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아이패드에 론니플래닛을 담아가지고 다니는 타릭은 버스안에서 이미 저렴한 숙소를 몇군데 체크해 두었다.
* 훈자(카리마바드) 저렴한 숙소
- 카리마바드 인
도미토리 250루피
간헐적 핫샤워 가능, 와이파이 있는데 당시 사용은 불가능했음.
미친 친절함.
레스토랑 훌륭(한식가능)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인도짜이와 가장 흡사한 맛을 구현.
- 하이더 인
도미토리 300루피
주방사용료 120루피
온수가능하나 시아가 묵은 당시 수질상태 최악. 정전시간을 제외하면 와이파이 가능.
레스토랑에서 한식가능하지만 먹어본적은 없음.
- 올드 훈자 인
더블룸 흥정가 400루피.
도미토리는... 없다고 보는게 맘편함.
핫샤워 와이파이 가능하다고 함.
가격알아보러 들른 외에는 다른 정보가 없어 노코멘트.
이 세 게스트 하우스가 훈자내 가장 저렴한 숙소라고 보면 된다. 가격은 비수기 기준이다. 성수기엔 가격이 뛸수밖에 없으니 참고만 하시라.
낮시간과 저녁시간 두차례 정전인데 발전기를 돌리긴 하지만 와이파이는 접속이 안된다.
빙하를 받아쓰는 수도상황상... 육안으로도 더러워 보이는 수질에 놀라게 되지만... 다들 이렇게 산단다. 다들 이 물로 씻고 밥해먹으니 모든걸 내려놓으시라. 인샬라.
편안한 잠자리가 필요한 타릭.
코골이가 심해 격리를 원하는 에드와.
이 둘의 의견을 총 수렴해 하이더 인에 묵기로 한다.
셋이 같이 와서는 각자 다른 도미토리에 자리를 잡는다.
어쩜 이리 파키스탄 여행은 결코 혼자인 법이 없는지 ㅎ 감사할 따름이다.
짐부터 풀고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나가본다.
숙소 레스토랑을 이용해도 됐겠지만 시아 기준으론 너무 비쌌기 때문.
에드와 역시 장기여행자다보니 시아처럼 질보단 가격이다.
이런사정을 잘 이해해주는 타릭이 너무 고맙다.
밥값조차도 아끼는 시아의 여행스타일을 이해해주는 동행이 많지 않기때문이다. 오히려 말 잘 통하는 동포 여행자들에게 질타와 외면을 받아왔던지라 딱히 말안통하는 그에게 부러 예산사정을 이야기한적조차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 역시 배낭여행자인지라 비싼숙소를 원치 않는다는 점도 통하는 중 하나다.
가로등이 귀한 이동네에 저멀리 불빛찾아 거슬러 올라가보지만... 왤케 식당이 없는것이냐.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는즈음 어디선가 솔솔 풍기는 고기내음새.
오메. 저거슨 바베큐 꼬치.
아직 장트러블이 원만하지 않은 타릭은 아직 고기섭취가 부담스럽지만 사실 지금으로썬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에드와는 고기 대찬성.
시아는 고기가 먹고싶지만 타릭을 생각하자니 쉽사리 찬성하기 어려워 우물쭈물.
"아 맞다. 한국여자들은 결정을 잘 못하지. 고기먹자ㅋ."
허허허 맞다 나 결정장애있다 ㅋㅋㅋ
GRAPS RESTAURANT.
걍 로컬식당이다 ㅋ 바베큐는 저녁장사만하고 저녁 6시부터 게시한다.
이미 치킨은 떨어진지라 일단 비프, 야크 섞어서 3꼬치씩에 짜파티를 주문한다.
오미. 간만의 실한 고기라 그런가 너무너무 맛있는거지. 근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닌거지. 그렇게 우린 추가추가해서 꼬치를 쌓아가며 흡입한다.
꼬치하나에 30루피. 짜파티 한장에 10루피.
이것도 셋이 먹으니 돈좀 나왔을듯 싶은데 장기여행자들 돈아끼라며 쿨하게 쏘는 타릭. 내가 밥얻어먹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참 타릭은 애가 괜찮다 ㅋㅋㅋ
그렇게 우린 환상적인 고기파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간다.
