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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인도네시아

[세계일주 D+55] in 인도네시아 사모시르섬 : 만남의 광장

by 시아-★ 2015. 7. 7.

6/30

시아보다 한참 어린 독일친구들과의 또바 이틀째.
어제밤 요한나와 나딘은 책을 읽다 잠들고 시아는 여행기를 쓰다 잠들었다.
한방을 쓰지만 적절히 개인시간을 침해하지 않는 분위기.

요한나와 나딘은 아침부터 호수에서 수영을 즐긴다.
너넨 도대체 뭘먹고 이렇게 수영을 잘하니?
수영못하는 시아는 아침잠이나 허우적댄다.



곡혼 게스트하우스 마당.
5일동안 여기 벤치를 점거하다시피했지 ㅋ


이렇게 오늘도 자고 먹고 수영하고 책읽고 호수보며 멍때리는 심플한 사모시르 라이프에 젖어들고있다.

주인아줌마의 예언은 적중했다 ㅋ 요한나와 나딘이 하룻밤 더 머물겠단다! 얘네들도 여기가 넘 맘에든대 ㅋ
나로써도 땡큐.

자 그런 의미로다가 밥먹으러 가자 ㅋ

우린 멀리나가지도 않는다 ㅋ

JENNI'S 레스토랑.
곡혼에서 사모시르코티지 방향 코너에 있다.
가격대는 어제 저녁 퍼피스 레스토랑보다 조금 더 비싼거같긴 한데 전반적으로 대동소이.

따라쟁이 시아는 어제 요한나가 먹던 가도가도(2만루피)와 플레인티(4천루피)를 시켰다.
언뜻보면 갈은 돼지고기같지만 땅콩이라능 ㅋ
생각보다도 맛있다 ㅋㅋ 강추 인도네시아 메뉴.


요한나와 나딘은 앞으로 세계일주를 이어갈 시아에게 유럽여행 몇가지 팁을 전수해준다.
유럽 이동시 기차보단 버스를 이용하는게 훨씬 저렴하단다.
카우치를 못구했을때 키친딸린 호스텔을 이용해서 여행자들과 식재료를 셰어하기도 한단다.
특히나 북유럽은 워낙 물가가 비싸다고 ㅋ
시아가 유럽에 당도할 10월경이면 날씨도 꽤나 쌀쌀하다는데 겨울옷이 걱정이네 ㅜ


점심먹고나서도 숙소에서 여유를 때린다.
시아는 다음 여행지 계획짜느라 또 머리가 복잡하다.

거기에다...
오늘은 또바호수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

얘기는 며칠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인도네시아 카우치 호스트를 구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전에 이미 내 여행일정을 보고 메단의 카우치 서퍼들이 먼저 호스트제안이며 미팅제안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정확히 세진 않았지만 족히 20명 가까이 되는것 같다.
인도네시아가 이토록 카우치서핑이 활성화된 나라인줄 미쳐 몰랐다능.

그런데 인구의 80%가 무슬림인 이 나라 남자들은 아무래도 걱정이되어 이리저리 거르다 운좋게 리아의 집에서 머무를 수 있게 된 것.
그 수많은 제안속에서 나나 요한나, 나딘은 리아를 선택한 셈이니 이야말로 우연의 우연이 덧댄 인연인 셈.

그리고! 걔 중에서, 독일친구들과의 토바호수행을 예상못하고 또다른 서퍼 한명과 이곳에서의 만남을 약속한뒤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안톤이라는 친구인데 메단에서 좀 떨어진 곳에 산단다.
자기는 물론 여동생이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단다. 만나서 같이 한국음악을 즐길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메세지에 마음이 꽂혔다.
오케이. 인도네시아 남자는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는건 선입견이잖아?
만나보지도 않고 단정할 필요 없지.

그렇게 대번에 라인아이디를 공유하고 또바호수 여행 일정을 맞췄다.
그러다 시아의 시바약행이 취소되면서 하루 일찍 호수에 당도해버렸고 안톤은 예정대로 오늘 다른 남동생과 함께 호수로 온다. 여동생은 결혼준비가 바빠 결국 못오게 됐단다.


