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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태국

[세계일주 D+28] in 라오스 비엔티안 - 태국 우돈타니 : 국경은 넘는 것보다 넘고 나서가 더 문제죠.

by 시아-★ 2015. 6. 5.

 

 

 

라오스 인터넷 사정으로 일주일여의 여행기가 밀려버리는 대참사를 맞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도 흐릿해지고 그에 비례해 여행기 작성시간도 늘어진다는 거.

특단의 조치로 일단 태국에서의 여행기를 먼저 업로드하기로 한다.

라오스의 남은 여정 이야기는 짬나는 대로 떔방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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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제부를 홀로 떠나보낸 어제 밤. 새별이 홀로 눈물을 보였다.

여행자 시아의 심경은? 일단은 노코멘트 ㅋㅋ

이제 겨우 한달을 향해 달려가는 시아의 세계일주 세번째 국가는 바로 태국.

나라를 이동할 적마다 시아의 여행 색깔도 달라진다.

그야말로 대격변 ㅋ

이번에는 (제부뺴고) 동생, 조카와 함께한다.

 

라오스에 이어 태국 역시 슬아에게 일정을 맡겨버렸다.

애초 치앙마이 정도만 생각했던 여행자 시아의 태국 일정이 슬아 덕분에 대략 한달정도로 길어진 탓이다.

슬아는 끄라비와 꼬리빼가 너무 가보고 싶단다.

그래 동남아 왔으니 바다 한번 제대로 보긴 해야지.

 

급하게 태국 정보를 검색하던 슬아.

치앙마이 가기전에 치앙칸에 먼저 들러보잖다.

외국인 여행자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인들에게는 꽤나 인기있는 여행지란다.

로컬 피플의 러빗이라면 궁금하긴 하다.

 

태국 국경이동 전날까지 고심했던건 치앙칸 까지 가는 루트였다.

대략 라오스 비엔티안 - 태국 우돈타니 - 러이 - 치앙칸이 널리 알려진 경로다.

하지만 러이에서 치앙칸행 버스가 오후 4시면 끊긴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다른 루트를 확인했다.

 

우리가 선택한 경로는 라오스 비엔티안 - 태국 농카이 - 러이 or 반탓 - 치앙칸.

농카이에서 러이나 반탓으로 가는 버스가 오전 11시면 끊기긴 하지만 비엔티안 버스터미널에서 농카이까지 국경넘는데 대략 한시간반 정도면 충분하므로 도전해볼만 하다.

 

그러나 버뜨.

문제는 어제 루앙프라방에서 비엔티안까지 넘어오는 버스에서의 여독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우리의 컨디션에 있었다.

7시에 일어나서 움직이자던 자매는 8시나 돼서야 창너머로 슬그머니 흘러들어온 햇빛에 놀라 잠에서 꺤다.

계획한 출발시간이 8시 ㅋ 사단이 난거지 ㅋㅋ

일단 급하게 챙긴다고 챙겼지만 체크아웃하고 나온 시간은 결국 9시.

 

 

 

 

9시 반 버스라도 탄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

근데 우리의 귀염둥이 7살 새별이 어린이는 우리에게 있어 항상 얘기치 못하는 변수다.

하하하.

20분이면 충분히 걸어갈 거리를 결국 32분이 돼서야 도착한다.

그 와중에 슬아는 라오텔레콤을 찾아 헤매는 한국인들에게 길안내까지 해줬단다 ㅋㅋㅋ

에헤라디야~

 

하... 나라도 기다리지 말고 뛰어가서 버스티켓을 끊었어야 했다.

딸랏싸오 옆 비엔티안 버스터미널에서 농카이 터미널로 직행하는 버스는 매표소에서 티켓을 끊고 탑승해야 한다.

바로 앞에 농카이 행 버스는 출발도 하지 않고 대기중인데 매표소 직원은 단 2분도 용납할 수 없다며 단호하게 티켓팅을 거부한다.