굿나잇.
9/16
담날아침. 9시가 조금 못돼 눈을떠서 어슬렁 어슬렁 1층으로 내려간다. 이미 스위스 친구들은 모닝짜이 한잔씩 즐기고 쉬는중. 이구역에서 내가 젤 게으르_-
타릭은 며칠사이보다 훨씬 상쾌한 모습이다. 배탈엔 고기지 ㅋㅋ 노래까지 부르며 상콤하게 아침인사를 나눈다. 보기좋구만.
오늘 아무계획이 없는... 사실 훈자에서 뭘할지 알아보거나 정하지 않았던 시아는 스위스 친구들에게 묻어가기로 한다.
이들은 오늘 친구와 가족들에게 엽서를 써서 보낼거란다. 2년전 호주 여행때까지만 해도 시아에게 그런 낭만이 있었는데... 이번여행은 뭐가 그리 바쁜지 잊고지냈다. 그래서 엽서를 쓰기로 했냐고?
엽서값도 아까워서 패쓰 ㅋㅋㅋ 는 아니고 걍 계획엔 없던일이라 같이 엽서 고르는것만 구경한다.
아니 근데 ㅋㅋ 발티트포트로 가는 길에 파란색 ATM기기 발견!
누가 훈자에 현금인출안된다고 했니. 나중에 만난 한국인동행에게 들은 얘기지만 돈 아주 잘 뽑힌다고 ㅋㅋ
ATM이 있는 갈림길에서 포트방향 바로 오른쪽 상점에서 비교적 상태좋은 엽서를 많이 판다. 외부에 전시된게 아니라 들어가서 물어봐야한다. 한장에 10루피라네.
에드와는 매 나라마다 단 한명에게만 엽서를 쓴단다.
타릭은 가족과 친한 친구에게 보낼 엽서를 꽤 많이 구입한다.
그대로 길따라 올라가면 발티트성(Baltit Port).
멀진 않은데 경사가 좀 있어 가다보면 껄떡껄떡한다.
젊은 피 타릭은 몸좀 나졌다고 날아다니는데 에드와나 시아는 나이는 못속이는지 헉헉 거리며 천천히 길을 오른다.
티벳사원의 이 작은 성을 그냥 훅 둘러본다. 내부로 들어가려면 입장료 600루피.
근데 웃긴건 아무도 내부로 들어갈 마음이 없다는거 ㅋㅋ 아 맘편해 ㅋㅋ
타릭은 밖에서 기다릴테니 보고와도 된다며 팔을 끌어당기지만 나도 들어갈생각이 없어 ㅋㅋㅋ
다시 길을 거슬러 내려간다. ATM 갈림길에서 왼쪽골목을 따라가다보면 우체국이 있단다.
그전에 아침부터 해결해야하니 지나가는길에 작은 로컬 식당 훈자 스낵 바에서 사모사와 납작하게 튀긴빵을 하나씩 맛본다. 각각 15루피.
여기사모사는 인도의 그것과 약간 모양이 다른데 맛은 걍 먹을만. 처음먹어보는 이 플레인빵이 나쁘지 않아 하나더 집어먹는다.
역시 서양인들의 흔한 블랙퍼스트는 달결후라이. 신나서 후라이 2개째 흡입하는 타릭. 개당 30루피다. 근데 그게 끝 ㅋㅋㅋ
매번 느끼지만 도대체 그것만 먹고 사람이 살수 있는거니? 그러니 살이 안찌지 ㄷㄷ
짜이를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엽서를 적어내려가는 친구들. 여기 짜이는 로컬가격 20루피다. 진짜진짜 로컬플레이스라 시아는 차마시며 사람구경이나 한다. 작은가게지만 주인아저씨 혼자 감당하려니 엄청 분주하시다.
그러다보니 사모사니 빵같은건 다들 알아서 집어먹는다 ㅋ 그사이 도대체 몇명이 왔다리 갔다리인지 ㅋ 나름 핫플레이스다 ㅋ
여기서 한 십분쯤 들어가다보면 파키스탄 포스트라는 작은 우체국이 나오는데 여기서 국제우편 업무가 가능하다.
