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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인도

[세계일주 D+76] in 인도 다르질링 : 먹는 즐거움, 만남의 기쁨

by 시아-★ 2015. 7. 26.


7/21 

비와 함께하는 다르질링의 아침.
일기예보부터 확인해본 결과 당연히 이번주 내내 비.

인기척에 몇 번 깨긴했는데 싸이러스는 6시부터 일어나 밥을 하고 출근준비를 한다.
이런생활을 하니 그렇게 일찍 잠들수 밖에.

부바네스와르의 자취생들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인도의 젊은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부지런하며 성실하다.
물론 시아가 그런 사람들만 만난건지도 모른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사실 한국인들 굉장히 부지런한데 시아는 무쟈게 게으르지 않던가 ㅋㅋ 난 살아숨쉬는 국가망신의 아이콘 ㅋㅋ

암튼 정정하자면 시아가 만난 인도의 젊은이들은 성실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즐길줄 아는 친구들이다. 

정확하게 시간맞춰 출근하는 싸이러스.
시아는 일단 비가 잦아들길 기다리며 커피한잔 내려마시는 여유를 부린다.
바이작 이후 오랜만에 찾아온 몸과 마음의 평화.
비싼 숙박비에 애태우지 않아도 되고 다음 행선지도 정해졌다. 대략적인 이동방법도 체크해 두었다.
단지 갱톡에만 가려던 계획에 펠링을 끼울까 말까 고민중이다.
싸이러스의 조언에 의하면 갱톡은 아름답고 깨끗하긴 하지만 큰 도시고 물가도 비싸단다.
하루면 충분한 도시에 왜 3박 4일을 할애하느냐 묻는다.
만약 그럴거라면 펠링과 욕섬을 끼워넣을것을 추천한단다.
실리구리도 하루 묵기는 애매한 도시란다. 박없이 바로 네팔국경을 넘는게 나아보인단다.
그리하여 네팔입성 전까지 남은 고민거리는 시킴루트와 일정.

아직 비는 추적추적 내리지만 안되겠다. 일단 나가자 ㅋ
아직 초우래스타(Chowrast) 광장 구경도 못해본 시아.
일단 거기부터 찾아가 보기로. 싸이러스 말에 의하면 그 근처에도 갈만한 식당이 더 있단다.

이놈의 미로같은 다르질링길은 한 번 잘못 들면 샛길찾아 다녀야한다 ㅋ
그리너리스방향으로 그대로 직진했어야 했다. 그런데 거지같은 지도에는 그쪽 길이 끊겨있네 ㅋ
이걸 믿고 옆길로 갔다가 결국 감만 믿고 엄청난 계단길을 따라 올라올라간다. 이런 언덕 중간에 생뚱맞게 학교도있다. 그 옆 계단길로 또 한참 올라가니 말로만 듣던! 심지어 사진으로도 본 적 없던 초우래스타에 도착한다.

오메~~
다르질링 도착할 즈음부터 심라가 떠오르곤 했었는데 초우래스타 광장에 도달하니 이건 뭐 심라를 그대로 옮겨놨다.
심라에도 몰로드 처치(교회) 앞에 딱 이런 광장이 있다. 
그 뒤쪽 YMCA에 묵었던 시아는 매일같이 그 광장을 드나들었더랬다.

심라도 참 좋았었는데 다르질링도 이번 동인도 여행의 베스트로 기억될 것 같다. 물론 아직 시킴이 남긴했지 ㅋ

여기 광장 큰 스크린에선 다르질링 소개 영상을 비롯한 뮤비 등등을 틀어주는 듯 하다.
벤치도 많아서 쉬기 좋음.
서점, 와인바, 카페 커피 데이즈, 그 유명한 나뜨뮬스(Nathmulls)까지.
아마 여긴 다르질링에 머무는 동안 매일 찾을 것 같다.

이제 배를 좀 채우러 가볼까.
무대를 등지고 정면 왼쪽에 마굿간이 있는 골목이 있다. 
골목 오른쪽 라인에는 간단한 음식거리를 파는 노점과 채소가게가 보인다. 하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오픈중비중 ㅜ
조금 더 들어가니 왼편에 간판없는 식당 두개가 붙어있는데 그중 양내장국!을 판다는 곳으로 기어들어간다. 
한국인들에게 쵸키네라고 알려져 있는 테이블 하나짜리 아주 작은 식당.
주인언니 안내에 따라 네팔리 남학생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ㅋ

연일 들이치는 비와 추운날씨를 겪고나니 평소엔 거들떠도 안보던 국물음식이 땡긴다.
과감하게 100루피짜리 내장국 Thopa Khaja를 주문한다.
에라이 먹고 죽자 ㅋ
요 며칠 돈으로 스스로를 스트레스에 잠기게 했던 나에게 오늘하루 해방을 선물하기로.
겁먹고 아껴써버릇 했더니 생각보다 책정한 경비보다 덜쓰고 있기도 하다.