"기사아저씨가 티켓끊고오면 태워준다고 저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돌아오는 대답은 노!

으하하. 내가 어제 루앙프라방에서 저녁 7시반에 온다는 버스를 8시까지도 기다려봤는데

여긴 2분도 봐줄 수 없단다.

당췌 가늠할 수 없는 라오스 타임 ㅠㅠ

 

어쩌겠는가 여기서 실랑이 벌여봐야 이미 버스는 떠났다.

애당초 늦잠자버린 우리 탓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농카이 국경에서 농카이 버스 터미널로 이동하는 방법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국경까지만 이동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 딸랏싸오 버스터미널(비엔티안) 국경버스 노선 타임테이블 및 요금 정보

 

 

 

비엔티안 - 컨깬

 

 

 

비엔티안 - 우돈타니

 

 

 

비엔티안 - 방콕

 

 

 

 

비자런을 위해 비엔티안-농카이 국경은 이미 한 번 넘어봤다.

역시 딸랏싸오 버스터미널에서 14번 버스를 타고 라오보더로 향한다.

 

 

 

 

여기가 바로 라오보더.

 

비엔티안-농카이 국경이동 방법은 비자런 포스팅을 참조하시라 - [역마주의보/2015 세계일주 in 라오스] - [세계일주 D+14] in 라오스 비엔티안 : 태국 농카이로 비자런!

 

 

 

 

오늘 탄 우정의 다리를 오가는 미니버스는 선풍기도 없을뿐더러 시트에서 암모니아 비스무리한 스멜이 퍼진다.

심지어 만원 ㄷㄷ

그래 5분만 참자.

 

 

 

 

 

역시나 익숙한 농카이 이미그래이션.

바로 보이는 인포매이션에서 출입국카드를 받아 작성한뒤 바로 정면 흰건물로 들어가서 입국심사를 받으면 된다.

 

아니 그런데!!

코리안은 에어컨디셔닝을 해야 한단다.

난 당췌 무슨소린지 이해가 안되는데 여권돌려주면서 밖으로 나가라고 하니 어안이 벙벙.

 

나가라니 다같이 눈치보고 있는데 직원 한명이 자기를 따르란다.

 

 

 

 

오호라~

풍문으로 들었소.

고국에 무시무시한 전염병 메르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그 말을.

국제적으로 한국은 위험국가가 되어있었다.

그러니 검역을 받고 가라는 얘기.

 

절차는 그다지 까다롭지 않았다.

검역양식에 어디서 뭘타고 언제 태국에 들어왔는지 정도 작성하고 체온을 체크했다.

심지어 우리 귀여운 새별이 검역 직원들에게 인기만점 ㅋ

문밖에선 샘플사진이 필요한지 제복입은 직원이 온도체크하는 모습을 촬영해간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검역이 끝나고

 

 

서류와 여권을 확인하고서 입국카드 뒷면에 확인도장을 찍어줬다.

허허허.

덕분에 11시 버스는 물건너갔다.

 

이왕 이리된거 슬아는 쿨하게 치앙칸을 버리자 한다.

노프라블럼 ㅋㅋㅋ

 

 

본의 아니게 검역까지 치르고서 받은 영광의 태국 입국도장.

태국은 90일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급변경됐을지언정

당장은 농카이 버스터미널을 찾아가야한다.

국경 검문소에서 4키로 떨어진 위치에 터미널이 있다.

허, 그런데 우리의 기대와 예상관 다르게 이 근방에 터미널로 향하는 버스가 없다.(없어 보인다.)

그 어디에 물어봐도 뚝뚝타고 가란 말만 도돌이.

 

중요한건 지금 국경을 넘은 우리는 바트가 한 푼도 없다 ㅋㅋ

남은 낍 환전이나 할랬더니 사설 환전소 조차 보이지 않아~

한참 걸어가서 찾은 은행에선 오천낍이상 지폐만 환전이 가능하단다.

