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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시티센터에서부터 지친 몸을 이끌고서 거진 한시간되는 길을 걸어 카우치 서핑 숙소로 돌아갔다.
다시한번 소개하자면 내게 요청을 승낙해 주었던 카우치 서핑 호스트는 'Xuan'이다.
그런데 막상 이 집에 와보니 수안은 여기서 항상 지내는 게 아니었나보다.
나중에 항에게 물어보니 수안이혀 어디있는지 자기도 잘 모른단다. 이동하는 일을 하는가보다 싶다.
아무튼 이집에는 지금 항과 그녀의 아버지, 항의 친구, 그리고 나까지 넷이 지내는 중이다.
고맙게도 방을 하나 내주어서 비록 침대없는 바닥생활이지만 나름 편하게 지낼 수 있게되었다.
심지어 키까지 내주어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움직일 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좋다.
마침 저녁을 먹지않고 돌아와서 쉬는중에 항의 아버지가 나에게 저녁을 함께 먹자고 제안한다.
거절할 이유가 없다.
항상 얻어먹는 것도 실례겠지만 한번쯤은 내가 묵는 집에서 현지 가정식을 함께하며 그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게 카우치서핑의 매력 중 하나지 않겠는가.
거실에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이집을 거쳐간 수많은 서퍼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인 서퍼는 내가 세번째란다.
항의 아버지는 카우치 서핑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었다. 영어를 잘 못하시는데도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고 느낀점이 많았다.
음? 그런데 어제까지만해도 못보던 낯선 배낭이 거실에 떡하니!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알고보니 오늘 새로운 카우치 서퍼 한명이 더 들어왔단다.
가실에 침대가 하나 더 비어서 받아준 모양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항과 함께 티비를 보면서 한국드라마 얘기도 하게 됐다. 대충 알아듣기로 베트남은 자체제작하는 방송이 얼마 없나보다. 외국에서 수입해온 방송이 주로 송출된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도 꽤 방영되는 모양이다.
나름 방송계에 몸담았던지라 이런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윽고 뉴 카우치서퍼의 등장.
남자아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왔단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꽤나 장기간 여행중임을 그의 배낭 사이즈가 말해준다 ㅋㅋ
한국도 두달전에 갔다왔단다. 수원에서 한국여친도 사귀었다가 헤어졌다며 스스럼없이 얘기하길래 왜 헤어졌냐니 길고좋지않은 이야기라며 대답을 피하길래 넣어두라했다 ㅋㅋㅋ
간단히 서로의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각자 직장관두고 여행떠나온 부분에서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게 스티브와의 첫 만남.
하루가 지난 오늘, 하노이에서 맞는 첫 주말이다. 역시 8시쯤 부스스 일어나 주섬주섬 스케쥴도 짜고 괜시리 배낭도 한번 정리해보고 ㅋ
오늘은 항과 함께 낮시간쯤 국경이동버스를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정확한 시간을 정하지 않아 자리를 비운 항을 무작정 기다릴겸 한가한 주말오전시간을 만끽해 보기로 한다.
이날을 위해 준비했지.. 쓰잘데기 없는 짐이라 욕들어도 쌀 원두커피와 드리퍼가 등장할 시간. 뭔가 커피한잔도 허투루 사먹으면 큰일날 것 같은 가난한 여행자의 욕심이랄까.
아직 집에 남아있던 항의 친구는 나중애 커피약속이 따로 있다는 듯 하고 두잔만 내려서 스티브 한잔 주고 방으로 들어가 다음 이동계획을 세우며 커피 타임을 가진다.
장기여행은 적절한 휴식이 생명!
10시좀 넘었을까? 스티브가 아침먹으러 가겠느냐고 제안한다.
쉬긴 글러먹었구나 ㅋㅋ
마침 배고프기도 하고 싫다하긴 그렇고 ㅋㅋ
나가자 ㅋㅋ 이참에 나도 유럽친구좀 사귀어보지 뭐.
와~ 얘는 오토바이가 있다! 아예 오토바이로 인도차이나반도를 도는 모양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편하게 움직이게 되었으니.
아 진짜 이렇게 오토바이에 맛들리면 안되는데 ㅋㅋ
살인적인 더위는 새벽사이 내린비로 한풀 꺾여나갔다.
오늘은 날씨도 도와주네^^
스티브는 호치민 묘가 가고싶던 모양이다. 일단 거기부터 가기로 한다.
난 천직이 네비인가.
여기서도 오토바이 뒤에서 핸드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며 네비노릇을 하고 앉았다.
이거이거 이럴라고 날 끌고 나왔구만 ㅋㅋ
이렇게 생각지도 않게 호치민 박물관까지 입장하게 된다.
"근데 너 호치민이 누군지 아니?"
