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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네팔

[세계일주 D+83] in 네팔 카트만두 : 본의 아니게 요양

by 시아-★ 2015. 7. 30.

이어서 7/28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택시호객 몇명이 따라붙는다.
여긴어디 나는누구.
시아가 아는거라곤 봉사단 총무 정하씨의 연락처 하나뿐. 하필 어제 숙소 와이파이가 고장나 미리 연락하지 못한채로 일단 무작정 카트만두까지 왔다.
어디갈거냐 따라붙는 택시기사 한명에게 일단 전화한통을 빌린다.

시아의 도착시간을 알리 만무했던 총무님은 지금 공항에 나가는 중이었단다 ㅋ
20시간은 족히걸릴거라 예상했는데 16시간에 끊었으니 ㅋ 나조차도 생각보다 일찍도착해서 당황스럴 정도다.

지금 내가 도착한 곳은 시내 외곽 컬렁키라는 곳. 장거리 버스들이 보통 여기에 서는가보다.
지금 시간 9시.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오실수 있다네. 카트만두 중심가인 타멜 마그의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시 쉬면서 기다려 달란다.
80여일 여행하면서 한두시간 기다리는거 정도야 이젠 문제도 아니다. 가난하지만 여유로운 여행자가 아니던가.
여기서 택시로 300-500네팔루피 or 200-300인도루피로 흥정해서 갈수 있다고 친절히 설명까지 해주신다.
버스는 두번 갈아타야하니 택시로 이동하는게 나을거라며.

통화를 마치니 택시기사 기다렸다는 듯이 500을 부른다. 비싸다고 깎아달라니 지나가던 아저씨 왈 여기 택시비 원래비싸다고 로컬피플도 500에 간다고. 이게 베스트 프라이스란다. 나도 들어서 이게 바가지가 아닌건 아는데 택시비로만 인도에서 하루쓰던 생활비를 지출한다는게 ㅎㄷㄷ
400까지 깎아준다는걸 그냥 돌아선다.

여기서 7키로 거리면 걸어가볼까하고 길건너자마자 길을 물어보니 마침 여기에 버스가 선다네? 대신 한번 더 갈아타야 한단다. 괜찮아유 ㅎ 아줌마의 도움으로 금새 버스를 잡아타고 라뜨나파크까지 간다.
버스요금은 20네팔루피. 뒤에서 타고 앞으로 내리면서 차장에게 요금을 내는 시스템.
생각보다 카트만두의 시내버스는 깔끔하고 쾌적하다. 심지어 우리 경기버스마냥 맨앞에 모니터에서 이것저것 영상을 송출해준다. 컬쳐쇼크.

내가 생각했던 네팔과는 전혀다른 카트만두의 모습니다. 네팔리보다 인도계가 더 많고 생각보다도 번화했다.
그리고 이미 복구가 상당부분 진행된 이후인지 아직까지 버스를 달리는 동안 가교 밑 공사모습만 빼면 지진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걍 좀 더 깨끗하고 번화한 인도에 온 느낌.

라뜨나파크에서 내려 타멜(THAMEL)가는 길을 찾는다.
그대로 직진하면 타멜이라는 한 처자의 말을 듣고 버스대신 도보를 택한다. 여기선 생각보다 가까운 모양이다.
그렇게 물어물어 골목을 누비고 결국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를 찾는다.
말이 게하지 호텔이었다.
여긴 지진때문인지 한켠은 한창 공사중이다.
통화상으로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한것 같으니 일단 당당히 들어간다.
저 여기서 누굴좀 만나기로 했는데 앉아서 기다려도 될까요?
흔쾌히 허락을 받고 쇼파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며 휴식을 취한다.
이제 곧 10시니 한시간 정도만 기다리면 되겠네 ㅋ 시간 참 금방간다.
그렇게 한시간을 기다려도... 두시간을 기다리다 혹시나 싶어 밖으로 나가본다. 여긴 입출구가 2개. 반대방향으로 나가보니 정원에 레스토랑.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여 다가가니 중국인들이다 ㅜ
아예 호텔을 나와 전화를 빌린다.
그렇게 다시 연결을 하니... 처음 통화할때와 사뭇다른 분위기. 친절하고 나긋함은 없고 날카롭게 쏘아붙인다.
9시반부터 호텔앞에서 2시간 기다리다 나왔다고.
헉. 이게 왠일인가 10-11시에나 온다는 말에 볼일에 방해될까 잠자코 기다리던 행동이 외려 상대방에게 폐가된것.
으악. 저는 11시나 돼야 오실줄 알고 한참기다리다 혹시나해서 지금 전화드린거라고.
아무래도 손님배웅보다는 내가 우선일거 같아 그냥 바로 타멜로 돌아오셨단다. 몇번을 호텔을 왔다갔다 했지만 날 보진 못했다고. 손님까지 버리고 시간도 버리고 확실히 그쪽 입장에선 화가날 일이다.

