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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데 리와 말의 집에 머물게 된건 이제까지의 여정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행운이다.
인종이 다른 부부.
채식주의에 대한 이해.
더군다나 도시에서만 생활했던 새별이에게 선사하는 색다른 환경.
그밖에도 이 곳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하나하나 풀어놓을라면 끝도 없을 정도 ㅋ
어제 종일 같이 다니면서 겪은 사실. 원어민과 더 영어소통이 안된다는 거 ㅋ
원어민인 말은 나와 리의 대화를 바로 옆에서 듣고도 이해하질 못한다.
말과 대화를 나누노라면 말이 못알아먹은 내 영어를 외려 이 집에 놀러온 옆집 아저씨가 알아듣고 통역해준다.
장난끼 많으신 옆집 아저씨 콘은 그럴적마다 말에게 핀잔을 준다.
"너 영어 잘 못하지?"
역시나 장난끼 많은 말은 그걸 되받아친다.
(흐느끼며)"나 영어 잘 못해 ㅠ"
한달동안 스스로 영어가 늘었다고 착각했던건 동남아식 영어와 내 콩글리쉬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아이 슬퍼라 ㅠ 그러다 보니 말과 대화할때 살짝 주눅들어서 더 말이 안나오기도 한다 ㅠ
암튼 어제 이런 날 본 말은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시아에게
눈높이를 맞춰 아주 정확하고 쉬운표현을 사용해가며 몇가지 조언을 해줬다.
앞으로 여행을 계속하다보면 아무래도 영어구사가 중요해질 터.
미국식 영어는 미국인들만 쓴단다.
영어를 모국어 또는 세컨랭귀지로 사용하는 약 90%의 사람들이 영국식 영어?에 가까운 발음을 구사한다고 한다.
내가 배우고 사용해왔던 영어는 미국식 영어란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단다.
그래서 나와 말의 의사소통이 더욱 힘겨웠던 거.
익히 알고 있듯이 미국식 영어는 T발음에 인색하다. 반면 영국식 발음은 아주 정직하다.
예컨데, 미국에서 느끼하게 버러를 먹는다면 영국에선 버터를 비교적 담백하게 먹는 느낌이랄까?
원어민 앞이라고 괜히 막되먹게 혀를 굴리다가 제대로 펀치를 먹었다 ㅋ
코크 아니죠. 콜라입니다 ㅋ
토매이도 아니죠. 토마토입니다 ㅋ
오늘 아침은 새별이를 위해 이모표 스크램블 에그를 준비한다.
다 먹고 나서야 찍어놓으니 볼품이 없네 ㅋㅋㅋ
채식주의자가 아닌 우리는 부부가 내어준 음식 외에 필요한 건 알아서 사오고 요리해 먹기로 했었다.
하지만 고기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식단은 이미 훌륭하다.
일주일동안 무자게 건강해질 것만 같다 ㅋㅋ
과일이 끊이지 않는 이집에서 오전부터 내어준 수박!
한국의 수박보다 좀 더 작고 아주 달다!
빨간 과육이 자취를 감출정도로 싹 긁어 먹었다능ㅋ
이쯤에서 소개하는 이 집 강아지들.
위부터 치와 처크웨이.
새별이의 사람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이시다.
심지어 베지터리안 커플은 이들을 위해 어제 시장에서 치킨 한봉다리를 사가지고 왔다.
우리도 여기서 비싸다고 잘 못사먹는 치킨을 ㅠ
어딜가나 개팔자가 상팔자 ㅋ
암튼 오늘은 별 계획없이 앞으로의 일정을 정리할겸 빈둥빈둥거려본다.
빈틈을 파고들며 얘기좀 하자는 말.
우리가 여기에 머물면서 하고싶은 게 뭔지를 물어보신다.
음... 대답을 해야 되는데 막 문장을 만들고 있는데 대뜸 먼저 자신의 의견을 먼저 풀어놓으신다.
치앙마이의 명소로 알려진 시내 마켓 등등은 모두 여행자들의 위한 곳이란다.
거길 가봐야 상인들은 우릴 현금인출기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며 ㅋㅋㅋ
로컬에 비해 비싼 돈을 지불하면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한 격리된 문화를 즐기는 것은 비추란다.
여행자 시아도 말의 의견에 지극히 동감하는 바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ㅎㅎ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북에 적힌 문구에 환상을 가지고 현혹되어 그곳을 찾지만 거기서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경우는 불과 10%도 안될거란다. 가이드북 역시 일종의 광고일 뿐이라며.
특히나 어린 조카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을 너무나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말은 진짜 현지인들의 문화와 삶, 역사를 공유해 주고 싶어한다.
