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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태국

[세계일주 D+52] in 태국 방콕 돈므앙공항 : 공항에서의 노숙은 사고를 남기고

by 시아-★ 2015.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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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노숙인데 어쩜 한번을 안깨고 숙면 있는지 스스로도 미스테리다.
알람은 7시에 맞췄는데 눈은 6시반에 떠진다.

급히 몸을 일으켜 주위를 확인한다. 웁스.
뭔가 쎄하다 했는데 옆에 세워뒀던 카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맙소사. 그저 간식과 샌들, 화장품 등 생필품을 모아논 파우치가 고작이었다. 이게 사라질줄이야. 반전이다.
배낭과 보조가방이 무사하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허

주위를 둘러보니 근처엔 외국인 가족과 청소부 뿐이다.
모두 내가 세워놓은 카트는 못봤단다.
아무래도 새벽사이 사라진 모양이다.
머릿속이 창백해진다.

바로 앞 인포메이션에가서 상황설명을 하니 태국어로 적은 메모를 주면서 3층 인포메이션을 찾아가보란다.
이게 무슨청천병력이람 ㅠ
그 흔한 공항 노숙 분실 경험담이 내 이야기가 될줄이야.
고질의 안전 불감증을 지닌 시아로써는 예상치도 못했던 일이다.

암튼 남은 짐을 재정비하는데 마침 이리저리 분주한 날보고 사고를 알아차린 저쪽의 한국인이 흔쾌히 투어리스트폴리스까지 동행해 주겠단다.
영어가 약한 시아로써는 땡큐다.

이분도 일전에 공항에서 노숙하다 가방을 도난당해서 여권과 경비를 모두 잃어버린 경험이 있단다.
다행히 수차례 방송으로 여권은 찾을 수 있었지만 돈은 끝내 찾지 못했단다.

정말 감사해요 ㅠ 근데 제가 잃어버린건 정말 소소한 물건들이라... 그런데 앞으로 남은 200일의 여정동안 없으면 불편한 물건들이거든요 ㅜ

3층 중앙께 위치한 인포메이션까지 찾아가 미리 받아논 메모를 보여주며 다시 상황설명에 나선다.
보관하고 있는 분실물 중에 내것은 없다.

같은 층의 투어리스트폴리스 사무실까지 찾아간다.
취침중이던 숙직 경찰이 졸린눈을 비비며 우릴 맞는다.
동행해준 한국인이 유창하게 사건 경위를 전달하고 CCTV열람을 요청하지만
잃어버린 물건이 그저 비닐봉다리에 담긴 자질구레한 것들 뿐이니 아무래도 난감한 모양이다.
일단 열람 요청 승인부터 떨어져야 확인이 가능하단다.

도난 지점으로 시아를 비롯한 한국인 여행자와 인포메이션 직원, 경찰 2명까지 대동해서 찾아간다.
하하... 나에겐 중요한 일이지만 이래저래 민폐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더 앞선다.

그런데 불행히도 내가 노숙했던 그자리는 씨씨티비 사각지대.
이 난리를 부렸는데 찾을 도리가 없다.
모두에게 미안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다시 혼자 대책을 강구한다.

화장품이야 뭐 장기여행자에겐 사치품목이니 아깝지 않다만 손톱깎기며 몇가지 필수품이에 무엇보다 슬아에게 빌린 샌들이 젤 맘에 걸린다.
아무래도 미련이 남아 주변 쓰레기통을 살피기 시작한다.
누군가 가져갔더라도 버렸을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는 까닭.
그걸 가져가서 어따써 ㅋ

하지만 역시나 없다.

다시 3층 인포메이션을 찾아가 쓰레기장을 확인해보고 싶다 요청한다.
그네들로써는 참 어처구니 없는 요구겠지만 인상 한번 안찌푸리고 다시 그랜드플로어 청소 사무실로 보이는 곳까지 데려가 상황설명을 마치고 날 그들에게 인계해준다.
워낙 태국사람들 친절한거야 유명하고 여행내내 몸소 체감했지만 어려운 순간에 닥치니 더더욱 고맙다.

지하주차장 쓰레기 수거장까지 찾아갔지만 거기 직원들도 내 짐은 보지 못했단다.
이쯤되면... 포기가 답이다.

이렇게 꼭두새벽부터의 해프닝은 소득없이 종지부를 찍는다.


