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
갠지스강 일출이 또 그렇게 황홀하다는 얘길 또 어디서 주어듣고는 5시부터 일어나 옥상에 올라가는 부산을 떨며 한시간동안 대기를 탔지만 구름에 가려 새벽동이 다트도록 해구경도 못한 시아 ㅋㅋㅋ
내가 뭐 이렇지 ㅋㅋ
오늘은 고친다던 와이파이는 하필 시바축제땜에 휴일이라 해결이 안된단다.
그렇다. 8월 한달간 매주 월요일마다 열린다는 시바축제로 바라나시는 지금 오렌지 물결이다.
오전에 잠깐 마실 삼아 메인가트까지 나갔다가 인파에 치여 멀리까지 못가고 다시 되돌아왔다.
이럴때가 아니지... 귀찮고 힘들어도 더 늦기전에 기차예약하러 가자.
이번엔 빈물통도 챙겨나간다. 발품팔아 물값까지 벌자 ㅋㅋ
확실히 어제 컨디션 난조였던게 맞다. 오늘은 어제보다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덜힘들다.
아니 근데 거의 도착할쯤 언놈이 자전거타고 가다가 기차역가냐면서 따라오란다.
뭥미 이 오지랖은. 너도 거기 가니? 거 근처에 산다는거 같기도 하고_- 계속 컴컴 하면서 따라오라고 닥달하니 일단 급히 따라간다. 처음엔 도와주려는거보다 했는데 이거 눈치가 나중에 대가를 요구할거 같긴하다 ㅋ
알게뭐야 ㅋ 지멋대로 따라오라했으니 난 모르쇠다 ㅋ 각종 비지니스에 대처하는 시아의 자세는 확고하다 ㅋ
내가 언제 도와달랬어? 니가 날 대가없이 도왔으니 니 카르마에 도움이 될거야 ㅋㅋ
역시나... 더워죽겠구만 숨이차도록 빡시게 기차역까지 따라가니 100루피를 달란다 ㅋㅋ 자기가 릭샤인줄아는가봉가 ㅋㅋ 정말 돈버는법도 가지가지.
쌩까려고 경찰이 돌아다니는 곳까지 가다가 COMPUTERRISED RESERVATION CENTRE(예약센터)를 지나치고 얼결에 기차역 안으로 들어가버린다ㅋ
근데 마침 옆에 앉아있던 할아버지가 바로 옆문을 가르키며 여기가 예약센터라고 알려주신다.
오메!!! 잊고 있었다. 인도 주요 기차역엔 외국인 전용 예약센터가 따로 마련되어있다. 바라나시에도 당연히 외국인전용창구가 있을텐데 그동안 비인기지역만 돌아당기다보니 생각조차 못하고 있던것.
뒷걸음질치다 소잡았네 ㅋㅋ
바라나시 정션역의 외국인전용예약창구는 기차역 들어가서 왼쪽.
문열고 들어가면 에어컨부터 빵빵한게 대우부터 다르구나 싶다.
현지인 창구에선 양식 제대로 안쓰면 빠꾸먹기도 일쑤지만 여긴 직접찾아서 알려준다.
허허 여기서 드뎌 한국인 만나는구나 ㅋ 테이블 앞에 펼쳐놓은 프렌즈 가이드북을 보고 대번에 한국인의 존재를 알아본다 ㅋ
양식은 어디서 받으면 되나요?
ㅋㅋ 당당하게 한국말로 질문을 하니 처음엔 어안이 벙벙한 표정 ㅋㅋ 왠 현지인이 나한테 말거나 이런 반응이다 ㅋㅋㅋ
다시 한국말로 얘길하니 그제서야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인지한 모양이다 ㅋㅋ 아... 진짜 한국말로 말걸어도 날 동포인지 모르는 사태까지 겪게되다니 ㅋㅋ
인도여행 처음인데다 혼자여행중이라는 이분은 아그라 표를 끊으려고 대기중이란다.
으앙 저도 아그라 가고싶었는데 지금 경비문제땜에 포기했거든요 ㅠㅠ 으아 부럽다 ㅜㅜ 저는 걍 델리갑니다.
이분도 들어보니 꼴까타에서 시작해 거의 시아와 비슷한 루트로 네팔거쳐 바라나시까지 왔단다 ㅋㅋ
한국사람 정말 오랜만에 본다며 ㅋㅋ
네 요즘 그 루트로 다니면 한국인보기 힘들죠 ㅋㅋ
흔쾌히 시아에게 다음차례를 양보해주시니 일단 예약부터 하고 얘기하자.
저녁 7시반 Manduadih(만두아디)역에서 출발하는 뉴델리행 기차.
