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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인도

[세계일주 D+75] in 인도 다르질링 : 숙박비를 지불한 첫 카우치

by 시아-★ 2015. 7. 26.
7/20


퍼붓는 빗소리에 잠을 깬다.

초에 이미 홍수로 산사태를 겪었던 다르질(Darjeeling, 다즐링)이다.

지금가면 비만보고 올거란 틀린말이 아니었군.

도착했을때의 햇살에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아니었음 여까지 무슨수로 찾아왔을거야 ㅋㅋ




유명한 버드아이의 뷰도 비오는날엔 장사없다. 내리깔린 구름아래 자취를 감춘 산자락과 마을의 모습.


... 퍼붓는 기세에 도저히 발걸음이 안떨어진다.

그렇게 두시간은 잦아들길 하염없이 기다리다 결단을 내린다.


스카프로 머리까지 감싸고 가방을 맨다. 그위에 우비로 나름 철통무장ㅋ

안경은 잠시 접어둔다. 어차피 비맞으면 무용지물 ㅋㅋ


어제 아주머니 추천해주셨던 내리막 10분거리의 식당부터 찾아헤매지만 실패.

이름을 제대로 메모했어야 했어

항상 이름을 못외울까. 뇌를 진짜 한국에 두고왔나 ㅋㅋ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단어들을 받아들이기엔 시아의 노쇠한 뇌가 연상반응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결국 시내로 빠져나가는 또다른 지름길을 찾아 낸다. 이쯤 다니니 다르질링 언덕 위쪽은 빠삭해졌다

어차피 지도가 무색한 동네다.

어쩜 길을 이렇게 지그재그로 깎아 마을을 만들어냈는지 감탄스러운 경지. 그만큼 오고다니기가 미로같은 곳이다.

이럴땐 타고난 방향감각과 길눈에 감사하게된.

맨땅에 헤딩형 여행에 최적화된 동물적 감각이랄까 ㅋㅋㅋ

아무거나 먹어도 소화시키는 능력과 아무데서나 잘자는 능력까지 ㅋㅋ

신은 내게 근성을 주셨지 ㅋㅋㅋ


암튼 다르질링에 오르면서 히마찰의 심라가 떠올랐더랬다. 가파른 산기슭을 지그재그로 깎아만든 마을이며 차가운 공기며.

하지만 막상 도착하면 분위기 사뭇다르다.

듣던대로 여긴 네팔리들이 대부분이다.

안에 섞이니 진정 내가 현지인이요 ㅋㅋ

여느 인도와 다른분위기를 느낄수 있을거라더니 영국 식민지시대의 소산인지 심라만큼 노골적이진 않지만 약간은 다른 양식들의 건물과 로컬피플들의 현대적인 차림새가 눈에 띈다.

걔중엔 무스로 잔뜩멋낸 네팔리들도 심심찮게 무리지어 다닌다.


그리고 여긴 릭샤가 없다 ㅋㅋ 단지 셰어지프만이 택시처럼 이용되고 있다.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산간지역답게 포터(짐꾼) 심심찮게 볼수 있지만 심라처럼 여행자를 상대로 호객을 하진 않는다.

심라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포터와 호텔삐끼들의 거머리같은 호객만 떠올리면 아직도 진절머리가 난다.


암튼 오늘도 와이파이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는 하이에나가되어 그리너리스 베이커리를 찾는다.




여긴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빵맛으로 유명한 곳이다. 로컬빵집보다 조금 비싸긴 함 ㅜ
다행히 와이파이 잡혀주시고

오오 혹시나 했는데 어제 보내놨 카우치서핑 요청에 답장이 왔다.

당일에 요청해서 게스트 승낙받는건 흔치않은 일이다. 어쩌면 실례가 되는 행동이다.

미리 리퀘스트를 보내지 못했던 사연을 구구절절 붙여서 급히 요청하게된 무례함에 양해를 구했더랬다.


다르질링의 유일한 호스트 싸이러스는 덕분에 끊이지 않는 게스트 받느라 약간의 곤혹을 치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물값 부대비용조로 하룻밤에 100루피씩 받기로 했단다. 이미 프로필에 명시된 내용이라 반박할수가 없다.

카우치서핑은 댓가나 현물의 거래가 일절 요구되지 않는 자발적인 커뮤니티다.

하지만 일부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장사치들도 있고 막상 가봤는데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하고.

결국 이런건 리퍼런스를 미리확인해야 알수있는 정보다.


이친구는 프로필에 게스트에게 일정비용을 받게된 배경을 자세히 술해놓았다.