"잘 몰라"
"나도 ㅋㅋ 근데 디게 유명한 아저씨야. 그치?"
(웃으면서)"맞아. 유명하지. 호치민은 블라블라블라"
스티브는 뭘 좀 아는지 뭐라뭐라 말해주는데 거기부턴 내가 못알아듣겠어서 패쓰 ㅋㅋ
* 호치민 박물관
주소 :19 Ngoc Ha, Ba Dinh, Ha Noi
개관시간 : 8시~17시
월, 금은 8시~12시
입장료는 25,000동(한화 약 1,250원)
여기 입장료는 자기가 내준단다.
땡큐!
이곳이 바로 호치민 박물관.
가방을 소지하고 있으면 간단한 보안검색을 마쳐야 입장할 수 있다.
요렇게 한국어 리플렛도 있으시다.
2층엔 대략 베트남 역사 관련자료와 사진이 전시되어있는 것 같다.
3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학교에서 견학나온 모양이다.
그들이 몰려온다 두둥!!
3층 천장의 웅장함.
바로 아래에는 호치민 동상이 떡.
3층엔 호치민의 생애와 업적, 베트남과 호치민 시대의 국민 투쟁과 승리, 호치민의 업적에 영향을 준 세계적 역사 사건과 베트남 국민의 승리. 이렇게 세파트로 나누어 전시되어있다...고 리플렛에 써져있다능 ㅋㅋㅋ
솔직히 사진만 디립다 찍었지 정보도 없고 가이드도 없으니 슥 훓어보는 정도밖에 안됐다.
유적지나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 곳은 사전 공부가 있어야 그곳에서 감흥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자시아는 유적지 관광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그냥 무식하다는 부끄러운 고백인거죠 ㅋㅋㅋ
박물관 옆에 호치민 묘가 자리잡고 있다.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으니 그냥 구경하면 된다.
호치민 묘소와 박물관을 둘러싸는 큰 공원이 조성되어있다. 꽤나 넓은 편이다. 주말이라 그런지 방문객도 많았다.
벌써 점심때가 됐다.
근처에서 밥먹기로 하고 식당을 찾아나섰다.
500미터쯤 걸어갔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이는 식당에 들어간다 ㅋㅋㅋ
- Heritage 레스토랑
19c hoang dieu st.
날씨도 시원하겠다 그냥 밖에서 먹기로.
현지식 말고도 외국인들이 먹을만한 메뉴들이있다.
음식보다는 차나 술종류에 더 특화돼 보이는 식당.
유적지 앞이라 그런가. 가격이 싸진 않다.
난 그냥 제일 싼걸로다가 ㅋㅋ
고기들어간 쌀국수(메뉴이름이 기억안남;;)가 35,000동.
한국에선 비싼 쌀국수 여기서 질리게 먹게 생겼다.
어딜가도 여기선 쌀국수가 젤싸 ㅋㅋㅋㅋ
스티브는 동남아 다니면서 메뉴판이 다 현지어라 시키고 나면 항상 누들 누들해서 ㅋㅋㅋ 너무 물리게 먹었단다.
여기에 스프링 롤이 있다고하니 그렇게 반가워할수가 없다ㅋ
스프링롤은 60,000동
내가 볼땐 디게 적게 나옴.
아직 스티브랑 친한단계가 아니라 막 음식사진찍고 그러면 촌시럽다고 할것만 같다. 나 한국에선 음식사진 잘 안찍는단 말이다 ㅜ 아 나 왜 당당하지가 못하니. 소심하게 한컷 담았는데 무지 맛없어 보이네 ㅋㅋㅋ
밥먹고나와서 어디 더 돌아보잔다.
미안하지만 난 항과 선약이 있어~ 먄~
괜찮단다.
저녁에 야시장 구경가기로 하고 이만 숙소로 궈궈.
집에서 항을 만나 다시 시내로 나간다.
그것도 걸어서 ㅋ
오늘은 선선한 편이어서 걷기에 나름 괜찮다.
항도 보통 걸어다닌단다.
이렇게 마음이 통해주니 참 고맙다 ㅎ
확실히 현지인의 에스코트를 받으니 지름길도 알고 말동무도 되고 훨씬 가뿐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올드쿼터 구역에 보이는 여행사마다 들러서 가격을 확인했다.
옆에 현지인이 있으니 혼자 알아볼때보다 마음도 가볍다. 현지인이 지켜보고있는데 사기는 안치겠지 ㅋ
근데 자꾸 우리보고 일본인이냐고 물어본다 ㅋㅋㅋ
5군데정도 돌아본 결과
닌빈 버스는 편도만 예약하면 7$로 가격이 동일하다. 왕복끊어도 할인은 없단다. 어차피 난 편도로 갈거니까 상관없다. 저녁 6시에 출발하고 두시간정도면 도착한단다.
