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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네팔

[세계일주 D+87] in 네팔 카트만두 : 사람이 사람에게 위로 받고

by 시아-★ 2015. 8. 10.
8/1


카트만두 한량 5일째. 
원미씨와 동행 3일째.


확실히 동행이 생기니 택시호객 외에는 건드리는 넘들이 전~혀 없다.

이래서 혼자하는 여행은 조심하는 밖에 없는가보다.


어제 무리했으니 내일을 위해서라도 오늘은  쉴겸 아침먹고 가든 오브 드림스에서 멍때리기로 한다.

하루 12키로 도보. 배낭 안메고 이정도는 시아에게  데미지가 아니지만... 원미씨는  힘들었던 모양  정상이지. 내가 이래서 일부러 동행을 만들지 않는다. 사람이 적당히가 없음 ㅋㅋ  여행기를 읽는 지인들은 절대  여행떠날 생각조차 안하겠지. 내가 생각해도 피곤한 스타일이다 ㅋㅋ



암튼간 여긴 토요일이 휴일이라니 9시쯤 느즈막히 길을 나서는데   가게가 뜨문뜨문.

원미씨는 어제 아침에 먹은 짜파티 괜찮았다는데 시아는 양이 적어서  안땡긴다.

고민하다 일단 타멜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뭐라도 나오겠지 


이토록이나 한국여행자가 없는 여행지는 처음인듯한 원미씨는 한국인 어딨냐 노래를 불렀더랬다  제발 만나고 싶다며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나? 식당찾으러 나갔다가 길거리에서 극적으로 홀로 여행중인 정선씨와 조우한다.


마침 아침먹으러 나서는 중이었다는 그녀와 자연스럽게 조인한다. 

5개월째 인도, 네팔여행중이라는 한국인에게 추천받았다는 맛집으로 간다.



* 카트만두 타멜 식당정보


Nepal Connection Restaurant and Cafe

타멜촉 근처. 길을 설명할수가 없네 

케밥이 맛있기로 유명하다는 빨간간판의 치킨뭐시기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끼고 골목으로 돌아가 바로 왼편 건물 2층이다.


수익금으로 네팔 커뮤니티 학교를 후원하고 있다는 착한식당. 다른 여행자 식당마냥 10% 서비스피를 부과하지도 않는다.

와이파이 사용은 물론 식당 내부에 인터넷이 가능한 피씨가 비치되어 있다.

메뉴 역시 여타의 여행자 식당 가격의 평균치보다 저렴한 .



근데 여기도 토요일을 맞아 식사주문은 바로받기 어렵다는데 어차피 어딜나가도 비슷할것만 같고 그냥 편히 앉아 수다나 떨면서 대기타기로 한다.


정선씨는 집떠난지 한달이  안된 배낭여행자.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갈리는 여정만 제외하면 시아와 루트도 비슷한 고로 서로서로 주거니 받거니 정보 공유키로 .

시아는 여행 3달여만에 처음으로 세계일주 여행자를 만났으니 반갑기도 하고 금방 공감대도 형성된다.

해맑고 낙천적인 성향의 그녀. 지금같은 멘탈이라면 완주하고도 남으리라.  기분좋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다.

 식당의 추천메뉴 네팔식 탈리가 서빙된다.

수다떨다보니 어느새 한시간이 훌쩍 지났나보다. 베지는 150루피. 치킨은 220루피.

물론 시아는 베지를 선택  하하


5년전만해도 서민음식이었던 탈리가 그사이 이토록 고급화되었는지. 탈리에 금칠한줄 ㅋㅋ 덕분에 이번 인도 여정에서 아직 손도 못댄 메뉴를 네팔에서 먹어본다.

따로 네팔식 명칭이 있는데 뇌가 노화된 시아는 기억을 못한다 ㄷㄷ


맛도 깔끔하고 양도  되는 편이다. 밥을 꾹꾹 눌러 담아주셨나봉가.

요거트를 안좋아하는 시아는 같이 나온 다히 빼고는 밥한톨 안남기고 싹싹 비운다.


함께하는 밥상은  즐겁다. 혼자에 익숙해지고 혼자먹는 밥이 익숙해졌더랬다. 생존을 위한 원초적인 본능만 남은  끼니. 그러다 맛있는 음식을 찾으면 그정도에 감사하고 행복감을 느꼈지.


같이하는 식사자리 밥상머리 수다 너무나도 즐겁다. 이걸 여지껏 모르고 거진 30년을 살았다.

 주변의 모든게 당연하기만 했던게지.

이래서 혼자 여행해봐야 어른이 된다며 ㅋㅋ


긴긴 수다로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여세를 몰아 음료 하나씩 사가지고  같이 가든 오브 드림스로 향한다.

오늘에야 알았다. 여기 입장료가 200루피라는걸.

역시나 만만치 않은 카트만두였음.

언제라도 사용할  있는 10장 묶음 티켓도 판매하는데 1,500루피다. 장당 150루피인 .


