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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oad/2015 세계일주 in 라오스

[세계일주 D+13] in 라오스 비엔티안 : 여행자 시아, '꽃할배' 이서진에 빙의하다

by 시아-★ 2015. 5. 27.

 

여전히 5/19



동생네를 인솔아닌 인솔해야하는 시아의 라오스여행에 대한 부담감은 실로 어마무시.
동생내외는 패키지 여행말고는 이런 자유여행이 처음이다시피하다. 거기다 어린조카까지 막말로 혹이 하나 더 붙은 셈.

정말이지 뭘 하나 알아보더라도 제부가 만족할만한 결정을 해야한다는 중압감과 뭘 처리하더라도 문제없이 신속하게 기다림의 시간도 최소화해야한다.
그나마도 제부가 맘에 안들어할까 노심초사하며 눈치를 살핀다.
이건 뭐 부모님을 모시고 나와도 이보다는 편하겠다는 ㅋㅋㅋ

가이드 비용으로 음료는 원없이 제공하겠다는 딜에 속는셈치고 콜하긴 했지만 확실히 혼자 다니는 여행이 금전적으론 궁핍하더라도 마음만은 편하다.

그렇다고 같이하는 여행이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삼십년 가까이 자매의 끈으로 이어진 동생과는 이해의 폭이 넓으니 말도 잘통하고 의지가 된다.
혼자다닐땐 모든 판단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몫이다.
혼자보단 둘이 합친머리가 그 이상의 시너지가 되는게 사실이다.


서두가 길었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라오스 여행이 시아에겐 양날의 검같은 일정.
겉으론 잘먹고 잘쉬는 것 같지만 실상 그만큼 신경쓰이고 배려가 베이스가 되어야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능.
흡사 '꽃할배'의 이서진이 된듯한 느낌이다.

 
암튼 오전에 급한일들은 먼저 처리했으니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야한다.

요리가 업인 제부를 고려하면 메뉴하나 식당하나 고르는 것도 여간 까다로운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맛집하나 잘못 소개해서 멱살잡힐뻔했던 일화가 ㄷㄷ(물론 진심섞인 농담이었으리라 ㅋㅋ)
평소의 나라면 그냥 로컬 아무데서 뭘로 때워도 불만이 없을텐데 말이다.

우선 시장쪽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비엔티안에서 굳이 사원은 보러가지 않기로 동생과 합의한바.
오늘은 Talat Sao mall(달랏 싸오 시장)Patuxay(빠뚜싸이) 정도만 다녀오기로 한다.

비엔티안은 시내정도만 둘러본다면 충분히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애와 불만덩어리 제부에게도 통할지는 미지수.
일단 슬아와 나는 이 정도 거리부터 조심스래 도전해보기로 한다.



여기가 비엔티안에서 가장 크다는 딸랏 싸오 시장.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걍 쇼핑 몰.
내가 생각했던 그 시장이 아니야!

규모가 꽤있지만 딱히 돌아다니고 싶진 않다.
우리는 식당부터 찾아보기로 한다.

 

 
밖에도 나가봤다가 한바퀴 돌면서 겨우 손짓발짓으로 찾아낸 푸드코트.
쇼핑몰 3층에 있다.

 


입구에서 쿠폰을 미리 구입해서 원하는 음식을 찾아 교환하는 시스템이다.

남은 쿠폰은 다시 입구에서 현금과 교환 할 수 있다.

이미 제부는 더위와 배고픔으로 약간 짜증이 올라온상태 ㅠ 알아서 먹을걸 골라오란다.
이런게 젤 부담스러 ㅠ 이러다 맛없으면 어떻게 감당하라고 ㅠ


 

 

암튼 슬아와 함께 푸드코드를 두바퀴나 돌며 심혈을 기울여 고른 메뉴 뙇

돼지다리 덮밥과 곱창이 들어간 쌀국수.

그런데 맛이... 그야말로 쩜쩜쩜...

제부 뿔났다.

사실 못먹을 맛은 아니다. 단지 달고 짜고 ㅋㅋㅋㅋㅋ
말로형용하기 어려운 맛 ㅋㅋ
진땀이 다 난다.
환타가 젤 맛있구나 ㅋㅋ

푸드코드 음식맛은 어딜가나 만국 공통인가싶다 ㅋㅋ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빠뚜싸이를 향해 ㄱㄱ


 


빠뚜싸이는 우리나라로 치면 독립문 같은 곳이랄까.
우리말로 승리의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기념물은 라오스 공산혁명 이전 전쟁에서 숨진 이들은 애도하는 의미로 1960년에 세워졌다 한다.