몰랐는데 같은 볼일이 끝난 에드와와 타릭의 다음계획이 갈린다.
타릭은 울타(Ultar)에 올라갈 계획이고 에드와는 가네쉬마을을 둘러보겠단다.
한번 동행맺으면 쭈욱 같이 다니는 한국인들과는 다르게 얘네들은 가고싶은곳이 다르면 쿨하게 찢어진다.
결정장애자 시아는 어딜따라가야할지 고민한다.
그래도 며칠더 같이한 정이 있어 타릭의 손을 든다.
"한참 올라가야되는데 괜찮겠어?"
아차싶다. 요즘 하도 안걸어버릇해서 빡셀거 같은데 한번 내뱉은 말을 번복하긴 싫다.
"ㅇㅇ 문제없어 ㅋ"
"남자!"
한국단어를 몇개 아는 타릭의 입에서 남자라는 말을 들으니 더 빵터지네 ㅋㅋ
"남자다잉 ㅋㅋ"
갈림길까지 같이 걸어가는데 타릭이 에드와에게 내얘길한다.
"시아같은 애 처음봤어. 5일동안 같이 다니는데 노불평, 노짜증, 노화장실, 노헝그리! 최고의 동행이야."
내가 또 긍정의 아이콘이지 ㅋㅋ 근데 내가 볼땐 타릭이 최고의 동행임.
장난꾸러기인것만 같지만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면도 있고 주변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다.
며칠 같이 다니며 시아가 물을 잘 안마신다는걸 알아차린모양이다.
어쩐지 어제 버스에서부터 자꾸 물을 챙겨주더라 ㅋㅋ
지병인 만성탈수증을 고백하자 이젠 더더욱 물 섭취량까지 체크하며 물을 권한다.
그렇다고 여자 대하듯 하지않아 부담스럽지않다. 걍친구같음. 하긴 이게 정상이지 ㅋ
울타 메도우(평원)까지 가기 위해선 다시 발티트성 방면으로 올라간다. 쟈는 먹는것도 없이 왤케 날라다니는 것이냐.
내가 따라온다고 했으니 이제사 후회해도 소용없지 ㅋ
쟈 따라가려다 심장터지겄다. 내 페이스대로 슬슬 가보자.
발티트성을 조금 못가 울타피크와 레이디핑거 이정표가 나온다.
아마도 여기까지가 가장 숨찬길이지 싶다. 갈림길에서 기다려주는 타릭을 보며 이거 내가 괜히 짐된것만 같아 미안하다.
뭐 사랑콧갈때도 처음엔 죽을거 같더만 오르다보니 체력이 살아났던 전력이 있으니까.
시아는 슬로우 스타터다. 뒷심스타일 ㅋㅋ
술도 늦게배워서 밤새는줄을 몰랐고 여행도 늦게시작해서는 지금 이러고 다닌다 ㅋㅋ
암튼 마을을 벗어나기 전까지는 주민들에게 물어가며 길을 찾아가다가 인적없는 길부터 등산로를 찾지 못한다.
구글지도 봐야 등산로는 안나오니 방향만 잡고 있는길 없는길 만들어가며 오르는데.
음... 이거 맞는거야?
아무래도 이쯤되니 잘못온게 맞는듯 하다 ㅋ
이런거 보면 남자는 남자인게 시아같음 길없다며 돌아가고 말텐데 오를수 있다면 어떻게든 올라간다. 저런거보면 서양애들 모험심이 신기하다.
누가 나한테 겁없다 했니? 나와보니 저런애들 수두루 빡빡이다 ㅋ
타릭은 다리짧은 시아를 위해 중간중간 당겨주며 계속 올라간다.
좀만 헛디디면 굴러떨어질거같은 절벽길의 좁은 길까지 지나 작은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에까지 오른다.
일단 여긴 확실히 울타가 아니다. 타릭말론 아마 우리가 여기 처음온게 아닐까 싶단다.
응 나 혼자였음 안왔지 ㅋㅋㅋ
시원하게 물은 쏟아지고 힘겹게 여기까지 올라와서 내려다보니 어쩜 이리 아름답니.
