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에 앞서 사족부터 던져본다.
가까운 지인의 지인이 여행자 시아의 여행기에 대해 내린 평가는 혹독했다.
'길긴한데 재미없다.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한 글인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개그본능 시아에게 재미없다는 평가는 비수임에 틀림없다. 세상에서 젤 싫은것 중 하나가 말많은데 재미없는 거 아닌가 ;ㅁ;
반대로 여행기 업로드하면서 가장 힘나는 말. '재밌다, 생생하다.'는 류의 이야기다.
사실 본업이 작가는 아니다보니 글쓰는데도 스스로 기복을 느낀다.
특히나 여행 중에 짬을 내서 쓰는 글이다 보니 끊어서 쓸때는 호흡도 여러번 끊기는 게 예삿일이며,
작성시의 컨디션을 타기도 한다.
정신적으로 힘든날은 기계적으로 써내려 간다면, 행복만땅일땐 글에서도 여유가 보인다.
사람인지라... 솔직히 잘 쓰고 싶은 욕심은 있다.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싶고, 그렇다면 그만큼 완성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안다.
허나 피곤할땐 날려쓰게 되는 게 사실. 부끄러워도 어쩔 수 없다. 이게 지금 난 걸.
오타와 비문이 많은 건... 탈고까지 할 여력이 없기 때문...
나중에 뜨문뜨문 들춰볼때가 있는데 심각하게 낯부끄러울 정도가 아니면 수정을 포기한다.
해외 인터넷 사정이 한국과 달라 수정 업로드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ㅁ;
굳이 평에 각주를 달아본다.
시아가 생각하는 좋은 글은 그 사람이 드러나는 글이다.
검색유입과 정보제공을 놓고 싶지 않아 흐름이 끊기더라도 여행 정보를 끼워 넣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여행기를 올리는 목적은 내가 보고 느낀 걸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데 있다.
사실 더 큰 목적은 후일에 스스로가 젊은 날의 큰 도전을 쉽게 꺼내보고 기억하고 힘받기 위함이다.
워낙 기억력이 약해서;;
암튼... 시아가 추구하는 여행기는 내가 드러나는 글이다.
내가 볼거니까 포장할 것도 없이 솔직하게 민망한 경험과 실수마저도 까발릴 수 있다.
그게 나니까.
그래서 생각해봤다. 너무 잘 쓰려고 노력한 글이라는 말인 즉슨... 너무 잘 하려고 노력중인 여행의 다른 말이 아닐까.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시아는 풋내나는 초보 여행자다 ㅋ
트래블이 곧 트러블인 초보중의 초보.
심지어 지금은 동생과 조카를 케어(하고 있진 못하지만;;)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정신적으로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달까.
뭐 그런걸 그 분이 짚어낸건 아닐까.
암튼간 인생이 마이너인데 여행도 마이너 할 수 밖에.
나만 재밌으면 됐지~ 코드가 다른 걸거야~ 토닥토닥
그래도 시아의 여행은 계속된다! Trip goes on!
지루한 여행기도 계속된다! Write goes on!
여기까지, 시아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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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17
너무나도 힘겹게 꼬 리뻬에 당도한 우리는 두 번 놀란다.
에메랄드 물빛이 선사하는 비치의 아름다운 경관에 한 번, 무시무시한 물가에 또 한 번.
왜 여길 태국의 몰디브라고 부르는 지 알겠어.
몰디브만큼 돈 쓰고 갈거 같어 ㅋㅋㅋㅋ
사실 그래봐야 서울 물가만큼은 아니다.
다만 가난한 배낭여행자 입장에서 휴양지의 물가는 체감 에베레스트 높이다.
가뜩이나 물가발언으로 몇 번 전쟁을 치르고 난 뒤라 ㅋㅋㅋㅋ 여행자 시아, 굉장히 애둘러서 심정을 표현한다.
"여기는 진짜 물가가 비쌀 수 밖에 없지. 사람 들어오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슬아도 허걱하긴 한가보다.
방값부터 단위가 다르다.
방콕에서도 에어컨룸 440바트가 비싸다 했는데 여긴 에어컨만 들어가면 천단위가 넘는다.
아니, 비수기라며!!