 

 

 
빠뚜싸이 주변으로 꽃과 잔디가 조성되어 쉬어가기 좋게 꾸며져 있다.
입장료를 내면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우리는 빠뚜싸이 바로 아래에서 해를 피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한가로이 병뚜껑으로 체스를 즐기는 현지인도 있다.

마침 패키지로 온듯한 단체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을 들른다.
카메라를 센터 바닥에 놓고 빙둘러 천장 벽화가 나오게 사진을 찍고있다.
오~ 저런방법이 있었다니!

우리도 따라서 찰칵 ㅋ



 

 

해가 조금이라도 떨어지길 기다리고 기다려도 인력으론 안되는법.
우리끼리 분방파이라도 지낼까 농담따먹기나 해본다.

'분방파이'란
로켓을 쏘아올리며 비가내리길 기원하는 라오스식 기우제 겸 축제.
알아본 바로는 우리가 라오스에 도착할즈음 웬간한 지역에서 행해진다 했는데 막상 와서 알아보니 이미 끝났단다 ㅜ 아쉽구만 ㅜ

숙소까진 대략 2키로도 안되는 짧은 거리지만 조카 새별이와 제부에게 땡볕에 20분 도보도 버거운 모양이다.



 

 

동남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볼수 있는 사탕수수주스를 여기서 사먹어본다.
단돈 5천낍.

얼음을 듬뿍 넣어 비니루 홀더에 끼워준다.
아주 단 식혜에 풀향이 가미된 맛이랄까.
단거라면 환장을 하는 시아에겐 안성맞춤.
하지만 5년전에 인도에서 마신 그맛에 비하면 실망스럽다.

남의집이라고 이러면 안되지만 더위에 장사없다고 에어컨을 틀어놓고 나왔더니 이제사 숙소에 찬 기운이 돈다.

슬아와 내일 일정을 짜고 뒹굴다 보니 벌써 저녁시간.
오늘은 다들 땀빼고 고생했으니 맛있는걸 먹기로 한다.
부족한 지갑사정을 아는 동생이 흔쾌히 저녁을 사주겠단다 유후~

꽃청춘에서 소개됐던 라오스식 샤브샤브 신닷.
슬아가 알아본 바로는 방비엥보다 비엔티안의 린다레스토랑이 더 맛있다 한다.

메콩강변에서 Phanga Sy rd.를 찾아 들어가야한다.
숙소에서 1키로 정도의 조금 변두리에 위치해 있지만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다.
역시 우리는 도보로 이동 ㅋ

 

 


 

도착해보니 꽤나 고급 레스토랑의 느낌이다.
대부분이 차로 끌고 찾아오는 모양ㅋ
뭐랄까 우린 극서민이 월급날 기분내러 온 포스다 ㅋㅋㅋ

날도 시원해졌겠다 우리도 야외에서 기분을 내본다.
우려와 달리 한국 손님은 우리뿐.
멀어서 여기까진 잘 안오는가봉가 ㅋㅋ


 



우엑. 슬아가 알아본 가격에 거의 점오배나 올랐다 ㄷㄷ
이정도는 괜찮다며 3인분 그것도 대자로 포크벨리(우리내 대패 삼겹살 느낌)를 시킨다.

여기에 비어라오까지 ㅋ
오늘 제대로 달리는구나.

 


괜히 대자시켰나벼. 양이 어마어마.

1인분당 저만큼에 야채 한바구니. 도합 고기 세접시에 야채 세바구니!

직원이 잔이 빌때마다 얼음과 맥주를 채워준다.(얼음값 3천낍 별도)

너무 친절해~ 이런 대접 부담스러 ㄷㄷ



 

 

가운데 불판엔 얇은 돼지고기를 구워서 먹고 가쪽엔 육수를 끓여서 같이 나오는 야채를 익혀 곁들인다.

육수는 따로 제공되므로 부족하다 싶으면 채워 넣으면 된다.

고기질도 질이지만 소스맛이 기가막힌다.
땅콩잼을 희석한 모양인데 이 자체도 훌륭하지만 라임과 다진고추, 마늘에 약간의 설탕을 섞으면 쌈장 비슷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나보다도 제부가 더 감동하는 눈치다.
라오스에서 만나 처음보는 미소 ㅋ

확실히 요리업 종사자라 생각하는게 다르다.
이건 한국에서도 먹힐거라며 사업아이템으로 구상한다.
여행자 시아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며 부추긴다.

