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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인도

[세계일주 D+109-110] in 라다크 판공초 : 최악의 홈스테이

by 시아-★ 2015. 8. 31.


8/23



매주 토,일요일만 운행하는 판공초행 로컬버스는 보통 스팡믹까지만 들어간다.


미리 퍼밋을 신청했다면 토요일에 출발해서 메락까지 도보로 이동하면서 충분히 호수를 즐기고 1박하고 다음날 스팡믹에서 1박한 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레행 로컬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아주 퍼펙트한 로컬 판공초 여행이 됐겠지만 ㅋ


아쉬운대로 스팡믹에서만 1박만 하고 돌아오는 수밖에.



레에서 매주 1-2회 운행하는 버스의 대부분이 도착한 다음날 아침에 다시 레로 돌아오기 때문에 같은 로컬을 이용하려면 버스스케쥴에 맞춰 일정을 조율할 수 밖에 없다.


돌아가는 쉐어지프에 숟가락 올리는 것도 방법이다.



애초에 판공초 그림이 그려졌던 시아는 거기에서의 1박도 충분하다 여겼기에 다른 경우의 수는 고려하지 않았다. 다음날 바로 버스로 돌아가자.



1박만 하고 돌아올 일정이라 짐은 숙소에 맡겨놓고 나온다. 라다크 여행에서 보통 레가 기점이 되기때문에 며칠정도 숙소에 부탁해 짐을 맡겨두고 움직이기도 한다. 여행사 투어를 이용할 경우에도 에이전시에서 짐을 맡아준다.


하얀히말라야는 퍼밋만 신청했는데도 라기지해준단다.




이미 버스 정류장에는 판공초 버스를 기다리는 여행자들이 속속 눈에 띈다. 확실히 서양 여행자들은 동양인에 비해 로컬버스를 잘 활용한다. 최소한 라다크 만큼은 그렇다. 만약에 시아가 계획한 라다크 일정을 모두 지프로 이용했다면 교통비만 만루피가 나왔을걸?


라다크에서 로컬버스를 잘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히치하이킹도 방법인데 일행이 있으니 포기하는 걸로. 물론 이 지역 히치하이킹은 어느정도 이동비를 지불하는게 정설이지만 버스비보다도 어마어마하게 저렴하다는 거 ㅋ



암튼간에 우린 버스타고 판공초로 간다 ㅋ


어제 버스표 예매할때 봤던 아저씨가 이 버스 기사였네.


운전석 바로 옆 자리가 명당이란 얘길 익히 들었었는데 기사아저씨가 대뜸 원한다면 여기 앉으란다. 올레! 가뜩이나 배정받은 자리는 뒷좌석이라 아쉬웠는데 이 버스 VIP석을 놓칠리 없는 시아 ㅋ


네! 앉으라면 사양하지 않겠어요 ㅋ



현지인보다 여행자가 훨씬 많은 판공초 로컬버스의 풍경. 버스는 자리정리에 뭐에 지체되는 바람에 6시반 출발이라던 버스는 7시가 넘어서야 출발한다.



설렘과 걱정으로 잠을 못이룬 시아는 바로옆에 앉은 이스라엘에서 온 카르멜과 통성명 정도만 하고는 잠이들어버린다.



아마 그러다가 아침 먹으라고 내려준 바람에 겨우 잠이 깬것 같다 ㅋ


20루피짜리 짜이 한잔씩에 어제 미리사온 전통빵을 곁들인다. 참 저렴한 아침식사 ㅋ


그런데... 빵이 하루가 지나서인지 원래그런지 알도리는 없지만... 음료 없이는 넘기기 힘든 퍽퍽함이 있다 ㅋ 그래서 포만감은 더 하다능 ㅋ



판공초 가는 길은 듣던대로 아름답다. 황무지속 간간히 고개를 드는 녹음은 드라마틱한 감동을 선사한다. 어느순간부터는 눈을떼지 못한채 창유리밖 풍경에 집중한다. 명당자리 얻었으니 사진도 오지게 찍어댄다 ㅋ 확실히 이 자리가 진동도 덜하고 장애물없이 정면의 뷰를 바라볼수 있는데다 다리도 뻗을 수 있으니 거의 로컬계의 퍼스트 클래스라 할만하다 ㅋ



아...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기사아저씨 참 다정한 사람인줄 알았지~


판공초 가는 길은 총 두번 퍼밋을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미리 필요한 만큼 퍼미션을 복사해서 지참해야 한다.