우린 또 바보같이 몇 만낍이라도 거기서 바꿨어야 했는데 한꺼번에 환전할 욕심에 은행 밖을 나와버렸다.

왜 달러라도 환전하지 않았냐구?

우린 태국에서 우리원체크카드(EXK 카드)로 현지 통화를 인출할 계획이었다.

베트남에서와 같이 태국에선 달러재환전보다 카드인출이 더 유리하기 때문.

그중에서도 은행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Kasikorn bank ATM을 이용하기로 했다.

 

 

 

 

혹시나 하고 MAPS.ME 어플에서 찾은 국경버스정류장엔... 라오스로 돌아가는 버스밖에 없다 ㅠ

우린 망했다 ㅋㅋㅋㅋ

혹시나하고 호객하는 툭툭기사에게 농카이 버스터미널까지의 요금을 물어본다.

인당 50바트를 내란다.

우허허 툭툭 바가지는 동남아 공통인가봉가.

안타요~

 

4키로 정도야 혼자였다면 배낭메고도 충분히 걸어갈 거리다만 우리에겐 애가 있지 않은가.

고민에 잠긴 날 보고 슬아가 결단을 내린다.

"언니, 걍 걸어갈까?"

"새별이 데리고 괜찮겠어?"

 

이미 출국전에 새별이 데리고 충분히 도보 예행연습을 했단다.

 

새별아, 이모는 널 강하게 키우고 싶었단다 ㅋㅋㅋ

 

하지만! 역시나! 새별이에게 한시간짜리 행군은 아직 무리데쓰.

500미터 마다 쉬어가자 보채대는데 방법이 없다.

어차피 치앙마이 슬리핑 버스를 타기로한 우리에겐 넘치는게 시간이다 ㅋ

 

 

 

 

며칠 전부터 배앓이를 하던 새별이에게 약을 꺼내주기위해 길가 한복판에서 캐리어를 봉인해제한다.

 

 

 

애타는 엄마와 이모맘을 헤아릴 턱 없는 철없는 꼬마아이는 그림놀이에 여념이 없다 ㅋㅋㅋ

새별아. 이모는 어릴적에 어른말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단다.

물론 다 커서 오지게 남 말 안듣기는 한다만 ㅋㅋㅋ

 

 

어르고 달래서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아무리 남는게 시간이라지만 길바닥 말고 좀 제대로 된 의자에 앉아서 쉬어야지 않겠니.

 

음... 내가 말한 의자는 여기가 아니었는데...

얼마 못가 제법 커다란 자동차용품점 앞에 마련된 벤치로 달려가는 새별이.

창밖을 힐끔힐끔 보던 사장아저씨가 직원시켜서 엄청나게 시원한 생수 두병을 건네주신다.

오메~ 이게 웬 물이여~

이날 4키로 행군을 통해 얻은 첫번째 적선.

 

 

시종일관 핸드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는 이모의 모습이 신기했는지 자기가 보고 가겠다는 새별이.

그래 이미 길은 다 외웠다 ㅋ 가뜩이나 지친 조카의 심기를 달래주려면 이정도 부탁이야 거절할 수 없지.

 

세상에나. 호기심 천국 새별이에게 네비는 또다른 신세계.

이제까지 배아프다며 죽어가던 이아이가 길을 안내하겠다며 날아다닌다 ㅋㅋㅋ

장거리 도보의 극약처방을 알아낸 우리에게도 갚진 수확.

 

 

물까지 얻었지만 채 갈증이 가시지 않은 슬아.

태국에서 처음보는 오토바이로 움직이는 빙수 노점 앞에서 입벌리고 눈을 못뗀다.

혹시 낍이라도 받지 않을까 빙수 가격을 물어보니 단돈 10바트.(한화 약 330원)

그런데... 낍은 안받는단다.

아저씨도 아쉽고 우리도 아쉬운 상황.