비수기임에는 틀림없다. 이 작은 섬에 문 연 곳보다 문 닫은 곳이 훨씬 많다.
슬아는 새별이까지 하루경비가 3만원.
여행자 시아의 하루경비 1만 2천원.
이대로라면 시아는 방값으로만 하루 경비를 토해내야 할 판이다.
에어컨은 포기하기로 한다.
슬아 말로는 전에 검색했을 때 300바트짜리 팬룸도 있다고 했다.
그나저나 우리는 무슨깡으로 미리 숙소를 알아보지도 않고 머나먼 섬까지 기어들어왔을까.
심지어 3G도 터지지 않아 당장 검색조차 불가능하다.
바다건너 진흙탕길을 달리는 슬아의 캐리어는 한쪽 귀퉁이는 헤져가지고 만신창이다.
역시 장기여행에 캐리어는 걍 짐이다.
일단 밥부터 먹자며 어딘지도 모를 길을 계속 걸어간다.
그런데 저렴해 보이는 숙소는 커녕 식당도 눈에 띄질 않는다.
절망에 휩싸인 우리 표정을 읽은걸까?
낮술중이던 현지인 언니 한명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어디 호텔 찾아가니?"
내가 또 이런거 물어볼떄마다 대꾸는 잘한다 ㅋㅋㅋ
"호텔 예약 안해서 그냥 싼 방 찾고 있어요."
이 언니, 직접 나를 자기 오토바이에 태워서 숙소를 알아봐주기 시작한다.
동네 주민들에게 빈방있냐고 다 물어볼 기세.
몇 군데 가격 물어봐도 역시나 비싸다.
이 작은 섬의 메인 거리라고 할 수 있는 워킹 스트리트(Wolking St.)에 들어섰다.
언덕 정점에 자리잡은 한 리조트에서 팬룸 300바트를 제시한다.
올레!
컨디션은 최악의 수준은 아니다. 가격대비 보통 수준.
바로 체크인 체결.
날 여기까지 안내해준 언니와 여기 직원 한명이 슬아와 새별이를 픽업해온다.
감사합니다!! 언니 아니었으면 당장 섬 떠날뻔 했어요 ;ㅁ;
숙박비는 아꼈다만...
인당 100바트를 웃도는 식당 메뉴. 비수기라고 밥값이 싸지진 않는다.
식자재 수급이 어려운 외딴 섬의 특성상 먹거리가 비싼건 당연한 수순이다.
겸허히 받아들이되 최대한 아낄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1. 저녁 식사는 밥과 꼬치를 테이크 아웃해서 슬아가 한국에서 챙겨온 김과 고추장, 리에게 선물로 받은 라이스 페이퍼로 숙소에서 해결.
끼니당 토탈 100바트가 넘지 않는다.
술은... 끄라비가서 오지게 먹는걸로 ㅋㅋㅋ
2. 섬 내 이동은 무조건 도보. 섬 내 대표적인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 택시를 굳이 이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리뻬 섬은 작다 ㅋㅋㅋ
3. 스노클링은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장비로 셀프투어.
리뻬섬의 대표적인 투어가 바로 스노클링.
이 날을 위해 한달동안 이고지고 온 스노클링 장비를 이제사 써먹는다.
이렇게 우리는 3박4일동안 넘들의 휴양지에서 초 근검 절약하게 우리만의 휴식을 즐기게 된다.
리뻬까지 와서 이렇게 돈 안풀고 돌아가는 여행자도 드물거라며 ㅋㅋㅋ
하지만 돈 안써도 아름다운 해변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능 ㅋ
* 선라이즈 비치(Sunrise Beach)
* 파타야 비치(Pattaya Beach)
* (물가를 제외한) 꼬 리뻬 한 줄 평.
-시아 : 개고생하고 들어올 만한 가치가 있다(다시 올 생각은 없음).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은 난 생 처음.
다만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여기 저기 보수에 들어간 모습들이 옥의 티.
-슬아 : 난 그냥 보라카이를 가겠어(보라카이만 두 번 가본 뇨자임). 여기 다시 올 수 없어(격하게 공감).
