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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네팔

[세계일주 D+85] in 네팔 카트만두 : 단합대회

by 시아-★ 2015. 8. 6.

7/30

오미. 늦잠을 잤다.
단한번을 안깨고-_
난 왜 약속있는 날만 이러니 ㅋㅋㅋ

어제 밤 카트만두 땅을 밟은 또다른 봉사지원자 원미씨를 오늘 아침에 만나기로 했더랬다.
초행길에 장소 정해서 불러내긴... 타멜길이 복잡하지 ㅋ 걍 내가 원미씨 숙소까지 찾아가기로 했었다.
나름 배려있는 문화시민이라며 ㅋㅋ 뭐래
그래놓고 늦잠을 자?
9시반쯤까지 찾아가겠다놓고 9시반에 일어나는 대참사 ㅋㅋ 나란인간 -_ 노답

급히 원미씨에게 카톡을 남기고 튀어나간다. 다행히 시아의 숙소에서 10분 남짓거리.
난... 역시 타고난 네비.
처음 가본 길이지만 금방 찾는다.

똑똑. 저 다예에요~(본의아니게 실명공개 ㅋㅋ)

기다렸다는 듯이 번개같이 문이 열리고 우리는 이렇게 감격적인 인사를 나눈다.
비오는 밤비행기에서 공포의 착륙을 마치고 한국에서 지원받아온 담요까지 챙겨 타멜까지 입성한 원미씨.
작지만 당차보이는 분위기를 풍기는 부산처자다. 사투리가 아주 강함 ㅋ

짧은 인사를 나누고 우선 둘이 같이 머물 숙소부터 구하기로 한다.
체크아웃까지 그리 시간이 많지 않다.

대충 타멜 인근 게스트 하우스를 둘러보지만 기본이 800-1,000루피 선이다.
단번에 600루피 부르는 숙소는 컨디션이 에러.
원미씨는... 어제 묵었던 호텔에 가자마자 이게 호텔인가 싶었다는데 ㅋ
게스트 하우스 좀 둘러보자... 아 거기가 얼마나 좋은 숙소였는지 이제 실감이 난단다.

정 안되면 시아가 묵는 도미토리로 옮기자 했는데 그나마 원미씨 눈에 차는 게하를 600루피까지 흥정한다. 여긴 처음에 800불렀던듯.
결국 도미토리나 여기나 같은 값인데 아무래도 개별룸이 낫겠다는 결론.

시아 욕심엔 500루피까지 깎을 만한 숙소도 보이지만... 아침부터 빡시게 끌고다니는 것도 미안하고(이미 충분히 끌고 다녔다는게 함정) 내 수준에 지낼만한 숙소기준을 젊은 처자에게... 것도 유럽여행뿐이 안해봤다는 그녀에게... 맞춰달라 요구할 수가 없다.
만족스럽지 않지만 원미씨가 그나마!! 제일 나앗다는 그곳으로 짐을 옮긴다.


* 카트만두 숙소 정보

Khangsar Guest House
JP MARG.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와 펭귄호텔2 사이에 골목에 위치.

더블룸 800-1,000(최대 흥정가 600)루피

트윈베드, 개별욕실, 온수, 비누, 수건, 휴지 제공.
2층 로비에서 무료 와이파이 이용가능.
4층 객실에서도 간헐적으로나마 와이파이 잡힘.

쥔장과 직원이 아주 친절하다. 오고갈적마다 인사하고 안부 묻고. 기분좋아지는 숙소.


어제 밤 비때문에 착륙부터 애먹고 밤늦게 홀로 타멜까지 찾아왔다는 그녀는 무서워서 밤새 불켜놓고 겨우 잠이 들었단다.
너무 긴장해서 조식제공도 마다하고 아침공기 잠깐 쐰 뒤 호텔에 붙어있었다며. 주는 조식을 마다하다니 가난한 시아로써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얘길들어보니 낯선 환경에 강한 향신료향까지 풍겨오니 가뜩이나 없는 식욕이 더 떨어졌단다.
흐미. 시아도 넘 힘들고 더울땐 음식넘기기 힘들다. 어떤 상태인지 알것도 같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지. 시아도 늦잠자는 바람에 아침을 걸렀다. 점심은 뭐먹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스몰스타로 향한다.
가성비 이만한곳이 없지 ㅋ

원미씨는 버프볶음밥(90루피), 시아는 버프초우멘(85루피)를 시켜 나눠먹는다.

