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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태국

[세계일주 D+50] in 태국 끄라비 : 마지막까지 행복했던 끄라비와의 작별, 아듀

by 시아-★ 2015. 6. 30.

글을 올리는 현재 시점, 인도네시아에서 여행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첨부가 불가능한 현지 와이파이 사정으로 일단 사진없는 여행기나마 업로드를 진행하기로 한다.




6/2

방콕가는 버스.

좁은 버스좌석에서 슬아 새별이와 부대껴야하는 불편함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물론 지금은 빈자리 찾아 각자 편한자세를 찾은 이후다

24시간 후면 슬와,새별이와도 잠시동안 안녕이구나.



한달넘게 같이한 동생, 조카와의 배낭여행은 때론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다신 없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혼자였으면 결코 느끼지도 누리지도 못했을 많은 것들을 슬아와 함께하면서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어려우면서도 소중한 경험이다.

이렇게 쓰잘데기없는 스스로의 지하암반 깊숙히 숨겨두었던 아집을 꺼내 던지고, 걔네들로 인해 엇갈렸던 인연들도 들춰서 다독여본다.

그때 어렸구나. 지금이라면 달랐겠지?

다들 이렇게 성장하는가보다


마지막엔 웃을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솔까 지금 살짝 눈물이 고인다.

슬아한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서

평생 무조건 잘해야할 사람이다.




7박 8일

오늘 드뎌 끄라비를 떠난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한달이라도 지낼 기세였지


체크아웃시간 11시를 칼같이 맞췄다.

마지막으로 짐을 점검한다.

슬아 트렁크에 맡겨뒀던 짐들까지 모조리 배낭에 우겨넣는다.

200일을 버틸 배낭치고는 작은 38리터 용량.

그래도 이정도면 수납의 달인? 까진 아니고 ㅋㅋ 정리와는 담쌓은 시아였다 ㅋㅋ


가벼운 옷가지들은 밑에. 무게와 부피가 있는 짐들은 윗칸에 차곡차곡 테트리스한다.

가벼운 짐은 아래로 무거운 짐은 위에실는게 요령이다. 그래야 배낭이 가뿐하달까?

분명히 짐이 늘었는데 크게 부담이 안느껴질정도니 성공이다.

침낭과 운동화가 없다는건 함정 ㅋㅋ


끄라비에서의 마지막 식사는?

슬아는 엊그제 발견한 숙소근처 로컬식당 가장 맘에 들었던가보다.

오케이 고!


주인아주머니 우릴보자마자 너네 올줄 알았다는 듯이 아는척을 하신다.

바리바리 챙긴 짐을 보시더니 어디가냐며 ㅋㅋ

이제 컴백홈해요 ㅋㅋ


메뉴는 저번이랑 똑같이 ㅋㅋ

팟타이만 옐로누들로 바꿔시켜본다.

전에는 컵에 얼음담아주시더니 오늘은 기약이 없다.

" 우리가 가져다 먹을까?"

슬아 눈치보더니 저짝 아이스박스에서 얼음잔을 챙겨온다.

이제 여기가 이렇게나 익숙한데 떠나야한다니.


며칠전부터 슬아와 기약 없는 다음 여행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더랬다. 아쉬움이 많은 막바지라는 반증이려나.

그런데 정말 우리 다시 나올수 있을까??



튀긴돼지고기덮밥과 팟타이.(각각 50바트)

역시나 우릴 배신하지않는 맛과 .

옐로누들 치킨 팟타이는... 감동이었어. 낯선 팟타이에 익숙한 짜장의 향을 느꼈다.

슬아는 튀긴돼지고기를 한국으로 싸가고 싶단다

완전 꽂히심.



저녁버스에 오르기 전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찾은 May & Mark's House.
홈텔 맞은편 상설시장 옆에 위치.

투어, 바이크 렌탈도 겸하고 있다.

여기 제대로 여행자식당임.

블랙퍼스트부터 서양여행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메뉴들.

메뉴가 책한권이다 ㅋㅋ

확실히 여행자식당은 로컬에 비해 비싸구나. 100바트가 훌쩍넘는 메뉴들을 보며 기겁을 한다. 역시 난 가난한 배낭여행자.


40바트대 타이커피, 타이티를 시켜먹는다.


여기가 좋은건 와이파이 제공된다는거~

아직 방콕행 버스조차 예매하지 않은 우리는 돌아가는 정보를 열심히 검색한다.

와중에 인도네시아 메단에서 만나기로한 카우치 호스트와 약속시간까지 컨펌하고 쿠알라에서 인도로 넘어가는 뱅기표도 질러버린다.