-새별 : 물놀이가 좋았어요 >_<
마침 섬에 들어온 다음날 그날이 시작인 불운의 시아는 이틀간의 해변 일정 내내 발 한번 담그고는 모래사장에 돗자리 깔고 뒹굴었다는 후문 ;ㅁ;
어차피 물놀이 안좋아하니까 괜찮아~ ;ㅁ;
* 숙소 정보
- NT HOUSE RESORT(엔티 하우스 리조트)
워킹 스트리트(Walking St.) 길목에 위치
쾌적한 숙소를 원한다면 천바트 이상을 호가하는 중급 리조트도 많다. 팬룸도 보통 800바트 이상.(비수기 기준)
다만 저렴한 숙소를 원하는 시아같은 알뜰한 여행자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비수기라 그런지 리셉션은 허구헌날 비어있다.
결국 수건 한 번 못바꾸고 매일 말려서 썼다는 후문.
FAN ROOM(팬룸) 300바트
개별욕실, 수건, 샴푸, 비누, 무료 WIFI(속도는 제법 괜찮은 편) 제공.
온수X
변기는 직접 물붓고 내리는 시스템 ㅋ 냄새는 안난다능
모기장 치고 모기기피제 잔뜩 뿌리고 자면 살만하다. 어차피 이 섬 자체가 모기-_
선풍기만 있어도 시원한 편이다.
* 식당 정보
- Mountain Resort 내 레스토랑
규모로만 치면 리뻬에서 가장 큰 리조트가 아닐까?
식당 찾아왔다가 도대체 몇동을 지나쳐 왔는지도 셀 수가 없다.
간판은 없지만 여기가 바로 리조트 부설 식당.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뇨.
선라이즈 비치의 비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즐기고파 찾은 곳이다.
창가에 앉아서 아름다운 바다와 맞은편의 꼬 아당을 함께 바라보는 호사를 누려보자.
워킹스트리트의 여행자 식당과 비교해 가격대는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는 치킨볶음밥과 돼지커리를 먹었다.(각각 90바트)
캔음료는 35바트.
얼음은 별로로 돈을 받는다.
맛도 비주얼도 깔끔하다. 양은 적당한 수준... 이라고 말하고 적다고 생각한다.
- 돼지고기 쌀국수집
비싼 중심가 여행자 식당을 피해 선라이즈비치의 보트 선박터 즈음 학교 앞에 보면 슈퍼와 함께하는 국수집이 있다.
첫날 봤을 때는 앵무새들을 풀어 놓아서 구경만 하고 돌아갔었는데 막상 밥먹으러 찾았을때는 우리에 들여놓아서 보질 못했다능.
주인아줌마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점을 참고하시고,
어차피 돼지고기 쌀국수(50바트)밖에 팔지 않으므로 얇은면, 두꺼운면만 선택해서 주문하면 된다.
풍겨오는 육수냄새가 심상찮더니 역시나 맛이 조쿠나~~
가격대비 양도 푸짐한 편이다.
일본의 간장라멘이 떠오르는 맛.
- NOY
워킹스트리트에서 선라이즈비치로 향하는 길목 오른편에 게스트하우스와 겸하는 식당이 있다.
우리는 스티키라이스(찰밥)만 사갈 요량이었는데 마침 바쁜와중에 발음을 잘 못듣고 치킨라이스 오더를 받으셨다 ㅋㅋㅋㅋㅋ
사진을 이따구로 찍어서 그렇지 내부는 정갈하고 깨끗하다.
선풍기까지 하나 내어 주시고 벌레기피제까지 뿌리라며 챙겨주시는 센스.
게다가 콜라사러 나간 슬아를 본건지 부탁하지도 않은 얼음잔을 하나씩 세팅해 주신다.
모자가 운영하는 모양인데 두분 다 엄청나게 친절하다.
주문이 잘못 들어간 치킨덮밥(80바트)
밥이며 고명이며 아낌없이 쌓아주셨다.
밥에 딸려나온 국물맛은 시아에겐 심심하긴 한데 괜찮은 편이다.
리뻬 여행자 식당에서 이정도 퀄리티와 양은 찾기 힘들다. 강추 식당.
- 그 밖에 길거리 음식
우리가 저녁식사로 애용했던 꼬치류. 워킹스트리트에서 선라이즈비치로 나있는 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
소시지는 10~20바트 사이.
워킹스트리트 길목에 있는 치킨 비비큐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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