와... 이게 얼마만의 같이하는 식사인가. 것도 말 잘 통하는 한국사람과 ㅠㅠ 눈물이 앞을 가린다.
처음만났을땐 영 어색했던 한국어 ㅋㅋㅋ
이젠 봇물이 터진다.

음식은... 참 싼맛에 먹는 느낌. 맛집이라는데... 네팔 음식 수준이 가늠된다 ㅋ 양은 많다. 이 가격에 위생적인 로컬에서 한끼 해결하는것만도 감사해야 한다. 나름 김치라며 내주신 무채는 라오스, 태국에서 먹던 파파야샐러드(쏨땀)와 닮은 맛.
본 메뉴는 밍밍~해서 케찹 열심히 뿌려먹는다 ㅋ

시아가 이러할진데 원미씨는 오죽할까 ㅋ
음식까지 안맞는다 판단완료한 모양.
좋은델 데려갔어야 했는데 ㅜ 내 생각이 짧았다. 가난한 여행자는 웁니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지금 처한 우리의 상황이 더 씁쓸하다.
원미씨는 정우씨가 아직 카투만두에 없다는 사실을 이제사 알았다. 그제 시아가 겪은 멘붕을 그대로 겪는다. 여자 둘이서는 애초 계획된 변두리 학교에 들어가 봉사할수 없다는 사실도 전한다.

장기여행으로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 시아는 이미 마음을 놓았지만 원미씨는 봉사를 목적으로 여기까지 날아온 친구다.
데미지가 상당하리라.


오후에는 총무님을 만나 작전회의에 들어간다.
로얄 펭귄 호텔 레스토랑에서 밥보다 비싼 커피를 마시며 ㅋㅋ 여기서 쓰는 illy커피도 꽤나 유명하단다. 그래서 비싼거니. 히말라야 자바보다도 비싸다. 200루피대.
그래도... 맛있구나... 그래 비싸면 맛있어야 화가 안나지 ㅋㅋ
플래그 서비스도 있단다. 당연히 태극기도 빠지지 않는다. 테이블위에 태극기를 올려놓고 커피와 디저트까지 곁들이는 호사중의 호사. 총무님 감사합니다 ;ㅁ;

여기 호텔이 신축이라 방 컨디션도 좋고 아주 비싸단다. 비수기라 지금은 행사가로 40불이라는 것 같은데 평소엔 100불도 받는 곳이란다. ㅎㄷㄷ


암튼 지금 중요한건 앞으로의 봉사 일정을 정하는 것.
원래는 사람이 모였을때 재건이 끝난 학교에 들어가 급식시설을 세팅할 계획이었단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길에서 2시간 정도 산을 타고 갈 수 있는 외지 오브 외지.
통신기기조차 잘 터지지 않는 곳에 여자 둘만 보낼수도 없단다. 만일에 상황에 누가 책임져주겠는가.
차량섭외부터 짐을 옮길 인부도 구해야 하니 내일 당장 정우씨가 하산해서 카트만두로 넘어온다고 해도 바로 착수가 어려울 뿐더러 우기로 곳곳에 산사태가 터지기 쉬운 시기라 조심스럽단다.
결국... 봉사를 포기하고 포카라에서 바라나시로 넘어가거나, 교회에서 운영한다는 고아원에서라도 봉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
그사이 정우씨가 돌아온다면 다시 뭔가 변동이 생기겠지만 중요한건 시아에겐 시간이 얼마 없다 ㅠ
돈없고 시간많던 여행자는 이제 없다. 내년 1월까지 남미 완주하려면 시간도 촉박하다.

총무님은 일단 오늘 원미씨와 상의해서 원하는 방향을 잡아달란다. 결정은 우리 몫이다.

