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broad/2015 세계일주 in 라오스

[세계일주 D+17] in 라오스 방비엥 : 블루라군과의 조우

by 시아-★ 2015. 5. 30.

 


5/23

하노이에서 만난 스티브와 나눴던 라오스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미 갔던 자와 갈 자.
스티브는 라오스가 엄청 좋았단다. 강추강추.

 

 

그치? 내가 거기 좋단 소릴 세뇌가 될 정도로 들었어 ㅋ
스티브도 방비엥 루앙프라방 다 가봤다했다.
내가 그 당시 알았던 유일한 명소가 블루라군.

스티브 너 블루라군 가봤어?
블루라군?? 뭐??
그 있자나. 파랗고 작은 물에 막 스위밍, 다이빙하고 거기 어버버

내발음이 문젠거니 니가 정말 모르는거니?


암튼 티비보고 라오스 방비엥을 찾은 이라면 블루라군을 놓칠리가 없다.
우리도 그 중 하나.

블루라군을 가는 방법은 많다 ㅋ

 
1. 여행사 투어 : 블루라군 바로 위에 짚라인과도 패키지로 이용 가능하다. 비쌀테니 패쓰.
2. 썽태우 : 왕복 흥정해서 이용하고 2시간정도 대기해준다. 일행을 모아 가는것이 비용상 유리. 짧은 대기시간때문에 패쓰.
3. 오토바이 대여 : 오토바이 탈 줄 아는 사람이 없어 패쓰.
4. 버기카 대여 : 흙탕물 흙먼지 뒤집어쓰기 딱좋다는 이유로 패쓰.
5. ATV(4륜 오토바이) 대여 : 이하동문?
6. 자전거 대여 : 차로도 험한길. 자전거로 간다면? 돌아올때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낄것이다.
7. 도보(약 7km) : 기승전 도보 ㅋㅋㅋ

걸어가기 위해 갖은 핑계를 다 들었지 ㅋㅋ
나는 경비절감을 위해, 제부는 놀 시간을 벌기위해
그렇게 우리는 블루라군까지 다같이 걸어가기로 합의를 본다.

대신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한다.
땡볕이라도 만난다면 합의고뭐고 원성을 들을것만 같다.
나보다 슬아가 더 서두른다.
제부가 나한테 직접 성내지는 않는다. 슬아한테 짜증부리면 옆에서 같이 스트레스를 받을 뿐 ㅋ

그렇게 호기롭게 온가족이 블루라군을 향해 돌진... 은 무슨. 여기까지만 좋았달까 ㅋ

 



 

 

방비엥에서 블루라군으로 나있는 이 큰 다리를 건너려면 통행료를 내야한다.
인당 왕복 4천낍.

 

그제 봤던 작은다리를 건너 이동했다면 통행료는 없겠지만 차는 그리로 이동할 수 없다.


다리를 건너면 작은 마을이 보인다. 걍 큰길까지 왼쪽으로 왼쪽으로 나가 마을을 빠져나가면 그대로 블루라군 직전까지 직진이다.

그늘 찾기 힘든 큰길가에 다다르니 야속한 태양이 우리를 따라온다.
십리도 못가 새별이는 징징.
제부 표정은 벽돌.

사실 나도 더위는 힘들다.
그냥 남들보다 좀 참을 수 있는 정도.

 

  


 

 

 

 

 

화기엄금(언제터질지몰라!)한 분위기 속에서
가다 그늘보면 서다를 반복하며
슬아와 나는 애써 예쁜경치 칭찬도 하고 사진찍어대며 분위기 쇄신에 힘쓰지마는... 쩜쩜쩜

 


 


 


 

 

 

그나저나 여기서 또 만나는 인도차이나반도의 자연유산 카르스트 지형이 빚어낸 기암괴석.
언제봐도 절경이다.

 

 

 

 

라오스에서 땅팔아요를 보게 될 줄이야 ㅋ

오늘 한껏 부티나는 동생에게 장난 좀 걸어본다.

"아이고 여사님 오늘 땅보러 오셨어요?"

"안사요!"

단호박이시네요 ㅋㅋ

 

 

 

 

 

도보여행에 지칠 새별이를 위해 한국에서 슬아가 챙겨온 워너비 아이템!

바로 낚시 의자.

무게도 가볍고 접으면 크기고 적당하니 배낭에 쏙.



 

가는 길에 작은 마을들을 거친다.

 

 


우리를 소 닭보듯 하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아해들은 나서서 사진찍으라는 제스쳐를 보낸다.
사진찍고 돈달라는 거다.