여기는 인도. 주문한 음식이 내 눈앞에 현존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언제나 가늠하기 어렵다. 
호기롭게 주문을 마치고도 기다리는 시간 내내 뚝바나 시킬것이지 이게 무슨 된장질인가 싶고 ㅋㅋ 아오 못말려 ㅋ

하지만 이런 사사로운 내적갈등도 서빙된 결과물을 한숟갈 떠먹자마자 종결.
으아 ㅠㅠ 이런 행복감 오랜만이야.
100루피 아깝지 않아~
온몸의 피로가 쫙 풀리는 이 만족감>_<
소도 아니고 양 내장인데 냄새가 안난다. 

근데 이거 먹다보니 국보다 밥이 많은건 어쩔거야... 라며 고민하는 내 생각을 읽으셨나 ㅋㅋ 빈 국그릇에 국물을 가득 채워주신다.
오오미 감사요.
리필국물까지 싹싹긁어먹고 너무나도 배부른데... 뭔가 아쉽다.
진짜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 ㅋ
한국에서도 안하던 먹는걸로 스트레스 풀기 시전중이다.
요 며칠 이런저런일로 심신이 허한게 아무래도 먹는걸로 채우려는 것 같다.

그리하여 50루피짜리 치킨모모 한판 추가 ㅋㅋ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ㅋ 아님 내일 다르질링 날씨가 맑음이려나 ㅋㅋ

내장국의 감동에 지갑이 절로 열린다.
치킨모모 역시 아주 굿이다.
목까지 차는데도 흡입.

이곳은 진정한 다르질링 맛집.
남들이 찾는덴 다 이유가 있다. 나도 어쩔수 없는 한국인인가봐ㅋㅋ

배따시게 먹고 초우래스타광장 벤치에서 밍기적거리다 다시 촉 바자르 방면으로 내려간다. 
다르질링 시내 완전정복할 기세로다가 안가본 골목 위주로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요 며칠 배낭의 압박으로 미뤘던 링크몰(Rink Mall) 구경에 나선다.
아마도 다르질링 내에서 가장 큰 큐모의 쇼핑몰이지 싶다. 인도 큰 쇼핑몰은 기본적으로 보안검색을 하는가봉가.
내부는 사실 별거 없다. 바로 초입에 나뜨뮬스가 보이고 애들 놀거리도 좀 있고 옷가게들이 있는데 쭉 둘러보니 그다지 싸지 않다.
싱겁게도 순식간에 쇼핑몰구경이 끝나버린다.
그래도 INOX라는 우리로 치면 CGV같은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데 표를 예매하려는 인파가 끊이질 않는다.
영화광 시아가 그냥 지나칠 수 없지.
3개관에 달랑 영화 두편 상영 ㅋ 한 관에 단 3회차 상영.
워낙 발리우드 영화가 3시간에 육박하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다보니 어쩔수 없긴 한가보다. 우리처럼 심야상영이 있는것도 아니고 ㅋ
티켓값이 130루피라고 하니 한번 극장나들이 하러 다시 찾아야겠다.
오늘은 저녁약속땜에 패쓰~

미쳐 폰 배터리를 충전해놓지 못했던 바람에 잠시 집에 들른다.
음... 이제 뭘하지? 
티가든 구경은... 날씨땜에 좀 그렇다.
그러다 불현듯 구글지도를 펴놓고 고민하던중 근처에 Hot Stimulating Coffee(핫 스티뮬래이팅 카페)를 발견!
한국인들에겐 뚱바, 네팔식 막걸리로 유명한 카페다. 
허허 비오는날엔 막걸리지ㅋ 나 오늘 한국인 코스프레 합니다 ㅋㅋ
쓰는김에 더 쓰자.
그대로 핫 스티뮬래이팅 카페를 찾아나선다.

