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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영화읽기

[신 스틸러] 올해의 발견! 송새벽

by 시아-★ 2010. 9. 24.

여느때 보다도 많은 한국영화가 추석시즌을 겨냥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다양한 장르로 더욱 풍성해진 한가위 극장가에 절로 발걸음이 향하는건 당연지사.

거기다 뜻밖의 수확까지 거뒀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겠다.
올해의 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배우 '송새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시라노; 연애 조작단], [해결사]에서
작은 배역임에도 불구하고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는 그는
아니나 다를까 각종 포털 검색 순위를 석권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포스트 송강호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감초 연기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그의 매력은 무엇일까?



[시라노; 연애조작단](이하 '시라노')의 도입부는
'시라노'의 정체를 관객에게 설명하는 프롤로그라고 볼 수 있다.
한 의뢰인과 그 의뢰가 성사되는 과정을 속도감있게 전개하면서
위의 쉽지 않은 미션을 매우 효과적으로 재치있게 전달해 낸다.

내용은 이렇다.
조기축구를 마치고 들르는 커피숍에서 일하는 선아(류현경 분)를 사모하게 된
우리의 의뢰인(송새벽 분)은 연애 하수 중에 하수.
혼자 맘을 졸이다 우연한 기회로 '시라노 에이전시'를 찾는다.
다소 답답한 '금강 하류'쪽 말씨를 구사하던 그는
작업의 고수에게 '한강 중류'의 말투와 매너를 익혀나가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그는 에이전시의 치밀한 설계를 통해
과묵하지만 은근히 귀엽고 감수성마저 짙은 묘령의 매력남이 되어
선아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이 초반의 시퀀스만으로 '시라노' 일당의 정체성과 실력이 단번에 입증된다.

그런데 이쯤에서
당췌 문자만으로는 그려지지 않는 '금강 하류'의 어눌함을
명쾌하게 소화하는 낯선 배우 '송새벽'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연기를 하는 그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감초연기계의
신개념이라 일컫고 싶다.


[시라노]에서 오프닝 시퀀스 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살렸다면
한 주 먼저 개봉한 [해결사]에서는
형사로 오달수와 짝을 이루며
속도감있는 액션전개의 마디마디에
이완의 숨구멍을 뚫어놓는다.

정치계 깊숙이에서 조작된 음모의 중심에 다가갈 수는 없는
한낱 경찰 나부랭이 캐릭터에 불과하다고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연륜으로 무장한 형사 최상철(오달수 분)은
날카로운 상황판단으로 진실과는 멀어져만 가던 수사방향을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상철의 오른팔 격인 오종규(송새벽 분)는
특유의 엉뚱함으로 인해 최상철에게 시종일관 구박을 당하지만
무능력한 인물만은 아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수사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자칫 흐름만 끊을 수 있는 감초연기의 부작용은
베테랑 최상철의 윽박과 신참 오종규의 어눌함이 조화를 이뤄내며
완벽하게 해소한다.
그야말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 셈.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잊지 못할 씬(혹은 대사)을 선사하는 것도 이 둘 콤비의 몫이었다.



주인공 '강태식'의 마지막 위기.
그 절체절명의 순간
오송 커플이 창문을 깨고 들이닥친다.
상철 : 이거 무슨냄새야?
종규 : 도시가슨데요 제가 껐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고서는 같이 웃지 못할 이 씬.
하지만 평범한 대사 하나로 모든 관객을 들었다 놨다하는 파워를 지닌 배우가
바로 송새벽이라는 말씀.

그러니까 백날 말해도 이 분의 매력을 이해시킬 수 없으니
그의 연기를 직접보고 다기 얘기하자는 말씀.


다행이도 이미 그는 충무로에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줄줄이 크고 작은 배역으로 관객과 인사할 예정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