맛있는 음식에 술이 곁들여지니 대화가 무르익는다.

나만큼이나 제부도 이번 여행에 대한 석연찮음과 불만이 있었단다.
알다마다요 ㅋ
막상 와보니 패키지 여행과는 또다른 맛이 있단다.
처형이 알아서 이것저것 해주니 편한것도 있단다.

저 한마디를 듣기위해 나는 오늘 종일 그렇개도 뛰댕겼나봉가.
"사실 저도 서로 스타일이 달라 부딪힐까 신경 많이 쓰였어요."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다보니 마음도 같이 녹는다.
앞으로의 일정도 이렇게만 훈훈하다면 이정도 고생쯤은 아무것도 아닐텐데.

제부는 이렇게 배낭메고 여행다니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궁금하단다.
"처형은 왜 세계일주를 할 생각을 했어요?"

말하자면 길고 복잡하지마는
"그냥 간단히 말하자면 그런것 같아요.
한국에만 있으면서 거기 삶에 익숙해면 다른걸 못봐요. 대학나와서 안정적인 일자리 찾기바쁘고 결혼해서 애키우고 노후준비 잘하는게 너무 당연하잖아요. 그걸 벗어나면 핀잔듣기 일쑤고. 다른걸 인정하려 들지 않아요.
저는 다른 삶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걸 굳이 이렇게 나와서 확인하고 싶었던거 같아요.
여행도 가끔 휴양지 나와서 힐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나와서 돈있다며 갑질하는 몇몇 한국인들보면 참 그래요. 한국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그런 방식으로 푸는거죠.
굳이 힘들게 여행기 올리는 이유도 그런데 있어요. 이런 여행도 이런 삶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거죠."

거칠게 얘기했지만 제부도 대충은 이해하는 눈치다.

같이하는 여행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서로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부딪히면 얼굴 붉히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라오스 여정은 온전히 동생을 위한 내 희생만으로 가능하다 단정지은 건 지극히 혼자만의

오만이었다.

같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난 그저 맛있다에 그치지만 제부는 이 음식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한국에서 상품화하는게 가능할지를 분석한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걸 보지만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것, 이게 바로 같이하는 가치랄까.


기분좋게 밥먹고 나와서 슬슬 야시장 구경을 나간다.

 

해가 질 무렵이면 매일 메콩강변에 야시장이 선다.

 

어랍 이건 뭐지??

알고 보니 여기있는 놀이터를 한국에서 만들어 줬단다.

어쩐지 동네 공원에서 많이 보던 그 느낌이야 ㅋ

 

 

 

 

꽤나 길게 늘어선 야시장에서는 수공예품을 비롯해 의류, 악세사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그저 아이쇼핑만 ㅋ

 

비엔티안도 참 좁나보다.

아까 라오텔레콤에서 만난 한국인과 또다시 부딪힌다.

괜시리 반갑다.

 

여기서 바지 하나를 샀단다.

흥정이 잘 안돼서 그렇게 싸게 사진 못했다는데 루앙프라방에서 돌아온 다른 한국인들의 정보에 의하면 그쪽이 더 흥정하는 맛이 있단다.

 

각자 여행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이 분은 일본에서 넘어와서 라오스를 거쳐 베트남으로 이동할 계획이란다.

 

베트남이 더 더워요 ㅋ

괜시리 먼저 베트남에 다녀왔다고 아는척좀 해본다.

내일 방비엥으로 넘어간다네.

우리도 내일 오후에 방비엥으로 가요 ㅋ

거기서 또 만날지도 ㅋ

 

눈치없이 붙잡고 얘기한 느낌이다. 왔던길을 한참이나 우리땜에 되돌아오신듯 ㅋ 이쯤에서 보내야겠다 ㅋ

재밌는 여행 되세요~

 

야시장도 10시쯤되니 파장분위기.

 

 

내일 아침거리도 살겸 근처 편의점을 향한다.

메콩강변 숙소 근처에 편의점 몇 개가 있다.

둘다 밤 12시면 문을 닫는다.

 

 






 

편의점에서 먹을 거 사는거 가지고도 부부가 투닥투닥.

아오 불편해. 내가 이래서 같이 오기가 싫었어~

투정부리며 중재에 나서지만 이러고 5년을 넘게 같이한 부부사이에 내 한마디가 무슨 의미겠는가.

 

투덜 삐돌이 제부, 공주마마 새별이, 잔소리쟁이 슬아와 함께 하는 라오스 여행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