감사하게도 기사아저씨가 이스라엘 친구와 시아의 여권과 퍼밋을 챙겨 대신 등록해주신다. 이자리가 다 좋은데 들고 날때 신발을 벗고 신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거든.



이 시점에서 안 사실인데 퍼밋신청이 같이 들어간 일행들끼리는 체크포인트에서 한장만 제출하면 된다. 퍼미션 한장에 한꺼번에 신상정보가 기입되기때문이다 ㅋ


야호 복사비 벌었구나 ㅎㅎ



정훈씨는 기사가 누나한테 특별대접이라며 빈정거린다. 음; 나 졸지에 여우 여행자된거니? 여우에 여자만 배워도 내가 더 편히 여행다녔겠구만 허허허.



다음 체크포인트에선 아예 동익오빠가 내 여권을 챙겨 나간다. 어어어 하는 순간 여권을 맡겼는데... 정훈씨 또 이게 못마땅한지 빈정 작렬이다 ㅋㅋ


"왜이렇게 얄밉지? 누나 여권 제가 들고 튈거예요 ㅋㅋ"


"ㅋㅋ 뒤끝있네 이친구 ㅋㅋ 그거 돈좀 될거니까 경비에 보태써요."




솔직히 좀 귀찮아도 체크포스트 구경 하고 싶었다고~ 내가 공주여행을 해본적이 없는데 벌써부터 이미지 털리네.



거기다 기사는 언제부턴가 카르멜과 시아에게 이상한 눈빛과 윙크를 보내며 사람참 당황스럽게 한다. 젠장...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구만 ㅠㅠ



알게뭐야 비온다던 하늘은 이토록이나 맑고 화창한데 ㅋ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창라 뷰포인트에 닿기 전에는 눈마저 내려준다. 이게 바로 8월의 크리스마스?


4계절이 한데뭉친 극적인 동네가 바로 라다크.




앞좌석인 탓도 있겠지만 확실히 버스가 지프보단 느려도 쿠션이 충격흡수 면적이 넓어서인지 덜 덜컹거린다.


누가 판공초가는길 험하다했니? 킬롱 - 레 구간에 비하면 아주 베이비 수준이다.



옆에 앉은 카르멜은 라다크만 5번째. 판공초는 이번이 4번째란다.


레에서만 이스라엘 여행자를 세번째 본다. 왤케 많이 오냐 물으니 주변에 갈수 있는 나라가 없을 뿐더러 그나마 가깝고 경비 적게드는 곳이 인도라네. 개인적으로 카르멜은 라다크의 아름다움과 사람들 때문에 매번 이곳을 찾는단다. 이미 곳곳에 친구들이 있어 돈도 많이 안든단다 ㅋㅋ 시아가 쉼라에서 지인 찬스로 돈이 거의 안든것처럼 뭐 그런거지 ㅋ


4달동안 라다크에만 있었다는데 거기에 한달더 머무를 생각이란다. 그리고 남은 한달은 맥간에서 보내고 귀국할거라고 ㅋ


올 겨울엔 다시 비행기타고 라다크로 넘어와 겨울 풍광을 즐길예정이란다. 오메 멋져부러.


겨울 라다크도 그리 멋지다는데 영하 20-30도는 내려간다니 ㅋㅋ 그런데 라다키들 난방기술이 좋아 실내에 있음 춥지 않단다. 우리네 온돌보다 더 뛰어난 기술이 있단 말인가.



판공초 도착전 마지막 휴게소.


베지테리안에 신물이 난 정훈씨는 고기를 찾아 헤메지만 이 근방에 고기 음식 파는 집이 없네 ㅋ 시아도 요 며칠 죙일 달 라이스 아님 탈리만 먹었더니 도저히 여기 식당 메뉴에 손이 안간다.


