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 D+97] in 인도 바라나시 : 아듀 바라나시

8/11


밤새 더워서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다. 어제까지도 괜찮았는데 오늘은 정말 창 없는 이방이 무쟈게도 덥다. 팬을 돌려도 더운열기는 가실줄 모르고 몇번을 몸에 물을 적시러 화장실을 드나들었는지 모른다.

이게 바로 싼방의 함정 ㅋㅋ


잠을 자는둥 마는둥 거진 밤을 새다 결국 일출시간을 못맞추고 잠들어버린다.

이렇게 갠지스강 일출도 내것이 아니어라 ㅋㅋ


11시에 Harishchandra Ghat(하리시찬드라 가트)에서 동익씨를 만나기로 했다.

일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짐부터 싸려니 평소보다 두어배는 시간이 걸리는듯 벅차다.

아 오늘도 컨디션 에러구만. 역시 사람에겐 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다 심카드없는 와이파이족이다보니 미리 정확한 지점을 정했더랬다.

초행길이니 늦지 않으려 조금 서둘러 체크아웃을 하고 배낭을 맡긴다.


하리시찬드라 가트는 전기화장터다.

장작으로 화장을 하기도 한다 들었다.

하루에도 몇백구의 시신을 화장하는 바라나시 갠지스 강가.

아직 한번도 그 광경을 못봤다니 바라나시 선배 동익씨가 직접 안내하기로 한것.

이미 가트에 들어서자마자 나무타는 연기가 자욱하다.


인도인들에게 갠지스 강은 매우 성스러운 의미다. 이 더러운 갠지스 강에서 몸을 담그는게 이들에겐 죄와 업보를 씻어내는 의미다.

갠지스강이 흐르는 바라나시에 화장을 한다는 건 이들에겐 최고의 마지막 예우다.

시신을 갠지스강에 수차례 담근 뒤 나무화장을 한다. 남은 유골은 갠지스강에 뿌린다.

이들은 죽은자가 이 과정을 거쳐 극락에 갈거라 믿는다. 그래서인지 화장하는동안 우는 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를 통해 좋은곳을 갈거라 믿기때문에 여기서 울면 부정타는것과도 같다며.


화장전에 시체와 함께 가족사진까지 찍는다하니... 이들에겐 죽음도 탄생과 결혼 등의 가족행사나 다름없는듯 하다.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거겠지.


전기화장은 정말 돈없는 사람들이 택하는 수단이란다. 전기화장은 나무화장과 달리 과정을 제대로 거친게 아니라 극락에 제대로 못한다 여기기 때문이란다. 장작이 워낙비싸니...

이래서 가난하면 극락도 못간다는 불편한 진실. 죽어서도 빈부차별이 이어지니 이건 뭐-_


암튼 이미 여길 다녀왔던 동익씨의 설명덕에 제대로 보고 느낀다.

오늘은 없었지만 여기에도 외국인에게 다가와 가이드를 해주고 나중에 돈을 요구하는 이들이 제법있다니 참고하시라.



화장하는 모습을 목격하고도 허기는 숨길수 없다. 벌써 점심시간이 가까워 온다.

아씨가트를 향하다 얼마못가 뿌리 사브지(Puri Sabji) 노점 발견. 동익씨는 저게 먹어보고 싶었단다.

콜! 한 접시씩 시킨다. 뿌리와 감자, 콩 사브지.

단돈 20루피.

인도 선배 시아는 신이나서 메뉴설명에 나선다.

"로띠 중에서도 이렇게 튀겨내는걸 뿌리라고 불러요.

우리가 흔히 커리라고 아는것들을 인도인들은 정작 커리라 안부르는데 사브지는 우리가 아는 수많은 커리 종류중 하나에요. 달, 마살라 등등이 있죠. 이건 알루(감자) 사브지ㅋ"


동익씨는 처음 맛보는 이 메뉴가 아주마음에 든단다.

식당에서 비싼돈 주고 먹은 커리보다도 맛있다며.


내친김에 시아의 로컬식당 뚫는 노하우도 전수한다 ㅋ

"무조건 사람많은데로 가세요. 둘중 하나에요. 싸거나 맛있거나 ㅋ"


같이 튀기고 있던 질라비도 먹음직스러워보여 식사뒤 서민간식도 전수해볼까 했는데 마침 다팔고 오늘장사 끝이란다. 이집 장사 참 잘되는구나.