지속적인 호스팅을 위한 어쩔수없는 거름망같은 장치였으리라.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여행지에 한명의 호스트라면 대충 짐작이 간다.

한달에 한두번의 게스트야 기분좋게 받을수 있지, 하루가 멀다하고 끊이지 않는다면 생활에 타격이 없을 없다.


암튼 지금 근무중이라는 싸이러스와 4시에 Office Of The District Magistrate(디스트릭트 매지스트레이트 오피스)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달디단 25루피짜리 제일싼 헤비케이크를 단숨에 흡입한다. 빈속에 단거는 아무래도 속쓰려


다음 행선지 갱톡에 대한 몇가지 정보만 스크랩하고 급히 체크아웃을 위해 다시 버드아이 등산로! 오른다.


3일은 묵을거라하고 방값협상을 하긴했지만... 워낙 여행자들은 변수가 많지 않은가.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고자 손해도 감수하는 의리파이긴하지만... 이번만큼은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기로 한다.

하루에 300루피는 가난한여행자에게 부담이며 더군다나 지금날씨에 구름만 잔뜩낀 버드아이의 뷰는 콜드샤워에 노와이파이를 감수할만큼의 매리트가 없다.


짐싸는건 이제 선수죠.

한껏 널어놓은 빨래감들은 어제상태 그대로 ㅋㅋㅋ 아놔.
봉다리에 포개어 들고 이동하기로.

옷가지 절반이 빠져나간 배낭은 한결 여유롭다.

모든 점검을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체크아웃을 한다.

혼자 이런저런 미안함과 불편함으로 퇴실을 고하지만 주인아저씨가 되려 쿨하게 오케이하신다 ㅋㅋㅋ


마지막으로 염치불구하고 게하 쥔장에게 내려가는 추천식당 정보를 요구했더랬다.




그렇게 소개받아 찾아가 Kunga Restaurant(궁가 레스토랑)... 비싸 식사가 120-300루피 선이다.

손님은 많더라... 알고보니 현지인들 사이에서 알려진 맛집이다.

시아는 메뉴만 보고 다시 밖을 나선다. 이런일 이젠 흔하다. 체면이 문젠가 이돈이면 세끼도 해결한다!


일단 시킴 퍼밋이나 받으러 갈까?

그리너리스 베이커리 맞은편 2층 있다는 시킴관광청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공사중인 건물만 .

옮긴건가...






어제 올라오는 길에 들렀던 Foreigner's registration office찾는다.

중앙우체국에서 조금만 걸어올라가면 된다.

길이나 물어보려 들렀는데 마침 이곳에서 시킴 퍼밋을 발급한다는 정보를 듣고 신청서류도 받아 미리 작성했더랬다.

어젠 일요일이라 정식업무가 불가.


딱보자마자 시아를 알아보는 직원.

" 버드아이 게하 못찾았어?"

아마도 어제와 똑같이 이고지고 배낭을 보고 의아해 하는듯하다.


찾아서 묵었는데 친구집으로 거처를 옮기게돼서 체크아웃하고 나왔노라 성가신 설명을 해야하는 귀찮은 상황.

일단 서류 여권을 확인하고 대장에 신상정보를 작성하는데 하필 묵고있는 주소가 필요하단다.

아오 귀찮아졌다.

주소는 무슨. 알고있는건 연락처랑 약속장소 뿐인데 ㅋㅋ


결국 아저씨가 직접 싸이러스에게 전화를 건다.

블라블라 힌디인지 뭔지 모를언어가 난무하고 아저씨 표정은 어가고 시아 속은 타들어가고.

전화를 끊자 아저씨는 서류를 다시 돌려주며 내일 다시 찾아오란다.

그리고 퍼밋 스템프는 친구랑 만나기로 Office Of The District Magistrate에 가서 받으면 된단다.

?? 뭥미? 이해할수 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나가야지뭐.

이럴땐 짧은 영어가 답답할 밖에.


그리하여 시킴 퍼밋을 받기위한 대장정의 .

구불구불 내리막을 쭉걸어내려간다.




우체국 조금못미쳐 벨렘버 로드 왼쪽에 메뉴가 붙어있는 빨간간판식당이 두개보이는데 둘다 나름 이동네에서 착한 가격대에 손님도 제법있다.

식당이름도 둘이 비슷함 ㄷㄷ


늦은 점심을 여기서 때워야겠구나.

걔중 오른쪽 집으로 직진. 나중에 지나다니면서 보니 왼쪽집이 훨씬 붐비니 참고하시라.



오늘 배낭지고 고생한 시아를 위해 무리해서 80루피짜리 치킨 세트를 시킨다.

