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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라다크와도 안녕이다.
너무 급히 달려 아쉬움이 많은 곳이다.
아마 다시 인도를 찾는다면 이 힘든길 마다않고 다시 오를것이다.
시아는 내일 다시 마날리로 향한다.
레에 도착하자마자 버스티켓부터 부킹한다.
사실 레에서 로컬버스로 마날리를 가려면 킬롱에서 1박하고 다음날 버스를 갈아타는 방법밖에 없다.
레에서 킬롱가는 버스는 매일 새벽 5시에 출발한다. 하루전에만 예약이 가능하며 운임은 525루피.
14시간정도 소요된다.
뉴버스스탠드에 주차된 킬롱행 버스에서 직접 부킹하는 희한한 시스템인데 이미 좌석 1/3이 차있다. 최대한 앞좌석을 원하는 시아의 갈망을 읽었는지 차장은 흔쾌히 비상용으로 비워놓은듯한 운전석 바로 뒷자리를 내어주신다. 우와우와 럭키로구나.
감사합니다 낼봐요^^
동익오빠는 내일 영아언니, 호영씨와 함께 스리나가르로 간다. 보름전만해도 스리나가르에 테러가 발생하는 바람에 여행자 철수권고도 떴다는데 다들 무리없이 오고가는 걸 보면 금새 잠잠해진 모양이다. 이왕 레까지 온거 스리나가르까지 찍고 가면 좋겠지만 경비도 부족하고 거기서 쉼라로 돌아가려면 바삐움직여도 하루는 더 소요될듯 싶다.
아쉽지만 어쩔수 없지 ㅎ
들어보니 레에서 스리나가르 가는 버스는 매일 운행하지 않는 모양이다.
오후 2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도착하는 로컬버스는 운행일정을 직접 확인해야 하며 디럭스버스(1,197루피)와 일반버스(670루피)가 번갈아 다닌다.
역시나 하루전 10시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티켓 부스는 저녁 7시까지 운영되지만 인가노선은 일찍 매진 될수 있으므로 최대한 일찍 찾아가는 것이 안전하다.
시아는 내일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는 고로 레에 도착한 첫날 묵었던 버스스탠드 맞은편 100루피짜리 도미토리에 체크인을 한다.
뚜르뚝의 용사들과 라다크 마지막 작별인사겸 저녁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던바 일단 DZOMSA에서 라씨한잔 빨면서 연락을 기다리기로 한다.
아니 근데 이쯤되면 운명인거죠 ㅋ 다미언니와 또 마주친다. 언니도 내일 스리나가르 버스에 오른단다 ㅋ 마침 오늘 버스예약하면서 영아언니와 이미 만났단다. 시아빼고 다들 그리로 가는구만. 가난해서 외로워요 ㅠ
올뷰 게스트하우스에 있다는 호영씨의 전갈을 받고 동익오빠도 일단 거기에 체크인하고 돌아 오기로.
아니 근데 라씨 한잔 비우고도 한참 수다떨 동안 아무도 오지 않는것이냐 ㅋ
알고보니 마이너스의 발 동익오빠, 초행이었던 올뷰를 못찾아 한참을 헤맨 모양이다.
덕분에 오늘 7시에 폴로 그라운드에서 열린다는 콘서트에 들르기 애매한 시간... 이지만 다미언니와 시아는 잠깐이라도 구경해보고 싶은 맘이 굴뚝.
일단 엊그제 만났던 정현씨가 강추했던 포트로드 본 모시기 식당의 치킨국밥을 먹어보자 강하게 어필하고 앞까지 안내한다.
아니 근데 정말 시아는 레에서 먹을복 결핍이 온것인가 ㅜ 마침 드라이데이라며 육류요리가 안된단다. 오늘은 베지국밥만 된다며 ㅋ
어쨌거나 호영씨 지인 부부를 비롯해 영아언니도 걍 여기서 저녁을 먹기로하고 공연이 언제끝날지 몰라 노심초사인 다미언니와 시아, 그리고 동익오빠는 일단 공연장 구경하고 돌아와 밥먹기로 한다.
먼저 다 먹으면 안기다리고 돌아갈거라는 엄포에도 아랑곳없이 라다크에서의 귀한 구경에 나선다.
역시나 한창 공연중이다. 입장료의 압박이 있으니 분위기만 대충 보고 식당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라이브중인 싱어가 BMK 뺨치는 실력파에 밴드 연주도 고퀄이다. 와 이런 공연이라면 정말 시간맞춰서 돈주고 봤어야 했다며 셋다 홀딱 빠져든다.
마침 시종일관 구매를 요구하던 매표직원 아저씨가 살그머니 외국인 할인으로 반값인 50루피에 입장권 주겠다며 유혹한다.
아직 2시간은 남았다니 손해보는 장사 아닌것 같고 셋다 홀린듯 지갑을 연다.
식당에서 우릴 기다릴 다른 일행은 이미 아웃 오브 안중이다. 아무래도 금방 돌아가겠다한 약속이 마음에 걸리지만 동익오빠가 총대매고 직접 사과한다고 하니 그말 믿고 함께 공연장에 입성한다.
이때까지만해도 우린 행복에 겨워있었지.
이게 도대체 얼마만의 공연관람이란 말인가 ㅋㅋ 라다크에서 락콘서트라니 ㅋ
하지만 우릴 낚았던 고퀄밴드의 순서가 금방 끝나고 그 다음 순서부터는 뭔가 부족하다.
아마 조금만 늦게 여길 왔다면 아~ 이런분위기였구나 하고 돌아갔을 퀄리티의 공연이 전개되기 시작한것이지 ㅋ
그 다음은 종교 부흥음악같은 정체모를 장르의 음악이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심지어 한곡이 15분 이상 ㅋ
옆에서 휘파람불어대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자기들도 이 음악 싫다고 ㅋㅋ 얘네들 이거 다 야유였다는 ㅋㅋ
다음 가수까지만 믿고 기다려보자 한시간을 참았지만... 이번엔 불교음악을 밴드음악으로 승화시킨 퓨전부디뮤직이 펼쳐지니 더 이상 자리를 지켜내기가 고통스러워진다.
이쯤되니 군중심리에 동요됐던 우리들은 식당에 남겨놓은 다른 일행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굶주린 배를 붙잡고 예의 식당을 찾아가보지만 당연히 앳저녁에 다 먹고 일어났겠지 ㅋ
마땅히 이시간에 연 식당이 별로 없으니 걍 베지국밥이라도 먹어보기로 한다.
아니 근데... 이게 어째서 인도에서 먹은중 최고의 맛이었단 말이지? 걍 뚝바에 면대신 밥말아놓은 메뉴인데. 이걸 100루피 주고 먹긴 너무너무 아쉬운 맛.
하... 정작 여길 소개한 일당은 공연이나 보러갔으니 ㅋㅋ
죄책감 추가요 ㅋㅋ
이래저래 아다리 안맞아주는 날이다 ㅋ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언니 오빠와 진짜 작별인사를 나눈다.
다들 무탈히 여행 잘 마치자구요!!
늦은밤 숙소까지 가는 길. 이시간의 레는 생각보다 안전하다. 개만 잘 피한다면 말이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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