50여일간의 여행동안 체득하게 되는 가장 큰 덕목이 바로 포기가 아니었을까.
시간, 돈, 체력... 등... 소모적이면서 제한적인 가치에 대한 고려는 장기여행자의 숙명과도 같다.
이 가치들은 매번 내가 너무나도 원하는 수많은 욕심들과 충돌한다.
더 가고싶고 보고싶고 갖고싶고.

욕망과 현실이 부딪힐적마다 선택의 기로에 선다.
어디에 더 가치를 둬야할까, 어떤 선택이 후회가 덜할까.
비슷한 선택의 순간에선 이전의 경험이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항상 욕심내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버리는 과정을 수도없이 겪는다.

어쩌면 여행이 인생의 축소판이란 말은 이때문이 아닐까.

내가 욕망하는 걸 이루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만큼 했다면, 그래도 안된다면 과감히 포기하는게 맞다.
이렇게 시아의 여정은 버리고 비워내는 과정속에 있다.


메단으로 향하는 비행기 시간은 4시 10분.
애초에 무료셔틀타고 수완나품공항 구경이나 다녀오려던 계획은 이미 물거품이 돼버렸다.

아침이나 먹자 ㅋ

어제 슬아가 알려준대로 공항밖을 나서 육교를 건너니 맞은편에 바로 세븐일레븐이 보인다.
끄라비에서 한번 도전했던 6바트짜리 오렌지쥬스와 10바트짜리 닭다리모양 과자를 산다. 이건 공항 대기시간동안의 간식.
주변에 식당과 노점이 줄지어있다.
걔중 세븐일레븐 맞은편 왼쪽의 노점에 짐을 풀고 주문을 한다.
와우 치킨덮밥이 30바트.
맛있는 밥으로 배불리 아침을 해결하고 얼음물까지 얻어마시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음... 그런데 아침부터 살짝 두통기가 있다.
잔뜩 긴장한 탓인지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알수는 없다.
아무래도 휴식이 좀 필요한 것 같다.
끄라비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인도네시아에서의 다음일정을 짜느라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적잖이 스트레스였던 모양이다.

공항으로 돌아간 시아가 두번째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수화물.
어제 슬아가 체크인할때 기내수하물 무개까지 미리 체크하는 걸 보고난 뒤 근심거리가 늘었다.
기내 무료 수하눌은 7키로 제한이다. 배낭이나 캐리어에 핸드백류의 보조가방 하나까진 허용이다.
원칙적으론 모든 짐의 무게가 7키로가 넘지않아야한다는게 에어아시아 규정.

미리 20키로를 신청했다면 만원정도 추가하면 될일이었다.
24시간~4시간 이전이라면 2만원에 미리 수화물을 추가 할 수 있단다.
뱅기가 7만원인데 이제와서 2만원 추가하긴 넘 아깝다 ㅠ

이리저리 검색해 보니 별도로 무게를 재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고 까다롭게 굴어서 그자리에서 비싼 차지를 물었단 얘기도 있다.
최고급 정보는 미리 에어아시아가 붙어있는 여행사에서 39바트에 수화물을 추가할 수 있다는데... 미리알았어야 했어.
이제와서 여행사 찾는건 결국 포기.

나쁜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아이디어가 번뜩.
슬아가 넘겨주고간 10리터짜리 방수팩에 무게나가는것들과 보조가방을 쑤셔넣어본다.
무게를 재더라도 큰짐 하나정도 체크한다는 얘길 확인했거든.
몇번을 체크인부스에 마련된 저울에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끝에 겨우 배낭무게를 맞춘다.

그렇게 어느덧 체크인시간.
태연한 얼굴로 체크인을 시도하는데... 배낭무게 체크없이 바로 보딩패쓰를 내준다.
아놔 ㅋㅋㅋ 지레 겁먹었네?
아무래도... 에어아시아X가 더 규정을 까다롭게 적용하는 모양이다.
이용할 여행자는 참고하시라.