외국인들과 사진찍고 돈받으라 어른들에게 배운건지 우연히 사진찍고 돈받은 경험이 학습된 건지 알 수는 없다.
이 아이들을 혹은 부모를 아니면 여행자들을 욕하고 싶지 않다.
다만 깊숙히 파고드는 자본주의의 물결을 욕망이 멈춘 땅 라오스의 관광지 밀접한 작은 마을에서까지 마주치는 현실이 애석할 뿐이다.
흠... 그래봐여 어차피 나도 돈이라는 틀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욕망덩어리에 불과한 걸.

암튼 돈 대신 사탕을 건네주니 좋아하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새별이는 왜 넘의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냐고 성화다.
한창 이기적이고 자기 거에 연연할 나이 일곱.

"새별이 이거 다 먹을 거 아니지? 새별이한텐 이렇게 사탕이 많은데 저 아이들은 없잖아. 새별이한테 필요없는걸 필요한 사람한테 나눠주면 모두가 행복하겠지?"
아이 엄마의 지혜로운 설득법.

그래도 새별이는 그저 시져!
엄마 맘 같지 않네~


야속하게 우릴 스쳐지나가는 썽태우와 버기카들.
제부는 버기카만 봐도 그렇기 부럽고 재밌어보이나보다.

흙탕물 튀기면서 타고싶냐는 슬아 vs 그게 재미지라는 제부

참 사람마다 생각도 제각각 취향도 제각각 ㅋ

다만 제발 이런걸로 싸우지는 마요~



드디어 블루라군 도착!!

 



 

입장료 만낍
조기 입구앞에서 돈을 내고 티켓을 받아

 

 

 

블루라군 안쪽으로 넘어가는 다리에서 티켓을 제시한다.

티켓만 잘 간수하면 들낙날락이 가능하단다.

 



 

주말이라 그런가 사람이 참 많구나.
그제 사쿠라바를 휘젓던 서양인도 보이고 어제 같은 여행사 투어를 이용했던 한국인들도 있다.

암튼간 생각보다도 더 많은 인파로 바글거리는 블루라군.
인종도 다양하다.

우기때는 물이 초록색으로 변한다는데 아직은 에메랄드 빛깔에 가깝다.

빈테이블을 하나 잡고 짐을 던져놓는다.
미리 사온 이모네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고ㅋ 맥주는 빠지지 않는다.

수심 5미터에 달하는 이 작고 이쁜 호수는 그야말로 젊음과 즐거움으로 상징되는 방비엥의 축소판.

 

 


수영보다는 다이빙을 즐기는 이들이 더 많다.

 


겁많은 자매는 그저 발만 담그지요.
물도 제법차가우니 절대 들어가고 싶지않다 ㅋㅋ
구명조끼 빌린다더라도 수심 5미터는 넘사벽이다.

 


 

 

 

걍 새별이 튜브(대여비 만낍, 구명조끼 동일)만 빌리는걸로.

그나마 수영을 할 줄 아는 제부나 조금 나갔다 들어오고 ㅋㅋ

줄타고 뛰어드는 사람, 2미터, 5미터 점프대에서 다이빙하는 사람들 구경만으로도 지루하지가 않다.

제부도 이젠 처음 도착할때만치 벽돌이 아니다 ㅋ
신나서 줄타기에 도전 ㅋ 철푸덕 ㅋ
동생왈. 당신은 뭘해도 그렇게 멋이없냐며 ㅋㅋ
오늘의 기쁨조는 제부로구나 ㅋㅋ

 

 

* 블루라군, 간지나는 줄타기를 위한 막간 팁!

 

1. 악력이 출중하다 자부하는 이가 아니라면 줄에 달린 나무에 의지하는 건 살짝 위험하다.

나무가 물기를 머금어 살짝 미끄럽다고 하니 줄을 잡으시라.

2. 점프에 들어갔다면 다이빙 지점까지는 살짝 다리를 들어주는 게 좋다.

여행자 시아만큼의 숏다리가 아니라면 물에 다리가 걸려 철푸덕 볼썽사납게 앞으로 떨어지기 쉽다.

 

3시간 넘게 줄타는 이들을 예의주시하고 분석한 결과다 ㅋㅋㅋ

 



뭐했다고 노곤해진 여행자 시아는 너넨 놀아라 나는 잘란다~ 근처 평상에 몸을 누인다.

30분 잤나? 이쯤되면 올 것이 오고야 만다. 몰려오는 먹구름을 보고 예상했지.
이노무 스콜(열대성 소나기) ㅋ
방비엥 일정 단 하루도 이녀석이 거른적이 없다.

훅 추워지니 잠도 달아난다.

비가와도 다이빙은 계속된다.

걸어온 거 생각하면 뽕을 뽑아야지.
몇 시간만에 수심이 어느정도 적응된 제부는 2미터 다이빙에 도전.
아빠의 도전!!