지도엔 사이러스 집에서 아주 가까운 위치.
언덕오를 지름길만 찾으면 될거 같은데 저기가 맞나 모르겠다.
마침 하교중이던 소녀 한명 붙잡고 위치을 물어보는데... 여기서 가기 힘들다며 커피가 마시고 싶은거면 근처 다른 카페를 알려주겠단다.
아니 난 커피말고 뚱바가 먹고싶은거.
뚱바가 뭔지 모르는 이 소녀는 몇번을 주저하다 시아의 황소고집을 못꺾고 이내 길을 알려준다.
일단 동물원까지 내려가서 다시 누군가에게 길을 물어보란다.
으아... 동물원도 여기서 한참을 내려가야하는데... 일단 잠자코 내려가다 Darjeeling Government College 발견.
왠지 이리로 올라가면 카페가는 길이 나올거 같아서 지나가는 학생 붙잡고 다시 길을 물어본다.
카페는 모르지만 근처 나이팅게일 공원은 아는 모양.
고맙게도 학교건물에서 카페방향으로 난 도로로 가는 지름길을 직접 에스코트해준다. 
이리저리 계단을 오르느라 힘들어죽겠는데 이친구는 어쩜이리 날아다니니 ㅋ
한국인이라니 엄청 놀라워한다 ㅋ 혼자 여행중이라니 그게 더 놀랍단다. 허허허

친절한 네팔리 학생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쉽게 찾은 핫스티뮬래이팅 카페.
엄청시리 호탕한 쥔장아저씨가 문앞에서부터 맞아주신다 ㅋ
한국인이라니 대번에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방명록을 꺼내보여주신다.
수많은 영어 속에 일본어와 한자를 한국어로 착각하시는 아저씨 대신 시아가 직접 한국어로 남겨진 메시지를 찾아낸다.
이게 한국어에요!!
이제야 만족하신 아저씨에게 우선 뚱바(80루피)를 주문하고 안주거리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프라이드 모모(65루피)를 지른다.
ㅋㅋㅋ 이 아저씨 주문받으면서 대번에 군만두를 외치신다.
그러하다. 시아는 만두 매니아. 군만두가 진심 먹고싶었다.
막걸리엔 전이라지만 그래서 알루파라티를 두고 엄청 고민했지만 ㅋㅋ 지르는 김에 팍지르자며 돈생각안하고 그냥 모모도 아니고 프라이드 모모로 결정.
오늘을 먹방의 날로 기록하리라 ㅋㅋ

보통 모모는 미리 빚어놓고 쪄놓는 탓인지 비교적 금방 서빙되는 편이다.
그런데... 고대하던 뚱바가 함흥차사다.
기다리다 지쳐 군만두 하나 먼저 맛본다.
오오 이 바삭한 식감. 이번에도 후회스럽지 않구나. 얘넨 만두소에 조미료를 넣지 않는듯 한국 만두만큼의 감칠맛은 없지만 그래도 칠리소스와 곁들여 먹는 이네들만의 맛이 있다.

기다리면서 바라보는 창밖풍경. 날이 좋았다면 아마 기가막혔을듯.
이래서 여기가 여행자들에게 그토록 유명한가보다.
방명록 속 수많은 여행자들의 기록을 엿보며 감상에 젖는다.

그런데 확실히 비수기라 그런지 이 카페에 여행자는 나 혼자.
하교길 고딩들이 그렇게나 여길 찾는다.
신기한건 모두 커플 커플.
여기가 데이트의 명소로구나. 좋을때다~

군만두가 다 식고나서야 뚱바 대령이요~ㅋㅋ
어마어마하게 큰 잔에 정체모를 갖가지 곡류가 담겨있는데 여기다가 뜨거운 물인지 술인지를 붓는다.
설마 니거 데우느라 이토록 늦은것인가 싶고 아서자 여긴 인도아닌가 ㅋㅋ
뜨거운 기운때문인가? 2분뒤에 마시란다.
우선 사진부터 찍자 ㅋㅋ 난 모든게 신기한 여행자니까.

이까부터 날 신기하게 쳐다보던 고딩들 중 한 여학생이 호기롭게 말을 건다.
네팔리에 이쁘장한 친구다. 약간 일본인 느낌도 나고 ㅋ 아주 활발한 이미지.
지금 뭘찍는거냐며 물어보는데 음... 뭐지 이 도발은 ㅋㅋㅋ
내가 그렇게 이상한가 ㅋㅋㅋ 그녀의 기에 눌려 뚱바찍고있었노라고 나지막히 이실직고.
근데 이친구가 직접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나선다.
하하하 내사진은 필요없지만 굳이 이런 호의는 거절하지 않는다.