이노무 공항을 최대한 빨리밧어나고팠던 시아는 체크인하자마자 곧장 출국심사장으로 향한다.
아주 쉽게 출국도장을 받고 검색대로 향한다.
기내 액체반입문제로 짐싸기가 까다로웠다. 결국 샴푸와 로션 등은 슬아쳔에 돌려보냈지만 부러 사왔던 알로에수딩크림은 포기못하고 배낭 깊숙히 숨겨놓았다.
걸리면 버리지 뭐 대충 이런 심산.
그런데 공교롭게도 ㅋㅋ 가위가 걸려버린다.
그저 문구용가위일 뿐인데 이것도 안된다네. 인천에서 출국할땐 문제없던 가위를 여기서 버리게된다 ㅠ


확실히 크지 않은 돈므앙 국제공항.
여객터미널도 걍 소소하다.
규모가 작긴하지만 면세점은 깔끔하다.
쇼핑할 이유가 없는 시아는 탑승게이트 앞에서 대기타며 인도네시아 정보 검색이나 ㅋㅋ

이미 탑승게이트는 변경됐고 3시반이라던 보딩시간은 딜레이 딜레이.
결국 3시 50분이 지나서야 탑승객을 받기 시작했다.
바쁜탓인지 원래 체크하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걍 패쓰다.
나보다 더 바리바리 싸짊어진 사람들도 보여 ㅋㅋ

어쨌든 별 문제 없었으니 감사할일이지.

첫 에어아시아 탑승.

3*3 좌석. 그래도 하노이행 비엣젯보단 넓은편 ㅋ
기내방송은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를 병행한다.
어차피 맛없다고 악명높은 에어아시아 뱅기에서 기내식 먹을 계획은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링깃을 받는다. 식사는 한화로 5-6처넌 선이다.
물부터 시작해서 다 돈이다 ㅋㅋ

탑승객을 늦게 받기시작한 뱅기 역시나 출발도 늦다.
점점 나아진다곤 하지만 연착의 명성은 여전하구나.

4시 10분에 출발한다던 뱅기는 30분에 출발을 준비한다.
승차감은 쏘쏘 ㅋ
짧은 두시간의 비행동안 미리다운받았던 영화도 한편을 채 감상하지 못하고 착륙.

이어지는 메단공항부터의 이야기는 카테고리 분류랑 다음으로 미룬다 ㅋ


* 참고로 붙이는 돈므앙국제공항 이용팁(Tip)

/ 무료 와이파이

공항내에서 무료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AirportAISFreeWiFi
.@AirportTrueFreeWiFi

둘 중 하나를 잡으면 되는데 안타깝게도 바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이름,전화번호,이메일,여권번호 정보를 입력해서 아이디와 패쓰워드를 부여받은 뒤 접속하면 무료 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다.

와이파이 접속 아이디는 각각 하루 한번만 부여받을 수 있으니 만약을 위해 접속정보(아이디,패쓰워드)는 미리 메모해 놓는 게 좋다.

일일 2시간 제한이라는 정보도 있는데 그 이상 접속하지 않았던 시아로써는 확언할 수 없다능.


/ 공항내 물가

이미 언급했지만 공항내 물가는 두배정도 차이가 난다.
간식거리는 미리 사가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공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세븐일레븐이 있으니 참고하시라.(위치는 본문참조)
음료는 당연히 출국 심사장부터 반입이 안된다.
대신 여객터미널에 정수기가 비치되어있다.


/ 공항내 노숙

환승 등의 이유로 공항내 노숙이 부득불할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공항내를 둘러보면 어렵지 않게 콘센트를 찾을 수 있는데 충전 등이 필요하다면 이용하는데 어떤 제한도 없다.

시아같은 불상사가 생기더라도 수습차원에서 CCTV 확인이 가능한 위치에서 노숙을 감행하는 게 아무래도 낫지않을까.
출국장(3층), 입국장(1층) 벤치는 어딜가도 있으니 걱정마시라.
보통 3층 에어아시아 부스 앞의 벤치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노숙을 한다.
아무래도 같은처지의 여행자가 많은 자리가 안전할 것이라는게 개인적인 소견.


/ 짐(수화물) 보관소(left baggage)

대시 시간이 길어 공항을 떠나 시내구경을 하고 싶다면 당연히 맡기는 편이 속편하다.
1, 3층에 각각 하나씩 보관소가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하루기준 75바트.
후불정산이다.

무엇보다 공항노숙이 필요한 여행자라면... 귀중품은 보관소에 맡기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리라.


/ 수화물 랩핑서비스

3층 입국장 들어가서 맨 왼쪽 편의점 옆에서 래핑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수화물 무게를 미리 체크할수 있는 코인저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