걍 가자 ㅋㅋ 우린 바트 거지니까 ㅋㅋ

 

 

우왕. 여기서 두번째 적선.

 

 

 

우릴 뒤따라온 빙수 아저씨가 새별이에게 빙수 한사발을 건네주신다.

공짜 빙수라고 야박하지도 않다.

고봉으로 쌓아올린 얼음더미를 보라.

감동에 감동.

막상 새별이는 생소한 이 맛이 마음에 안든다며 네비보며 앞서나간다.

조렇게 빨간데 진한 소다의 맛이 나는 이 빙수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가.

색소 과다 첨가된 태국의 불량식품은 우리에게 청량감을 줬어 ㅋㅋ

밑에는 젤리같은 무수한 건더기가 깔려있다.

내 스타일은 아니라 슬아에게 올인.

 

 

 

 

 

새별이 발에 모터달아주니 금새 터미널이다.

농카이 유일의 버스터미널.

 

 

 

 

라오스가는 국제버스도 운행한다.

노선과 시간표, 요금은 사진을 참고하시라.

 

 

정작 우리가 타려는 치앙마이 행 슬리핑 버스요금은 ㅎㄷㄷ

907바트? 우리돈 3만원에 육박한다.

이건 아니야~

 

긴급 작전회의에 들어간다.

이럴바엔 우돈타니에서 치앙마이 행 버스를 알아보는게 낫겠다는게 슬아의 의견.

일단 정보 검색을 위해 와이파이를 연결을 시도해본다.

 

 

 

 

오른쪽에 보이는 저 터미널 전화번호가 와이파이 비번이란다.

재밌는건 - 까지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는거~

 

/농카이 버스터미널 와이파이 비번

042-421264

 

 

처음엔 좀 터지나 싶더니 계속 끊기기 시작한다.

아이고 답답하여라~

 

일단 유심부터 구입하기로 한다.

 

자~ 그러기 위해선 바트가 필요하지요.

 

 

마침 터미널에 우리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카시콘은행 ATM기가 있다.

한번에 최대 3만 바트까지 인출이 가능하다.

우리는 일단 15,000바트만 인출했다. 한화로 50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

 

 

 

인포메이션 너머 보이는 저쪽에서 유심을 파는 슈퍼를 찾는다.

 

 

우리는 TRUEMOVE H 심카드를 선택.

심만 구입하는데 60바트.

통신사에 유심을 등록하는데 여권이 필요하다.

 

한달짜리 약 1기가짜리 데이터를 충전하는데 슈퍼 아줌마도 헤매시고 우리도 방법을 모르겠고.

정보만 좀 검색하고 우돈타니로 떠나려던 우리는 슈퍼에서 또 이렇게 발목이 잡힌다.

 

이렇게 태국 유심과의 사투가 시작됐다 ㅋ

 

천만다행인건 슬아가 미리 태국 유심 활성화하는 방법을 스냅페이지에 스크랩해 놓았던 것.

시키는 대로 APN정보를 입력해도 도저히 추가가 안된다.

 

아줌마도 우리땜에 장사를 못하고 우리도 이거 해결을 못보면 움직일 수가 없다.

급하니 돌아가보자. 혹시나 싶어 내 폰으로 심카드를 옮겨본다.

 

*TRUEMOVE H 심카드 APN등록하는 방법(LG G3기준)

 

1. 심카드를 꽂고 부팅 후 설정으로 들어간다.

2. 네트워크 -> 인터넷 함께 쓰기(테더링) 및 네트워크 선택

3. 모바일 네트워크 선택

4. 액세스 포인트 이름 선택

5. 새 APN 추가 버튼을 찾으라.

6. 이름에 truemove internet 입력

7. APN에 www.turemove.co.th 입력

8. 뒤로가면 truemove 액세스 포인트가 새로 생성되어 있다. 오른쪽 동그라미 체크해서 활성화 하면 끝.