뒤늦게야 서로의 상황이 공유됐으니 미안함과 유감을 표한다.
마침 아직 타멜 근처라며 그자리에 그대로 기다리고 있으란다.
예압!!

아마 처음 도착하셨을땐 내가 도착전이었고 몇 십분 뒤 내가 도착했을땐 길이 엇갈렸단가보다. 한시간 반을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못찾고 돌아설 뻔했던 황당 시츄에이션 ㅋ
시아는 두시간 동안 로비에서 단한발자국도 안움직이고 대기타고 있었는데 말이다. 허허 귀신이 곡할노릇 ㅠㅠ

이렇게 첫만남은 그리 유쾌하고 깔끔하지 못했다.
만나자마자 죄송하다 거듭 사과한다.
나야 전혀 손해본거 없이 쉬면서 시간을 때운거지만 정하씨는 수업까지 제끼며 배웅하던 손님까지 내팽게치고 불쑥찾아온 봉사자 한명 챙기겠다고 한달음에 달려왔으니... 이만저만 피해가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막상 만나니 쿨하게 이해해 주시니 감사할따름.
시아가 합류하게된 네팔 여행자 봉사단, 약칭 '여봉'은 아마 이번일정 내내 얼굴을 못볼것으로 예상되는 단장 미스터 김을 중심으로 구축된 순수 자발 봉사팀이다. 네팔 라이온스 클럽에서 구호물품 지원받아 몇차례 학교 재건 등의 봉사를 진행한바 있다. 총무인 정하씨는 3년째 카트만두에서 공부중인 학생. 비자문제로 학생으로 지내는 한국인들이 제법 있나보다. 네팔어가 아주 능숙하시다.
지진 이후로 눈코뜰새가 없었단다.
아무래도 여행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모임의 특성상 지속적이지 못하고 산발적으로 뭉쳤다 흩어지다를 반복하다보니 실질적으로 현지에서 봉사자를 케어하는 정하씨의 수고가 어떠할는지 대략이나마 짐작이 간다.
타지에서 혼자 유학생활도 벅찰텐데... 참으로 대단하단 말밖엔.

사실 여행자 시아도 그런 산발적이고 일시적인 봉사자나 다름아니다. 하하
15일짜리 여행비자로 뭘 얼마나 더 할수 있겠는가. 안오니만 못한 일주일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본다.

그런데... 28일에 다같이 합류하기로한 나머지 둘은 일정이 늦어졌단다 ㅋㅋㅋ
한참 인터넷 접속을 못하던 사이에 얘기가 오갔던 모양 ㅠ
한 분은 내일 밤에나 입국. 다른 한 분은 지금 포카라에서 트래킹 중이라 언제 카트만두에 들어올지 기약도 없단다.
으아. 저번주에 일정확인차 갠톡으로 물어봤을때 28일 문제 없다더니 무슨 심경의 변화로 트레킹길에 나서셨는지 알수야 없지만... 정하씨 말대로 간다는 사람 말리고 오라할 수 없는 일이고.
워낙 자발 자유스런 여행자 봉사단이라는 특성상 별 사람들을 다 겪어 봤단다.
공항 픽업까지 요청했던 어떤이는 막상 나타나지도 않고 다음날 대화방을 나가버리고 잠적하기도 했다니 이 얼마나 무책임한가.
여기 산다고 공항마중나가고 기다리는게 쉽고 당연하다 여긴걸까?

어떤이는 인도여행에서 장티푸스를 달고와 네팔에서 내내 병원살이만 하다 다시 인도로 돌아가기도 했단다. 이른바 의료관광 ㅋㅋ
여기와서 제발 아프지만 말아달라 부탁한게 다 전사가 있었구만.