12559 SHIV GANGA EXP
자정즈음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뉴델리가는 기차도 있지만 웨이팅밖에 없을 뿐더러 시간이 더 안좋다.
그렇게 시아는 살짝 우회해서 웨이팅 없이 내일 저녁에 출발하는 슬리퍼클래스(SL) 좌석을 겟하는데 성공.
운임은 420루피다.
정말 인도기차 예약은 복불복이라 보름전에 해야 안전하기도하고 운좋으면 당일날에도 표를 구할수 있다 ㅋㅋ 급할땐 웃돈주고 땃깔표라도 얻을수 있으니 ㅋㅋ 사실상 불가능이란 없다.
사아 다음으로 예약에 들어간 한국인 동익씨.(사실 통성명도 거진 막판에 카톡친추하면서 알았다는 ㅋㅋ)
그도 내일 아그라가는 저녁시간 기차표를 어렵지 않게 예약한다.
도대체 표 구하기 어렵단 얘기는 어디서부터 돌기 시작한거냐고 ㅋㅋ 덕분에 쉬지도 못하고 기차역 두번 행차한 귀얇은 여행자는 웁니다 ㅠ
이놈의 나라는 기차역에서도 잔돈을 준비안한다 ㅋㅋ 잔돈땜에 애먹던 동익씨에게 20루피를 빌려드리고 일단 시원한 예약창구 쇼파에 앉아 그동안의 여행 회포부터 푼다 ㅋㅋ
지금까지의 여행루트가 말해주듯 한국인 만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내내 혼자다닐 수 밖에 없었단다. 식사는 거의 한인식당에서 해결하다시피 했지만 거기서도 한국인을 못봤다고 ㅋㅋ 그 루트가 지금 엄청 비수기이긴 하다 ㅋㅋ
역시 간절히 원하면 못보는 한국인 ㅋ
동익씨는 네팔에서 나름 휴양하다가 소나울리 국경에서 환전사기 당하고 새벽에 바라나시 떨어지고서 릭샤왈라한테 외진 게스트하우스까지 호객당하고는 당장 바라나시를 떠나고 싶었다며 ㅋㅋ
그에 비하면 시아가 겪은 도착담은... 사기도 아니다. 오히려 럭키지 ㅋㅋㅋ
저도 그랬어요. 확실히 네팔이 좋았죠 ㅋ 진짜 바라나시는 다종다양한 사기수법으로 여행자 혼 쏙빼놓는 동네에요 ㅋㅋ
서로의 멘붕경험담을 나누니 뭔가 위로가 된다. 나만 당하고 다닌건 아니구나 ㅋㅋㅋ
여기까지 두번 걸어온 사연이나 그간의 여행 스토리를 풀어놓는다.
대단한건 아니구요 걍 경비가 부족하니 그만큼 더 고생하고 다니는거죠 ㅋ
동익씨는 시아따라 로컬식당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20루피 갚는대신 저녁을 쏘겠다며 흔쾌히 도보이동에 함께 나서준다 ㅋ
우와 가는길은 외롭지 않겠구나 ㅋ
한참 얘길하면서 움직이느라 길을 좀 돌아갔는지 1시간좀 넘게걸릴 거리를 1시간 반 이상은 걸어간것 같다.
그동안 끊이지 않는 수다. 동익씨도 시아도 방언터졌다 ㅋㅋ 한국말이 젤 쉬웠어요 ㅋㅋ
더군다나 시아보다도 더 오랜기간 한국인 구경을 못했다 하니 입에 거미줄쳤을 세월이 안봐도 눈에 선하다.
이게 배낭여행자들의 공감대. 특히나 거진 같은 루트를 거쳤으니 공감하는 추억도 그만큼 많을수 밖에.
그동안 각종 바가지와 비지니스 수법을 겪으며 시아와 비슷한 고민도하고 어느순간엔 노로만 일관하게 됐단다. 한번은 호객하던 인도인이 짱내며 너 이럴거면 인도엔 왜왔냐는 질문이 화두가 되어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고.
정말 바라나시는 여행자를 철학자로 만드는 공간이구나 ㅋ
서로의 고민과 해답을 나누다보니 어느새 이야기는 여행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이미 기차역에서 공짜 드링킹 워터 구하는 방법을 전수하고 인도 로컬음식문화를 하나씩 전도하는 시아.
사탕수수쥬스를 모른다는 그에게 10루피의 행복을 맛보이고 ㅋ 쥬스노점쥔장의 사진 서비스는 덤이다 ㅋㅋ 각종포즈로 화답해주시니 시아조차도 당황스럽다 ㅋ
흥많고 사진좋아하는 인도인들.