값싸면서 나름 든든한 베지식사를 마치고 내친김에 시아가 그제 우연히 알게된 이동네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 아씨가트 근처 로컬 카페테리아도 들러보기로 한다.


아니 근데... 그제 시아가 성급하게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잠긴 줄만 알았던 아씨가트.

동익씨 따라 큰길을 더 거슬러서 들어가니 그 유명하다는 한국식당 라가카페 2호점도 보이고 오픈핸즈카페도 있다.

이리로 들어가니 제대로 아씨가트가 보인다. 아놔 내가 잘못갔던거구나 ㅋ

여긴 대학근처라 그런지 데이트 즐기는 커플들이나 젊은 층이 많다. 중요한건 성가신 호객이나 예의 장사치들이 거의 없다는 점. 여유롭게 쉬기좋다.


동익씨는 어제 시아의 여행기를 꽤나 읽은 모양이다. 으하하 직접 소감을 들으니 민망함은 두배 ㅋ

글쓰는 일을 했었냔다.

글쓰는 일을 업으로 삼아본적은 없다. 고료받고 글써본 건 알바로 단 한 번. 고딩때 웹진에서 편집기자 해본게 전부.

암튼 ㅋ 다행히 정보성 포스팅이 아니라 더 재밌게 다가왔단다.

초반부터 지금까지의 변천도 느껴졌다며.

지금은 뭔가 베테랑같은 느낌?


으아... 아직 초보입니다~

아마도... 인도가 두번째여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하고ㅋ 하드하고 가난한 스스로의 여행스타일에 자신감이 붙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도 같고.

그렇다고 행여라도 자만하지 말아야지.

여행에 프로가 어디있겠는가. 인생에도 프로가 없듯 ㅋ


가트에서 수다떨다보니 목이 마르다.

차마시러 가시죠!

시아가 자신있게 소개하는 바라나시의 로컬 카페테리아.


그저께 시아가 잘못들어선 길로 빠져나가면 지름길. 갠지스를 바라보고 가트 맨 왼쪽 골목으로 가야하는데... 아직 그쪽은 물이빠지지 않아 뛰어내려야 한다.

동익씨는 어떻게 이런길을 알았냐며 신기해한다 ㅋㅋ
제가 이래서 가트 못올라오고 포기했었어요 ㅋ


으아 그런데 시아는 착지 실패로 왼발가득 진흙범벅. 일단도리없으니 이상태로 옆골목 티샵을 향한다.

아쉽게도 그제 만났던 친구들은 안보인다.

주문할 겨를없이 일단 진흙부터 닦아낸다. 더럽게도 많이 묻었다 ㅋㅋ
보다못해 옆에 아저씨도 거들어주신다. 시아는 대충 닦아내고 말 요량이었는데 외려 아저씨가 더 꼼꼼히 닦아주시네 ㅋㅋ

한바탕 진흙소동을 마치고 드디어 주문.

정확히 이름을 몰라 레몬마살라티를 달라한다.


힝 근데 엄청 작은컵에 오늘은 마살라가 넘 많아서 그저께같은 맛이 안난다.

동익씨는 이것도 괜찮단다.

아침을 얻어먹었으니 10루피짜리 티는 시아가 쏜다 ㅋㅋ 시아한테 뭐 얻어먹기 쉽지 않은데 동익씨 럭키라며 ㅋㅋ


동익씨는 옴므파탈인가?

여기 모인 남정네들이 동익씨 안경도 돌려써가며 카메라도 뺏어다가 돌려 찍어가며 아주 난리다.


건물과 건물 사이로 흐르는 강바람은 땀을 식혀주고 나름 프로라는 거리의 젊은 악사는 인도 전통음악을 한곡조 뽑아내며 분위기는 무르익는다.


동익씨도 여기가 아주 마음에 든단다. 시아 아니었음 노점식당이며 여기며 절대 못왔을 거라며. 이히~ 좋아해주시니 내가 다 뿌듯하다.