이미 기다리다 지쳐 점심을 해결한 뒤라는 정하씨는 시아를 위해 네팔짱이라는 한인식당을 먼저 안내한다.
숙소도 겸하는 곳이라 겸사겸사 찾아왔지만 아직 보수가 완벽하지 않아 투숙객은 받지 않는다 한다.
암튼 실로 오랜만의 한식이로구나. 아마 루앙프라방 빅트리가 마지막이었지?

여기 제육볶음이 괜찮다는데 가격이 시아한텐 ㅎㄷㄷ 300루피 대였던듯.
확 지를까하다 돌솥메뉴가 있어 급 선회.
외국에서 돌솥비빔밥 먹기가 쉬운일이겠는가 ㅋ 대신 베지말고 비프인지 버프로 강단있게 주문ㅋㅋ
여기에 참치김밥을 하나 더 시켜주신다.
오메 ㅠ 시아의 패보릿. 참치김밥도 얼마만인가.
한식당의 매력은 같이 서빙해주는 반찬에 있다.
혼자 양껏 거의 탈탈 비운듯 ㅋㅋ

암튼 본론으로 넘어와 예정된 날에 맞춰 혼자 도착한 시아가 할 수 있는건 없다. 1, 2차 봉사단이 재건에 참여한 학교에 들어가려면 거진 하루가 꼬박소요되는데 여자혼자 보낼수가 없단다. 내일 오는 원미씨와 합류하더라도 남자없이는 아무래도 안될것 같단다. 트레킹간 정우씨와는 현재 연락이 안되니 언제 올지조차 모르고 참 난감하다.
지금으로썬 고아원에 연결시켜줄수도 있는데 하루 이틀하고 빠지게 되면 그쪽에 민폐.
이거 아주 사면초가다.
참... 마음같지가 않네.
일단은 원미씨와 합류할때까지 타멜에서 본의아니게 여행을 즐겨야 할 상황이 됐다.
바로 봉사에 들어갈거라 생각했기에 어디가서 뭐먹고 어디서 묵을지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시아를 위해 숙소잡는것부터 도와주시겠단다. 찡~

밥먹으며 그간의 여행이야기를 간략히 전하는데... 인도만 해도 다르질링 말고는 남들 안가는데다보니 ㅋㅋ 루트만 들어도 어찌 다녔을런지 짐작이 가는가보다 ㅋㅋ
앞으로 갈 지역만 듣고도... 이넘이 평범한 여행을 하진 않는구나... 대단하십니다 연발에 그냥 내가 다 부끄럽다.

네팔은, 최소한 여기나 포카라는 물가가 인도보다도 비싸단다. 하루 2-3만원은 있어야 생활이 되는 수준. 아마 지근 경비로 만만치 않을거란다. 흐미. 네팔 무시했네 ㄷㄷ
보통 인도에서 수입해 오는 실정이다보니 당연한 수순이란다. 그렇구만요~
재밌는건 네팔에선 1.6의 환율로 인도루피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인도루피가 있다면 굳이 네팔루피로 환전하지 않아도 된다. 환전이 걱정이었는데 다행이다. 인도 다시 넘어갈때까지 남은돈 알뜰하게 잘 써야겠다. ㅎㄷㄷ

가난한 배낭여행자의 사정을 지금까지의 생활비만 듣고도 충분히 가늠한 정하씨는 기꺼히 점심값을 내주었다.
오미 ㅠ 봉사하겠다고 와서 민폐의 아이콘이 되는건 아닌지. 이런 도움을 받을 적마다 미안하고 고맙고.


급히 검색해서 찾은 도미토리에 짐부터 내려놓는다.

* 카트만두 숙소정보

Hotel Siver Home
P.O.Box : 26584
Thamel, Kathmandu
Tel : 0097714262986

골목 안으로 들어와야 찾을 수 있어서 초행이라면 찾기 어려울수도.

도미토리 300루피
7Bed. 개인락커 제공. 룸안에 욕실이 있고 겨울엔 모르겠으나 현재는 온수이용 가능하다. 수압은 약하다.
전기사용은 저녁에만 되는 희한한 시스템 ㅋ 천장에 달린 팬도 저녁에만 돌아간다.
5층이라 한번 나가면 다시 들어오고 싶지 않은 단점.
전객실 와이파이 무료사용.
컨디션 자체는 가격대비 훌륭하며 직원들도 친절하다.


여기 말고 근처 타이산호텔에도 4베드 도미토리가 있지만 350루피라 포기. 겨울에도 온수가 빵빵 터진다니 참고하시라.