설마 판공초에 밥먹을데 없겠냐며 다들 호기롭게 이 휴게소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걸로 ㅋㅋ


그렇게 서성대다 이 버스에 한국인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청초한 외모의 동양인이 바로 그녀.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동안소리 들으며 자만한 스스로가 무색할 정도의 영페이스를 가진 다미언니 ㅋ


여행 경력이 어마어마하다. 그만큼 에피소드도 넘쳐난다.


이렇게 시아의 판공초 여행 일행이 한명 더 늘었다.



시크한 매력의 여행고수 다미언니.


열린 마음을 가진 철학파 동익오빠.


고산병의 아이콘이지만 영어 탑 정훈씨.


걍 국제거지 시아.



이렇게 8시간만에 판공초에 떨어진다.


버스안에서 바라본 호수 초입은 말그대로 입이 딱 벌어진다. 저게 바로 새파란 판공호수의 실제 얼굴이구나.


세얼간이들에서 판공초보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풍광을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되다니.


판공초는 오는길 부터 자체로도 다른 행성에 놀러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다.



그렇게 세얼간이들 촬영장소를 버스로 지나 마지막 종착지인 스팡믹에 도달한다.


내일 버스시간은 7시라네. 늦잠따위 용납되지 않는 강행군임이 틀림없다 ㅜ 내가 선택한 길이니 별 수 없지.



버스기사 말로는 이리로 바로 올라가면 싼 홈스테이가 있을거란다.


그 얘기 접수하자마자 다미언니와 시아는 놓치지 않겠다며 내달린다.


음... 그런데 금방 내려서 따라 붙을줄 알았던 동익오빠와 정훈씨는 한참이 지나도 보이질 않는다.



으하하 알고보니 그 둘은 버스앞에서 하염없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고 ㅋㅋ


어떻게 걍 저까지 가버릴수 있냐고 원망그득한 정훈씨. 아무리 설명해도 이미 찍혔다 ㅋ 난 모르겠다~



마침 우리앞으로 질러간 브라질과 인도 친구는 앞에보이는 숙소에서 가격확인 중이다. 250루피라는데 더 올라가 보겠단다. 우리도 더 따라가본다. 다음에 보이는 저 숙소는 나름 이 고지대에서도 등산코스다. 정훈씨는 뒤에서 죽을듯한 얼굴로 따라온다.



일단 우리가 가격확인해 볼테니 천천히 와요!!


앞에 인도 현지인이 있으니 막 열심히 흥정중인데 도저히 무슨말인지 못알아듣겠다. 그 와중에 카르멜도 여기로 올라왔다. 스팡믹에 있다는 친구네 홈스테이가 바로 여기였다니 ㅋ


이왕 이렇게 된거 여기서 흥정 성공할때까지 개겨보기로 한다 ㅋ



그사이 새하애진 얼굴로 등산중인 정훈씨를 보고 카르멜이 달려가 이래저래 챙겨준다.


약도 주고 앉을자리 마련해주고 ㅋ



누나들은 숙소잡겠다고 이러고 있는데 생판남인 외국인이 더 챙겨준다고 볼멘소릴한다 ㅋ


진짜 내가 생각해도 넘 나몰라라였네 ㅋ


카르멜이 동포보다 낫구만~



이윽고 당도한 쥔아저씨 남걀과 카르멜이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아저씨 굉장히 쿨한척 싸게 머물게 해주겠다고 하는데 400루피를 달란다. 오메... 엄청 비싼데? ㄷㄷ



숙박 150에 저녁식사 150 아침식사 100이 아저씨가 제시하는 라스트 프라이스.


마침 낼 아침것까지 끼니를 챙겨온 다미언니는 150에 콜.


시아는... 여기 식사하기 어렵다는 걸 들었던게 있어서 고민이 된다. 그런데 정훈씨의 하얀 얼굴을 보니 평소처럼 싼 숙소 잡겠다고 싸돌아다닐수가 없는 상황.



"누나는 다른데 알아볼거죠!!"


아주 단단히 원망이 쌓인 말투다. 아무리 돈없는 여행자라지만 동행 아프다는데 무리해서 끌고다닐정도로 독한 사람은 아닌데 저리 말하니 솔직히 맘이 상한다. 뭔가 어제부터 돈아끼는걸 못마땅히 여기며 나때문에 자신이 원하는걸 못누린다는 듯 던지는 말들이 훅훅 꽂혔더랬다.


