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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태국

[세계일주 D+38] in 태국 방콕 : 짜뚜짝 주말시장 그리고 전쟁과 평화

by 시아-★ 2015. 6. 17.

이어서 6/13

암파와 수상 시장에서 다시 아눗싸와리로 이동.
갈때보단 길이 뻥뻥 뚫려 1시간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걸로 보였으나... 띠로리.
아눗싸와리까지 다와서 종점 방향으로 유턴하는 순간부터 어마어마한 정체에 시달린다.
10분 기다렸다 100미터 가는 느낌.
짜뚜짝 시장이 6시까지라고 했지? ㅎㄷㄷ

방콕 시내 정체는 노답이다 ㅋ  
사실 한국 출퇴근 시간 서울 주요 구간 정체도 노답이긴하다 ㅋㅋ

옆에 서있던 버스기사 아저씨는 버스 버리고 나와서 도로 위에서 담배를 피고계신다 ㅋㅋㅋ
이쯤되면 받아들여야 된다 ㅋ

버스타고 짜뚜짝갔다간 문닫을때 도착할 기세다.

 

 


 

힘들게 롯뜨(밴)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앞의 아눗싸와리(Victory Monument) BTS역으로 달려간다.

짜뚜짝 시장으로 가려면 종점인 머칫(Mochit)역으로 가야 한다.

 


불과 4정거장인데 요금이 31바트 ㅠ 이거슨 티켓.

그래도 방콕와서 이렇게 스카이 트레인 한번 타보네 ㅋ

 

 

 

 

 

 

전철 없는 나라에서 건너 온 마냥 연신 우와 우와를 외치며 사진을 찍어댄다.

머칫역에서 내려서 1번출구... 를 못찾겠으면 걍 사람 많이 가는 곳을 따라가시라.
출구 오른쪽에 공원이 보인다면 제대로 나온거다. 거기가 바로 짜뚜짝 공원.


 

 

조금만 더 걸어가면 짜뚜짝 시장이 보인다.



* 짜뚜짝 주말시장(Chatuchak Market)

매주 금~일요일에만 운영되는 방콕 최대규모의 도소매 시장.
한국의 남대문 시장을 떠올리면 되겠다.

 


 

 

 

 

 

 

 

 

 

 

 

가히 듣던대로 크고 복잡하다 ㅎㄷㄷ
새별아 엄마 손 꼭잡아!

마침 전날 밤 비가 내려줘서 생각보다 덥진 않다.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ㅋ

 

개인적으로 치앙마이 선데이 마켓보다 더 흥미롭다.

여행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는 이곳은 원래 현지인들도 애용하는 시장.

그러다보니 여행자를 타켓으로 한 물건도 적지 않지만 태국 기성복이나 생활용품도 많다.

품목이 워낙 많아 일일히 나열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갔던 자리를 다시 찾는 것도 쉽지가 않다.

맘에 드는 물건이 보인다면 그 자리에서 구입할 것을 권한다 ㅋ

 

물가는... 생각보다 싸진 않다.

도매가라면 또 모르겠지만 우리가 물건떼서 장사할게 아니다보니... 결국 소매가로 구입해야 하는데 걍 방콕 시내 물가다 ㅋ

저렴한 쇼핑이 목적이라면 치앙마이에서도 여행자 바가지로 유명한 선데이 마켓에서 흥정으로 구입하는게 훨 쌀 수도 있다능 ㅋ

그만큼 방콕 물가가 비싸다는 얘기겠지 ㅋ

 

 

 

여담이지만 잠깐 들러갔던 우돈타니 물가가 제일 쌌더랬다.

흘러듣기론 우돈타니 물가가 비싸다더니... 그게 잇싼(중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축에 속한다는 얘기였던 듯 하다.

거기 기준으로 치앙마이 물가도 싸지 않다 느꼈더랬다.

물가논란은 방콕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여기가 젤 비싸 ㅋ

그래봐야 서울보다 안비쌉니다~ 어디까지나 가난한 배낭 여행자 기준.

 

 

 

 

치앙마이에선 아이스께끼에 꽂혔다면 방콕에선 요 코코넛 아이스크림에 버닝 중. 방콕와서 하루에 한번씩은 꼭 먹는 듯.

평균 30-40바트.

 

 

우리는 애초 목적이었던 나시티와 샌들을 겟했다.

가볍고 잘 마르는 얇은 소재를 원했던 여행자 시아는 80바트짜리 나시티 2장을 질렀다.

 

슬아는 150바트 부른 샌들을 시아의 흥정 성공으로 120바트에 구입.

 

짜뚜짝에서는 흥정을 안하는게 보통이라고 한다. 이미 바가지가 없는 가격이라는 얘기. 40% 후려치는 건 여기선 안먹힌다.

것도 모르고 하던대로 흥정을 시도했는데 다행히 깎아주셨음 ㅋ

 

 

과일 좋아하는 슬아는 짜뚜짝 시장 바로 근처 Or Tor Kor Market(어떠꺼 시장)까지 가보잖다.

크래 ㅋ 가자 ㅋ

 

 

 

 

 

 

깔끔하게 정돈된 이 청과물 시장은 특상품만 취급하기로 유명하다.

과일 때깔부터가 다르다능.

