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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파키스탄

[세계일주 D+139-140] in 파키스탄 라왈핀디 : 카우치 방콕

by 시아-★ 2015. 9. 26.
9/22-23

두바이행을 위해 다시 돌아온 이슬라마바드.
파키스탄도 호스트들에게 먼저 카우치 제공연락이 무던히도 많이 온 나라중 하나인데 덕분에 파키스탄에서의 마지막 며칠을 머물곳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리퍼런스가 없던 터릭의 집을 선택한건 그가 가족들과 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여성 호스트와 가족단위 호스트는 실패가 없다. 여행하면서 생긴 남성기피증 어쩔_-

터릭은 고맙게도 오늘 새벽에 도착할 시아를 직접 픽업해주러 나오기로 했다.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전화 빌려줄 만한 사람을 물색하러 터미널 맞은편 상가를 어슬렁거리는데 벌써부터 문 연 가게들이 많다. 여기 사람들 참 부지런하구나.
재밌는건 이슬라마바드의 바로 아랫동네인 라왈핀디만 해도 외국인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시아를 엄청 신기해한다.
한 가게 주인의 열화와 같은 손짓으로 방황을 멈추고 문자한통 빌려쓴다.
연락을 기다리는 동안 오렌지쥬스를 내어주지 않나 이 몰골로 사진은 또 디립다 찍었다. 여기 앉아 기다리는 동안 원숭이 구경온듯 웅성거리는 이들을 다 쫓고나니 이제 좀 교통정리가 된다.
그래 파키스탄은 이런곳 ㅋㅋ

이내 터릭에게 연락이 온다. 금방 와주겠단다. 후아 이제 좀 안심이된다.

아니 그런데... 그렇게 말로만 듣던 파키스탄식 성추행을 여기서 당한다.
전화기 빌려줬던 아저씨가 터릭과 통화한다고 나가는 사이 이 가게 주인넘이 슥 가슴을 만지는게 아닌가.
어머 이건 뭐야_- 빠직하고 째려보니 쏘리라며 웃어제낀다.

다미언니한테 들었던 고대로 당하고 보니 불쾌한것도 불쾌한건데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터진다.
아직도 못잊겠네 쏘리 ㅋㅋㅋ 아놔

이놈을 죽여살려할새도 없이 터릭이 도착했다고하니 언능 가야겠다.
인사고뭐고 쌩까고 나와버린다.

그렇게 동이트는 아침부터 시아는 호스트 차에 올라 며칠간의 보금자리로 이동한다.
터릭의 직업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해외출장이 잦은 직업이란다. 며칠전엔 태국에 갔다가 돌아왔다고. 그래서 당장 회사에 보고해야 할 일들이 많아 계속 출근해야 한단다.
오늘도 시아 픽업해주고 출근해야 한다네.
어치피 24시간동안 에어컨 고장난 버스이동에 지쳐있던지라 오늘 하루는 뭘 하고 싶지도 않다.
이러다 영영 쉬게될지 이때까지만해도 몰랐다능 ㅋ

터릭은 라왈핀디 주택가의 3층짜리 집에 살고 있었다. 1층은 차고, 2층엔 부모님, 3층에서 부부가 지내는데 시아를 위해 3층 방하나를 비워주었다.
세상에... 이정도면 시아에겐 호텔급.
나중에야 따로 본인들 방을 비워준거란걸 알고 어찌나 미안했는지.

도착했을땐 모두가 잠든사이. 터릭도 좀만 눈붙이고 출근할거란다. 시아는 언능 샤워만 하고 기절해버린다.
아오... 눈붙인다는게 아주 취침을 했다. 눈떠보니 2시.
급히 내려가 식구들과 인사를 나눈다.
대화는 안통해도 좋은 사람들이라는게 느껴진다.
식사를 마치고 빈둥거리는 시아에게 터릭의 아내가 결혼사진을 꺼내 보여준다. 확실히 여긴 뭔가 화려함이 있다.
몇몇 사진의 촌스러운 포토샵 효과에 관련업종 종사자로써 눈살이 찌푸려진것만 빼면 ㅋㅋㅋ

나중에 터릭에게 듣게된 사실이지만 아직 파키스탄은 연애결혼이란게 거의 불가능하단다.
조선시대마냥 마음에 드는 여인이 있음 바로 집에 찾아가 허락을 받고 약혼하는게 순서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여기 부부들... 물론 몇 커플 경험하지 못했지만... 왤케 다들 금술이 좋은것이야? 참... 아이러니하다.

생각보다 늦게 터릭이 퇴근한것도 있지만 새벽부터 내리던 비가 저녁에 더 거세졌다. 거기다 아직 시아는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오늘의 바깥행은 좌절됐다.
문제는 내일 터릭이 아예 시간을 못낸다는것.
사실 혼자좀 다녀보고 싶었던지라 갈만한 장소를 추천받으려 했지만... 도저히 여자혼자 나가는건 안되겠다며 극구 말리시니... 이렇게 이슬라마바드 관광에 대한 계획은 안드로메다로.
그래... 내가 여지껏 파키스탄 넘 편하게 다녔지. 막판에 제대로 걸리는구나.

사실 이건 호스트의 우려와 걱정일뿐이라 곧죽어도 내가 나가서 구경하겠다면 어찌 말리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말리는데 무시하고 나가는것도 예의가 아닌것 같고...
이런게 카우치서핑의 단점 중 하나.
손님이 위험에 처하는걸 바라는 호스트가 어딨겠는가. 그러다 보니 가끔 내가 원치않게 뭔갈 포기하거나 변경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 계속 유랑하고 다녔고 아직 온만큼 가야하니 터릭말대로 며칠 정도 이리 눌러앉아 쉬는 시간도 필요하겠거니 ㅋ
사실 동네 구경시켜주겠다는 서퍼들의 매시지도 많이 받았다. 연락해서 나갈 방법도 있었지만 급히 하루전에 약속잡는것도 예의가 아닌것 같고 그 누군가를 섭외하는 과정도 피곤하고 ㅋ

그리하여 2번의 이슬라마바드 방문동안 명소한번 못찍고 그저 경유지로 만족해야 했다. 하하 진짜 내 여행이지만 이렇게 다니는 사람들 드물거야 싶다.
어차피 남들 본거 다 봐야되! 이런 욕심이 없으니 이런 여행이 가능하겠지? ㅋㅋ

그리하여 다음날도 침대위를 뒹굴며 먹고 자고 영화보는 한량같은 하루를 보냈답
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