뱅갈리톨라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며칠전에 도전했던 서민간식 사모사 촐라도 소개한다.
사실 이때까지 시아는 공복이었다며 ㅋㅋ
15루피면 나름 든든한 간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 이제 아셨죠?ㅋㅋ 괜히 뿌듯한 시아 ㅋ
앉아서 쉴겸 어제 매진돼서 구경도 못한 바바라씨의 라씨맛을 보러가기로 양자간 합의보고 다시 찾아가본다.
역시 여기가 최근 동양인들의 핫플레이스 맞긴 맞다. 이 작은 공간에 이미 손님이 가득 ㅋ
여긴 기차예약도 커미션 50루피만 받고 대행해준단다. 저렴한 대행료에 가차예약하려는 손님도 적지않다. 릭샤비 생각하면 여기서 예약하는게 이득이라는거 ㅋ 물론 시아는 릭샤 안타니까 알고도 걍 직접가서 예약했다지만 동익씨는 사이클릭샤비 100루피인가 주고 갔다며 ㅋㅋㅋ 들어보니 호텔에선 커미션을 500루피 이상 챙기려 했던 모양이다. ㅎㄷㄷ
알고도 당하는데 모르면 바가지가 일상인 인도다 ㅋ
고돌리아만 나가도 역이있는 시내까지 현지인 요금이 단돈 20루피. 단 이미 서너명 타서 대기중인 릭샤에 가격확인하고 탑승해야 가능한 가격이다. 똑같이 갔는데 외국인에게만 대놓고 더 받을순 없으니까 ㅋ 외국인에겐 100-150은 부르는게 보통이긴 하다.
암튼, 이미 시원라씨에서 얼음을 리필해주는 라씨맛을 봤다는 동익씨. 여기는 첫방문.
시아는 아예 라씨가 첫 도전. 5년전엔 요거트를 아예 입에도 안댔던 시아. 당연히 인도에서도 라씨를 등한시했더랬다.
나이가 먹으니 입맛도 변하고 안먹던 음식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고 ㅋ
네팔망고로 탄력받은 시아, 바라나시에 널리고 깔린 라씨샵을 보니 한번쯤은 도전해볼 의욕도 생긴다.
플레인 라씨는 25루피.
엄청시리 고민하다가... 큰맘먹고 70루피짜리 바나나 석류 라씨를 주문한다.
ㅋㅋㅋ 결국 동익씨가 계산해줬다는건 함정 ㅋ
시원라씨보다는 가격이 저렴한편이란다.
인도에서 귀한 얼음이 들어갔으니 비쌀밖에~
라씨를 기다리는 동안 어제 만난 중국친구도 다시 만난다. 역시 그도 어제의 아쉬움을 달래러 바라나시 떠나기전 다시 이곳을 찾았다며 ㅋㅋ 여기가 뱅갈리톨라 사랑방이요 ㅋㅋ
역시 대륙의 스케일. 모든종류의 과일이 들어간 망고를 시켜놨다 ㅋ 저건 못해도 100루피 넘겠지? 비쥬얼이 남다르다.
우와~ 스페셜라씨라며 입이 딱 벌리니 스페셜라씨 아니라고 정색을 한다. 아... 맞다. 여기선 방라씨를 일명 스페셜라씨라 한다지.
이친구 한번 방라씨를 경험했다는데 비추란다 ㅋㅋ 엄청 고생했다며 ㅋㅋ
주문받고 제조에 들어가는 여기 과일라씨의 특성상 서빙까지 꽤나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뭔얘기를 더 했는지도 기억 안날정도로 수다를 떨어댔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로그 얘기도 하게된다.
여행중 만나는 이들에게 굳이 블로그의 존재를 알리는 편이 아니지만... 워낙 요즘은 세계일주도 여행 블로그도 흔하다 보니... 대화가 그쪽까지 흘러가다 부끄럽게 커밍아웃을 하고만다. 사실 저도 그 흔한 블로그를 하고 있다고 ㅋㅋㅋ
이렇게 본의 아니게 블로그 홍보 ㅋㅋㅋ
막간을 이용해 블로그 방문한 동익씨. 시아가 누구냐며 ㅋㅋㅋ
하하하 접니다 ㅋㅋ 이거 절대 애교조 아니라며 ㅋㅋ 나를 타자화하려는 3인칭 관찰자 시점이라며 ㅋㅋ
부끄럽게 해명하는데 이미 빵터지셨다.
괜찮습니다 ㅋㅋ
이걸 매일매일 핸드폰으로 올린다니 더더욱 놀라신다.