그만큼 가격대가 있긴 하지만 성공률은 거의 100프로.

 

정말 신기한건 두리안을 파는 곳이 적지 않은데 이 시장에선 특유의 군내가 나지 않는다.

도대체 그 비결이 뭐냐며. 미스테리다.

 

 

한켠에는 푸드코트도 있다.

 

 

 

 

 

 

 

 

 

과일말고도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질좋은 과일을 먹겠다는 일념이 아니고서야 단독방문하기 애매한 입지긴 하지만 짜뚜짝 시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끼워서 들어보기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

근데 우린 아무것도 안샀다능 ㅋㅋㅋ

 

 

 

짜뚜짝 시장 구경을 마칠 즈음 나나에게 집까지 가는 길을 묻는 문자를 보내놨더랬다.

그런데 어떠꺼 시장을 다 돌아보는 동안에도 답변이 없다.

일단 감튀와 콜라가 먹고 싶다는 새별이를 위해 여기서 2키로 가까이 떨어져 있는 맥도날드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새별이 덕분에 방콕와서 맥도날드도 거른적이 없다.

허허허

 

 

그나저나... 방콕와서 싸움도 거른적이 없는 듯???-_;;

 

여기선 도대체 뭣땜에 싸우기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또 무언가가 비싸다고 얘기 한 모양인데...

 

"내가 어제도 내앞에서 비싸다는 말 하지 말랬지 않았어?"

"안그래도 하루 종일 신경쓰여서 웬간하면 그 말 안할라고 했는데 비싼걸 비싸다고 말하는게 도대체 뭐가 문제란 말이여?"

 

대충 이렇게 시작된 싸움.

같은 문제로 연달아 이틀째 트러블이 생긴다면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이제사 듣게된 슬아의 속마음은 이러했다.

사실 태국 일정 세울적 부터 치앙마이에서 리에게 방콕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듣기까지 내내,

여행자 시아에게 방콕은 그다지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남부까지 내려가는데 거쳐갈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슬아와 여기서 하기로 한 몇몇 일정들은 소화하기로 했으니 그 최소한의 기간만 머무르고 싶었던 게 사실.

그런데 슬아 입장에서는 언니가 어거지로 자기때문에 여기까지 온티가 나서 신경이 쓰이는데 물가가 비싸느니 어쩌느니 하는통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단다.

에고... 그렇게 생각할줄 난들 알았겠는가.

내가 방콕에 대해 느낀 인상을 허물없이 털어놓은건 단지 동행과의 소통 차원이었는데... 그걸 원망과 불평으로 받아들였을 줄이야.

 

"슬아야 난 니가 그렇게 받아들였을 줄 몰랐어. 내 의도야 어쨌든 스트레스를 준건 사실이니까 정말 미안하다."

 

하... 사과부터 하고 내 얘기를 풀어놓으려니 일단 설움이 밀려온다.

이번 여행길에서 처음 흘리는 눈물이다.

어릴적엔 그렇게 찔러도 안나오던 눈물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헤퍼진다.

 

슬아와 난 불과 한살 터울의 자매사이지만 외모는 물론 삶의 방식이나 추구하는 가치까지도 너무나 다르다.

이제는 각자 스타일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연륜이 되어놓으니 만나서 하는 말이야 서로 까대기일지언정 기본적으로 아끼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먼저다. 

 

지금이야 내멋대로 사는 한량이지만 일찍이 거꾸로 철이 먼저 들었던 시아는 하루가 멀다하고 부모님 속썪이던 슬아가 그렇게도 미웠더랬다.

자기가 갖고 싶은게 너무나도 확고했던 슬아에 비해 나는 빚에 허덕이는 집안사정을 외면 할 수 없었기에 부모님께 무얼 요구한 적도 없었다.

아끼는게 몸에 베어버린 삶이 성인 이후라고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물론 졸업이 남긴 학자금 대출이 나더러 사치하지 말라 다그쳤지 ㅋ

 

암튼간 그렇다. 돈이 우선 되는 인생을 살기 싫지만 돈에 허덕이면서 살아왔다.

나를 찾겠다고 나선 여행에서도 돈에 허덕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것때문에 이번 여행에 내가 부여하려 했던 가치가 오락가락 하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떠나기 전에 헤어졌던 남자친구와도 그런 돈문제로 종종 다툼이 있었다.

내가 지불할 능력은 안되고 그렇다고 그쪽이 부자도 아니고 그러다보니 비싼데는 피하게 되고 뭘 사더라도 싼걸 찾게 되는데...

그게 못마땅하다며 뭐라하는 그 친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문제로 슬아와 충돌이 생기고 나니... 순전히 내 입장을 가지고 남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난 내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는 꼰대가 아니라 착각햇었구나...

 

눈물탓인지 내 과거사에 대한 연민탓인지 슬아도 어느정도 이해해주는 눈치... 인지 확인도 못했는데 옆에서 새별이가 저지래를 떠는 바람에 우리의 의사표명은 여기서 종결.

 

 

암튼간 이 이후로 특별한 사과멘트나 제스췌는 없었지만 서로를 대하는 분위기나 리액션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같이하는 여행은 소통과 이해를 배워가는 과정으로 더 가치있지 않나~(프로듀사 백승찬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