폭포옆에 걸터앉아 여까지 무사히 올라온 서로에게 하이파이브.
고맙다 너 아니었음 내가 이런델 어떻게 왔겠어.
타릭의 모함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처음일거라 자부했지만 건너편을 올려보니 돌집같은게 쌓여있네.
타릭은 작은 건물의 정체도 확인할겸 폭포건너 돌아가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려는 모양이다.
폭포수로 근처 잔디가 축축히 젖은탓에 경사밖에 없는 길이라 너무 미끄럽다. 게다가 시아는 등산할거라 생각못하고 샌들차림.
어떻게어떻게 올라간 타릭이 끌어줬지만 결국 발을 헛디디고 진흙바닥에 미끌어진다. 와 진짜 타릭이 못버텨줬음 떨어졌을뻔. 가까스로 일어나 겨우 자리를 잡는다.
미안해서 어쩔줄을 모르네. 난 진짜 괜찮어. 내가 미끌어진건디 뭐. 살았으니 됐지 ㅋ 옷 버린거야 빨면되고 ㅋ
아무래도 이쯤되니 같이 올라가보긴 무리고 먼저 올라가서 확인해보고 오겠단다. 오케이.
하... 기다리는 동안 별생각이 다든다. 저기 길이 있어도 올라갈생각하니 아찔하고 돌아갈생각해도 아찔하다 ㅋㅋㅋㅋ
쟈는 산사람이니? 다리도 길어서 성큼성큼 올라가더니 벌써 정상찍고 자취를 감춤 ㅋㅋ
이러니 더 미안하다. 내가 짐이 맞군 ㅋ
음 저쪽도 길이 없단다. 더 위험해보인다고.
타릭이 돌아오는 동안 미끌어진 구간을 혼자 내려가보려 몸을 이리저리 돌려본다 ㅋㅋ 오. 옆으로 우회하면 갈수도 있겠네. 겨우 진흙바닥을 통과하니 막 타릭이 도착한다.
내려가는 길도 잡아주고 하니 쉽진 않았지만 수로있는 평지까지 내려간다.
와. 진짜 고생했어 ㅋㅋ
아니 근데... 우리가 여기서 왼쪽으로 가는 바람에 길을 잃었는데 오른쪽으로 가는게 맞는것 같다는 타릭.
그 고생했어도 아직 시간은 2시가 안됐다.
그래 가자 ㅋ 좀 후달려서 그랬지 힘들진 않다.
그렇게 다시 울타를 향해 길을 찾아나선다.
곧 초원과 수로가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소한마리 묶여있는게 그림같네.
안녕 소?
이정도 언덕 가뿐해져서 슥슥 따라올라가는데 뭔 개도아니고 자기랑 놀아달라는듯 깊은 울림의 음머~를 외치는 소. 둘다 깜짝놀라서 돌아본다 ㅋㅋㅋ 아놔 ㅋㅋ 별걸다 놀라네. 둘다 빵터짐 ㅋ
있다올게~ 너도 많이 외롭구나 ㅋㅋ
초원을 넘어가니 오메~~~ 그래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걸보고 영감을 얻었겠구나 싶은 그 뷰가 바로 펼쳐진다.
와~~-ㅁ-
감동의 물결.
이래서 사람들은 그토록 힘들게 산에 오르는가보다.
뭔가 전우애가 생긴탓인가 ㅋ 여기가 정상이 아닌데도 부퉁켜안고 해냈어를 외친다 ㅋ
타릭은 자기와 같이와 줘서 너무 고맙다하는데 날 데리고 와줘서 고맙소.
만성탈수증과 카메라공포증을 고쳐주려고 작정했는지 시도때도없이 물챙겨주고 사진찍어주느라 고생했소.
여기서 좀만 넘어가면 울타 메도우 가는 길일것 같은데 타릭이 슬쩍 왔다갔다 하더니 길이 안보인단다.
돌아가자 ㅋ
여기서 내려가는 길은 순탄한 편이다.