사실 2미터정도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ㅋ
5미터에서 좀 망설여줘야 응원의 박수소리 들리고 탄성이 터진다 ㅋ

슬아와 새별이는 아빠가 다이빙을 하든지 말든지.
처형 혼자 앞까지 나가 길이 남을 동영상 촬영으로 밥값을 다한다 ㅋ

나중에 한국가서 간지나게 편집해줄게요 ㅋㅋㅋ
움찔 흠칫 철푸덩 자막 넣어서 ㅋㅋ
5미터에서 멋지게 몸을 던지는 저 서양인들이랑 교차편집하는 센스 ㅋ
납품은 내년에 하는 걸로ㅋㅋㅋ

 

4시간은 넘게 논 것 같다. 비도 그치는 분위기.

이제 숙소로 돌아가자.

돌아가는 길 만큼은 썽태우를 타보자 했지만...

편도에 15만낍을 부른다.

아니 왕복가격이 그정돈데 이게 말이되냐며 따져도 12만낍 이하론 안해주겠단다.

 

제부도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그냥 걸어가자한다.

아무도 우릴 안잡는걸 보면 진짜 반값엔 안가줄 모양이다.

비온뒤라 덥지는 않다만 ㅋㅋㅋ

다시 걸어가자 ㅋㅋ

 

10미터 걸었을까?

지나가던 차가 갑자기 선다. 야타?!

 

본의 아니게 히치하이킹에 성공했다 ㅋㅋㅋ

 

라오스에서 많이 보는 도요타 자가용 트럭(?).

안에는 슬아와 새별이를 태우고 제부와 나는 짐칸에 몸을 싣는다.

 

비엔티안에서 놀러왔다는 현지인들이었다.

 

새별이 보고 태워줬나 싶었는데 나중에 슬아에게 들으니 지나가는 차를 보고 먼저 태워달라 손짓했단다.

이렇게 숙소까지 돌아가서 제부 투정 받아줄 생각에 애절하게 손을 흔들었다네 ㅋㅋㅋㅋ 아 욱겨 ㅋㅋㅋ

 

엄청 불쌍해질 뻔한 우리들을 태워준 차는 남쏭강 근처에서 멈춘다. 이들의 숙소란다.

감사인사 전하고 우리도 우리 갈길을 간다.

 

이때다 싶어 새별이에게 말을 건다.

"새별아 우리 힘들게 걸어가니까 차있는 사람이 우리 태워줬잖아~ 그래서 우리 디게 편하게 왔지? 그래서 우리 모두 행복했지?

새별이한테는 사탕이 많이 있으니까 여기 친구들한테도 나눠주면 걔네들도 좋아하겠지?"

 

이제 조금 납득하는듯 아닌듯 ㅋㅋㅋ

아무튼 이런게 산교육이 아닐까 싶다.

새별이에게 좋은거 보여주고 좋은거 먹이는 것 보다 이런 감수성을 느끼게 해주고픈게 이모의 욕심이다.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별수 없지만 말이다.

 

 

 

 

 

돌아가는 길에 저녁으로 이모네 샌드위치를 또 테이크 아웃 ㅋㅋ

우리 단골 됐다고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젠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쓰리컷팅 해주시는 센스.

덤으로 주는 바나나는 새별이의 일용할 양식.

 

이번엔 버거에도 한 번 도전해보자며 무려 3만낍 ㅋ을 지출해보지만.

그냥 빵이 비싼걸로 ㅋㅋㅋ

남들이 샌드위치만 먹는덴 이유가 있구나 ㅋㅋ

걍 샌드위치가 가성비 짱-_d

 

 

어제 이후로 저녁2차는 기본 코스가 됐다.

 

 

 

 

챌런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식당.

메인로드 중간쯤 해피투어와 나짐게스트하우스 중간께 위치해 있다.

여기도 우리의 단골집.

프라이드 라이스도 맛나겠다 같이 내어준 국물맛에 반해 이번엔 쌀국수에 도전.

 

 

 

 

 

각각 만5천낍.

쌀국수 면발이 이제까지 먹어본 그것들과는 다르다.

얇은 우동면발 같은 것이 쫄깃쫄깃한게 가래떡을 얇게 늘인 듯한 식감.

 

제부는 육수 스톡의 비결을 찾겠다며 직접 물어보러 나선다.

이럴때 만큼은 적극적이다 ㅋ 이런게 직업병인가?

닭이랑 돼지를 같이 끓인다며 직접 들통을 확인시켜 주신다.

 

 

블루라군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기롭게 저녁 3차를 외치던 우리는 2차에서 나가떨어진다.

4시간여의 물놀이에 지친 우리는 방비엥에서의 마지막 밤을 사쿠라에서 불태우자는 약속을 안드로메다로 던져버리고 쿨쿨 잠들어버렸다능.