그래서 우리같은 가난한 여행자들은 이런곳을 들르면 뽕을 뽑아야 한다 

 안에서 노닥거리며 오후시간을 모두 보내기로.

토요일이라 한껏 방문자가 많다.

역시나 대부분은 커플들이시고. 벤치에서 껴안고 있는 볼썽사나운 ㅋㅋ 젊은이들을 보니 한국이나 여기나 사람사는덴  똑같다 싶네 

저도 소싯적엔 볼썽사나운 짓도  했죠 ㅋㅋㅋ


원래계획은 여기서 쉬엄쉬엄 밀린 여행기나  메꿔놀까 였는데 하염없이 수다만 떨고있다. 그래 지금 이순간은 다시오지 않지. 여행기고 뭐고 땔쳐 ㅋㅋ


인도 선배인 시아는 이들에게 간략하게나마 인도여행정보와 추천 루트를 투척한다.

정선씨도 시아처럼 가이드북이고 뭐고 없이 닥치는대로 해결하는 주먹구구 여행자 

아무래도 인도처럼 방대한 나라는 주먹구구 여행자에겐 난코스다. 덕분에 인도여행 그림이 그려졌다며 너무 신나하니 내가  뿌듯하네 


카톡 아이디 주고받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질 시간. 내일 포카라로 넘어가는 그녀와 일단은 기약이 없다.

어쩌다 길이 겹쳐 다시 만난다면 너무나도 반가울테지.



* 카트만두 타멜 식당정보


원미씨와 시아는 총무님과의 저녁약속을 위해 BK's Place 식당으로 간다. 

역시나  설명은 불가능  타멜촉에서  들어가면 모모스타 근처 오픈된 2층짜리 식당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두꺼운 감자튀김과 바삭하고 알찬 사모사를 맛볼수 있는 스낵 위주의 식당이다.

맥주값도 나름 저렴한 편이어서 낮부터 한잔 빨고 있는 서양인들도 심심치 않게 볼수 있다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2층 테이블엔 우리빼고 모두 현지인.


사모사는 2개에 70루피라는데 크기가 실해서 제법 식사대용으로도 좋다. 가격이 분명 싼건 아닌데 맛은 인도에서 먹은 그것들보다 훌륭하다.

그래... 비싸면 맛있어야지 하하


감튀 가격은 얻어먹는 입장이라 알수없지만  양이 제법 많다.

여기에 윙하나씩 잡고 대자 맥주도 각일병.

천국이 따로없구나.

총무님  은혜를 어찌  갚을까요 ㅠㅠ

고아원 들어가기  최후의 만찬인가? 


만날 기약이 없는 단장님은 이미 여기서 지진을 겪고 몇달전까지 카트만두에 거주하다 비자문제로 지금 한국에 묶여있단다.

네팔은 관광비자로 1년에 최대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단다. 넘어가면 쫓겨난다는.

총무님은 여기서 네팔어 과정으로 3년째 거주하며 공부중이란다. 3년코스 마치면 수료라는데 들어보니 학기마다 진급을 위해 치르는 시험이 꽤나 빡세다.


이야기는 무르익어 네팔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가다가 다시 여행이야기로 회귀한다.

총무님 여행스타일은 한군데 진득하게 한달씩은 머물며 유유자적하는 스타일이란다.

원미씨는 ㅋㅋ 모르긴 몰라도 여긴 자기스타일 아닌거 같단다  유럽배낭여행 체질인가봉가.

시아는 직접 부딪히고 고생도 해봐야 내것으로 남는 하드코어 스타일 ㅋㅋ 인것 같다.


여행 권태를 느낀적은 없냐는 총무님의 질문에 곰곰히 돌이켜보면... 여기서 그만하고 집에 가고싶단 생각을 해본적은  한번도 없다. ㅋㅋ 그래서 일정부터 환경까지 멘붕겪은 원미씨가 매일같이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얘길 할적마다 이해가 안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물론...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여기서 뭐하고 있을까 좌절했던 적은 없지 않다.

부바네스와르에서의 아스왈과의 만남은 역대급 슬럼프를 안겨주기도 했다. 다행히 금방 극복해내긴 했지만  

이렇게 얘기하고보니  여행체질인가 

타고난 위장과 방향감각과 역마살은 지금  순간을 위한 능력이었구나. 적성을 너무 늦게 찾았어 ㅋㅋ


암튼 꼬여버린 일정도  상쇄될만큼 카트만두에서 좋은 인연들을 만났. 이래서 여행을 멈출수가 없다. 세상엔 또라이도 있지만 뜨신 가슴을 지니고 살아가는 이들이 존재하니까.


남들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려는건 어찌보면 어리석은 발상이다.

그럼에... 그동안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걸어온 3개월의 여정이 결코 헛된게 아니었음을 같이 하는 이들을 통해 확인하고 위로받는다.

그래  아직 잘하고 있어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