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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인도

[세계일주 D+69] in 인도 비사카파트남 : 오욕의 기차탑승

by 시아-★ 2015. 7. 21.


7/14

잠깐 거쳐나 가려했던 비사카파트남(약칭 바이작)에 무려 8일간 머무는 기염을 토한다.
워낙 쫓기듯 이곳에서의 일주일을 흘려 묘사했지만 결코 아깝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여담이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날짜를 다 맞춰 일기를 쓰게된다.(다만 그동안 와이파이를 못잡아서 업로드를 못했을뿐 ㅜ) 여행기의 노예여 이제 안녕.
(라오스 공백 10일은... 잠시 미뤄둬도 좋습니다 ;ㅁ;)

다시 본론.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부터가 혼자 다니는 여행자에겐 행운이다. 낯선 상황에서 혼자였을때 별 사람을 다 만나지 않았겠어?
그렇게 일주일간 온실속의 화초같은 호사를 누린게지.

심지어 영화속에서나 보던 인도 중산층의 삶을 이토록 가까이에서 긴시간 지켜본 한국인 여행자도 그리 흔치 않을것이다.
이건 정말 완소한 경험이다!

옆집에 청소부가 살고 바로 1층은 아자이의 사무실.
그리고 경비원은 주차장 한켠 공간에서 침대하나두고 노숙아닌 노숙을 하는 노동의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시와 하대가 아닌 조화와 존중의 관계맺음에 다시 한 번 더 놀란다.

솔직히 혹여나 저들에게 실례일까 싶어 머릿속을 맴돌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민감한 질문은 결국 포기해 버렸다.
이런게 일반적인 인도인들의 삶인지 아직까지 계급문화가 잔존하고 있는지.
앞으로 한달은 더 남은 인도여정속에서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해소되겠지 ㅋ


이야기가 조금 셌지만 다시 돌아와서,
아직 인도에서 카우치 서핑을 시도했다는 한국인을 본적이 없다.
물론 시아도 인도에서 만큼은 카우치서핑은 피하려 했었던게 사실이다.
역시나 위험하기로는 어디가서 뒤지지 않는 인도네시아만 해도 여성 카우치 서퍼가 꽤 되는 편이다.
하지만 인도만 넘어오면 여성 서퍼가 아주 귀하다. 그나마도 거의 접속안하는 유령유저가 대부분.
현실이 이렇다보니 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인도에서만큼은 노말한 여행을 즐기려 했었다.
그런데 하필 배낭여행자들에게는 미지의 도시인 바이작에 떨어지게 되면서 기댈곳 없던 시아는 결국 카우치 서핑의 문을 두드린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듯 조심스럽게.

물론 나름의 기준은 있다.
그동안 여자서퍼와 가족단위 가정에만 리퀘스트를 보냈었다.
혼자사는 남성에겐 아무리 리퍼런스가 좋아도 호스트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그렇게 추려진 바이작 서퍼는 단 둘.
이 둘에게 답변이 없으면 알아서 맨땅에 헤딩하자는 심산이었지.
둘 중 하나는 집에 문제가 있어서 게스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랬고 다른 한명이 바로 라오.
마지막까지 볼수 없었던 얼굴없는 라오 ㅋㅋ

덕분에 자간과 아자이 가족을 알게되었다는 뜬금없는 사연.

뭐 결론은 운이 좋았단 거지.
여전히 인도는 우리의 생각만큼이나 홀로 다니는 여성여행자에게 결코 녹록한 나라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는 여자 혼자 여행하기 나쁘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뭐 인도가 대충 이런 나라다 ㅋㅋ 괜히 인크레더블 인디아가 아니다.

끝까지 아름다운 추억만 안고 돌아가고 싶다면 자신의 안전은 자신이 챙기는 수 밖에.
내 생의 운을 시험해 보고 싶은 용자라면 한국에서 하던대로 하고 다니시라 ㅋㅋㅋ


오늘 점심은 아무래도 마지막이라고 신경써주신것 같다.
무려 치킨커리 +_+
치킨은 사랑입니다.
아줌마의 성화에 세그릇이나 퍼먹었지만 고기가 있으니까 괜찮아.
나는 어쩔수없는 고기주의자 ㅋㅋㅋ
포기할수 없다.

약속대로 스네하와 환전을 하러 출동.
어제 씨티은행을 가느냐 달러환전을 하느냐를 가지고 고민하다 씨티은행을 가자 결정했는데 또 뭔가 오해가 있었나봉가.
이런경우가 너무 허다해서 ㅋㅋ

씨티은행가는거 아니었어?
달러환전할거 아니었어?
ㅋㅋ 일단 가보자. 환율별로면 씨티은행가고 ㅋㅋ

얼마 안챙겨온 달러를 아낄겸 씨티은행 찾기도 점점 힘들어지는 걸 감안해 이번엔 카드인출을 하려했었다.
마침 바이작에 씨티은행 인출기가 있다네 ㅋ

그런데 결국 사설 환전소.

100불기준 6,200루피에 커미션으로 백루피이상을 떼간단다.
헐-_ 5년전 기억을 더듬었을때 사설에서 커미션을 뗀적이 없던거 같은데;;
사실 그땐 전~혀 영어가 안되는 시아대신 주요 소통을 서가 담당했었으니 확신할순 없다. 그래도 6,200루피는 더 쳐주지 좀 짜다싶다.

내 생각엔 그냥 씨티은행 가는게 날거 같아.
그래? 알겠어~

그렇게 환전소를 나가려고 하니 커미션은 안받고 환전해 주겠단다 ㅋ
사실 6,200이면 평타치다.
지금 달러시세를 미쳐 확인하지 못했다는 걸 감안해서, 나 혼자도 아니고 스네하의 노력과 기름값을 생각해서라도 여기서 끽해야 몇십루피 더 받자고 은행까지 가자 고집부릴 몰염치는 아니다 내가 ㅋㅋㅋ

오케 그럼 그냥 여기서 환전할게.