제가 원래 이렇게 부지런한 사람은 아닌데 ㅋㅋ 한번 시작하니 정말 귀찮고 업로드하면서 화딱지가 날지언정 중간에 관둘수가 없더라구요.
점점 매번 찾아주는 분도 생기고 간헐적이지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도 달리기 시작하니 그게 동력이 되는것 같다며 ㅋ
마침내 완성된 라씨는... 오메
이 맛나는걸 난 왜 여지껏 한번을 안먹었을까. 다른데 라씨를 안먹어봤으니 뭐라 비교하기 어렵지만 단한번의 도전에 비추어 이것이 시아에겐 절대라씨 ㅋㅋㅋ
아직 가트구경도 제대로 못했다하니 바라나시 선배인 동익씨가 메인가트로 안내한다.
뱅갈리톨라 골목 빠져나와 야채상들이 모여있는 그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바로 메인가트다.
축제때문인지 입구에서 보안검색도 한다 ㄷㄷ
가트에 앉아 멍때리노라면 수많은 호객들이 외국인에게 접근한다.
이미 동익씨는 어제 여기서 마사지 비가지도 썼다며 ㅋㅋ
처음엔 손을 주무르며 싸게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접근한단다. 그것만해도 시원해서 그가격에 콜을 하니 한참 여기저기 마사지를 해주고선 나중에 곱절을 부른단다. 물론 부르는대로 다 주진 않았다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ㅋ
아니나 다를까 정말 대뜸 손을 잡으며 마사지를 시전하려한다 ㅋㅋ 아 이런거구나 ㅋㅋ
이렇게 우리는 한참을 면도를 하라니 배를 타라니하는 각종 호객과 사투를 벌이며 힘겹게 대화를 이어갈수 있었다.
시아에게도 이번여행이 여느때보다 특별하듯 그에게도 이번여행이 그러하다.
인도, 네팔 80일 정도의 여정이라니 짧지않다. 그래서 이것저것 많이도 챙겨왔는데 후회막심이란다. 매일 일기를 쓸 심산으로 노트북까지 챙겨오셨다니!!
인터넷 사용이 이토록 불편한 나라에서 노트북은 진정 짐이다 ㅋㅋ
그래서 더더욱 포스팅과 정보검색 등등 모든걸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시아가 대단하단다.
이것도차 없이 배낭여행이 척박했던 시기 일찌기 세계일주를 완주한 선배들이 더 대단하죠.
해가질 무렵부터는 메인가트에서 의식을 시작하려는 듯 한데 이게 시바축제 의식인지 항상있는 의식인지는 확실치 않다. 의식을 구경하려는 인파는 더 모여들고 가트며 배며 사람들로 득시글.
여기서 숙소가 꽤 먼 동익씨가 걱정돼 의식 구경은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로 한다.
시아는 돌아가는 길에 간단히 저녁을 때우러 뱅갈리톨라의 한 도사(DOSA)집을 찾는다.
ANJANI CAFE
참고로 한국어로도 메뉴가 적혀있지만 오래전 것이라 가격은 영어메뉴판을 확인해야한다.
무슨 된장기인지 괜히 바나나초콜릿 도사(30루피)를 시켰다가 이내 후회한다.
아니나 다를까 ㅋㅋ 우연찮게 합석하게된 인근대학의 학생들이 내가 먹는 메뉴를 보고 페이크 도사라 칭한다 ㅋㅋ
나도 그렇게 생각해 ㅋㅋ
한명은 티베탄, 다른 한명은 멕시칸.
멕시칸은 무쟈게 과묵하고 티베탄은 조곤조곤 말 잘 거는 스타일. 이친구는 흔쾌히 자신의 마살라 도사를 맛보라며 꽤나 크게 한덩이 잘라준다.
그래!! 이게 진짜 도사.
도사는 인도 남부지역 요리다. 시아가 처음 맛봤던 도사는 델리의 정체모를식당 ㅋ 간판은 피자헛인데 피자를 안팔아 ㅋㅋ 암튼 거기서 먹었던 도사와 거의 흡사하다.
바이작에서 먹은 도사는 거의 밀전에 가까웠다면 이게 시아가 기억하고 있던 도사. 바삭바삭하게 구운 반죽안에 감자커리가 들어있다. 여기에 같이 내주는 소스를 함께 찍어먹는다.
이친구를 통해 이 인근의 카비르 콜로니가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큰 캠퍼스라는 정보를 얻는다. 아씨가트에서 1키로 정도의 가까운거리이니 꼭 가보란다.
결국 시간관계상 가보지 못했다는 후문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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