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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아랍에미레이트

[세계일주 D+143] in 아랍에미레이트 라스 알 카이마 - 두바이 : 처음으로 도망나온 카우치

by 시아-★ 2015. 9. 29.

9/26

어제 바다수영건으로 이미 일판에 대한 불신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끝까지 물에 안들어간다니 그래가지고 어떻게 인생을 즐기냐느니_-
물 없어도 충분히 잘 즐기고 있거든?_-

돌아가는 길에도 용기있는 앤줄 알았는데 것도 못들어가냐는 둥 자존심 긁는 이야기를 한다. 넌 떠들어라 싫은건 싫은거다 귓등으로 흘리며 대꾸도 안한다.

그런데 안좋은 예감은 항상 적중한다.
라호르 보다도 훨씬 더한 아랍의 더위 ㅜ

일판은 그나마 팬이라도 돌아가는 옆방에서 자자며 매트를 깔아주는데... 방이 넘 좁아서 좀 꺼려지지만 일단 어떻게든 자는게 급선무니까.

그렇게 석연찮음을 안고 잠을 청하는데 이것이 누워있는데도 자꾸 말을 건다.

내일 뭐할거야?
아직 계획을 못세웠어. 내일 일어나서 생각할래.
노래한번만 불러주면 안될까?
지금?(제 정신인가?) 나 엄청 피곤해_-

그렇게 잠들려고 노력노력하지만 올듯말듯 자다깨다를 반복한것 같다.
그런데 이 자식이 시아가 누운 매트위로 올라와 눕는것이 아닌가-_
와 진짜 잠결에 깜짝놀라 일어난다.

너 뭐하는거야?

얘는 내가 자는 줄 알았나 보다.
뭐라뭐라 변명하는듯 한데 무슨말인지 이해도 안되고 정말 너무 놀라서 백지장이다.
안그래도 수영건때문이라도 다른 숙소를 알아볼까 고민하던차였다. 이게 무슨 말도안되는 시츄에이션이람.

이 공간에선 도저히 잠잘수가 없다. 이 오밤중에 어디 갈수도 없고 최악의 상상만으로도 도발할만한 거리를 만들수가 없다.

일단 화장실 가겠다고 빠져나가는데... 왜 따라오는거냐고 ㅠㅠ 이쯤되니 마날리에서의 티베탄이 겹쳐진다.
아... 리퍼런스도 믿을게 못되는건가. 누가 얘 신사적이라고 했니 ㅜ

난 그냥 팬 없는 방에서 잘게.

그러고서도 누가 어디서 자는 문제가지고도 쉽사리 결론이 안난다.
제발 내가 잘못들은거길 바라지만 나랑 자면 안되겠냐고 한것 같다.
니말 이해 못하겠다고 하니 이번엔 자기도 팬 없는 방에서 자겠단다.
아 미쳐버릴것 같다.
어젠 등허리가 나갈것만같은 불편한 공항밖 벤치에서 4시간밖에 못잤다.
거기서 만났던 현지 남자애도 비행기 안에서는 물론 아부다비 공항까지 불편하게 따라붙던걸 간신히 떨궈냈더랬다.

으아 너같은 넘 땜에 카우치서핑하는 여자들이 겁없다 욕먹는거여 ㅠㅠ 라고 속으로 생각할밖에.
얘가 어떻게 나올줄 모르니 지금으로썬 최대한 유하게 대응한다.

이제는 자기가 불편하냐느니 계속 물어보는데 이렇게 된 이상 솔직히 말할수 밖에.

솔직히 니가 매트위로 올라왔을때 너무 놀랐노라고.

이넘 얘기가 가관이다.
날 너무 좋은 친구로 생각했다고.

친구사이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


결국 일판은 니가 불편하다는 시아의 대답을 듣고서도 팬없는 방에 자리를 잡는다.
시아는 쉽게 잠들지 못하고 두바이에서 먼저 카우치 제공 메시지를 보냈던 호스트들에게 급히 리퀘스트 메시지를 보낸다. 카우치를 못구하더라도 이 집은 뜨기로 이미 마음 먹었다.

한 4시간쯤 잔거 같다.

정말이지 여자 혼자하는 배낭여행이 힘든건 돈, 체력 때문이 아니다.
각종 성적인 위협이 정신적으로 가장 고통스럽다.
구하지고 않은 호의를 베프는 열에 아홉은 드들 꿍꿍이가 있다. 좋은 우정을 쌓았다 맘을 놓았을때 열에 일곱은 결국 몸을 원하거나 기분나쁜 스킨십을 시도한다.


(훈자에서의 며칠간을 여행기없이 노코멘트 했던 이유중 하나가 이런 남자들 둘을 만났기 때문이다. 거기다 다른 관계들의 문제까지 겹쳐 스트레스도 쌓일대로 쌓였고 아무리 비인기 블로그라지만 내 판단대로 누군가에 대해 받은 안좋은 인상을 그대로 올리자니 꺼림칙하기도 했다.)

여행하면서 너무나도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나지만 지워버리고 싶은 경험도 수없이 겪게된다.
여자여서 이런 황당한 경험담이 늘어난다는게 슬프다. 여자여서 쉽게 누군가의 도움을 얻기도 하지만 여자여서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


일판에게 나는 오늘 두바이로 떠나겠노라 어렵게 말을 꺼낸다.
오늘 에어컨을 고치니 하루 더 지내고 내일 자기가 직접 두바이까지 태워주겠노라고 몇번을 설득한다.
이미 불편해진 마음으로 하루 더 있음 내가 미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하루 밤 사이에 무슨일이 생길지 최악을 상상할 수 밖에 없다. 이럴땐 긍정의 시아따윈 없다.


원래 RAK 버스터미널에서 두바이까지 버스요금은 25디르함.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드 연휴를 맞아 내일까지 버스요금도 할증이다 ㅜ 5디르함 더주고 버스를 탄다.
어제 오늘_- 차비로만 하루치 경비를 날리고 있는 시아다. 그래도 지금은 돈생각보다 바삐 여길 떠나고 싶다.


버스는 아주 쾌적합니다. 이번엔 에어컨 아주 빵빵해주시고 ㅋ

두바이 가는 길목의 Ajman, Sharjah에서도 한번씩 정차한다.


딱 두시간만에 종점인 UNION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다.

진정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부터 계속 꼬이고 있는 시아의 여정.
결국 돌아돌아 다시 두바이까지 돌아와버렸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