네팔은 지금 몬순. 시도때도 없이 비가 내린다.
비가 잦길 기다렸다가 총무님의 안내로 시내구경엘 나선다.

나라얀히티 궁전 박물관(Narayanhiti Palace Museum)으로 향한다. 대로를 건너가야하는데 역시나 신호등따윈 없다. 마스크도 필수사항이다 ㅎ

실제 왕이 거주하던 왕궁이지만 현재 박물관으로 개조돼어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는 500루피. 네팔 입장료 물가는 실로 후덜덜이다.
목-월 11시-3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입구에는 제복입은 경찰들이 정문을 지키고 있다. 같이 사진찍는건 공식적으로 금지되어있다 하니 포기.
1934년 대지진으로 한 번 무너진 적이 있다는데... 후아... 80년만에 또 이런 참사를 맞다니.
히말라야와 수많은 세계문화유산을 지닌 나라라 부러워할 것만은 아니로구나.

바깥에서 잠시 구경을 마치고 더바 마그를 걷는다. 우리로 치면 강남과도 같은 거리. 땅값도 젤 비싸단다. 양쪽으로 흔히 아는 메이커 매장이 들어서있고 인도도 넓게 나있다. 네팔에도 이런 거리가 있었다니 ㅋ 총무님 아니었음 와보지도 않았겠지 ㅎ
거리 끝자락쯤 피자헛과 KFC가 나란히 자리해있지만 현재는 파업중이라 영업을 하지 않는다.
총무님 말로는 이제까지 경험한 피자헛중 최악이라고 ㅋ
KFC는 거진 우리나라 패밀리레스토랑급. 한국케이에프씨 가격보다 비싸다니 말 다했다. 현지식에 적응 못한 외국인들이나 허세 인증샷을 위해 여럿이서 콜라하나 주문해서 셀카놀이하는 현지 젊은이들이 찾던 곳이란다.
임금문제로 한달째 이어진 파업이 별 성과가 없다니... 이대로 파업이 장기화돠면 아예 카트만두에서 철수하게 될거란 얘기도 떠돈단다.

건너편엔 베스킨라빈스 가두매장이 보인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각자 콘 하나씩 맛본다. 퓨어베지를 표방한다ㅋㅋ 그럼 우유를 안쓴단 건가?? 그래서인지 종류는 다양하지 않다는 게 함정.
베스킨이 카트만두에 진출한게 불과 2년전이라니 확실히 얼마되진 않았다. 타멜 쪽 매장에는 에어컨이 빵빵해서 아이스크림 하나 시켜놓고 더위피하면 그만한 천국이 없단다.

부자동네 스캔까지 마치고 밤뱅기타고 담요까지 이고지고온 원미씨를 위해 ㅎ 저녁식사를 쏘시겠다는 총무님을 따라 이 구역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집이라는 파이어 앤 아이스(Fire&Ice)를 찾는다.
가든 오브 드림스 맞은편 흰 간판을 찾으시라.

지진전엔 외국인들로 북적였다는 이곳. 성수기엔 웨이팅도 감수해야 한단다. 여전히 서양인들도 곳곳에 보이지만 현지 젊은이나 가족단위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타멜 대부분의 여행자 식당이 10%의 부가세를 추가로 받는다는건 기정사실이다. 놀라지 마시라 ㅋ
여기도 마찬가지. 거기에 서비스 피가 따로 더 붙는다.
아무리 얻어먹는거라지만 부담스럽다. 물론 한국에서 먹는 피자값 생각하면 절반수준이지만... 여기 물가로 생각하면 어마무시한 대접이다.
그래도... 감사히 먹을게요 ㅠ
다르질링에서도 돈땜시 못먹은 화덕피자.
거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차마 먹지못하고 돌아서서 알순 없지만 여기 피자만해도 훌륭한 편이다.
같이 시킨 까르보나라도 내가 생각하던 그 맛 그대로.
거지 여행자 시아, 오늘 생각지도 못한 호사에 폭풍 쿠라이;ㅁ; 물론 속으로 ㅋㅋ
원미씨는 아직 여기 적응이 안된다며 얼마 먹지도 못하는데 시아는 옆에서 게의치 않고 참 열심히 먹는다.
언제부턴가 대식가가 된 시아였다. 심신의 허기를 먹는걸로 달래는건가 싶었는데... 원미씨를 보면서 걍 속편해서 잘먹는거 같기도 하다 ㅋ
서울살이땐 스트레스만 받음 뭘 넘기지도 못했었으니 말이다.
난 이들 말마따나 여행체질인건가 ㅋㅋ 퐈 ㅋㅋ