 

 

심카드 팔던 아줌마도 몰랐던 APN 추가 방법을 스크랩해논 정보(통신사가 달라 이름과 주소가 달랐다)를 토대로 기어이 성공시킨 시아의 집념.

실로 오랜만에 동생에게 칭찬을 다 들었다ㅋㅋ

아이고 뿌듯하여라.

 

슈퍼 아줌마가 우리의 행선지를 묻는다.

 

 

우돈타니에 갈거라하니 옆옆의 여행사로 안내한다.

저기서 티켓사면 된단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거 말이 농카이 버스 터미널이지 티켓부스며 죄다 사설회사 운영이다.

공영이 아니다.

 

 

 

우돈타니 가는 미니벤을 운영하는 회사가 두개였는데 노선번호는 221번으로 동일하며 요금은 인당 50바트.

영어표기를 하지 않아서 호객하는 직원들에게 들은 정보와 인포메이션 직원, 타 노선 티켓판매 직원 등에게 물어본 정보를 총 망라해 얻어낸 정보다.

 

 

 

애초에 슈퍼아줌마가 소개해준 여행사에서 끊은 우돈타니행 티켓.

 

 

 

그런데 막상 남들 타고있는 우돈타니행 미니벤 앞에서 티켓을 제시하니 다른 회사거라고 안받는단다.

 

 

몇 명이 왔다갔다 알아보더니 애초 티켓팅했던 여행사에서 환불받아와서 자기네 티켓을 다시 끊어준다 ㅋ

허허허. 이또한 무슨상황인지 당사자는 도통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덕분에 바로 우돈타니행 미니벤에 탑승할 수 있게됐다.

이게 저녁 5시. 겨우 여기까지오는데 오늘 하루 거진 다써버린 셈이다 ㅋ

 

 

 

 

라오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태국 미니벤의 위용ㅋㅋ

내부도 안락하고 쾌적하다.

 

기사님도 너무 친절해 ㅠㅠ

라오인들도 참 선한편이지만 먼저 웃어주는 경우를 잘 못봤더랬다.

사실 한국만해도 서비스업 종사자가 아닌이상에야 타인에게 먼저 미소를 보이는 이가 드물긴 하다만은.

결코 타지에서 현지인들의 무조건적인 친절을 요구하는 문외한도 아니지만은.

조금은 다른 의미에서 무표정으로 시작하는 그들에게 적잖이 마음의 상처를 받았더랬다.

 

심지어! 도로가 엄청나게 잘닦여 있어. 남다른 승차감에 눈물이 난다.

라오스 참 좋았는데요. 이동할 적마다 참 험난했더랬지.

 

 

생각해보면 라오스에서 제부 눈치보면서 쌓인 스트레스 누적데미지가 사소한 반응에도 예민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마음속 커다란 짐 하나가 덜어진 지금 어떤 고생도 한결 여유롭게 넘길 수 있으니 뭘 봐도 좋지아니한가 ㅋ

 

 

 

"슬아야, 난 솔직히 제부가 없으니까 아무리 우왕좌왕 뜻대로 안돼서 이렇게 돌아가도 전혀 힘들지가 않아 ㅋㅋ 이제야 진짜 내 여행 하는거 같어."

"ㅋㅋ 오늘 이러고 다닌거 알면 겁내 화낼걸?"

"이제 진짜 여행하는거 같지 않아? 나 따라다니면 개고생이여 ㅋㅋ"

"그래도 현지인한테 생수랑 빙수 얻어먹었잖아."

 

그동안 제부 험담만 늘어놓은거 같아 미안한 마음도 한켠 자리잡고 있지만 이토록이나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여행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온몸으로 체험했던 보름간의 라오스였다.

물론 반대로 제부 또한 힘들었으리라.

 

결국 여행 막바지까지 서로간의 차이를 좁혀내지 못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조차 피곤을 핑계로 미뤄왔으니 내가 잘한건 또 무어냐 싶다.

그래서 난 아직 멀었다. 아직도 어리고 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