숙소 마당 벤치에서 요한나와 여유를 즐기는 사이 안톤과 그의 동생이 곡혼까지 당도했다!
아 마침 라인메시지을 확인안하고 있었네 ;;

한참전에 섬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다가 마땅히 맘에드는데가 없어서 여기까지 왔단다 ㅋ
그렇게 얘네들도 여기 괜찮다고 바로 체크인 ㅋ

졸지에 곡혼 앞마당 테이블은 만남의 광장이 되었다 ㅋ
우와. 안톤은 어마어마한 수다쟁이다. 내가 아무리 타지에서 영어가 딸려 과묵코스프레를 하고다닌다만 한국사람하고 얘기해도 이정도까진 아닐거 같은데... 란 생각이 들정도로 끊임이 없다.
리액션도 어마무시함 ㅋ
나도 한국에서 리액션 머신이란 별명까지 있다만... 안톤은 못따라갈듯.
거기다 듣던대로 한국문화를 시아보다도 더 섭렵했을 정도.


신선한 충격이다.
인도네시아 한복판에서 한국예능과 케이팝을 논하게 될줄이야.

부모님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안톤은 사실 음대를 중퇴했다. 피아노 전공이었지만 기타를 독학해서 가끔 여기저기 연주하러 다닌단다.

독학했다는 기타연주 실력은 수준급이다.
기본적으로 음감이 좋아서 곡을 금방금방 딴다.

ㅋㅋㅋ 또바호수에서 썸을 부르고 앉아있고 ㅋㅋ

분위기 파악에 능하고 배려심까지 갖춘 그는 요한나와 나딘의 눈높이에 맞춘 선곡까지 센스가 넘친다.


어제 진즉에 느꼈지만 또바호수는 주문 후에 웨이팅이 길어서 미리 주문하고 오는게 좋단다.
그렇게 안톤형제는 먼저 식사를 하러가고, 우리는 그가 추천한 제니스 식당 생선구이에 도전하기로 했다.
사실은 론니플래닛이 추천했다는게 정확하다 ㅋ

오늘은 죙일 제니스 식당만 행차네 ㅋㅋ

역시나 미리 주문하러가보니 45분 정도 걸린단다.
숙소에서 빈둥거리다 밥때돼서 출동~

식당 테이블 잔뜩 각국 지폐들.
이참에 환율정보도 공유해보고.

이거이 바로 호수 생선구이. 무려 6만루피다.
끄라비에서 120바트 민물생선구이도 비싸다며 못사먹었던걸 생각하면... 슬아가 이사실을 알면 경을 치겠지 ㅋㅋㅋ
다른 식당에 비해서도 좀 비싼편이긴한데... 확실히 맛있다.
살이 아주 녹는다. 거기에 얹어주는 주재료 진저 고명이 비린내 등은 잡아준다.

그래도 시아에게 한끼식사 5처넌은 넘 호사다 ㄷㄷ
방값보다 비싸 ㅋㅋ
요한나 들도 이정도 가격까지는 예상못했던듯.
암튼 덕분에 본의 아니게 포식했지 뭐 ㅋ 맨날 고렝고렝만 하다 말이다 ㅋㅋ

근데 진짜 세 연인네가 어쩜그리 가시바르는데 열중인지.
숨죽이며 먹었다.

첫 식사대부터 느꼈지만... 얘네들도 메뚜기떼파다 ㅋㅋ 먹고난 흔적이 남질 않아 ㅋ
덕분에 시아도 눈치덜보고 바닥까지 긁어먹는다 ㅋㅋ


독일음식이 너무 그리웠다는 요한나와 나딘은 여기에 과일팬케이크까지 추가 추문한다.
생선구이 나올때보다 10배는 더 신났다.

그렇게 헤비한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안톤형제와 또다른 인니 투숙객이 술판을 벌이고 있네 ㅋㅋ
이게 얼마만의 술이니?
인도네시아 전통주라는 두악(tuak). 한국 막걸리같은 느낌인데 코코넛을 첨가한다는 것 같다.
막걸리보다 신맛이 더 강하다.

사모시르섬은 무슬림 영향권이 아니다. 여기 대부분이 크리스챤이라네.
라마단은 개나줘버렷. 일단 마시자 ㅋㅋ

그나마 일말의 경계심마저도 오늘밤 한잔의 술과 노래, 그리고 깊고깊은 대화로 풀어젖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