을 떠올릴거라며 ㅋㅋ
정말 재밌고 거침없는 친구들이다.
장난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이들의 대화를 듣고있노라니 실로 리스닝 공부가 팍팍 ㅋㅋ
타릭이야 그렇다치고 하이더도 뭐 원어민 수준이여 ㄷㄷ
파키스탄도 4개의 다른 언어를 지닌나라라 영어가 상용어라곤 하는데 그렇다고 쳐도 하이더의 영어는 수준급.
하이더는 진지하게 역대급 친절과 따뜻함을 지닌 나라를 물어본다.
내 마음의 고향은 인도지만 사람들로만 꼽으라면 단연 파키스탄!!
옆에서 타릭은 니가 앞에 있으니까 그렇게 대답하는거라며 장난끼를 발동한다.
아녀! 진심이라고 ㅋㅋㅋ
그런데 결국 타릭이나 나나 인정한다 파키스탄 피플 역대급이라고 ㅋ
아닌게 아니라 타릭도 이제껏 여행다닌 나라중 그 위험하다는 아프가니스탄이 젤 좋았단다. 우리가 뉴스로 만나고 그렇게 위험하다고 경계하는 나라들이 많은 배낭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 ㅋ
이번에 일정과 경비로 포기하게된 수많은 중동국가에 언젠가 꼭 도전하리라는 욕망이 세계일주중인 지금도 솟구치고 있다능 ㅋ
타릭은 베이징 유학했을시절이랬던가, 친구들이랑 서울여행을 한적이 있단다.
북한산 오르는 길에 만났던 아저씨 둘을 잊지 못한다며 사진을 막 보여주는데 정말 전형적인 맘좋은 아저씨들이다 ㅋ
영어 한마디 안통하는데 같이 조인해서 백운대까지 가는 동안 중간에 술먹고 정상에서도 술먹고 하산해서도 술먹으며 보냈던 시간을 잊을수가 없다며. 너무 재밌고 좋은사람들이었다며 한국을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ㅋ
얘기들으면서 사진을 보는데 어찌나 빵빵터지는지.
식사를 마치고 나왔는데 집으로 바로 안가고 중간에 멈추는 차.
와우 알고보니 브로커한테 위스키를 주문한 하이더. 여기가 바로 접선장소였다.
엄격한 무슬림 국가인 파키스탄은 라마단도 아닌데 술이 금지되어있단다.
이 사실을 이제야 알았네 ㄷㄷ.
근데 재밌는건 주류 유통이 불법이라는 나라에서도 맘먹으면 이렇게 어둠의 경로로 다들 구해 마신다는거 ㅋㅋ
이렇게 시아는 불법 주류 밀매현장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준법정신 투철한 엄격한 문화시민(뭐래 ㅋ) 시아에게는 컬쳐쇼크.
네. 그리고는 돌아가서 열심히 부어라 마셔라 했다는 ㅋㅋ
콜라까지 내 입맛대로 섞어가며 말이지 ㅋ
세상에 뚜르뚝마을에서 마신게 아마 마지막이었으니까 이게 얼마만의 술이여 ㅋ
새벽 3시까지 얼굴 벌게지도록 놀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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