아무래도 숙소의 외진 위치가 걱정됐는지 급 심카드를 구입해 주셨다. 돌아갈때 돌려드리기로.
여권과 사진이 필요하고 심카드만 장착하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출국직전 찍었던 증명사진 ㅋ
이게 도대체 누구냔다 ㅋㅋ 글게요 ㅋ
사람이 세달만 여행하면 ㅜ 변한다며 ㅋ
진짜 고생 많이하셨군요~
듣는 내가 다 짠하다 ㅋㅋㅋ

남는 시간 잉여로움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추천해 주시겠단다.
멍때리고 사람구경하기 좋은곳.

GARDEN OF DREAMS
타멜에서 그리 멀지 않은 트리비딕 마그(TRIDEVI MARG)에 위치해있다.

입장전에 바로 옆에 있는 Himalayan Java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 해간다. 네팔에서 유명한 커피샵이란다. 몰랐는데 네팔도 커피 생산국이란다.

아메리카노 100루피
라떼 150루피

대충 이정도 가격대다. 아이스는 더 비싸다.

가든은 작지만 아주 잘 꾸며져있다. 입장료도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싸진 않아보인다.
내부 몇몇 건물은 지진의 여파로 보수가 필요해 진입을 막아놨지만 정원만으로도 충분히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카트만두의 의외의 휴식지다. 매트가 구비되어 있어서 잔디받에 깔고 누울수도 있고 벤치도 많다. 내부에 있는 레스토랑 카페는 더럽게 비싸단다 ㅋ

시아는 오늘 해질때까지 여기서 유유자적하기로 하고 정하씨는 마저 볼일을 보러 길을 달리한다.
오늘 하루 엄청 신세를 지는구만. 감사합니다.

심카드에 기본 제공 데이터 20mb를 여기서 다 써버린다. 밀린 문자질과 약간의 검색을 했을 뿐인데 거참 -_
오늘 카트만두는 햇살이 좀 뜨겁다 뿐 날씨가 참 좋다.
아무래도 고지대라 직사광선이 강하다. 선크라스와 선크림은 필수다.
하지만 한국처럼 습하지가 않아 지낼만한 날씨다.

한참을 잔디밭에서 뒹굴다 해가 지기 직전 숙소로 향한다.

숙소 골목 근처에 그나마 이 근방 물가치고 저렴한
Luwangsha Restaurant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테이블 4개짜리 작은 식당. 아마도 이 근처에 묵는 여행자들이 띄엄띄엄 들르는지 북적하진 않아도 손님이 끊이지는 않는다.

네팔은 신기하게도 buff 메뉴가 베지 다음으로 싸다. 치킨이 더 비싸다능 ㅋㅋ
비프가 아닌걸 보면 버팔로 고기인가??
비벡한테 들은 얘긴데 힌두들이 소는 못막어도 버팔로는 먹는단다. 내가볼땐 같은 소인데 그네들한텐 다른가봉가 ㅋ
암튼 네팔에 있을때 소라도 열심히 먹어야 겠다.
80루피 버프 초우멘과 20루피 밀크티를 주문한다. 이렇게하면 우리돈으로 1,100원남짓 ㅋ 타멜 물가치고 아주 저렴한 식사 되시겠다.

이집 식사메뉴가 70-250루피 선이다.
인도 다르질링 로컬식당 대비 비싸거나 비슷한 편.
모모, 초우멘, 프라이드라이스, 뚝바, 뗌뚝 등등이다.

초우멘은 걍 먹을만한 수준. 고기는 말려서 쓰는지 질긴감이 있다. 소고기 요리할줄 모르는듯 ㅋ 양은 많다.
가난한 배낭여행자에겐 질보다 양.
가성비가 더 중요하다 ㅋ
밀크티도 걍 밍밍. 전문카페가 아니니까요.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드디어 샤워를! 이게 얼마만의 온수니 ㅠㅠ
감격에 겨운 샤워를 마치고 밀린 빨래를 해치운다.
다르질링에선 마르지 않는 빨래를 할수가 없었고 갱톡에선 화장실이 빨래를 할 여건이 아니었다.
카트만두와서 드디어 사람답게 사는구나.

만 하루동안의 고된 이동을 마치고 계획이야 틀어졌지만 이런 재충전 나쁘지 않다. 완충해서 일당백 하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