"저도 처음 베트남에선 밥도 제대로 못챙겨먹었어요. 어디서 뭘 먹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말도 안통하니 메뉴없는 로컬을 쉽게 쑤실수도 없었고 ㅋㅋ 시간이 지나다보니 점점 요령도 생기고 하는거 같아요. 아마 저 아니었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로컬도 접하고 그랬을 거예요 ㅎ"


실제로 내가 대단한게 아니라... 오래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스럽게 생존능력이 특화되는 것 같다. 생에 대한 의지와 집중력이 이토록이나 강했던적이 없었다.



이 장소와도 다음을 기약하며 이제 진짜 바라나시와 작별할 시간이다.

아마도 인도는 다시 올것이며 그렇다면 바라나시는 반드시 들르게 될것 같다.

안녕~ 수 많은 잡념과 고민을 말끔하게 정리하게 해준 바라나시여.



동익씨는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밤기차로 아그라를 간다.

시아는 만두아디역에서 밤기차로 뉴델리을 간다.

둘다 기차역까지 도보를 택한다.

2키로 정도 함께 이동하다가 갈림길에서 서로 길을 달리한다.

일정만 맞는다면 레에서 다시 만나기로.

인도 여행이 특별한 이유중 하나는 인도를 선택한 여행자들 역시 특별하기 때문이다.

이틀간이었지만 참 수다떨기 좋은 인연이었다. 아마도 동익씨 성격이 무던했기 때문이겠지 ㅋㅋ


시아는 이대로 만두라디역을 향해 직진. 작은 역이지만 웨이팅룸이 마련되어있어 티켓정보만 노트에 기입하면 편히 앉아쉴수 있다.1번 플랫폼에 드링킹 워터를 마실수 있는 수도꼭지가 있는데 힌디로 적혀있으니 현지인에게 정확히 물어보고 떠다 마시면 된다.



* 기타 바라나시 팁


/ 소똥조심. 인도 최다 소똥 지뢰 지역.


/ 6-7월 몬순으로 9월부터나 물빠진 가트를 볼수 있다.

현재는 아씨가트, 메인가트 정도나 육안확인 가능.

시아가 찾은 8월은 가장 떠울때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습하면서 더운시기였다.

그래도 여행자는 많고 사기꾼도 많다 ㅋ


/ 바라나시 다종다양한 사기와 비지니스에 대해 그간의 여행기에 몇가지 수법을 소개했으니 참고하시라.

바라나시에서 악기를 배우려는 여행자도 많은데 걔중 하루 레슨 20루피라며 호객을 하고 아주 대충 가르치고선 나중에 악기값만한 수강료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도 있다하니 확인하고 수강할것.


하지만... 바라나시에서 사기 한번도 당해보고 우정을 빙자한 비지니스에도 한번쯤 얽혀본다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추억담이 될것이다. 덮어놓고 피해만 다니는 바라나시에서 무엇이 남겠는가 ㅋ 물론 순전히 시아의 주관적인 시선이다.


/ 라씨는 꼭 마셔보자. 요거트 기피하는 시아도 잘 맞았다는. 유명한 라씨집도 많지만 걍 거리에서 파는 20루피짜리 플레인 라씨도 달달하니 술술먹어간다.
단 방라씨는 조심하시라. 골로갈지도 ㅋㅋ

/ 바라나시 과일시세(2015.8 기준)

바나나 6개 20루피
망고 1kg 70루피
석류 1kg 100루피

참고로 인도사람들은 키로그램을 케이지라 발음한다.
망고는 인도라 칭할 정도로 당도 최고.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필리핀 망고와 비교불가. 가격도 훨 저렴하니 과일 많이 사드시길.

인도 파인애플과 초록오렌지는 상대적으로 밍밍한 편이다. 길거리에서 쥬스로 마시면 나름 당수분은 충전된다.


/바라나시 영화관

시아가 오며가며 스쳐지나간 곳만 두 곳. 아마 더 많을것으로 추정.

PDR MALL이 고돌리아 근처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관람료가 더 저렴하다.

실버 100 골드 140 다이아몬드 180루피

대신 조조할인이 없다 ㅋ

참고로 바라나시에서 관람한 헐리웃영화가 힌디더빙이었다는 경험담도 있으니 인도에서 헐리웃영화를 관람할 참이라면 더빙여부를 미리 확인하는것이 좋겠다.

/ 바라나시 정션역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잡힌다는 제보가 있다.
만두아디역은 와이파이 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