다행히 슬아도 이런 의견에 동의해준다.
여행내내 한국가고 싶다고 징징거리던 새별이가 일곱번째 집이 너무 좋다며 웃음꽃이 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데
대화도 잘 안통하는 우리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나누려 하는 이들의 모습에 우리모두 감동의 물결.
오늘의 치앙마이 기온은 36도.
5월부터 우기라며! 대관절 비구름은 언제온단 말입니까?!
집에 가만히 있는데도 더우니 이것 참 ㅋㅋ
빈둥거리던 우리에게 자기들과 함께 쇼핑몰에 가지 않겠냐 제안한다.
거기가면 에어컨이 빵빵하다며 ㅋㅋ
당장 따라갈게요!!
여기는 CentralFestival ChiangMai(센트럴페스티벌 치앙마이).
와서 보니 한국으로 치면 백화점같은 곳.
정말 베트남, 라오스를 거쳐온 여행자 시아에게 태국은 신세계.
마치 서울상경한 지방사람같죠?ㅋ
리와 말이 여길 찾은 목적은 식재료 구입.
우리도 지하1층 푸드홀을 구경하러 따라 나선다.
백화점 입성과 동시에 여기가 천국이라며 행복해하는 새별이 ㅋ
어서와 카트승차는 오랜만이지?
어제 시장구경하면서 서로를 찾느라 헤매던 시간을 돌이켜 이번에는 약속시간을 정하고 만나기로 한다 ㅋ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30분.
충분할것만 같았던 제한시간(!)은 이 큰 홀을 구경하기에 살짝 빠듯한 시간이었다뇨 ㅋ
시아가 참 안좋아하는 두리안.
한국에서 수입해온 가공식품 코너도 마련되어있다.
규... 규현아 넌 왜 여기있니?
여기 김과자 모델까지 꽤찬 한류의 열기.
맥주구경은 빼먹지 않는다.
고기야 ㅠㅠㅠㅠㅠ
시식코너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시아.
옆에 썰어논 연어 내가 반은 먹은듯 ^^;;
용안이라고 부르는 태국과일.
아직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달고 맛있단다.
그런데 많이 먹으면 안좋다는데 왜 그런거??
수입과일도 취급한다.
물론 싸지 않다 ㅋ
돼지껍데기 튀긴거 같은데 가격보고 내려놓았다 ㅠ
시식을 동반한 마트 구경으로 행복을 만끽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드래곤푸르츠(용과).
베트남에서부터 뭔가 궁금했던 건데 한번도 안먹어봤다고 하니 사다주셨다.
껍질을 벗기면 코코넛 껍질 벗겨놓은 비주얼인데.
썰어서 보니 그다지 친해지고 싶지 않은 낯설음.
그래도 날 위해 굳이 사오셨는데 안먹을 수 없다.
열대과일 웬간하면 안좋아하는 시아의 도전!
생각보다 맛있다.
식감은 키위와 흡사하다.
안쪽이 더 달달하다.
슬아도 전에 한 번 먹었던것보다 맛있다며 같이 하나 뚝딱 ㅋ
정말 끊임없이 먹을걸 내어주시는 리.
여기서 따왔다는 망고맛좀 보란다.
시아는 망고도 안좋아한다 ㅋㅋ
다행인건 슬아가 과일은 안가리고 잘먹는다 ㅋ
하도 맛있다길래 한입해봤는데 확실히 한국에서 먹었던 망고와 맛이 다르다.
과육도 단단한 편이고 시큼달달하니 요건 먹을만 하네 ㅋ
음식도 접해보지 않거나 한번 잘못먹고 다 그럴거라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면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할적이 많다.
막상 먹어보면 내가 그동안 이걸 왜 안먹었지? 통탄할거면서 ㅋㅋ
설마 이런 내 습성까지 꿰뚫은건 아니겠지?
정말이지 이곳에서 얻어가는 게 너무나도 많다.
오늘의 저녁은 두부튀김과 야채들 ㅋ
그리고 새별이를 위한 오믈렛.
맛.있.어.
이렇게만 먹으면 나도 채식주의자 할 수 있을 것만 같음.
그나저나 내 거 하느라 음식준비하는 광경을 오늘 저녁에야 처음 구경했더랬다.
부부가 함께 역할분담해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
아름다운 사람들이야~
맛있는 식사을 대접받은 우리는 항상 뒷처리로 보답한다.
우리 기특한 새별이.
자기가 설거지 하겠다고 유난을 떤다 ㅋ
난 어릴때도 그렇게 설거지가 싫었는데 ㅋㅋ
싱크대가 낮아서 참 다행이야 ㅎ
이게 바로 산교육 아닙니까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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