"다른데 알아보고 싶은데 정훈씨 지금 움직일수 있는 상황아니잖아요. 걍 여기 묵어요."



암튼간 밥에 베지터리가 고작이라는 저녁식사에 150루피를 지불하기는 아까웠던 우리는 모두 여기서 숙박만 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어딘가 식당이 있겄지~


더군다나 정훈씨는 지금 고기가 몹시고프다 ㅋㅋ


물론 그건 다른이들 모두 마찬가지 ㅋ



점심을 거른지라 일단 시아가 챙겨온 컵라면으로 요기나 하려는데...


야멸찬 홈스테이 쥔장은 물이 없다는 건지 갖은 핑계로 끓인물 못준단다. 내가 분명히 방금전에 카르멜한테 따신물 주는걸 봤는데 허허.


주인이 못준다는데 별수없지. 컵라면 괜히 들고온걸로 ㅠ



모든걸 포기하고 호수 구경이나 할겸 식당도 찾을겸 주변을 돌아다녀본다.



판공초가 유명한 이유는 옛날옛적 땅이 융기하면서 솟아오른 산맥과 그 덕에 바닷물이 그대로 올라와 형성된 파랗고 넓다란 호수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희석됐다곤 하지만 아직도 판공 호수물은 짭짜롬 하단다.


물론 시아는 맛보지 않음 ㅋ 짜다면 짠거지 굳이 맛볼것 까지야 ㅋ 하지만 그새 찍어먹어본 동익오빠왈. 별로 안짠데? ㅋ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우리는 미친듯이 배가고프다.



여기 경치는 참 죽인다만 도대체 식당은 찾을 수가 없다. 부페라면서 식사한끼에 350루피를 부르질 않나 ㄷㄷ


아니면 대부분이 캠핑이나 자기네 숙소 숙박객을 위해서만 운영되는 부설식당들이다.


참 너무하네.


이건 뭐 경치가 아름답고 뭐고를 떠나서 이동네 인심에 마음이 상한다.


스팡믹은 아주 대놓고 그냥 관광지구다.



이쯤되니 걍 숙소쥔장에게 백기들고 항복하기로 한다. 여기서는 그가 갑이고 우리에겐 돈말고는 자원이 없다. 망할 경우구만 ㅋ



그렇게 숙소 찾아 기어들어가 저녁밥을 주문한다. 야멸찼던 아까분위기와는 다르게 급격히 다정해진 주인아저씨의 눈빛. 아 진짜 너무하지싶다.


아깐 없다던 물도 이젠 흔쾌히 끓여주신다. 물도 불도 없던게 아니라 걍 괘씸해서 주기 싫었던 거겠지.


그렇게 컵라면으로 급한불을 끈다.


이 추위속에서 맛보는 한국의 라면맛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다. 넷다 감동의 도가니 ㅋㅋ



여기도 인심 야박한것만 빼면 마을에서도 높은 위치라 뷰가 아주좋다 ㅋ 허허


남걀아저씨는 여기서 돈을 쓰면 아주 천진한 눈빛으로 친절을 베푼다. 허허


여행하면서 자본주의의 무서움을 실감한다니까? 그래서 가난한 여행자는 쭈구리가 될밖에 ㅠ



이미 여기 물가 실감한 우리들은 모닥불이며 캠프파이어며 앳저녁에 포기한다. 그렇다고 직접 나무 구해올 용자도 없다. 가져온 감자는 무용지물이 되었지만 시아는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가뜩이나 나무 귀한 민둥산 지역에서 여행자 낭만 즐기겠다고 환경에도 안좋은 불 피워대는게 맞는건지 모르겠는 까닭.


잠시나마 같이 호흡하는 여행을 지향하는 시아다.


즐기고 가버리는 이방인이 되고싶진 않다.