오늘 길이 빡세고 샌들이어서 그랬지 사실 산 못타는편 아니라우. 다리 안닿는것만 아니면 따라서 잘 내려가는데 지름길로 질러가려고 담쌓아논 길을 넘어가려다 보니 또 타릭을 이용한다 ㅋ
자긴 나의 도구니 마음껏 이용하라며 ㅋㅋ
그래 넌 정말 좋은 도구다 ㅋㅋ
그러다 막판에 손잡고 내려가려 발을 디디다 지지대가 약했는지 무너져버린다. 어어
이거 뭐 영화니? 나 저렇게 남자한테 안기는 여자들보면서 저런 설정이 다 있냐며 욕했던거 같은데. 그게 나냐?
고맙다 넌 오늘 날 두번 살렸구나 ㅋ
근데 나 이번엔 너무 민망하다 ㅋㅋㅋㅋ
오늘의 이 장면은 타릭에게 두고두고 놀림감이 된다.
"내 생애 이토록 로맨틱하게 넘어지는 여자는 처음봤어ㅋㅋㅋ 절대 잊지 못할거야 ㅋㅋ
앞으로 여자들한테 얘기해주려고.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으면 산에서 뛰어내리라고 ㅋㅋ"
이걸 살려말어. 고마해라 ㅋㅋ
마을 찾아 돌아가는 길도 만만찮다. 발티트포트에서 좀더 뒤쪽마을로 나가는데 각자 한번씩 막다른길을 안내하고는 결국 길찾아서 나간다. 오늘 날이긴 날이냐 ㅋㅋ
내가 달걀 두개로 퉁칠때 알아봤어. 타릭은 엄청 배가 고프단다. 벌써 4시가 다 돼가니 그럴만두.
난 오늘 왠일로 배가 안고프지만 먹긴먹어야지.
산타고 내려오니 확실히 한결 더 친해졌다.
모래가 수북히 쌓인 도로를 걸으며 타릭이 농담을 시전한다.
"여긴 도대체 언제부터 청소를 안해서 이지경이 된거야? 아무도 자기 앞마당을 쓸지 않나봐. 자 누가 솔선수범할거야?"
"타릭 ㅋ 그건 너 ㅋ 너부터 하자"
발티트성 가는 갈림길까지 지나서도 한참을 내려가는데.
"언제까지 내리막이야? 평지라는게 존재하긴하는거야? 평지가 너무 그리워.
어 저게 평지인가? 지금 내가 너무 힘들어서 헛것을 보는건 아니겠지? 저건 신기룬가?"
진짜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농담에 빵빵터지네.
이건 옆에서 봐야 웃김. 아님 번역의 한계 ㅋ
여행하면서 남성혐오 비스무리한게 생겨나는 시아지만 타릭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계속 함께 여행하고 싶은 동행중 하나다.
지나가는길에 가격좀 있어뵈는 식당 하날 찾는다. 배고픈사람이 우물찾는다고 비싸다고 부담스럽다하니 자기가 사겠다고 그냥 여기서 먹잖다.
직원추천받아 반죽안에 여기 치즈와 야채, 양고기가 소로 들어간 희안한 메뉴와 살구스프를 주문한다.
여기에 음료수 먹고 했으니 돈만원 나오지 않았을까 싶네.
암튼 타릭은 간만의 자기 입맛에 딱인 메뉴를 맛보고 어지간히 감동했나보다. 스텝에게 몇번을 고맙다 인사하는지 ㅋ
밥먹으며 대화가 무르익는데 여행떠나오게된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전남친과의 결별얘기도 나오고.
역시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타릭.
"시아. 설마 그 남자와는 산에 안갔던거야? 안 뛰어내렸어?"
"아! 맞네. 내가 큰 실수를 했네. 걔한텐 안그랬네 ㅋㅋㅋ"
따라갈때만해도 짐이될까 두려웠다.
손을 내밀어주고 그 손을 잡았을때 그땐 비로소 팀이 될수 있다는걸 알게됐다.
함께 고생한 기억만으로도 우리에겐 오늘하루가 잊지못할 추억으로 남을것이다.
고생은 나누면 두배. 행복은 나누면 절반이라고 생각해왔던 서울살이.
이렇게 조금만 나와보니 그게 아니라는걸 직접 보고 듣고 느낀다.
그래서 여행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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