여권을 카피하는 동안 오너와 대화를 나누는 스네하.
더 환전하면 조금 더 쳐주겠단 얘기.
어차피 카드로 30만원정도 인출할 참이었다.
남은여정 생각해서 일단 200불 환전하기로 결정 ㅋ
그렇게 해서 달러당 62.3루피. 꼴랑 60루피 더 받았다 ㅋㅋ

그래도 드디어 쓸수 있는 돈이 생겨노니 마음만은 든든하다.

행복해??
물론이지 ㅋ 나 이제 부자됐어 ㅋ

급한불을 끄고 집으로 돌아가 마지막 점검.
현재 환율은 부러 확인안하기로 했다. 확인했어도 미리했어야 맞다. 이미 끝난일인데 손해봤음 배아프기 밖에 더해?

다르질링에 얼마전 홍수로 산사태가 났었다는 제보를 입수해 한참을 고뇌에 빠졌지만 지금 들어가는데 문제 없다는 정보를 다시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하고 ㅋ
네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어떤이의 연락을 받아 단체에 조인시키기도 하고 ㅋ

뭐 그렇다. 여행은 항상 변수의 연속.
내뜻대로 안된다 싶을때 내놓을 수 있는 플랜비가 필요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여유시간이 결코 여유롭지 않은 한중망 ㅋㅋ

마지막으로 내어주신 짜이와 비스킷.
여기서 하루 두잔씩은 꼬박꼬박 챙겨먹었지.

요것은 디저트 종류인데.. 이름은 모르겠다.
생강과 설탕을 졸인듯한 소가 들어있는데 달면서도 건강한 맛 ㅋㅋ
짜이와 함께하니 더욱 굿.

9시 반 기차를 타기위해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아자이 아저씨와 집을 나선다.
할머니 아줌마 스네하 모두와 작별인사를 나눈다 7일밤을 동고동락하며 쌓인정에 쉽사리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동할때마다 꼭 연락해! 조심하구~
네 당연하죠 ㅎ 계속 연락할게~

이줌마와 스네하는 끝까지 혼자다니는 시아가 걱정인가보다.
ㅋㅋ 사실 나도 어제밤꿈에 혼자 인도 거리를 온종일 헤매이는 꿈을 꿨더랬지.
인도 초심자도 아닌데... 적잖이 압박이긴 했나보다 ㅋㅋ

생각해보니 이거 진짜 호러블하다ㅋ
인도.여자.혼자 ㅋㅋㅋㅋ

여기는 비사카파트남 기차역
줄이 어마어마하다.
방학시즌이기도 하고...
마침 근처에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어제 30명 가까이가 거기서 사고로 죽었다니... 이게 믿을 수 있는 얘긴가?
사진만봐도 도저히 그 현장에 가고 싶지 않다.

여성전용 창구가 마련되어 있다.
그래도 오래기다림 ㅋㅋ

부바네스와르행 티켓.
입석 140루피

지정좌석도 없다 ㅋㅋㅋ 운좋아도 입석 ㅋㅋㅋㅋ 아 난 모르겠다 ㅋㅋ
아주 인도 배낭여행의 역사를 새로 쓰겄어 ㅋㅋ


아자이 아저씨를 찾아 1번 플랫폼으로.

뉴델리역에서도 이만한 인파를 보지 못했다.
이중 절반은 그노무 축제에 가기위해 이렇게 대기타고 있단다.

연착의 왕국 인디아.
가뜩이나 축제인파로 모든 교통이 다 밀리고 있는 상황.
내 기차도 언제올지 모른다.

그 사이 자간도 시아를 배웅하러 기차역까지 나와주었다.
ㅋㅋ 어제 영화만 제대로 보러갔어도 거기서 미리 작별인사 하는건데 ㅋ
암튼 직접 인사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자간은 표를 확인하더니 그걸 가지고 어디론가 갔다온다.

"에어컨칸을 타려면 천루피가 필요해."

마침 피크시즌에다 입석표 밖에 없던 상황에서 자간이 담당자와 합의를 본 모양이다.
에어컨 슬리퍼좌석이 있는 B1칸에 꽂아주는 조건으로 천루피...
원래 티켓가격을 모르긴 몰라도 암튼 이건 넘 비싸다.

엥 저는 에어컨 칸이 필요없는데요?

자간은 내 안전을 위해선 이방법밖에 없다한다.
일반칸이 타면 니 짐은 아마 홀랑 없어질거야.

후... 틀린 얘긴아니다.
한국 기차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건 정말 지옥이고 전쟁이다.

다만... 아무리 급히 행선지를 정했다지만 미리 차편을 예약해놓지 않았던 나의 안일함으로 생긴결과에 이런식의 대처는 결코 내키지 않는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결국 자간의 말을 듣기로 하고 천루피를 직원에게 바치고 만다.
시아 여행인생에 최대 오점으로 남을 사건이다.

이렇게 찜찜함을 안고 기다려도 내 기차는 오지 않고~

더 이상 틈이 없어보이는데도 끊임없이 올라탄다.
원래대로라면 저모습이 곧 내가됐겠지... 하... 아... 끝끝내 마음이 무겁다.




이게 무슨 민족대이동도 아니고 ㅎㄷㄷ
충격과 공포의 인도기차역 체험 되시겠습니다.

그리하여 웃돈주고 얻은 에어컨 슬리핑 좌석.
무려 담요와 베개를 준다.

그렇게 9시 25분 기차는 12시 10분에 출발했다.

허허허 내 다음 기차는 기필코 미리 예약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