유일하게 아침버스를 제시한 곳이 한군데 있었는데 아침 8시 출발에 5$로 저녁버스보다 저렴하다.
당일치기 투어는 현재 21~22$정도의 가격에 보트와 런치가 포함돼있다고 한다.
국경버스정보는 여행사마다 제각기 달랐다.
여행자 시아의 계획은 닌빈에서 며칠 지내다가 탄호아로 이동해서 국경을 넘을 계획이었지만 아직 그쪽 루트로 정보가 없다보니 항을 대동하고 여행사에서 알아보기로 했던 것이다.
하노이에서만 갈수 있다는 여행사는 5시에 출발하는 20시간짜리 버스가 35$을 제시한다.
사파에서 다시 하노이로 돌아올 계획에 다시 닌빈을 가서 하노이로 돌아오고 싶진 않다.
다른 여행사에 물어봐도 국경버스를 취급하지 않거나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일하게 닌빈에서 빈을 거쳐 비엔티안으로 도착하는 20시간짜리 버스 25$을 제시했다.
지금으로써는 이 루트가 제일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17일에 국경을 넘기에는 닌빈에서의 일정이 너무 늘어지는 감도 있다.
아무튼 이 정도만 확인하고서 혹시나 싶어 한인 여행사를 가보기로 했다.
리멤버 투어니 어디니 유명한 한인여행사는 사실 미리 위치를 알아놓지않았다. 갈일이 없을줄만 알았달까.
지나가다 보이는 한곳을 들렀다.
- APT & Refresh tour
9 Luong Ngoc Quyen. Hoan Kiem
04.3929.0987
가자마자 떠다주시는 물한잔 조차 왜 이리 감동인지 ㅋ
한국사람 오랜만이라 너무 반갑다. 안되는 영어로 다섯군데서 씨름하다 왔더니 여기 분위기는 내집 같다.
여기도 역시 닌빈 편도 버스는 7$로 가격이 동일하단다. 사장님 말씀에 의하면 베트남을 종단할수 있는 오픈티켓에서 하노이-닌빈 구간만 떼어서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거란다. 그래서 가격과 시간이 모두 동일한가보다.
국경버스 정보도 뭔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설레는 맘으로 물어봤지만 때마침 주말 이라 버스 전문 현지인 직원이 이른 퇴근으로 부재중.
사장님 왈, 이 구역에서 버스만큼은 그 직원이 제일 잘 안단다. 워낙 베트남 전역을 자주 여행다녀서 빠삭하다는 얘기.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찾아오는걸로.
한국어 하노이 지도도 받아나왔다.
나땜에 고생한 항에게 고맙고도 미안해서 그냥 가긴 아쉽다. 아직 밥때는 아니어서 마실거라도 사주고 싶은데 가방에 있는 물을 꺼내며 자기 마실거 있단다.
뭐 이런 나같은 친구를 봤나ㅋㅋㅋ
그거말고 다른거 뭐 마시고 가자니까 고민하다가 아까 지나가면거 본 맥주 거리가 생각났는지 맥주를 먹잖다.
진짜 하노이 다니다보면 길거리에서 5,000동짜리 맥주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화로 대략 250원 정도에 생맥주를 즐길 수 있단 소리.
뭐 이런 파라다이스가 다 있지?
물론 컵은 크지 않다.
생각해보면 맥주가 젤 싸니까 그거 먹자고 한거 같어 ㅠ 진짜 뭐 이런 나같은 사람을 또 봤나 ㅋㅋㅋ
어쨌든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술먹으면서 정쌓는건 매한가지.
여기가 비어거리. 밤만되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길맥한잔에 두터워진 우정.
애미애비 못알아본다는 낮술에 취기도 오르겠다. 농담도 던져가며 뭐가 그리 신났는지 별걸 가지고 웃음이 터진다.
"아까 봤던 사람은 한국사람이니?"
"ㅇㅇ 맞아. 나 한국말은 디게 유창해 ㅋㅋ"
(개폭소)
여기서 사진 한장 찍을까?
좋지~
이제사 항의 나이를 물었다. 20살!!!!
나이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확인하는 순간.
그야말로 500원의 행복이었다.
ㅠㅠ 핸드폰으로 작성하는 포스팅은 예상보다도 더 고생스러운 작업임을 느낀다.
오타도 엄청많아서 나중에 수정하고 싶어도 내용이 길다보니 수정하고 다시 업로드 하는 것만도 일이다 ㅠ 그래서 오타 수정을 잘 안한다는 이게 말이니 소니-_
저녁 야시장 구경기는 내일로 미루기로 한다.
이렇게 점점 실시간 여행기는 밀려만 가고 ㅋㅋㅋ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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