거금썼다 진짜 ㅋㅋ

그동안 베지테리안 된줄 아주 알루알루(감자)했지 ㅋㅋ



4짜파티에 치킨(2pcs)커리.

무난무난한 맛이다. 커리는 쥐똥만큼 준다 ㅋㅋ

시아가 원한 걸죽한 커리는 아니어서 약간은 실망. 그래도 양심적으로 섞어서 치킨 세조각 넣어주심 ㅋㅋ 목까지 2피스였음 성났을뻔 ㅋㅋ

이래서 고기주의자는 주기적으로 육류를 공급해줘야 온순해진다는 이게 말이니 소니 ㅋㅋㅋ


배는 제법 부른데... 지치기도 했고 여기저기 한잔씩 마시고 있는 짜이가 너무 고프다.



쓰는김에 더쓰자며 10루피짜리 짜이와 질라비 4조각 10루피를 추가주문.

짜이야 ... 기대이하 ㅋㅋㅋ

비오는 날의 질라비는 극악이란 사실을 깨닫게되는 소중란 순간이다.

눅눅해진 기름튀김 덩어리를 꾸역꾸역 삼켰다.

이제까지 먹어본 질라비중 최악

괜히 먹고서 입버렸다.

이젠 접시에 물부어 손씻어내는게 자연스럽다 인도인 됐네


메뉴선택 실패의 패배감으로 터덜터덜 오피스를 향해 다시 걷는다. 탈리나 먹을걸 아오.


하염없이 걸어가다보니 어제 버스에서 내렸던 갈림길. 곳곳에 교통경찰이 있어 물어보기 좋다.

미로같은 동네에선 지도 믿고 섣불리 움직이느니 이들에게 확인하는게 방법.


택시스탠드와 촉바자르가 보인다.
여기서 5정도 걸어내려가면 된다했지



마침 하교시간인지 떼지어 올라오는 여고생들 새가 방앗간을 지나치겠는가

나란히 붙어있는 군것질 컨테이너에 오밀조밀 붙어있는 습을 보니 시아 창시절 친구들과 출첵하던 그때 추억이 떠오른다. 훈훈하여라.



드디어 왼쪽에 오피스 게이트가 .


그대로 내려가서 왼쪽길로 걸어가면 왼쪽에 Office Of The District Magistrate 건물이 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서 왼쪽 room no9. 들어가 시킴 퍼밋 받으러 왔다하면 안내해 .



양식은 미리 작성해둔터라 여권만 확인하고 금방 퍼밋서류와 도장을 받을 있었다.

여권, 비자사본이나 사진은 따로 제출할 필요가 없다.

알고보니 여기가 본청이라 즉시확인 즉시발급인가봉가.


시내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있는것만 빼면 여기서 퍼밋받는 편이 여러모르 속편해보임.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Foreigner ́s registration office 돌아갈 필요없단다. 이게 .

첨부터 그냥 여기왔음 됐을 일이었음.


그런데 시킴 퍼밋을 받느냐

사실 초보여행자 시아도 애초에 시킴행을 계획하지 않아 몰랐던 사실인데 여러국가의 국경에 접한 시킴주의 특성상 외국인이 함부로 국경을 넘나들지 못하게 하려는 일종의 사전 인가 같는 절차가 있는 모양이다.

시킴 퍼밋을 보통 다르질링에서 받아가는 같다.


생각보다 절차도 간단하고 별도의 비용도 없다. 발급날짜 기준이 아닌 시킴주에 들어가기로 날짜로부터 15일간 체류가 허락된다.

퍼밋 허가서류와 함께 여권에 퍼밋 도장을 찍어준다.


뭔가 큰일해낸것 같고 뿌듯하다

약속시간까지 40여분 정도.

오피스 벤치에 잠시앉아 앞으로의 일정을 다시 정리한다.


정각보다 조금 이르게 약속장소인 오피스 게이트 앞에 도착.
약속대로 싸이러스가 마중을 나왔다.
여기 대학의 부교수로 재직중인 네팔리다.
그의 집은 약속장소에서 불과 1분거리.


진짜 가만보면 남자들이 깔끔해
고국의 방만 돌이켜봐도 아비규환이 따로없는데
각종 사진들로 벽면을 이쁘게도 채웠다.
친구도 여행좋아하고 사람좋아하는 진짜 카우치 서퍼다.