묻지도 알아보지도 않고 싸다는 이유로 덥썩지른 에어아시아 비사카퍼트남(Visakhapatnam) 비행기.
편도에 카드수수료 포함 41.17달러.
믿을 수 없는 가격.

근데 워낙 듣보잡이라 도착지에 대해 찾아봐도 정보가 없다. 서쪽의 항구도시라는정도밖엔

어쨌든 이리하여인도여정 확정.인도... 까타밖에 모르는데 ㅋㅋ 어딜가야되는거니??

암튼 네팔까지 이동해서 지진복구 자원봉사 동참할 생각이다.

이왕 가려한거 작은 도움이라도 전하는게 맞지싶어 네팔 일정을 강행키로 한 것이다.

새벽에 급히알아보니 카트만두에만 자원봉사할 곳은 수두룩하단다.

5년전 인도행에서도 미리 계획했던 포카라 트레킹은 일정이 밀려 취소.

이번엔 기필코 안나푸르나에 오르리라 맘먹었건만.

네팔과는 이게 도대체 무슨인연인지. 웃프다.



그런데 슬아야. 나땜에 여기서 과일 많이 안먹은거니??

ㅇㅇ 언니땜에 못먹은거야. 언니가 과일 안좋아하니까.

ㅎㄷㄷ 미안하다 동생. 너라도 먹지.


보낼생각하니 신경도 안쓰던게 눈에보이나보다.
망고스틴이라도 사먹자며 짐을 챙겨 시장으로 나간다.

사이 슬아는 망고스틴 고르는 법을 글로배워다가 책읽듯이 시아에게 전수한다.


자주색을 띄고 표면이 매끄러우며 꼭지는 초록빛이 돌고 눌러봤을때 딱딱하지 않고 알멩이가 꽉차서 흔들었을때 소리가나지 않는 망고스킨을 열심히 고른다.


우리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알수는 없지만ㅋ

키로에 40바트하는걸 담는다고 담았는데 28바트어치래

우리 소심하다 그치?


내친김에 말로만듣던 구아바에도 도전한다.

이건 껍질바른걸로 사자는 슬아.

한봉지에 20바트.


라오스때부터 즐겨먹던 쥐포도 지른다. 한봉지 50바트.



이제 썽태우타고 터미널로 가자.

며칠전에 사전조사 나왔더랬지. 마침 기사가 자리에 없어서 썽태우타고있던 교복입은 소녀들에게 어렵게(얘네들이 영어를 나보다 못함 ㅋㅋ 거기다 택시기사가 나타나 우릴 자꾸 글로 유인하려 방해공작.) 터미널가는 썽태우 요금정보를 얻었더랬다.

고맙다는 우리에게 웰컴투 타일랜드를 외치던 미소가 예뻤던 친절한 태국소녀들이 다시 떠올라 실없이 웃음이 샌다.


마침 종점에 대기중인 빨간썽태우에 오른다.

탑승전에 기사님께 재차확인한다. 터미널행 20바트 맞단다.


우릴태운 썽태우는 바로 출발했지만 터미널도착까지 다른손님을 태우진 못했다.

슬아왈. 우리 택시타고 왔어 ㅋㅋㅋ



터미널에 들어가면 왼쪽창구가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영버스 부스.

오른쪽이 사설인듯 하다.



비수기라 그런가.

알아봤던 가격보다 저렴하다.

우린 땡큐지 ㅋㅋㅋ


사설버스는 방콕 모칫행이 650바트. 4시, 4시 40분, 5시반이 막차.


우린 공영을 택한다.

공영버스도 6시막차를 제외하고는 모칫과 남부터미널중 선택해서 하차할수 있다.

27일 새벽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하는 슬아.

내일 짜뚜짝시장 한번 가보기로한지라 바로앞인 모칫에서 내리면 땡큐다.


5시반 1등석 에어컨버스티켓(614바트) 예매한다.

방콕까지 12시간이 걸린다.


* 끄라비 - 방콕 공영버스 시간 및 운임
(2015.6 기준)

4pm 1등석 635바트
5pm VIP 955바트
5:30pm 1등석 614바트
6pm 1등석 650바트

가격은 시즌마다 약간의 변동이 있는 것 같


참고로 끄라비타운 홈텔과 시장 맞은편 릭나이 투어에서 동일한가격으로 방콕행 공영버스를 예약할수 있다.

우린 혹시나 터미널이 쌀까싶어 예약없이 왔지만 여행사에서 제시한 가격과 동일했다.