맛있는 식사로 한껏 마음을 열고 각자의 역사를 공유한다. 사람을 만난다는건 다른 경험을 만나는 것과 다름아니다.
그래서 시아는 낯선 누굴 만나는 것이 두려움이기보단 즐거움이다.
게다가 간만의 한국말로 폭풍수다.

지금 나만 신난거지?ㅋㅋ
여행중엔 해만지면 바깥외출도 술도 피한다는 원미씨까지 어거지로 끌고 뚱바마시러 스몰스타(작은별)로 이동한다.
이미 혼자하는 낮술도 경험한 시아지만 이렇게 동행이 있을때 마셔줘야 제맛이 아닌가.
어제 뚱바를 뒤로하고 아쉽게 숙소로 돌아갔다는 시아의 말을 허투로 흘리지 않은 정하씨가 따라나서준다.
우와. 이 조그마한 2층 식당에 테이블이 딱하나 남았다. 역시나 다들 뚱바 하나씩 붙잡고 그날의 피로를 푸는데 여념이 없다.

네팔 식당에서 맥주 한병 마시려면 300루피를 호가한다. 하루 숙소값이니 대충 얼마나 비싼지 가늠이 될터.
네팔식 막걸리인 뚱바는 한잔에 80루피. 미리 삭힌 조에 뜨거운물을 부어 무한으로 우려먹을수 있으니 진정한 서민의 술이다.
오토바이를 끌고온 정하씨는 술을 거부.
시아와 원미씨는 뚱바 하나에 빨대 두개를 꽂고 사이좋게 나눠 마신다.
개인적으로 다르질링에서 더 비싸게 마신 뚱바보다 여기게 더 맛나다.
원미씨는 소주만큼 쓰다며 연신 얼굴을 찌푸린다. 정말 지금 이순간은 나만 신이났다 ㅋㅋ
술 참 약한데 참 좋아하는 아이러니. 한때 주다예로도 통했는데 지금은 금욕의 아이콘 ㅠ

주차장 시간관계상 시아기준으로 너무나도 이르게 자리를 파하고 ㅋㅋ 숙소로 돌아간 뒤에도 원미씨와의 수다는 멈출줄 모른다.

부산사람인 원미씨와 서울사람인 시아. 같은 하늘아래 억양도 문화도 살짜쿵 다르니 이또한 공유하고 이해하는 재미가 있다.

일단 학교에 들어가는건 과감히 포기하고 고아원에서 단 며칠만이라도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함께 포카라에 가기로 의견을 모은다.
허허. 그런데 아뿔싸. 네팔은 우리와 달리 토요일이 휴일이란다. 여기 일요일이 우리의 월요일과 같은 셈. 교회에서 운영하는 고아원의 특성상 예배가 있는 토요일에 봉사를 시작하기는 어렵단다. 바빠서 봉사자를 받을 수 없다는 것. 당장 내일 들어간다고 하기엔 시간이 넘 늦었다. 결국 이틀 더 쉬게 된것 ㅋㅋ 이거 어째 봉사하겠답시고 와서 대기하는 날이 더 길어져버렸다 ㅋㅋㅋ
언제나 내맘 같지 않은 게 여행이니 씁쓸하게 웃어넘기는 것도 쉽다.
물론 옆에있는 원미씨는 그게 쉽지 않다는게 함정.
온갖 긍정적인 말로 분위기를 쇄신해보고자 하지만 귀등으로나 들리겠는가 ㅋㅋ


그래서 시아는 괜찮다. 좋은 사람들과 이렇게 인연을 맺게되었으니 이또한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