이렇게 그녀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사진까지 찍어준 그녀는 남자친구도 버려두고 본격적으로 질문공세를 퍼붓는다.
그녀는 너무나도 한국을 좋아한단다.
하... 한국드라마가 여럿망쳐놨구나 ㅋㅋㅋ
이노무 꽃보다 남자가 인도에 미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상상 그 이상이다.
태국에서보다 인도에서 한류의 영향을 더 실감하게된다.
생각보다 많은 인도의 젊은이들이 한국이란 나라에 환상을 품고있다.
도대체 한국 드라마랑 영화는 어떻게 보는거야?
유튜브와 DVD를 통해 쉽게 접할수 있다네.

지금 고3인듯한 이 친구는 내년에 한국에 갈거라며 직업을 구하는 방법과 귀화에 대해 묻는다.
무슨일을 하고싶냐고 물으니 아무래도 한국연예계에 진출하고픈 모양이다.
ㅇㅇ 한국말만 잘한다면 불가능하진 않아. 실제로 요즘 방송계엔 한국만 잘하는 외국인들이 이리저리 활약하는 추세이니.
너무나 기뻐하는 그녀. 
시종일관 진짜? 알았어~ 언니 ㅋ 라는 단어로 리액션하는 귀여운 여고생.
페이스북에서 사귄 몇 한국인이 지어준 이름이라며 기미코라는 이름을 알려주는데... 기미코는 일본이름 아닌가? 뭐 굳이 이런건 정정해주고싶지 않네.
후... 그리고 당장은 한국에 대한 환상을 짓밟고 싶지않은 노땅언니의 마음.
너무 긍정적인 얘기만 해준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밖에도 한국의 성형과 화장품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시킴 출신이라는 그녀의 말에 의하면 갱톡에 한국화장품이 진출해 있단다. 
그나저나 이노무 성형문화는 동남아, 인디아 모르는 이가 없구나. 부끄럽지만 사실이다.
시아도 얼굴에 손좀 댓었다. 점을 좀 뺐지 ㅋㅋㅋ

어느새 합석한 기미코와 남자친구와도 합석.
그녀와 같은 반 친구들이라는 다른 커플들과 멀찌기서 인사만 나눈다.
교복입고 당당히 담배피는 신문화 ㅋㅋ
기미코에게 조심스레 물어본다.
여긴 미성년자 흡연이 허용되니?
인도네시아만해도 어린아이들이 담배를 피는게 자연스러운 담배의 제국이다.

ㅋㅋ 원래는 피면 안되는데 뒤에서 이렇게 피는 거란다.
글쿠나 ㅋ 한국도 똑같아. 원래 불법인데 다 몰래 펴 ㅋㅋ

가지고 있는 한국노래를 받고싶다는 그들.
역시 젊은 친구들이라 노땅 시아에게 신문물을 전수해준다. 블루투스보다 빠르다며 SHAREit이라는 어플을 설치해주는 기미코의 남자친구.
진짜 좋은세상이야.

이제 곧 문 닫는다는 쥔장아저씨에게 등떠밀려 남은 뚱바와 군만두를 마저 흡입하고 헤어진다.
참으로 신선한 경험이었다능.

이제 시아는 다른 인디안 카우치서퍼를 만나러 간다.
심라에서 다르질링으로 여행왔다는 아쉬.
이미 일주일전부터 서로의 계획을 공유하고 다르질링에서 차한잔 하기로 약속했었다.
그날이 바로 오늘.

만남의 광장 초우래스타에서 조우한 아쉬.
길게땋은 레게스타일의 헤어가 인상적이다.
우선 나뜨뮬스에서 가볍게 차 한잔씩 나눈다.
드디어 다르질링 3일차만에 마시는 이곳의 홍차 ㅋ
가장 낮은 품질의 홍차는 한잔에 25루피. 프리미엄급은 한잔에 100루피가 훌쩍넘어간다.

