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 황사섞인 비바람은 봄소식을 동반한 것 같습니다.
햇살도 따사로우니 이제 완연한 봄의 서막이네요.
길고 추운 겨울 만큼이나 최근 극장계도 <겨울왕국>의 인기몰이 외에는 꽁꽁 얼어있었죠.
저도 한참동안 극장 발길을 끊었다가 최근에야 <300: 제국의 부활>을 봤어요.
개인적으로 근육질 울그락불그락 생살이 난무하는 영화는 손이 안가는지라
전편인 <300>도 보진 않았지만 친구의 꼬심에 넘어가 킬링타임이라도 하자는 심정으로다가.
워낙 전편을 통해 잭 스나이더 감독이 끌어올린 영상적 업적이 뛰어난 바.
후속작 제국의 부활은 감독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편의 영상미와 전투씬의 슬로우 장치를 적극 차용하고 있습니다.
전편도 본 친구의 말에 의하면 후속작이 슬로우가 더 과하다는 평도^^;
영화얘길 좀 더 해보자면
후속작의 남주는 제라드 버틀러 만큼의 스크린 장악력은 떨어집니다.
저 정도 비중이면 영화를 다 보고 팬이 될 법도 한데... 허허
대신 에바 그린이 극 몰입도에 혁혁한 공을 세웁니다.
악역인데 너무 멋있는 거죠>_< 여자가 봐도 멋진 여자란 이런것!
에바그린이 죽고 영화가 끝나는 것은 영리한 결말이었다 싶어요.
나름 기대하지 않고 봐서 그런지 나쁘지 않게 봤지만
영화보는 내내 <적벽대전>이 떠오르더라구요.
각기 동서양의 대표적인 전쟁의 일부를 다룬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두 영화!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누가 봐도 열세지만 지략과 전술로 승리를 거둔다는 역사적인 팩트도 비슷하네요.
두 전쟁 모두 여자가 중요한 지점에 있다는 것도 비슷.
비교됐던건 영화의 전개방식이었어요.
전반적으로 전투씬이나 영상 비주얼에 신경을 많이 쓴 <300>은
그 전투 속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이들의 내면과 갈등을 다소 평면적으로 그리는 감이 있습니다.
이 영화를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복수! 리벤지!
물론 이 전쟁의 영웅이었던 테미스토클레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와 아테네를 위해 싸웁니다만
큰 얼개는 복수에서 시작해서 복수로 끝납니다.
<적벽대전>의 경우 전투씬에도 힘을 주지만 싸움싸움의 막간마다 주요인물들의 감정선이나 관계들을 주시해서 보여줍니다.
관객들로 하여금 이 전쟁을 이해하고 몰입하게 하는데 뛰어난 연출을 보입니다.
<300>은 그런면에서 오락영화에 가까워보입니다.
관객은 화려한 전투 액션을 즐기고 위기의 순간에 손을 쥔다면 성공인거죠.
두 영화 모두 각자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보니 둘 다 감상하고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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