각자의 시간을 즐기기도 하고, 서로의 여행에 대한 궁금증도 나누다보니 어느새 저녁먹을 시간이다. 아직 컵라면이 미쳐 꺼지지 않았지만 주문한 저녁을 취소할순 없으니 ㅋ



150루피짜리 저녁은... 어딜가나 비슷하겠지만... 무맛의 감자커리라이스다. 옆에있는 후추를 마구뿌려서 미각을 살려보려애써본다. 결국 정훈씨가 가져온 고추장으로 극약처방 ㅋ



카르멜과 브라질 청년 베드로도 한번씩 맛본다. 맛이 괜찮지? 남걀 아저씨도 궁금한지 조금 덜어간다. 이게 한국의 맛이라우 ㅋ


베드로는 썩 맘에 들었는지 고추장 라벨을 이리저리 꼼꼼히 둘러본다. 아뿔싸. 베지테리언인 베드로에게 마침 소고기볶음고추장을 먹였구나 ㅋ


육식주의자인 우리는 이걸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 아이쿠 미안미안.


고기가 안들어간 고추장도 있다고 설명해준다.



밥도 먹고 짜이도 마시며 어떻게 자연스럽게 대화가 계속 이어진다.


이스라엘은 여남 구분없이 군대를 다녀온다. 이런 토픽이 떠오르자 정훈씨는 대뜸 시아를 보고 우리나라도 여자들 군대보내야 된다는 말을 훅 던진다 ㅋ 나참 ㅋ 어처구니 없다는 식으로 흘리긴했다만.


어제만 해도 자기 인생에 안좋은 기억이었다며 군대얘기 하지도 않는다더니 거길 나보고 가라니. 농담이라도 또 기분이 썩 좋지 않네.


벌써 몇번째 들이받는걸 성격같아선 같이 들이받을까 싶다가 아픈사람한테 이럼 안되지 싶어 애써 웃는다. 미운놈 떡하나 더 주라고 한번이라도 더 웃어주고 한번이라도 더 신경써줘야지.



주요토픽 중 하나는 광적인 (일부) 한국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 워낙 현지 문화나 분위기에 대한 고려없이 나서는 선교가 외국인들의 눈에는 크레이지하게 보이는 모양. 실제로 중동국가에서 피납되는 사건들도 있으니... 모든 한국 기독교인이 그런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모태신앙인 시아가 느끼기에도 한국 기독교가 유별난 점은 많다. 가끔은 이기적이고 폐쇄적인 집단으로 보일때도 있으니...


정치 종교 화제는 부부끼리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니 더 이상의 언급은 자제.



영어가 약한 나머지는 그저 듣거나 거들뿐 이야기의 주체는 거의 정훈씨였지만 이래저래 흥미로운 대화였다. 식사를 기다리는 남걀 가족들을 생각해 적당히 정리하고 자리를 피한다.



어느덧 판공초에도 밤이 깔렸지만 너무나도 밝은 달 때문인지 생각보다 별이 덜 반짝이네 ㅠ


달이 좀 넘어가면 은하수도 보일까 싶지만 숙소 이불을 뒤집어써도 추운 판공초의 날씨와 피곤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잠이든다.


그래도 별똥별 하나 보았다우 ㅋㅋ





8/24



오마나 6시에는 일어났어야 했는데 눈을 뜨니 6시반이다. 무슨 대책으로 알람도 안맞춰놓고 잤는지 허허.


어차피 며칠더 머문다고 했던 카르멜은 아직 옆에서 자고있지만 다미언니는 보이지 않는다. 짐까지 싹다. 다급히 짐을 싸서 나와보니 남자들 방도 싹 비어있다! 이사람들 매정하게도 날 버리고 다들 갔나봉가 ㅠ 아직 시간이 있으니 지금 달려가면 버스는 탈수 있으리라.


그렇게 숙소 밖엘 나서니 다들 밖에서 대기중 ㅋㅋ 에혀~ 난 또 진짜 버리고 간줄알았지 ㅋㅋㅋ 이제야 한숨돌리고 급히 세수만한다.



일어나자마자 다급해서 잊고있던 숙소페이.


하루치 방값과 저녁값까지 300으로 알고 있었는데... 거스름돈을 이상하게 주신다. 음??