아쉬는 심라에서 투어가이드 일을 한단다.
여기도 일땜에 왔다며 ㅋ
아 그래서 저녁밖에 시간이 안되는 거였구나 ㅋ
내일은 갱톡으로 넘어간단다.
갱톡에서 부탄으로 그리고 다시 심라로 돌아가는 일정.
근데 다르질링도 시킴도 이번이 처음이라네 ㅋㅋ 하하 고객이 원하면 어디든 가는 투어가이드라니 뭐 ㅋㅋ 
이 친구덕에 안 사실이지만 인도인들은 부탄 여행이 아주 쉽단다. 우리같은 외국인이 가려면 하루에 어마어마한 비용을 정부에 지불해야한다.
그만큼 절차도 까다롭고 비싸기때문에 그렇게 좋다는 부탄여행에 도전하는 배낭여행자들이 드문것.
근데 얘네들은 자유롭게 드나들수 있다네 ㅋㅋ 와 부러워 ㅠ

헤어스타일이 말해주듯 ㅋ 헤비메탈을 좋아한다는 그는 심라에서 드러머로 밴드활동도 한단다. 와우 ㅋ
나도 대학때 일렉기타좀 튕겼다우. 다 옛날얘기지만 ㅋ

차한잔 비우고 초우래스타 뒷길을 한바퀴 돈다. 시아도 몰랐던 산책코스.
밤이라 컴컴해서 제대로 즐기기 어렵지만 내 낮에 다시 이길을 찾아오리라.

서로의 카우치서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다 부바네스와르에서 만난 배드가이에 대한 이야기도 꺼낸다.
그도 안다. 많은 인디안이 돈이나 성관계를 목적으로 카우치서핑을 이용한단다.
이러니 인도에서 만큼은 카우치 서핑을 경계할 필요가 있는것.
이쉬도 안다. 카우치 서핑이 굉장히 좋은 컨셉의 커뮤니티지만 인도인들 대부분이 악용하려 한다는 것을.
아스왈의 경우만 빼면 시아는 아주 운이 좋았던 셈이다.
아쉬는 후추스프레이를 가지고 다닐것을 제안한다.
아무래도 혼자는 위험하다며.
그래. 나쁘지 않은 생각이야. 

심라출신인 아쉬도 처음찾은 다르질링을 보고 적잖이 놀랐단다. 진짜 심라와 너무나도 닮은 동네다 ㅋ
이동네와 심라의 비싼물가에 대해 하소연을 하니 산간지방은 다 그렇단다.
그래서 이동네는 보통 배낭객들보다는 부자들이 여행을 온단다.
비행기타고 와서 호텔에서 휴양을 즐기고 돌아가는게 대부분이라며 ㅋ 그러니 식당 물가도 그리 비싸지.

시간은 8시. 근데 이미 사방이 어둠이다. 상점들도 보통 7시반이면 문을 닫는다.
싸이러스에게 전화가 온다. 늦게까지 소식없는 내가 걱정된 모양이다.
한시간만 더 있다 가겠다고 ㅋ 데리러 온다는걸 한사코 거절한다.

그렇게 남은 한시간동안 서로의 문화에 대해 공유하고 볼만한 인도영화도 추천받는다.
갱톡일정이 맞으면 다시 보기로.
안되면 심라에서 다시 만나기로. 여긴 처음이라 자기도 정보가 없었다며 심라에 오면 제대로 안내해 주겠단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먼 길을 직접 바래다준다.
아오 미안해라... 아쉬의 숙소는 아주 반대편이다.
다르질링은 안전한 마을이라며 ㅋㅋ 괜찮다해도 지금시간은 위험하다며 앞까지 배웅해준다.
고마워 친구. 사실은 동생 ㅋㅋ 심라에서 다시 보자고 ㅋ


싸이러스 눈치보면서 집으로 들어간다.
으아 늦어서 정말 미안해 ㅠ
엄청 걱정했단다. 어제 이 근처에서 어떤 네팔리그 외국인을 차에 태우려던 목격담이 오늘 자기네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거리였다며.

허허허. 그게 나였어.
멋적게 이실직고하니 더 놀라는 싸이러스.
왜 그런일을 자기에게 얘기하지 않았냐며.
걱정끼치고 싶지 않았다 변명하지만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진짜 미안해~

어제 그러일을 당하고도 이렇게 늦게다닐수 있냐며 ㅋ
어제일은 걍 해프닝이었을 뿐이야. 난 이미 잊었어 ㅋ 글고 초우래스타의 야경이 넘 보고싶었어~
이리저리 갖은 핑계를 붙여봐도 영 풀리지 않는 모양이다.
허허허. 졸지에 나쁜사람이 되었구나.

카우치 서핑이 그렇다. 기다리고 있는 집주인을 생각해서라도 내맘대로 일정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도 존재한다.
싸이러스처럼 열쇠를 내주는 집주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보통. 호스트의 스케쥴도 고려해서 동선을 결정해야한다.
오늘 시아는 어쩌면 호스트에게 아주 무례한 게스트가 된 셈이다.
이걸 어찌 만회하리오. 으앙 날 미워하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