한국인 게스트는 처음 받는다는 싸이러스.
진작 카우치 요청을 안했느냐며. 지금까지 서양인들만 받았던 그는 평일엔 일이 바빠 저녁에 게스트를 받는단다.
그런데 동양인 여자사람 그것도 혼자왔다는 내가 걱정이되어 중간에 짬날때 나온것.
으아 영광이여.


네팔까지의 일정에 대해 첨삭을 받고 이런저런 정보를 전해주고 스페어 열쇠 연락가능한 까지 내어준 싸이러스는 다시 그의 일터인 학교로 돌아갔다.


그사이 해가지기전에 저녁을 때우기로 마음먹는 시아.



러스가 추천해준 택시스탠드의 찹스틱 레스토랑은 가격대가 200-300루피란다. 아예 접근부터 포기

대신 촉바자르(Chowk Bazaar) 노점음식에 도전하기로.

여기 노점식당들은 저녁장사만 하는듯 하다.


아직도 비가 조금씩 내리는지라 서서 먹어야 하는 노점음식이 부담이긴한데... 이동네 식당가격이 만만찮고 올라가기엔 시간이 애매하다.


사람많은 곳은 실패가. 젊은 청년이 하는 베지초우멘과 베지롤 노점에서 초우멘을 주문한다.

한접시에 25루피. 근데 양이 적어 접시는 먹어야 차겄어.

다시 집쪽으로 내려간다.


에그롤과 초우멘을 파는 부부가 하는 노점 발견.

주믄을 하려는데 앞에서 지긋이 발을 밟으시는 아저씨.

으악 샌들이라고 저기요 미안한데 발좀;;

옆에 일행이 말해줘서 겨우 알아챈 이아저씨 한참을 미안하다는데 나도 한참을 괜찮다고.



25루피짜리 에그롤을 주문해서 흡입하는데... 이것도 성에 안찬다. 위가 늘었나 위에 거지가 들었나 ㅠㅜ

근데 이까 네팔리 아저씨가 계속 말을건다.

이른 저녁부터 술좀 거나하게 드신모양.

이게 저녁이냐 하나 먹을래? 음료 마실래? 어디서 묵니?


좋게좋게 대꾸하다가... 도대체 몇번을 밑에 친구집 묵는다고 말했는지 셀수도 없다. 귀찮고 껄끄러워서 멀쩡해보이는 아저씨 일행에게 눈짓을 하고 뜨려는데... 아저씨 롤값을 이미 계산했대. 모르겠고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가려는데 어디 니가 묵고있는데가 어딘지 가보잔다. 아오 이아저씨가 내말을 못믿나보다.

믿던지 말던지 상황자체가 황당하고 피하고 싶은데 피할길이 없네.

이젠 아예 차를 끌고와서 불러댄다. 계속 차에타라며-_

아니 내가 왜요? 걸어서 5분이면 가니까 괜찮다고 괜찮다고 좋게좋게 거절해도 끝까지 붙잡는다.

자기 나쁜사람 아니라고 너랑 나랑 친구맺은거 아니냐고.

아오 암튼 모르겠고 만나서 반가웠지만 차는 필요없다고.
가면 붙잡고 가면 붙잡고 이거 아주 네버엔딩이다.


다행히 난처한 상황을 간파한 지나가던 현지인 다시 돌아와 나에게 무슨상황인지 묻는다.

집에가던길인데 자꾸 차에 태우려한다고 제발 달라고 눈짓을 보내니 상황파악한 인도청년둘은 네팔리를 붙잡고 타이르기 시작한다.


이틈에 걸음아 살려라 자리를 빠져나온 시아.
에효 아직 6시도 안됐는데 해도 아직 졌는데... 이게 봉변이여.


놀란가슴 진정시키는데 상황을 지켜본 또다른 현지 숙녀 둘이 날따라와 자초지종을 묻는다.
아는 사람들이냐 어떻게 된일이냐.
무슨일인지 설명하니 무서웠겠다며 숙소까지 배웅해주겠단다.
한국인이라니 어찌나 반가워 하던지.
다르질링 젊은이들도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즐겨본단다.

바이작에서부터 사실이지만 이민호가 인도에서 어마어마한 인기스타였어 ㄷㄷ
꽃보다 남자가 여기서도 히트친 모양.
집앞에서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방으로 돌아왔다.

허기진 배와 마음을 커피로 랜다.


퇴근하고 돌아온 싸이러스에 별말하지 않았다.
나가서 저녁먹고 왔노라고. 노점에서 초우멘 먹고왔노라고.


은사람 나쁜사람 어떻게 규정짓겠는가.
나에게 좋은사람 나쁜사람이 존재할 뿐인거지.
결국 상대적인 아니겠는가.


그나저나 내일은 개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