시간도 남겠다 터미널 바퀴 스캔해 주시고,

터미널 들어오면서 봤던 근처시장 구경이나 가보기로.

다행히 집은 공영티켓창구에서 무료로 보관해준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은 시장. 터미널에서 불과 100미터 거리.

끄라비 타운 시장들과는 다른 분위기.

여긴 정말 로컬시장이다.

슬아와의 태국여정은 기승전 시장이로구나 ㅋㅋ

둘다 시장구경좋아하니 다행이다.


새별이 간식으로 20바트짜리 팝콘.
커넬스팝콘같은 달콤한 .

한국 극장에서 파는 스위트팝콘관 퀄리티가 다르다.

하나더살걸 후회함


두유노점에서 30바트짜리 빅사이즈를 지른다.
작은사이즈는 15바트.
시럽까지 타주니 달달고소


저녁을 대체할 치킨.
슬아는 기승전치킨.
태국와서 먹은 닭다리중 가장 실하다.
닭다리는 20바트 옆에 몸통은 25바트.


마지낙으로 음료노점에서 스무디 2개(각각 20바트). 사과맛, 키위맛으로다가.

소다수와 과일향 시럽을 섞어 얼음에 갈아주는데 지금까지 태국와서 맛본 음료중 최고의 퀄리티.

스무디킹 저리가라



드뎌 방콕행 버스에 오른다.

핫야이갈때의 버스를 생각했지만 그건 2등석이었나봉가.

버스는 화장실도 있고 좌석도 넓다. 후후
우린 2층 계단쪽에 앉았는데... 화장실 냄새가 좀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
2층버스는 아무래도 맨 앞좌석이 제일 나은 것 같다.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출발하는 버스.
핫야이갈때처럼 스크린에선 버스안내방송이 송출된다.
티켓모양이 똑같다 했더니 그때도 공영이었구나~
태국 초보의 깊은 깨달음.


1등석은 물, 쥬스, 간식, 담요 다줍니다 ㅋㅋ
것도 모르고 시장에서 엄청 질렀네.

심지어 8시쯤 도착한 휴게소에서 버스티켓을 제시하면 밥도 준다.
여기음식이 입에 안맞는사람은 따로 준비된 샌드위치 음료로 바꿔가면 된다.


모르고 지나칠뻔한걸 승무원 오빠가 직접 에스코트까지 해주면(영어를 못해서 그런것 같기도 함) 밥먹는곳을 알려주신다.
암튼간 우린 외국인을 위한 적절한 친절에 감동.


간식이 넘치는 우리는 밥을 택함.
반찬은 초록초록하지만 대략 입맛에 맞는다.
모르는 사람들과 섞여서 덜어먹는 시스템.
우린 끝까지 남아서 싹싹긁어먹었더랬지.


저녁시간 20분은 후딱이다.

스크린에선 이미 한창 태국영화 상영중.
핫야이행 버스 납량특선도 좋았지만 오늘의 영화는 말랑말랑 멜로. 제목은 '타임라인'

페북 타임라인 맞습니다 맞구요~

자막은 없어도 내용이해에 무리가 없을만큼 단순한 플롯.

아버지를 일찌기 여읜 남주는 어머니와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추억많은 어린시절을 보내다 대학진학으로 홀로상경.

그새 엄마에겐 남자가 생기기시작. 말이 센데 엄마를 돌봐주는 남자가 있다고 하면 적절하려나.

암튼 남주는 도시의 대학생활(매일 술술술) 적응해가고 와중에 남주를 마음에 두기 시작한 여주와 베프가 된다.

근데 눈치없는 남주는 여주의 마음도 모르고 그녀의 친구에게 반해 기어이 소개를 받고 심지어 잘됨.

지켜보던 여주는 실의에 빠지고 홀로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

남주는 엄마와 잘돼가는 남자를 보고 배신감을 느꼈는지 대들다 집을 뛰쳐나가고
그사이 잘나가던 남주의 여친 바람현장 목격.

바로 실연에 빠진다. 아니 술독에 빠진다.

개가 나요 내가 개인 몰아일체의 경지.

암튼 여주와 연락이 닿는데...


단순한데 몰입된다며 한참을 보고있었는데 이대목에서 예상치못한 극적반전이.


그나저나 이거 영화리뷰니?? 스포걱정하니?


암튼 태국영화 은근 매력있다. 부천영화제쪽 느낌나는게 스탈임.


벌써 공짜로 태국영화 두편봤네. 태국 버스 조으다


영화가 끝타면 스크린까지 꺼지고 버스는 10시부터 본격적인 취침모드에 들어간다.


잘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