우리가 갸우뚱하자 남걀도 갸우뚱거리며 짜이값 50루피 추가란다. 푸하하하하 홈스테이에서 차값을 요구하는것도 황당한데 무려 50루피라니 ㅋㅋㅋ 내 인생 최고비싼 짜이를 마셨구나 ㅋ


그렇게 짜이값까지 받아먹은 남걀의 눈동자는 여전히 초롱초롱 순수그자체 ㅋ 아오 진짜 이동네는 마지막까지 가난한 여행자들에게 야박하구만 ㅜ




막상 시간맞춰 버스정거장으로 내려가지만 어제만해도 7시 출발이라던 기사넘들 8시에 출발한다고 시간을 막 바꾼다.


언능 자리 맡아놓고(이번엔 기사 추파가 싫어 맨앞 명당은 피한다) 애증의 판공초와 작별인사의 시간.



여긴 가난한 여행자가 설곳없는 관광지였어 ㅋ


베트남 사파가 떠오른다. 남들이 다 좋다해서 찾았지만 나에겐 나쁜인상이 더 컸던 여행지 두번째 리스트에 올린다.


나중에 얘기 들어보니 여기보다 메락이 더 좋다고들 하는데... 그래도 다시오고싶진 않다능 ㅋ



바람도 쌀쌀하니 버스시간은 남고 짜이가 생각나는 순간. 버스 정거장 바로 옆 건물도 홈스테이 인듯. 여기서 짜이를 판다는 얘기에 바람을 피해 넷이 기어들어간다. 데인게 있어서 가격부터 확인한다. 20루피. 그래... 이정도가 납득가능한 가격이지.


심지어 훨씬 맛있어!!



로컬버스 무시하지 마시라. 판공초 들어서기 전 말모트(Marmot) 서식지에서 한번 세워주는 팬서비스 정도는 선물해준다. 반도 안찬 좌석의 모든 여행자들이 원하는데 안세워주고 베기겠는가 ㅋ 태어나서 첨 보는 토끼와 두더쥐 사이의 어디쯤에 자리잡고 있을법한 이 동물은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감정표현 쉽사리 꺼내지 않는 시아도 카메라 들이대면서 연신 탄성이 흘러나온다.


이구역의 귀요미는 너로구나. 니가 판공초의 하이라이트였어 ㅋㅋ

판공초에서 레로 돌아가는 길은 아무래도 내리막이다보니 소요시간이 올라갈때보다 한 시간 정도 단축된다.


근데 것보다도 다미언니와 나란히 앉아 수다를 떨다보니 체감시간은 서너시간 정도 ㅋㅋ



8년전 세계일주을 다녀온 이후로 직장 관둘적마다 여행 나왔다는 다미언니의 여행스토리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이런저런 팁도 많이 공유받는다. 언니는 인도여행 이후로 스리랑카에서 이집트로 넘어가 아프리카를 돌 계획이란다. 멋져부러.


아침에 30루피짜리 매기도 못먹고 굶으려고 하는   가난한 여행자 시아의 경비 씀씀이를 보고 8년전 자신이 생각난단다.



아무리 8년전이라지만 13개월동안 550만원으로 세계여행을 했다니 놀라운 기록이다. 누구는 반년여행에 그정도 경비쓰고 화제가 돼서 책도 낸다는데 언니는 책써볼생각 없냐니 그런생각 전혀 없단다. 여행을 여행으로 즐기고 싶다며.


이런저런 세계일주담으로 화제에 오르는 이들의 이야기를 대략 모르는 바가 아니다. 막상나와보니 재야의 고수들이 존재한다.


공유하는 것도 알리지 않고 간직하려 하는 것도 둘다 의미가 있으니 ㅋ




마지막 휴게소에 다다른다. 여기도 베지레스토랑이지만 아쉬운대로 남정네들은 뚝바를 여인네들은 알루파라타(40루피)를 주문한다. 여기 식사메뉴는 싹다 균일가 80루피.



시장에서 감자 사보고 알았지만... 여긴 감자도 싸지 않으니... 음식값이 평균적으로 비쌀수밖에 없는가봉가. 그래도 파라타에 달이랑 다히까지 챙겨준집은 여기가 처음일세 ㅋ



길면서도 짧았던 판공초에서 레로 돌아오는 길.


여길오니 왤케 마음이 편한것이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